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야곱 인생의 4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성경 세계관의 이야기니까요.
재미만 있고 등장인물의 심리상황에 동감이 되면 되는 겁니다.
약 18년간 삼촌(장인) 라반 밑에서 그야말로 노예처럼 일하던 야곱은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아들(요셉)을 낳자
이제 라반으로부터 독립해 가나안 땅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사실 야곱이 믿음만 있다면 그냥 식구들만 데리고 빈손이라도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 주실 건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야곱은 눈에 안 보이는 하나님의 도움보다는 눈에 보이는 넉넉한 재산을 원했고
그럼으로 인해 라반에게 앞전 이야기처럼 이상한 제안을 하게 됩니다.
완전 호구 제안이었죠.
“현재 있는 양과 태어날 양들 중에서 희고 깨끗한 양은 삼촌이 가지시고
[점 있고 아롱진 양들은 제가 가지겠습니다]“
양 숫자를 봐도 흰 양이 훨씬 많았고, 가격도 흰 양이 훨씬 더 나가니 라반으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기여도로만 따지면 라반은 야곱에게 거의 전 재산을 다 줘도 할 말이 없었지만,
야곱이 알아서 저렇게 호구 제안을 하니 라반은 그저 기분이 좋았죠.
더군다나 당분간 능력 있는 야곱이 양을 계속 키우겠다고 하니 더 걱정할게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흰 양과 흰 양이 교미를 하면 흰 양이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얼룩 양과 얼룩 양이 교미를 하면 얼룩 양이 나올 확률이 높아집니다.
흰 양과 얼룩 양이 교미를 하면 제가 유전자 확률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흰 양이 나올 수도 있고 얼룩 양이 나올 수도 있을겁니다.
그렇다면 양을 주로 키우는건 야곱이니까
야곱이 일부로 흰 양과 흰 양은 교미를 안 시키고,
얼룩 양과 흰 양을 계속 억지로 교미시키면 자연스럽게 얼룩양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라반도 호구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생각하고 있었고
따라서 이 계약을 시작하는 당일부터 라반과 야곱은 양을 두 떼로 나눕니다.
냇가를 중심으로 왼쪽은 얼룩 양을 모아서 놔둡니다. -> 야곱의 양입니다. 수량은 10% 정도입니다.
냇가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흰 양을 모아서 놔둡니다. -> 라반의 양입니다. 수량은 90% 정도입니다.
왼쪽 야곱의 양떼와 오른쪽 라반의 양떼는 걸어서 약 3일정도의 거리를 두고 키웁니다.
즉 야곱은 절대로 몰래 저녁에 잠깐 얼룩 양을 데리고 와서 라반의 흰 양과 교미를 시킬 수 없습니다.
서로간의 거리가 있기 때문에 오른쪽의 흰 양은 흰 양들끼리만 교미하고, 왼쪽의 얼룩 양은 얼룩 양끼리만 교미합니다.
근데 야곱은 지난 18년간 라반의 양들을 키우면서 혼자 터득한 비법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승부를 시작하자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양떼가 짝짓기를 할 때마다 버드나무나 신풍나무의 가지의 껍질을 벗겨 짝짓기 하는 곳 옆에 놔두는 것입니다.
버드나무 & 신풍나무의 껍질을 벗기면 아래와 같이 깔끔한 가지가 아닌 마치 큰 점이니 큰 얼룩이 있는 듯한 형태가 됩니다.
그런데 양들이 이 껍질 벗긴 나무를 보면서 교미를 하면
엄마&아빠 양이 모두 흰 양이라고 할지라도 새끼는 얼룩 양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마치 사람이 임신할 때 태교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자녀가 태어나는게 달라지는데,
야곱이 바로 양들을 임신 중에 태교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이 태교의 효과는 굉장해서 태어나는 모든 양들이 높은 확률로 얼룩 양이 태어나게 됩니다.
(과학적인건 너무 따지지는 맙시다...^_^)
근데 이런 식으로 갑자기 얼룩 양만 많아지면 너무 티가 나니까 야곱은 여기서 한번 더 꾀를 부립니다.
튼튼한 엄마&아빠 흰 양을 교미시킬 때는 옆에 얼룩 가지를 놔둬서 태교를 시킵니다.
그러면 튼튼한 얼룩 양이 나옵니다.
병든 엄마&아빠 흰 양을 교미시킬 때는 옆에 아무것도 놔두지 않습니다.
그러면 병든 흰 양이 나옵니다.
이런 식이면 서서히 튼튼한 얼룩 양이 많아지고,
흰 양은 처음에는 숫자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는데 대부분 병들어 있다 보니 자연적으로 숫자가 점점 줄어듭니다.
이렇게 약 2년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왼쪽의 야곱의 얼룩 양의 숫자는 매우 많아졌고
오른쪽의 라반의 흰 양은 숫자가 매우 적어졌습니다.
야곱의 꼼수가 통했던 것입니다.
비록 흰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량 앞에 방법이 있겠습니까?
야곱은 거부가 되었고 라반은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분명히 약속한 대로 얼룩 양은 야곱이 갖고, 흰 양은 라반이 갖는 것으로 되었지만..
라반의 속은 당연히 쓰렸습니다.
라반에게는 레아&라헬 딸 뿐만 아니라 유산을 물러줘야 할 아들들도 있었습니다.
그 아들들에게 물려줄 유산을 다 잃었으니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라반은 어떻게 하면 다시 야곱을 속여 저 양들을 다 빼앗을까... 그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야곱은 당연히 라반의 그런 낌새를 눈치 챘고 자신의 부인들에게 선언합니다.
야곱은 여기서 진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합니다.
1. 내가 당신들의 아버지를 힘을 다하여 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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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기는 한데 라반을 위해서 죽도록 섬긴게 아니라 라헬을 얻기 위해서 섬겼지]
2. 당신들의 아버지가 나의 품삯을 열 번이나 속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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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라반도 부정 안하는 것 보니 맞는 듯]
3. 그래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지금 내가 거부가 되었다.
라반이 나에게 재산을 조금만 주려고 앞으로 얼룩 양만 가져가라고 하면 신기하게도 모든 양이 얼룩 양으로 태어났다.
점 있는 양만 가져가라고 하면 신기하게도 모든 양이 점이 있는 양으로 태어났다.
하나님은 나를 도와 주신거다.
--->
[뭔가 이상하지 않음? 저 제안은 라반이 야곱에게 한게 아니고 야곱이 자기만이 알고 있는 비법으로 의도적으로 라반을 속일려고 저런 제안을 한 것임. 즉 야곱이 의도적으로 라반의 재산을 도둑질 한 것임. 그리고 하나님은 저렇게 하라고 시킨적 없음.]
4. 하나님께서 벧엘에서 나를 만나주셨고 이제 나를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라고 하신다
--->
[이거는 100% 진실임. 하나님께서 딱 이때 야곱에게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는데 삼촌 재산을 빼앗아서 오라고 하진 않았음]
야곱이 말하는걸 들어보니 라반이 진짜 못된 삼촌이자 장인이고,
라반은 자기 나름대로 꾀를 부려 야곱에게 재산을 아주 조금만 나눠주려고 했지만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야곱에게 축복이 임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레아와 라헬은 당연히 분노합니다.
야곱은 곧 레아와 라헬의 남편인데 딸인 자기들을 봐서라도 어느 정도는 챙겨줬어야지!
어떻게 이렇게 사위를 속일수가 있는가!!
야곱의 가족들은 라반의 집 -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다만 나쁜 라반이 재산 다 내놓으라고 할 수도 있으니 야밤에 몰래 도망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야곱이 하란을 빨리 벗어나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길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라반을 속이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라반이 야곱을 속이더라도 그냥 속아주고 가나안 땅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 믿음의 족보 후계자인 야곱이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하지만 야곱은 꾀를 통해 속임을 택했고 아내들에게 실제보다 더 과장해서 라반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결과는 이상한곳에서 튀어나옵니다.
바로 아비에 대해 분노한 라헬이 도망치면서 잠시 라반의 집에 들려 “드라빔”이라는 우상을 훔친 것입니다.
드라빔
이것은 우상의 하나인데 라헬이 훔친 건 단순한 우상이 아닙니다.
하란 지방에서 드라빔은 집안의 상속권을 의미하며 아비가 후계자에게 드라빔을 넘겨줌으로써 자신의 모든 유산을 넘겨줍니다.
남편 야곱이 그동안 라반에게 속아서 아무것도 상속 받지 못한 채 떠나는 것이 억울했던
(
[양은 거의 다 가져가는데?? 얼굴만 꾸민다고 집안 일에 관심이 없나?])
라헬은 훗날 라반 집안의 상속권을 주장하기 위해 집안에서 모시고 있던 드라빔을 훔쳐서 야곱과 함께 도망갑니다.
물론 야곱은 라헬이 드라빔을 훔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죠.
삼일 뒤 라반은 야곱이 도망친 것을 듣게 됩니다.
(아까 야곱의 양과 라반의 양이 3일정도 되는 거리에 떨어져있다고 했죠?)
사실 라반은 그렇게까지 악독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포기하고 새 삶을 살려고 하는 나름대로의 쿨한 면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두 딸의 남편이니 그냥 가족에게 다 줬다고 허심탄탄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근데 집에 와보니 드라빔이 없습니다??
이건 문제가 큽니다.
자신이 이뤄온 가문이 아예 없어질 위기인 겁니다.
라반은 즉시 야곱을 추격합니다.
성경에 칠일 길을 쫓아갔다고 적혀있으니 라반은 야곱이 도망간지 10일 뒤에나 겨우 야곱을 따라잡은 것입니다.
야곱에게는 여자들과 어린 아이들도 있었으니 이동 속도도 빠르진 않았을겁니다.
즉 라반은 야곱이 도망간 것을 안 뒤에도 최소 3~4일은 가만히 있었다가 드라빔이 없어진걸 알고 급하게 추격한겁니다.
다행히 하나님께서 야곱을 도와줍니다.
라반이 야곱에게 도착하기 바로 전날에 라반의 꿈속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라반에게 야곱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라반과 야곱이 드디어 만납니다.
라반 : 야이~~ 배은망덕한 사위 놈아. 니가 어떻게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납치하듯이 뺏어 갈수 있느냐?
갈거면 미리 말하고 잔치도 벌이고 나도 딸들과 손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도 하고 좋게 좋게 헤어지면 될 것을
왜 그런 식으로 도망가? 내 원래 너를 벌하려고 쫓아왔는데 그래도 어제 꿈 속에
하나님께서 너를 벌하지 말라고 해서 그냥 참는다.
[근데 그건 그렇고 내 드라빔은 왜 가져간거냐?]
야곱 : 삼촌. 솔직히 말해봅시다. 나 떠난다고 했으면 곱게는 안 보내줬을 것 아니요?
이미 라헬 결혼 때 말로는 약속하고 나 속인적 있잖아요? 내가 삼촌을 어떻게 믿어요?
그리고 드라빔? 뭔 소리 하는거요?
당신은 말로만 여호와 하나님 어쩌고 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뼈대 있는 아브라함-이삭 가문의 사람이요.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는 내가 어찌 우상 드라빔을 훔쳐간단 말입니까?
라반 : 아니야. 니는 아니더라도 니네 집안 사람 중에 분명히 한명이 훔쳐 갔을거야.
그럼 그 드라빔이 어디로 간단 말이냐!!? 내가 한번 니네 집안 사람들이랑 모든 짐들을 뒤져봐야겠다.
야곱 : 우리 집안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우리 집안에 그런 사람 없습니다. 내가 맹세합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할겁니다!!!]
제가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경 모든 곳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창세기는 그 중에서도 유난히 “말”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야곱의 저 발언 이후 성경은 정확히 이렇게 기록합니다.
[야곱은 라헬이 그것을 도둑질한 줄을 알지 못함이었더라]
야곱은 자신이 그 발언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자신의 전부였던 라헬의 운명을 결정 지을줄 알았을까요?
어쨌든 라반은 야곱의 모든 사람 및 옷, 짐들을 다 조사하면서 드라빔을 찾아볼려고 합니다.
모든 짐들을 다 뒤져봐도 안나왔고 마지막으로 라헬을 조사해볼려고 합니다.
당시 라헬은 낙타 위에 앉아있었고 드라빔은 바로 낙타 안장 아래에 있었습니다.
라반이 라헬 앞에 다가와서 짐을 조사할려고 합니다.
과연 라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