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1/02 15:35:07
Name 방과후계약직
Subject [일반] 쓰레기 대학원에서 정승처럼 졸업하기 4
주말 잘 지내고 계신지요? 주중에는 논문 수정 작업 진행하면서 서울에 잠시 잡페어 갔다온다고 게시글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가을이 접어 들면서 감기에 걸렸는데 이번 감기는 특히 심하네요... 다른 분들도 특히 건강 관리 힘쓰시기 바랍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6. 무기력 극방 방법: 일기

  

앞선 행동 강령에서 필자는 유대감, 유능감, 자율성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효과적 연구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위의 행동강령을 감안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본인이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를 만났을 때 피할 수 없는 분노와 무기력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는 따로 한 절을 만들어서 독자 여러분과 분노와 무기력을 극복하는 방법론을 공유하고자 한다. 심리학 상담 절에서 언급했듯이, 본인의 감정과 행동을 잘 이해하는 것이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하여 필자는 필사적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하루하루가 너무 아쉽고 아깝게 느껴져 일기를 썼다. 심할 때는 분단위로 행동을 기록했고 하루에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오늘의 감정은 어땠는지,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오늘의 강의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연구실 생활에 주의 점은 뭔지, 교수님은 어떻기 대해야 하는지, 오늘의 연구 성과는 무엇인지,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밥은 뭘 먹었는지 등등을 세부적으로 기술했다.

  

그리하여 총 4년을 동안 일기를 쓰고나서, 필자가 느낀 것은 첫째 필자의 행동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둘째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명확히 했으며, 셋째 연구실 생활에서 본인의 입장에서 다양한 증거를 모을 수 있었으며, 네째 감정을 객관적으로 다루어 감정의 해소가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부가적인 현상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매일 일기를 자그마한 성취가 축적되어, 필자 자신에게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큰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연구는 필자의 목표가 아니었다. 행복이란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슬럼프를 겪고 계신 많은 독자분들도 개인의 일기를 쓰기를 권장한다.


7. 지도교수와 미팅법

  

 

    

사실 필자는 석사의 졸업여부는 개인의 연구실력보다는 지도교수와의 관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교수의 입장에서는 SCI 논문을 스스로 뽑아내는 석사생이 아니 고서야 굳이 석사를 높게 평가할 이유는 없다. 본인 주변에 차고 널려 있는 것이 박사이다. 때문에 교수와의 Communication은 석사 기간 중 가장 신경 써야 할 파트임을 잊지 말자.

  

이번 절에서만큼은, 필자의 경험이 독자에게 유용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다양한 교수의 성격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의 주관적 경험이 이번만큼은 도움이 될지 안될지 가늠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본인의 경우 지도교수가 매니지먼트 타입의 회장형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조언을 적어 두었으니, 독자들이 본인의 교수와 잘 비교하여 적용하기 바란다.

  

본인의 지도교수는 필자의 연구 분야에 문외한 사람이었다. 때문에 교수와의 대화에서 석사기간동안 많은 애를 먹었는데, 그 이유를 한참 뒤에 서야 깨 달았다. 필자의 가정에는 교수도 필자의 분야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기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나가고 나서야, 필자의 분야에는 일도 모르는구나 하는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때문에 교수와의 대화 중에 유념해야 할 점은 교수를 모든 것을 다 아는 상사라고 생각 하기보단 고객으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단 것이다. 이런 타입의 지도 교수를 상사로 생각 한다면 대학원생이 수동적 자세를 취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고객으로 생각 한다면 주체적으로, 고객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 주기 위해, 연구 결과를 보기 좋게 요리하고 플레이팅 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요즘 교수는 바쁩니다. 대학원생의 인권을 챙겨주며, 또한 기분을 신경 써주며 이끌어 주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의 테뉴어 혹은 인생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대학원생에 압력을 가할 구조적 불합리함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교순 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전체적인 구조적 불합리 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수동적으로 살기에 대학원은 그렇게 녹록한 공간이 아닙니다.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를 조언 드립니다.

  

        

  

8. 피해자 프레임


본 절은 나이브 하면서도, 착해 빠진 멍청이를 위한 장이다. 필자가 직접 느낀 사항을 정리한 절이니, 독자들이 집중해서 읽기를 바라는 절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앞서 언급한 이상한 온갖 도라이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친구라는 존재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사람을 고른 항목이기 때문에, 필자처럼 나이브하고 착한 사회 초년생들은 사회생활이라 것에 마음이 매우 아플 것이다. 본 절은 이들을 위한 것이다.

  

우선 프레임 전환이다. 필자는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도덕적으로 가해자라는 생각을 했다. 본인이 능력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존재라고 생각한적이 많았다. 그래서 괴로웠다.

  

그러나 앞선 선배들이 겪을 박사 생활을 돌이켜 보니, 그저 그들의 생존 전략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필자는 이를 피해자 프레임이라고 부르는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필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후배가 도와주지 못해 연구실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지속적이 세뇌작업을 실시한다. 필자가 보았을 때 이는, 고의적인 작업이 아니라, 그들의 생존 필수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필자는 과거에 이러한 프레임에 아주 잘 걸려들어서 심각한 자기 혐오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단순한 그들의 생존 전략에 걸려든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 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딱총새우
19/11/02 17:43
수정 아이콘
저 이 연재물 너무 좋아요. 일기는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여서 쓰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방과후계약직
19/11/02 22:35
수정 아이콘
그때 그때 달랐습니다. 저는 스트레스 푸는 용도이기도 해서 2시간 걸리기도 했고, 형식 잡히니까 10분 걸리기도 했고, -> 밤에 잠이 안와서 생각을 정리하는 날이면 하루가 일기를 위해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뭐.. -> 요즘 핸드폰이 좋아서 생각이 잊지 않으려면 카톡 메모장으로 쓰면서 말하면서 기록하기도 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317 [일반] 마인드 리딩이 과연 가능할까? [15] 지게로봇정규직좀7803 19/11/04 7803 2
83316 [일반] 미국 고립주의가 대두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 [52] 아리쑤리랑16535 19/11/04 16535 57
83315 [정치] 따끈 따끈한 박찬주 기자회견 [336] 뿌엉이23890 19/11/04 23890 0
83314 [일반] [신간] Hitler: A Global Biography [1] aurelius6686 19/11/04 6686 4
83313 [일반] 쓰레기 대학원에서 정승처럼 졸업하기 5 [4] 방과후계약직6629 19/11/04 6629 1
83312 [정치] 더불어민주당 82년생 김지영 논평 철회 [232] 치느22597 19/11/03 22597 0
83311 [일반] 15?) 주일학교에서 듣기 쉽지 않은 성경 이야기 [31] 삭제됨9724 19/11/03 9724 15
83309 [일반] [일본도서] 이번주에 구입한 책 목록 [17] aurelius9518 19/11/03 9518 3
83307 [일반] 트위치 여성 스트리머와 만났던 썰. [35] 삭제됨19662 19/11/03 19662 70
83306 [일반] 헬조선; 풋내기 꼰대와 징징이 청년의 콜라보 [49] Inevitable12518 19/11/03 12518 30
83305 [일반] [노캔 전문가(?)]의 에어팟 프로 사용기 (평가 및 후기) [35] 랜슬롯13036 19/11/03 13036 2
83304 [일반] 중국 "홍콩에 전면 통제권 행사..일국양제 도전 용납 안 해" [12] 데브레첸12134 19/11/03 12134 1
83303 [일반] 에어팟 프로 후기 [51] cs12332 19/11/02 12332 1
83302 [일반]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feat. 아인슈타인) [56] Gloria23394 19/11/02 23394 64
83301 [일반] 쓰레기 대학원에서 정승처럼 졸업하기 4 [2] 방과후계약직6782 19/11/02 6782 3
83300 [일반] 게임게시판과 이스포츠 게시판을 독립해 개설하는건 어떨까요? [64] 수부왘9610 19/11/02 9610 9
83299 [일반] (스포)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 감상 [17] 삭제됨8887 19/11/02 8887 1
83298 [일반] 고양이 입양한 이야기 1 (사진 다수) [50] InYourHeart10518 19/11/01 10518 37
83297 [일반] 두번째 삼국시대 마지막편. 고환의 최후. [21] Love&Hate14462 19/11/01 14462 30
83296 [일반] 블리자드, 라이엇은 정말 중국 눈치를 보는가 [118] 유대감21994 19/11/01 21994 26
83295 [일반] [단상] 아직도 서양이 압도적이라고 느끼는 분야: 지식 [32] aurelius14559 19/11/01 14559 18
83294 [일반] [역사] 일본 최초 방미사절단의 반응 [11] aurelius13563 19/11/01 13563 18
83292 [일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일반화의 오류가 그것만 있다는 성급한 일반화를 멈춰주세요 :) [9] TheLasid9078 19/11/01 9078 3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