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5/06 02:28:26 |
Name |
황영재 |
Subject |
너희가 프로게이머를 아느냐? |
동준님 까페에서 게시판 둘러보다가..
무슨일이 있는거 같아서 여기저기 게시판 둘러보니..
최악의 프로게이머 선정에 관한 글이 있더군요..
그글부터 시작해서 많은분들의 리플,댓글을 보고 느낀게 있어서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글을 써봅니다.
프로게이머를 아십니까?
지금 활동하고있거나 활동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둔
프로게이머..
그들이 과연 어떻게 지금 이렇게 된줄 아십니까?
일단 제 예를 들어보죠
지금은 겜을 안하지만 얼마전까지 꽤 유명해진 InToFor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와 저 그리고 또다른 친구끼리 프로게이머
해보겠다고 설쳐본적이있습니다.
아마 KBK 2회 대회였을겁니다.
피시방에서 겜할 돈 마련하느라고 3끼중 단 한끼를 컵라면으로
하루를 때우고.. 교통비가 아까워 소파에 엎드려 자며..
그렇게 2달여간을 보내본적도 있습니다..
KBK리그 마감날 전날 마지막 점수 올리기에 열을 올리던중에
피시방 알바형이 1000원짜리 햄버거 사주더군요..
그 햄버거 울면서 먹었었죠..
그리구 그뒤 얼마간 지나고.. 연습실을 지원해주겠다는
지역의 한 업체가 생겼습니다.
물론 겜방비는 아낄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소득도 없는상태
게임한다고 집에다 말해놓고 나온상태라 용돈은 단절..
그럼 대회상금등으로 버텨나가는 가운데..
아침에는 바나나를 (한송이 라고하나요?) 5개가 달려있는걸
삽니다. 그리고 서로 한개씩을 먹고
저녁까지 버팁니다..
저녁에는 컵라면 하나에 핫바하나를 사고 그걸로 저녁을 때웁니다..
그렇게 게임을 했습니다.
덕분에 제경우에는 키 175에 몸무게 49가 되어버리더군요..
제 친구들도 말할 필요도 없구요
그때 너무나도 어렵게 게이머 생활을 할때라 후유증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 되고 많이 몸이 약해졌더군요
저뿐만이 아닙니다.
프로게이머라면 모두 이런 고통은 기본적으로 겪었고
여기저기에서의 비난 (공부는 안하고 머하냐..)
특별히 나오지도 않는 수입원.. (순수 사비로 버텨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용캐도 버텨온겁니다..
그리고 노력에 대해서 또 한마디..
프로게이머가 놀고먹고 양민들 강간하고 대회나가는줄 아시나요?
게이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회일정이 잡힌 이상
그때부터는 베틀넷등에서는 이루 말할수 없는 혼돈이 옵니다.
평소쓰던 아이디가 아닌 이상한 아이디로 연습을 하고..
한달채 못되었는데 어느덧 그 아이디들은 200~300게임이 되어있고
랜덤맵들이 국민맵인 로스트템플처럼 정석화된 빌드등
별의별 작전과 전술등이 다 나오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어떤맵에서 누가 잘하더라.. 말이 나오게되고
게이머들은 그를 찾아서 연습을 하게 되고..
리플레이 몽땅구해다 놓고 분석도 해보고..
잘아는 게이머 대려다가 그맵에서 가능한 모든빌드를
한번씩 써주라고 한뒤 상황대처능력 연습하고
팀밀리로 만든다음 1:2 1:3 1:4 등으로 사방에서 터져나오는
견재와 공격을 막아내는 연습도 하고
연습방법과 연습량은 실제로 접하지 않으신분은 잘모르실겁니다.
지금의 프로게이머는
적어도 한때는 잘나갔기 때문에 되었다고 볼수있습니다.
김동준님이 가끔 거론되시길래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혹시 김동준님에게 피해가 가거나 죄송하게 될 일이 된다면
즉시 이 부분은 지우겠습니다)
제가 가장 처음 스타를 하면서 반했던 게이머가
이기석과 김동준입니다.
처음 나간 전국대회인 스포츠투데이배 KPGL대회에서 본
그 둘은 가희 신적이였습니다.
그때 그 둘은 각자 나우누리와 하이텔을 대표하는
국내 게이머계의 양대 거두였습니다.
서로 굵직한 대회는 모조리 독식하며 당시의 대회는
그둘을 위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아마도 랜덤의 시초는 김동준이 아니였나 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메인종족이 아닌 가끔씩 바꾸기도 하신 모습을 보았죠.
지금까지 프로게이머중에 가장 장기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게이머가 누굴까요?
제경우에는 김동준님을 꼽고싶습니다.
1세대 프로게이머인 신주영,이기석등과 함께 비슷한 시기때 등장하여
지금 이순간까지 활동하시고 계십니다.
kpgl pko game-q 온게임넷..
많은 리그와 대회들이 열리고 치루어졌지만
김동준님처럼 꾸준한 활동과 성적을 거두는 게이머
찾아보기 쉬울까요?
그나마 기욤패트리정도를 찾을수 있겠군요.
프로게이머가 쉽게 되는줄 아십니까?
피나는 노력과 하루 한끼로 버티는 고생과..
새우잠을 자며 느끼는 좌절감등을..
꾹꾹 참으며..
대회때 느껴지는 한게임 한게임마다의 희열과 즐거움 하나에
위안을 삼으며 그렇게 자신의 열정을 쏟아냈습니다.
그 결과 프로게이머, 프로리그등이 생겨나게 되었고
지금의 그들이 생겨난것입니다.
일등과 꼴등은 아주 미세한 차이만 있을뿐입니다.
다같은 프로게이머고 다같은 실력가입니다.
연승을 달리는자가 있다면 연패를 달리는자도 있습니다.
명게임을 보여주는가 하면 졸게임도 봉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 똑같은 점은 하나 있습니다.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프로게이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물론 더 좋은겜 보여달라~
요즘 잘 안풀리는거 같다 조금더 노력해봐라~
등의 말은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연습안하고 대충할꺼면 그만둬라~
뭐라고? 불만도 못들어주려거든 프로게이머 그만두지 그래?
이런말 한마디..
또 하나의 피어나려는 작은 꽃 한송이를 짖밟는 구둣발이 될수가
있다는것을 알아주셨으면합니다..
Ps. 대회때 너무 아쉽게 지고나서 남들 모르게 울음을 삼키고..
지방에서 힘들게 올라갔지만 좋은결과 못얻고
좌절하고 힘없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 과정을 거치고 또 거치고 앞으로도 거칠것입니다..
프로이기전에 이 순간이 즐겁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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