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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2 13:53:06
Name 푸끆이
Subject [일반]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수정됨)
어제였다.
여자친구의 집안일로 인하여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는 날이었다.
낮에 즐겁게 명동 데이트를 하고, 예상치 못한 추위에 못이겨
제법 이른 시간에 저녁 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메뉴는 삼겹살에 소주였다.
익선동의 고깃집은 5시쯤의 이른 저녁인데도 시끌벅적하다.
술이 잘 들어가는 분위기라 가성비가 떨어짐에도 나랑 여자친구는 익선동을 종종 찾는다.
나름 종로~을지로가 서로의 중간 지점이기도 하고 주변에 숙박업소가 많다는것도 커플에게는 큰 이유중의 하나다.

오랜만에 보는만큼 즐겁게 얘기를 하며 소주 2병과 삼겹살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나는 슬슬 눈치를 보며 '잠깐 쉬고갈래?' 라고 얘기를 꺼냈는데...
아뿔싸. '아니 오늘은 좀 그래..' 라는 여자친구의 예상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분명 여자친구는 그 날도 아니고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던 나는 그 한마디에 김이 팍 식어버렸다.

그렇게 1차에 삼겹살을 먹고 2차를 잠깐 쉬고 가려했던 내 플랜은 보기 좋게 어긋났고
어쩔수없이 2차로 근처에 맥주집을 갔다.
2차에서 텐션이 떨어지니 여자친구가 내 표정을 보고 서운한 일 있냐고 물어본다.
애써 서운한 마음을 숨기려 했으나 표정은 숨길 수 없나보다.
못해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으니 별일 아니라고 하면서 애써 표정 관리를 해본다.

한편으로는 내 자신에게 화도 났다. 그까짓 관계좀 안가지면 뭐 어때서 이렇게 서운한지... 한번 참으면 되는데..

문득, 여자친구가 정적을 깨고 결혼 얘기를 꺼냈다. 5년 가까이 사귄만큼 결혼얘기는 가끔 나오는 주제다.
결혼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오고 가던 찰나에, 나는 결혼 후 성생활이 궁금해져서 여자친구한테 물어보았다.

'너 임신하면 관계는 어떻게 해?' -> '오빠가 참아야지'
'나중에 아이가 세네살정도 되면 슬슬 눈치보여서 하기 어렵다는데 어떻게 해?' -> '별 수 없지 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남자의 성욕은 여자의 식욕이라는데, 너는 안 먹고 살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수있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문득 유부 선배님들의 의견이 궁금해졌다.
여자친구가 화장실을 간 틈을 타서 질문게시판에 관련 내용들을 검색을 해봤다.
'남자의 성욕은 나이들수록 내려가고, 여자는 성욕이 올라가니 알아서 해결된다.'
'육아하면 성욕이 들 시간이 없다.'
'결혼을 해서 가족이 되면 성욕이 줄어든다'
등등 혈기왕성한 나로써는 아직 이해할 수가 없는 두루뭉술한 내용들이었다.

이렇게 된거 집에 먹다 남은 발베니 12년산 홀짝홀짝 먹으면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야 겠다고 다짐을 하던 찰나..
여자친구가 자리에 돌아와서 3차는 어디 갈꺼냐고 취기가 오른채로 말했다.

시간을 보니 아직 오후7시, 벌써 헤어지기에는 너무 이른시간이었다.
여자친구의 눈빛을 보니 OK사인이 떨어진거 같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야놀자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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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척석사
23/11/12 14:07
수정 아이콘
확신 안 가지신 채로 결혼하셔도 나중에 알아서 깨달으실거에용 아 걔네들이 그때 왜 그런소리 했는지 알겠다!

비슷한걸로는 맨날 뭐가 쑤신다 뭐 하면 시원하다 체력이 어쩌고저쩌고 다죽어가는소리하는 아재들이 있습니다 맨날 저러면 뭐 문제있는거아닌가? 엄살오지는데? 건강관리를 아예안했나? 약골들만모였나? 싶다가 어느순간 아 이게 그건가보다 하게되더라구요
23/11/12 14:30
수정 아이콘
지금 크게 문제 없으시면 아마 결혼하셔도 문제는 별로 없으실 겁니다...

어지간히 아웃라이어 아니면 밸런스가 맞춰지더라구요.
태엽감는새
23/11/12 14:47
수정 아이콘
대부분 비슷하게 삽니다
23/11/12 15: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야놀자 열심히 검색하던

나중에 나이드시면 그냥저냥 뭐 살게됩니다

성욕이란것도 영원히 왕성한건 아니고
결혼하고나서 리스인 부부들도 젊었을때는 뭐...

나이에 따라서 다 관심사가 달라진다는걸
때가 되면 알게 되더라구요
23/11/12 15:41
수정 아이콘
남자의 성욕은 여자의 식욕이라는데
나이 들면 밥맛도 없어지는........ㅠㅠ
23/11/12 15:59
수정 아이콘
그 때가 되면 알게 됩니다
23/11/12 16:01
수정 아이콘
세쌍둥이

반드시 세쌍둥이
23/11/12 16:47
수정 아이콘
야놀자 바이럴이다아아아아아
올해도 결혼은커녕 여친 따위
SAS Tony Parker
23/11/12 17:01
수정 아이콘
자 여기어때 바이럴도 나와주세요 쒹쒹...
안아주기
23/11/12 17:52
수정 아이콘
야야야 야놀자~ 역시 한국인은 삼세번
혜정은준은찬아빠
23/11/12 18:02
수정 아이콘
세쌍둥이까진 안 바래고요, 세 명만 낳으세요!!
Far Niente
23/11/12 18:05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일반 남성에 비해 성욕이 월등히 높지 않다면 남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단 소리겠죠?
23/11/12 19:22
수정 아이콘
저도 더 어렸을 적엔 성욕이 꺽이지 않을 줄 알았죠 흐흐
생각이
23/11/12 19:30
수정 아이콘
술 마셔도 성능 잘 발휘하시나 봅니다. 불혹과 지천명 사이가 되어보니, 술 마시면 절대로 시도 조차 안 합니다.
이민들레
23/11/12 21:18
수정 아이콘
그 성욕 잘 유지하셔서 와이프에게 사랑받는 남편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3/11/13 00:03
수정 아이콘
저도 연애할땐 저랬죠...
결혼하고 성욕이 이래 없어질줄이야..
전원일기OST샀다
23/11/13 06:49
수정 아이콘
게임기 같은겁니다...

없을땐 있는 친구넘들 집에 찾아다니며 하는데.. 막상 내꺼 생기면 옛날같지 않아요..

다른 게임기가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뭐 그래요...
23/11/13 07:12
수정 아이콘
님과같은 고민이 그립네요.
로메인시저
23/11/13 08:08
수정 아이콘
세쌍둥이면 한번에 다 지나가잖아요. 연년생으로 3명 낳으세요.
인간실격
23/11/13 08:30
수정 아이콘
세쌍둥이 기원합니다 흐흐흐
PolarBear
23/11/13 08:38
수정 아이콘
술드셔도 잘되시나봐요..크크

임신해도그렇고 애기낳으면 그런생각이 잘안듭니다.. 둘째준비하는것 때문에 다시시작한 정도?
유아린
23/11/13 09:27
수정 아이콘
제발 아들 세쌍둥이
기사조련가
23/11/13 11:29
수정 아이콘
아 응애에요~
임작가
23/11/13 12:25
수정 아이콘
결혼후 와이프 아프기 전까지 12년정도 주 1~2회 꾸준히 관계를 가졌는데, 아마 아프지 않았으면 지금까지도 그랬을것 같아요.
저희같은 경우는 취향이 워낙 확고하고 잘 맞아서 유지된 케이스긴 합니다.
코코볼
23/11/13 17:57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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