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2/19 14:26:22
Name Slider
Link #1 https://www.usatoday.com/story/sports/mlb/2020/02/04/mlb-2020-baseball-predictions-win-totals/4649827002/
Subject [일반] [스연](MLB) 신시내티는 어떻게 투수왕국이 되었나


2018년,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진은 저 밑바닥에 있었습니다. war로는 메이저 전체 27위, 방어율로는 23위를 기록했고,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는 단 1명이었으며, 허용한 홈런 갯수는 메이저 전체 2위, 삼진 수는 메이저 전체 20위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진은 역사에 손꼽을만한 환골탈태를 하게 됩니다. 메이저 전체 27위였던 war는 9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8.1->18.6), 23위였던 방어율은 8위가 됩니다(4.65->4.18). 뉴욕 양키스에서 애물단지였던 소니 그레이는 레즈로의 트레이드 후 완벽히 부활하며 재기상을 수상했고, 루이스 카스티요는  신시내티가 수 년간 찾아 헤메던 젊은 에이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트레버 바우어와 웨이드 마일리를 새로 영입한 2020년 신시내티의 투수진은, 메이저에서 손꼽히는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시내티는 어떻게 투수진을 재건했을까요? 물론 소니 그레이나 트레버 바우어의 영입도 있었지만, 소니 그레이는 양키스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였고, 트레버 바우어는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 된 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변화는 이 아저씨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Derek-Johnson-e1559704078679-1024x683



2018년까지 밀워키 브루어스의 투수코치로 월드시리즈 코앞까지 팀을 올려놓는데 공을 세웠던 데릭 존슨은 2019년 신시내티 레즈로 유니폼을 갈아 입으며 선수들에게 한가지 주문을 합니다.  

바로 아래 히트맵에서 찾아볼 수 있을만한 주문을요.


sonny-2018
소니 그레이의 패스트볼 로케이션, 2018 vs 2019



castillo18
루이스 카스티요의 패스트볼 로케이션, 2018 vs 2019



disco18
데스클라파니의 패스트볼 로케이션, 2018 vs 2019



네. 모든 투수들이 하이패스트볼을 미친듯이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플라이볼 레볼루션에 대한 카운터로 직구를 존에 집어넣고 타자가 스윙하지 말기를 기대하는 것보단, 직구도 유인구로 존에 높게 던지고 스트라이크 존에는 어떤 구질이 들어올지를 아예 모르게 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서죠. 그래서 직구 비율을 줄이고, 던져도 다수를 존에서 벗어나는 하이패스트볼로 던지게 했습니다. 실제로 소니 그레이와 루이스 카스티요의 포심 패스트볼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은 각각 54%에서 48%로, 53%에서 44%로 하락했죠. 


그리고 2019년, 이 전략은 완벽하게 성공을 거둡니다. 2019년 신시내티 레즈 투수진 전체의 존에 들어오는 투구 비율은 39.8%로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를 기록했지만,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은 12.4%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올랐고, 탈삼진율도 25.6%로 메이저 전체 4위, K-BB%(삼진율-볼넷율)도 메이저리그 전체 5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홈으로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사용하면서 700득점을 겨우 넘긴 타선의 극심한 부진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커녕 5할 승률 달성에도 실패했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2020시즌, 레즈는 그레이-바우어-카스티요-데스클라파니-마일리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가락 안에 들만한 선발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츠버그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컨텐더인 NL 중부에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과연 신시내티의 얼핏 보면 무모해보였던 시즌 중반 바우어 트레이드가 '혜안'이 되어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게 될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기사조련가
20/02/19 14:31
수정 아이콘
자게에 글 쓰기 꺼려지셨을텐데 스포츠글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스연게가 정상화 될때까지 양질의 글 많이 올려주세요.

그와 별개로 바우어는 정말 야구에 대해서는 현자입니다.

제발 만프레드가 바우어 말대로 리그를 nba처럼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는 리그로 바꿔주면 좋겠네요.
오클랜드에이스
20/02/19 14:35
수정 아이콘
소니 그레이 ㅠㅠ 오클랜드에서 잘 해줬어서 언제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20/02/19 14:37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스연게가 열려도
자게에다 올려주시는 게 좋을 것 같을 정도의 퀄리티의 글이네요 ㅠㅠ

잘 읽었습니다.
조이 보토 팬으로서 우승 반지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올라갈 만큼은 올라갔으면 ㅠㅠ
20/02/19 14:41
수정 아이콘
바우어가 최소 인디언스 시절만큼 던져 주고, 보토가 회춘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반등해 줘야 그나마 경쟁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지금은 확실한 상수로 칠 수 있는 전력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선발진 중에는 그레이 - 카스티요, 야수진 중에는 수아레스 정도? FA 영입선수들은 상수라기보단 변수 전력에 가까운 듯)
20/02/19 14:45
수정 아이콘
GAB는 홈런공장으로 기억하는데 거기서 저 성적이면 대단하네요.
Lord Be Goja
20/02/19 14:46
수정 아이콘
투수로 일낼거같은 제목이군요..
곤살로문과인
20/02/19 14:47
수정 아이콘
신어왕?으흠
20/02/19 14:49
수정 아이콘
야구가 참 재밌는게 그닥 큰 변화가 아니라 생각한 것에서 일이 시작되는 경우가 참 많더라구요. 단점을 포기하고 장점을 살리면서 변화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구요.

야구 몰라요. 그래서 재밌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감별사
20/02/19 14: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정도 퀄리티는 되어야 자게에 올릴 수 있는 건 아니겠죠? 크크...
하지만 글자수 제한이 너무 압박이긴 하네요.
Do The Motion
20/02/19 14:59
수정 아이콘
스연게가 닫혀서 좋은게 하나 있네요.
'추천 가능' 크크크

감사합니다
감별사
20/02/19 15:06
수정 아이콘
앗, 그러네요.
의외의 순기능이 생겼네요.
Sardaukar
20/02/19 15:05
수정 아이콘
제목이 뭔가 기아가 생각나는데
디오라마
20/02/19 15:10
수정 아이콘
샌프/캔시티가 우승하던 5년전만 해도 낮게 제구된 투심 커터 같은 무빙패스트볼이 득세하다가 이에 대응해 어퍼스윙위주의 플라이볼 레볼루션이 일어나고, 그러니까 이제 하이존에 강속구를 냅다 던지는 피칭이 카운터로 등장하기 시작했죠.
공/수가 서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건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과정을 야구만큼 통계적으로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스포츠는 드물고, 야구가 가지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크크
10년째학부생
20/02/19 15:38
수정 아이콘
신어왕...
덱스터모건
20/02/19 15:44
수정 아이콘
드론보이 사이영가즈아~~~
청순래퍼혜니
20/02/19 15:45
수정 아이콘
왠지 피장타율도 엄청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데 아닌가요? 메쟈리그 공인구 반발계수는 크보랑 반대로 갔던걸로 기억해서... 여튼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20/02/19 16:00
수정 아이콘
팀 전체 플라이볼 대비 홈런 비율은 조금 증가하긴 했는데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고 피장타율은 삼진 증가로 인플레이 타구가 줄어서 .450->.409로 오히려 급격하게 낮아졌습니다.
하피의깃털눈보라
20/02/19 16:13
수정 아이콘
소니는 행복하게 선수생활 마무리 했으면 좋겠어요...
모리건 앤슬랜드
20/02/19 16:50
수정 아이콘
바우어의 포텐셜만 보면 10승따리 ERA 초반대 3~4선발 투수는 절대 아니거든요. 과연 '인간적으로 내가 클루버보다 잘했음' 하던 시절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463 [일반] [스연] 도핑 시스템의 헛점을 밝혀내보려고 일부러 약물을 복용한 사나이 [57] 파이톤사이드10995 20/02/19 10995 2
84462 [일반] 완결을 포기한 소설들.. [59] 카미트리아9735 20/02/19 9735 0
84461 [일반] 곧 격리될지 모르는 피지알러 입니다. [45] 나른한오후11658 20/02/19 11658 0
84460 [일반] 코로나 확진 환자가 하루만에 20명이 늘었습니다 [94] Leeka15776 20/02/19 15776 0
84457 [일반] 스연게 시작부터 있던 운영위원으로서의 소고 [67] Dalek10066 20/02/19 10066 43
84455 [일반] 한국(KOREA)형 주류모델(5) [5] 성상우4131 20/02/19 4131 0
84453 [일반] [스연](MLB) 신시내티는 어떻게 투수왕국이 되었나 [19] Slider5759 20/02/19 5759 24
84452 [일반] 밑에 영국의 느낌이란 글에 답하며 [11] boslex6101 20/02/19 6101 19
84451 [일반] 스포츠 연예 게시판 잠정 폐쇄와 관련하여... [250] 카미트리아14285 20/02/19 14285 16
84447 [일반] 다이어트와 와이프의 페미 선언..? [33] 물맛이좋아요9047 20/02/19 9047 9
84446 [일반] [단상] 미국과 영국에 대한 첫인상 (2) [7] aurelius6838 20/02/19 6838 2
84445 [일반] 코로나19 전파,,, 뷔페, 신천지만큼이나 위험한 곳 [27] 유목민12253 20/02/19 12253 2
84444 [일반] 오류가 많다던 옛날책 로마인 이야기 1, 3권 독후감 [13] 모모스20137703 20/02/19 7703 0
84443 [일반] 지극히 주관적인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 선택 가이드 -2탄 [34] 담배상품권7271 20/02/19 7271 2
84442 [일반] 노무라 카츠야(野村克也)_90년대 야쿠르트 스왈로즈 이야기 [20] 스마스마5778 20/02/19 5778 7
84441 [일반] [단상] 일본과 중국에 대한 첫인상 (1) [4] aurelius7131 20/02/19 7131 3
84440 [일반] 코로나19 신천지 확진자가 11명인 이때, 신천지의 대처 [170] Alan_Baxter22645 20/02/19 22645 13
84438 [일반] 대구 경북서 코로나19 확진 다수 발생 [286] 탕웨이24126 20/02/19 24126 5
84437 [일반] [스포있음] 드래곤볼 에피소드별 빌런과의 전투력 비교 [45] TAEYEON8196 20/02/19 8196 11
84436 [일반] 보행자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더라도 항상 조심해야겠네요(제목 오타만 수정) [57] Rei_Mage8465 20/02/19 8465 2
84433 [일반] 세종과 세조의 스타일로 보는 입법의 중요성 [51] 치열하게8873 20/02/18 8873 0
84432 [일반] 다이어트와 운동하는 이야기 [65] At the moment8387 20/02/18 8387 20
84431 [일반] 생태학적 레닌주의를 시도할 때이다 [번역] [15] 아난6711 20/02/18 6711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