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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1/15 00:56:38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일반] 4C - 글을 쓸 때 이것만은 기억해 두자
영미권에서 글쓰기에 대해 가르칠 때, 4C라는 용어를 씁니다. C로 시작하는 네 가지 단어를 이용하여, 글을 쓸 때의 주의점 내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초점에 대해 설명하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이야기는 아니고, 글을 여러 번 써 봐야 조금씩 체득하는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4C를 모르면, 그리고 본인이 본인 글에 대해서 이 4C에 관련된 피드백을 받을 생각이 없다면 백 번 글을 써 봤자 허사일 뿐입니다.

저라고 해서 4C를 늘 잘 지키지는 못하고 오히려 4C를 위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만 그래도 간략하게 어떤 C가 있는가 짚어보고자 합니다.



Concise : 짧게 좀 써라!

이거 가장 중요합니다. 자료마다 무엇을 가리켜 4C라고 말하는지는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Concise의 개념이 빠진 자료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문장이 길면, 일단 읽는 사람이 피곤합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죠.

그래서 오늘 오후에는 일·학습병행과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점검하게 되는데 그러면 일·학습병행은 목표가 뭐냐, 우리 사회가 너무 학벌만을 따진다, 그러니까 학벌중심이 아니라 능력중심으로 가야 되고, 또 능력중심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일·학습병행에 최종적인 목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책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이겠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점검회의 할 적에 일학습병행, 자유학기제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목표로 했느냐 하는 것을 한번 분명하게 되짚어보고, 그 다음에 이것이 성과가 나게 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 건가. 우리 국민들 인식이나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할 건가 하는 거에 대한 결과를 우리가 한번 짚어보고, 그 다음에 그것을 이루기 위한 중점 과제들이 뭐뭐뭐뭐 있다 핵심적인 거 그리고 그걸 해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갈등이 심하거나 좀 어려운 난제들은 이거 이건데 이거는 이렇게 관리를 하고 있다든가 그런 게 죽 나와야 되고. 그래서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성과는 무엇이고 연말까지는 어떤 성과를 이루겠다고 하는 그것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오늘 오후에도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아들으시겠습니까? 저야 워낙 말이 많은 터라 대충 짐작은 하지만 이게 뭔 소리여 하는 분들이 대단히 많으실 겁니다. 문장이 긴 것의 폐해는 이처럼 큽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이 적당히 문장 단위로 토막내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는 일·학습병행과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점검하게 되는데 그러면 일·학습병행은 목표가 뭐냐, 우리 사회가 너무 학벌만을 따진다, 그러니까 학벌중심이 아니라 능력중심으로 가야 되고, 또 능력중심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일·학습병행에 최종적인 목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책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이겠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점검회의 할 적에 일학습병행, 자유학기제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목표로 했느냐 하는 것을 한번 분명하게 되짚어보고, 그 다음에 이것이 성과가 나게 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 건가. 우리 국민들 인식이나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할 건가 하는 거에 대한 결과를 우리가 한번 짚어보고,
그 다음에 그것을 이루기 위한 중점 과제들이 뭐뭐뭐뭐 있다 핵심적인 거 그리고 그걸 해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갈등이 심하거나 좀 어려운 난제들은 이거 이건데 이거는 이렇게 관리를 하고 있다든가 그런 게 죽 나와야 되고.
그래서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성과는 무엇이고 연말까지는 어떤 성과를 이루겠다고 하는 그것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오늘 오후에도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막을 쳐도 기네요. 여기에서 쓸데없는 잡설을 날리면 다음과 같이 요약 가능합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는 일·학습병행과 자유학기제에 대해서 점검하게 되는데 그러면 일·학습병행은 목표가 뭐냐, 우리 사회가 너무 학벌만을 따진다, 그러니까 학벌중심이 아니라 능력중심으로 가야 되고, 또 능력중심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일·학습병행에 최종적인 목표다,
→ 일학습병행제의 처음 수립 목표를 확인하십시오.

그리고 여러 가지 정책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이겠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점검회의 할 적에 일학습병행, 자유학기제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목표로 했느냐 하는 것을 한번 분명하게 되짚어보고, 그 다음에 이것이 성과가 나게 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 건가. 우리 국민들 인식이나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할 건가 하는 거에 대한 결과를 우리가 한번 짚어보고,
→ 성공할 경우의 기대변화를 예측하십시오.

그 다음에 그것을 이루기 위한 중점 과제들이 뭐뭐뭐뭐 있다 핵심적인 거 그리고 그걸 해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갈등이 심하거나 좀 어려운 난제들은 이거 이건데 이거는 이렇게 관리를 하고 있다든가 그런 게 죽 나와야 되고.
→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 특히 난점을 제시하십시오. 난점을 제시할 때는 그 난점에 대한 관리 현황도 같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성과는 무엇이고 연말까지는 어떤 성과를 이루겠다고 하는 그것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 현재까지의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정리하십시오.

오늘 오후에도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오후에 보고하십시오.

간결함의 위력은 이토록 큽니다. 물론 제가 좀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습니다만...

문장을 길게 가져가는 것 자체가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긴 문장을 받으면 수신자는 일단 길이에서부터 압도당합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해석하여 핵심 내용을 추리는데 에너지를 쓰게 되죠. 내용을 받아들일 데 써야 할 에너지가 해석에 다 들어가 버렸으니 제대로 의미가 전달이 되겠습니까? 저도 말이 무진장 많은지라 잘 지키지는 못합니다만, 가급적 문장을 짧게 쓰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Clear : 니가 말하고 싶은 게 뭔데?

Clear는 Concise와 연관이 깊습니다. 단, 차이는 있습니다. Concise는 문장을 최대한 짧게 줄이는 것에 주력합니다. Clear는 독자가 알아듣기 쉽게 문장을 쓰라는 겁니다.

얼핏 보면 Clear는 Concise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장이 짧으면 내용을 알아듣기 쉽기 때문이죠. 결국 두 가지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Clear는 문장의 길이뿐 아니라 문맥 및 전체적인 의미도 포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니가 말하고 싶은 걸 최대한 깔끔하게 전달해라, 이게 Clear입니다. 전달할 때 가급적 말을 짧게 해라가 Concise구요. 차이점이 보이십니까?

Concise하지만 Clear하지는 않은 글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보통 A는 B입니다. 하지만 C이기도 하죠. 이것은 D 때문입니다. 이 경우 E가 있으면 F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G가 문제가 되죠. H라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I가 도입됩니다. 이 때문에 A는 B가 됩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C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건 실제로 제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꼬일 때를 간단하게 정리한 겁니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죠. 분명히 각 문장마다 내용은 있고,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글의 목적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뭔가 말하고 싶은 건 알겠고 뭔 말인지 문장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그래서 뭘 말하고 싶으냐에 도달하기 어려운 글입니다. Concise하되 Clear하지 못한 글은 이런 글을 말합니다.

예시를 다듬으면 다음과 같이 변할 겁니다.
A는 경우에 따라 B이기도 C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A는 C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A는 B여야만 합니다.

글은 운문이 아닙니다. 머리 쥐어뜯어가면서 이 양반이 말하고 싶은 게 대체 뭣인가를 따지게 되는 글은 이미 글로서의 효력을 상당 부분 상실한 것입니다. 특히 뭔가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Clear가 생명입니다.

글쓰기에서 늘 강조되고는 하는 통일성, 이것도 Clear의 일부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백하려면 글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내용이 확실하게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위의 두 가지는 4C에서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덕목입니다. (단, Clear와 Concise가 Clear 하나로 통합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나머지는 4C를 정의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제가 4C에 대해서 배운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Completeness : 필요한 내용은 다 들어가 있어야 한다

약간 아리송합니까? 이 글 자체를 예시로 들어 보도록 하죠.

이 글의 목적은 무엇인가? : 4C를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무엇을 가리켜 4C라 하는가? : C로 시작하는 네 가지 단어를 말합니다. 글을 쓸 때의 주의점 내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초점을 말합니다.
C로 시작하는 네 가지 단어가 무엇인가? : Concise, Clear, Completeness, (스포방지)입니다.
모든 사람이 4C라고 하면 위 네 가지 단어를 말하는가? :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4C로 제시하는 단어는 조금씩 다릅니다.
그렇다면 글쓴이가 제시하는 4C는 어디에서 왔는가? : 글쓴이가 외부에서 배운 것입니다.

일단 여기에서 컷입니다. 이 이상의 자료는 불필요합니다. 제가 어느 기관에서 배웠는지, 그 기관이 권위가 있는 기관인지 알 게 뭡니까? 사람 따라 4C를 정하기 나름이고 제가 정하는 4C는 이런 것이다 하고 지나가면 그만이죠. 중요한 것은 4C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며 글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초점이 무엇이냐는 거지, 제가 정의하는 4C가 학문적 권위가 있느냐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여러분, 글을 쓸 때는 4C를 중요하게 여깁시다. 나머지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세요" 하고 한 줄로 글을 끝낸다면? 독자들의 반응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4C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함인가 정도는 설명해야 이 글이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별다른 추가적인 외부 자료의 도움을 받지 않고 4C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글이 바로 Completeness를 만족하는 글입니다.

설명이 Clear하지 않은 듯하니 한 줄로 딱 줄이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독자가 /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 외부 자료의 도움 없이 / 모두 이해할 수 있으면 그게 Complete한 글입니다.

자료에 따라서는 불필요한 자료를 제거하는 것까지 Completeness의 범위에 넣기도 합니다. 물론, 보통은 그런 건 Clear의 영역으로 들어가죠. 말이 많으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흐려질 수 있으니까요.

어디까지 서술해야 Complete한 글인지는 당연히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죠. 그러한 피드백에 소요되는 노력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글을 쓰면서 자기 스스로에게 자문자답을 해 보세요. 이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이건 왜 이렇게 되어야 하지? 문장 중에 모르는 단어가 있나? 혹시 나는 아는데 다른 사람은 모르는 단어인가? 등등...



Correctness : 니가 말하는 것이 정확하냐?

여기에서의 정확함은 보통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내용의 정확함과 표현의 정확함입니다. 다시 말해서 팩트와 문법, 이 두 가지를 가리킵니다. 자료에 따라서는 Correctness의 개념을 문법으로 한정짓고, 팩트에 대한 부분을 Completeness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내용이 팩트냐? 이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내용이 팩트가 아니면 그 순간 글의 신뢰도는 와장창 무너집니다. 글을 쓴 목적, 글의 논지 전개 과정, 결론 및 제안 등등 모든 부분이 소용이 없어집니다.

작은 부분 하나에서 실수하면 글 전체가 무너집니다. 개미 한 마리가 둑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 실수가 사소한 부분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그 사소한 부분의 오류로 인해 독자가 글 전체에 갖는 불신은 엄청납니다. 그러니 그 부분 빼고 나머지가 전부 사실이라고 해도 독자는 글쓴이의 내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글쓴이의 노력이 절반, 1/3,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허사로 돌아갑니다. 팩트체크는 가짜뉴스를 판별할 때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다음은 문법입니다. 자기소개서 낼 때 오/탈자 주의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하죠? 일단 오/탈자가 있으면 속된 말로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독자가 글을 100% 받아들이겠습니까? 게다가 심리적으로 오/탈자가 나면 성의없어 보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거죠. 괜히 인사팀에서 그 많은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면서 맞춤법 틀렸다고 거르고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 오/탈자뿐 아니라 비문도 주의해야 합니다. 주어와 술어는 반드시 호응해야 합니다. 이거 진짜 어렵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중간중간에 내용을 교체하거나 문장의 순서를 바꾸거나 해야 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마다 주어와 술어가 서로 호응하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까먹는다? 그 순간 당신은 이미 훌륭한 박근혜 화법 구사자입니다.

정확한 팩트에 기반하여 정확한 단어 선택으로 비문 없이 깔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글의 신뢰성 또한 높아지는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4C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4C는 다음과 같습니다.
Concise : 짧게 쓰쇼.
Clear : 뭘 말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쓰쇼.
Completeness : 필요한 내용은 다 이야기하십쇼.
Correctness : 팩트에 기반하여 글을 쓰시고 문법 조심하십쇼.

솔직히 저도 지키기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저는 말이 많은 터라 Concise와 Clear에서 크게 손해를 보고 시작합니다. 거기다 문장이 기니 주어와 술어가 잘 호응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Correctness 교정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합니다. 이 글은 Concise합니까? 이 글이 Clear합니까? 저는 자신 없네요. 그렇지만 가급적 Concise하고 Clear하려고 노력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 바로 글쓰기 이벤트에서의 입상이나, 독소전쟁 연재했을 때의 좋은 반응 등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 네 가지만 기억해도 글쓰기 실력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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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5 01:01
수정 아이콘
글을 항상 못써서 고민이었는데 일단 와드 설치하겠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01:05
수정 아이콘
저도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배운 것을 되짚어보며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글을 정리해서 올린 것입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 사항을 지켜 가면서 글을 많이 써 보는 것이더군요.
11년째도피중
19/11/15 01:05
수정 아이콘
저도 늘 글을 장황하게 쓰고 명확하게 쓰지 못해서 걱정입니다.
항상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어...그런데 분명 이 글 예전에 본거 같은 기억이....
이치죠 호타루
19/11/15 01:07
수정 아이콘
제가 과거에 어떤 글을 썼는가를 일일이 다 기억하지는 못해서, 같은 내용으로 글을 또 썼을 수는 있겠다 싶네요.
19/11/15 01:11
수정 아이콘
글을 보는 눈이 생길수록, 짧은 문장을 구사해서 읽기쉬운 글을 쓴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항상 실감하곤 합니다.
단문위주로 글을 쓰는데도, 개성이 있고, 이해하기 쉬우며, 의도가 명확한 글들이 있죠. 그런 글이 정말 잘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쓰고 싶네요... (....)
이치죠 호타루
19/11/15 01:1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명문을 써 보는 게 소원입니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최대한 축약해서 한 문장으로 담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글 쓰면서 머리를 싸매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인트루이스
19/11/15 01:12
수정 아이콘
1. 대학가서 리포트를 쓰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놀랍게도 중고등학교에서 작문 교육을 안 받았더군요...
2. 대학가서 다른 사람들 리포트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한국인들 중에서 놀라울정도로 작문 실력이 끔찍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중고등학교에서는 늘 전업 글쟁이들의 정돈된 글만 읽다보니 '보통' 한국사람의 막 쓴 글이 얼마나 지저분할수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3. 대학 논술 채점 위원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01:14
수정 아이콘
기업에 입사하면 메일 쓰는 법부터 가르쳐야 하는 현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죠.
타케우치 미유
19/11/15 01:15
수정 아이콘
기획서 쓸 때 매우 유용할 거 같네요...

와드 박고 갑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01:17
수정 아이콘
Concise와 Completeness에 특히 신경 많이 쓰셔야 하지 싶네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료가 길다고, 또는 이해가 안 간다고 불호령이 떨어질 테니까요.
19/11/15 01: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내용을 읽어보고, 선후관계와 용어가 엄밀한 건조한 글을 선호하시는 분이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앗? 제가 가장 닮고싶은 구술체를 쓰시던 분이시군요.

여기서 Farce는 중요한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울길이 멀군요. 정진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06:53
수정 아이콘
제 글의 9할이 말린 명태마냥 건조하다 보니 4C도 이런 방향으로 해석이 되네요. 다른 종류의 글에서 의미하는 4C는 약간씩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19/11/15 02:43
수정 아이콘
글의 종류/목적 따라 틀린거 아닌가요? 이건 보고서나 사실을 설명하는 글에는 적합하지만, 문학에서는 일부러 길게 쓰는 만연체 같은 것도 있고 다를텐데요.
이치죠 호타루
19/11/15 07:0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보통 문학적 허용이라고 하죠. 일부러 순서를 꼬아서 반전효과를 노린다던지 등이요. 문학의 영역에서까지 4C를 엄밀하게 따질 필요는 없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내용이건간에 내용의 통일성이 있고 독자가 받아들이기 쉬운 문학을 잘 쓴 문학이라 치긴 합니다.
대학생이잘못하면
19/11/15 03:11
수정 아이콘
와드 ON
이치죠 호타루
19/11/15 07:00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꿀꿀꾸잉
19/11/15 07:38
수정 아이콘
스크랩해갑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07:52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쓰기의 기본 원칙이라 하여 간결함이라는 키워드는 항상 들어가니, 다른 분들이 어떻게 글 잘 쓰는 법을 설파하는지 해당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둘리배
19/11/15 09:09
수정 아이콘
3줄 요약이요 크크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29
수정 아이콘
1. 간결하게 쓰자
2. 정확히 그리고 빠짐없이 쓰자
3. 말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쓰자

이 정도면 될까요? 크크크
저격수
19/11/15 09: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글쓰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C가 생각이 납니다. - Confidence
화자로서 청자에 대한 confidence가 없으면 필요없는 정보를 더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를 빼기도 하고, 쓸데없이 돌려 말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청자에게 의도적으로 심리적 장벽을 세우기 위해서 어렵게 쓰는 경우도 있고요. "청자가 내가 이상하게 써도 이해해 줄거야" 류의 confidence가 아닌, "내가 이해한 대로, 생각한 대로 가감없이 표현하면 이해해 줄거야" 류의 confidence가 좀 있어줘야 깔끔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2. 제 경우에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글을 쓸 때와 어릴 때부터 배운 영어로 글을 쓸 때, 확연히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이 더 지저분하고 만연합니다. 영어가 글을 쓰기에 더 좋은 언어인 건지, 제 한국어 지식에 잡음이 많이 끼어있는 건지는 앞으로 더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그러나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의 한국어 문장을 보고서도 마음이 정리되고 깔끔해지는 기분이 잘 안 드는 걸로 봐서, 당분간은 한국어가 글쓰기 힘든 언어라는 편견은 지니고 살 듯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36
수정 아이콘
이거 중요하죠. Confidence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Clear하게 글을 쓸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빙빙 돌려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시켜야 하는데 그게 쉽게 드러나면 직설적으로 막하느니만 못하고...

동아시아권의 글쓰기가 난이도가 있는 원인에는 이러한 체면차리기 문화도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CarnitasMazesoba
19/11/15 09:15
수정 아이콘
저도 음식점 인스타(이건 주목적이 저를 위한 기록이라 느낀 걸 자세하게 쓰려고 합니다) 할 때 말고는 가능하면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구구절절 설명하기를 워낙 좋아하고 이에 따라 습관이 들어서 쉽지만은 않네요 ㅠ.ㅠ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수십 번 글을 쓰고 나중에 글을 다시 읽으면서 퇴고를 한 결과물인지라... 제 글도 처음에는 굉장히 두서없고 장황하며 문장이 매우 길었거든요. 사회에서 필요에 의해 피드백을 받고 저 스스로도 신경을 쓴 결과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ㅠㅠ 당장 이 문장만 봐도...
19/11/15 09:47
수정 아이콘
와 잘 읽었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38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웅이
19/11/15 09:53
수정 아이콘
알겠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40
수정 아이콘
제 글이 좋은 글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크크 여하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덟글자뭘로하지
19/11/15 10:06
수정 아이콘
글을 만연체로 써도 잘 읽히는 사람이 있지 않나 하고 본문의 반례를 찾으려다보니, 그런 글을 쓰려면 기본적으로 4C는 통달해야겠다.. 싶어졌습니다.
일단 간결하고 명확하게, 하고싶은 바를 정확히 모두 담아서 글을 완성하고 그 것을 뼈대로 삼아 미사여구를 붙여나가는 것도 한 방법 인 것 같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크크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41
수정 아이콘
기본기에 충실해야 응용동작이 깔끔해지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스케이트도 못 타는데 트리플 악셀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죠.
녹차김밥
19/11/15 10:08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 글쓰기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이것을 누가 읽을 것인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디씨 특정 갤러리에 글을 쓸 때는 해당 갤러리의 일반 대중이 알 만한 용어들과 내용들을 감안해서 그들에게 낯설지 않은 스타일로 써야 목적을 달성할 것이고, pgr 자유게시판에 쓸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pgr은 주로 정제된 글이 받아들여지는 곳이지만 적절한 인터넷 어투를 섞어 쓰거나 관심 사건이나 게임에 관련한 드립이 섞여 있으면 훨씬 독자에게 접근이 쉬울 때가 많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면 모든 마이너한 감성을 배제하고 정중하고 명료하게 써야겠지요.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상대성 이론을 설명할 때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물리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명할 때가 다 다를 겁니다.

내가 지금 누구 보라고 글을 쓰는가. 그들의 대체적인 성별, 국적, 인종 구성과 취향, 문화, 지식 수준은 대체로 어떠한가. 이 주제에 대한 배경을 어느 정도로 소개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생략해도 될 것인가. 어떤 문장을 제시하면 이것이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며, 어떤 문장에 어느 정도의 부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으면 오해를 부를 것인가.

이런 건 기술이라기보다는 본능적인 눈치에 가깝지만 글쓰기에 있어서도 적절히 눈치를 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이니까요.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44
수정 아이콘
적절한 독자 설정은 매우매우 중요하죠. Clear한 주제와 Complete한 글, 두 가지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독자만큼 큰 변수가 없으니까요.
오쇼 라즈니쉬
19/11/15 10:22
수정 아이콘
네 줄 요약 되네요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45
수정 아이콘
4C니까 네 줄이죠 크크 사실 까놓고 말하면 본문도 100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그렇게 고압적으로 나오는 걸 제가 싫어할 뿐이죠.
19/11/15 10: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정도면 4C 확실하죠?
이치죠 호타루
19/11/15 10:46
수정 아이콘
매우 확실합니다 크크크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쇼 라즈니쉬
19/11/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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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추천좀
19/11/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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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C 절망편
1) Capitalism : 돈이 될 법한 글을 써라
2) Capsaicin : 매운맛 소재를 선점하라
3) Canard : 선동과 날조를 두려워하지 말라
4) Crack : 상대방의 멘탈을 찢어라

써 놓고 보니까 흔한 황색언론 게시물이군요
이치죠 호타루
19/11/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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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 Crazy : 미친 X이 되어 상대방을 미치게 만들어라 추가요...
헤헤헤헤
19/11/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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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공부가 다른사람이 쓴 글을 읽는게 전부이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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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별 거 없어 보이는데 사실 가장 까다로운 고단수의 영역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패리야
19/11/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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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c를 지키는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러다 보니까 문장 하나를 쓰는데도 몇 번을 지웠다가 다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렸을때 일기를 열심히 쓸걸 그랬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9/11/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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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보다도 중요한 건 핀포인트 피드백이죠. 여러 곳에서 피드백을 받으시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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