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두가지 측면에서 의혹이 제기되어왔습니다.

1. 세관원들이 말레이시아 마약 밀수범과 공모하여 마약을 통과시켰다는 의혹

2. 대통령실과 경찰청 상부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 수사를 무마시켰다. 그리고 내란 자금 마련용이었다.



1번 의혹에 대해서 여러가지 뉴스기사를 살펴본바로는 검거된 말레이시아 밀수범들의 진술에 근거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약사범들은 어짜피 이판사판이다보니, 구형량 줄이고 양형에 유리한 정황하나 만들어서 감형받고자 아무나 찍고 "쟤도 공범이다" 라고 생사람을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의 진술을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까지 혐의를 확정하려면 반드시 구체적인 물증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진술말고 물증이 있단 얘기가 안나옵니다.

심지어 그 진술도 조사과정에서 여러번 뒤집혔다고 하고, 정신병 증세를 호소하는 자도 있었다고 하구요.

마약사범들이 찍은 공항세관원 1인은 밀수가 이뤄진날 연차를 써서 공항에 출근도 안했고, 출입증 출입내역도 없다고 하죠.

객관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약쟁이 밀수꾼의 진술에만 근거하여 생사람을 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겁니다.

경찰청 내부망 게시판에 당시 수사팀 직원이던 경찰이 말레이시아 마약밀수범 진술을 전부 믿기는 힘들다고 글까지 썼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결국 (백해룡 경정을 제외한)  수사팀 팀원들도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죠.



2번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실이 마약사업을 해서 내란 자금을 모았다?  

제가 이 음모론을 듣자마자 말도안된다며 일축했던 이유가, 일차적으로는 아무리 계엄령으로 시끄러웠다 해도, 일국의 대통령실이 마약밀수까지 손을 댔을까? 하는 물음과 더불어, 외국인 여행객을 시켜 공항을 통하도록한 마약밀수의 리스크가 말도 안되게 크기 때문입니다.

일국의 대통령실이 마약 밀수에 손을 댄다는 이야기부터 신빙성이 없고, 설사 그럴 가능성을 상상해봐도, 외국인(말레이시아인)과 공모하여 신체에 마약을 은닉 후, 타국 공항의 보안검색을 통과 + 수많은 직원과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인천공항을 통과하는 리스크는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더더욱 말이 안되죠.

그냥 대통령 전용기에 숨겨오거나, 외교행낭에 가져오면 훨씬 안전할텐데,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온갖 보안검색이 존재하는 공항을 외국인과 결탁하여 통과하게 시켜 마약을 밀수할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결국 이게 음모론이 아니란걸 증명하려면, 증거가 필요할텐데,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여러 보도를 보면 정황상 관세청이 경찰청측에 세관원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 전에 접촉이 있었던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근데 그게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자사 직원이 입증되지도 않은 혐의로 경찰 브리핑에 발표될것을 염려하여, 자사 직원이 피의사실 공표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차원으로 보이고, 아마도 경찰상부가 백 경정측 수사팀에게 해당 내용을 뺄것을 명령했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상황이죠.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하면 조금만 살펴봐도 말도 안되는 음모론이 가득한 이 사건을 정치인들이 확신하고 물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