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에 SBS에서 서장훈을 감독으로 섭외해서 연예인 농구팀을 만들어 최정상급 동호인 농구팀이 참가하는 대회에 출전 시키는 과정을 다루는 예능을 방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설정부터 뭉쳐야 찬다 잘 되니깐 따라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저도 사실 본격적으로 훈련시키는 장면 나오기 전까지 비슷하게 생각했고, 1회만 보면 오히려 하위호환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진지하더라고요.
한국에 몇 안 되는 KBL도 보는 농구팬으로써 굉장히 반가운 전개였는데, 문제는 농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정말 뭐 하나 싶은 수준이죠.
선수 시절부터 짜증의 대명사 같았던 서장훈이 감독 역할을 하며 무섭게 하니 더더욱...
그런데 이 프로그램, 1화때 김승현의 신혼여행을 필두로 이게 예능도 아니고 다큐도 아닌 이상한 연출을 한걸 제외하면 농구에 굉장히 진지합니다.
그래서인지 스토브리그의 시청률을 이어 받아 3%를 넘기며 시작했던 예능이 2회차만에 2%대로 주저앉아 평온하게(?)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저도 처음에 패턴을 가르칠 때 작전판이나 영상도 없이 가르치는게 답답하긴 했는데, 반응들 보다보니 서장훈이 왜 저렇게 패턴에 목 메는지 모르겠다. 너무 기대치가 높다. 이런 반응들이 꽤 보여서 서장훈을 위한 변명도 할 겸 간만에 볼만한 농구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걸 알릴 겸 겸사겸사 쓰게 되었습니다.
뭐 저도 사실 농알못이라 정확하게 전술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일단, 서장훈이 왜 저러는지를 이해하려면 핸섬 타이거즈의 선수 구성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이미 실제로는 참가하고 있는 대회 예선전도 끝났고, 지난주 방송분부터 예선 1차전이 방영되기 시작했으니 주요 로테이션에 드는 선수들 특징만 간단히 언급을 해봅니다.

문수인(192cm, F)-슛 없는거 빼면 깔 게 없는 에이스, 사실 수비도 곧잘해서 슛 없는게 단점도 아닙니다. 다른 선수들이 더 넣어야죠(응?)
이상윤(185cm, F)-주장이자 사실상 이 팀의 유일한 슈터
서지석(181cm, F)-문수인 다음으로 믿을만한 돌파1 옵션
줄리엔강(192cm, C)-기름손이라 공격에선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 벌어오는게 더 크니 인정
차은우(182cm, G/F)-구력이 짧아 기본기가 약하나 얼굴만큼이나 빛나는 BQ로 문수인 없을 때 앞선 수비의 핵
강경준(183cm, F)-수비에서의 허슬로 밥값하는 유형, 실제로 박스아웃도 줄리엔강이랑 가장 성실하게 하는 편
김승현(185cm, F)-강경준처럼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빛나는 스타일인데 본인 의도와 상관없는 어그로로 약간 억울하게 욕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인수(178cm, G)-사실상 이 팀의 유일한 볼핸들러인것만으로도 나름의 가치가(...)

언급되지 않은 나머지 선수들은 뭐(...) 그나마 유선호는 어리고 빨라서 수비에서 하는 일이라도 있는데 쇼리, 이태선, 전지훈 등은...특히나 전지훈은 인수처럼 트라이아웃을 통해 중간 합류했는데 모델이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거의 도움이 안 되서 감독 입장에서는 더 아쉬울겁니다.

선수 구성에서 대충 눈치 채셨겠지만, 서장훈이 패턴에 목을 메는 이유는 농구팬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고, 실제로 지난주 방영분 막판에 서장훈이 대놓고 언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