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평범했지만, 특정 별의 순이 1세대였습니다.
그땐 그런건지도 모르고 좋아하니 할 수 있는걸 다 했을뿐,
제일 은행에서 밤새 기다려 표도 구해보고,
쉬는 시간에는 사서함 청취,
<꿈 콘서트> 같은 것들의 좋은 자리를 위해
첫차를 타고 가서 막차를 타고 오는 생활 같은 것을 하는,
그저 평범하고, 어딜가나 있던 소녀.

그 소녀를 그리 움직이게 했던 <별>은
은퇴를 하고, 본인의 길을 걸었지만..
은퇴전 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돌았던 소문이
사실로 밝혀졌고, 어린 마음에 상처받은 소녀는
더 이상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리, 하며
순이질을 접게 되었습니다.

그 후-
빛나는 것들은 많았지만,
그 안의 진짜를 보지 못하고
소녀는 아줌마가 되었지요.

아줌마는 우연히 한 드라마를 보다가
조그맣지만 빛나는 무언갈 보게 됩니다.
처음엔 호기심에 찾아보다,
급기야 빠져들어 소위 말하는 덕질을 시작합니다.
그 빛나는 것을 덕질하다
소속되어 있는 큰 행성을 덕질하게 되었네요;

아아.. 그러나,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어요.
공식 페이지엔 없는 정보에 목말라
정보는 다양하지만 오롯이 정신력으로 버텨내야 하는 모 사이트에 접속해 봅니다.
솔직한 마음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 당합니다.
<삭제 이유; 풀내, 찻내>
몰라서 물어보다 또 삭제 당합니다.
<삭제 이유; 줌내, 어그로>

처음엔 저 생소한 단어부터가 벽이었지요..
하지만 아줌마도 공대나온 공순이 출신,
비록 살림살며 무뎌졌지만 근☆성☆가☆이!
밤새도록 디버깅 해본 집착으로 용어를 따라가봅니다..
아, 그런거 였군요. 찻내 풀내.. 어그로,
아,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용납 못하는 단어, 줌내.
고민에 빠집니다..
새로운 혐오의 단어인가, 가벼운 조롱인가..

한참 생각해 보고 깨달았습니다.
바로 이런게 줌내구나,
어떻게든 물어뜯어 얻어볼 생각 하지 않고
어딘가에 구구절절하게 신세한탄해 볼 생각부터 하는,
감정이 앞서지만 행동력이 따라갈 수 없는,
그게 글에 나타나는 이런거구나...(눈물)

아줌마는 한 발 물러서 봅니다.
아기들에게 줌내라면 같은 줌마, 줌씨에겐 먹히겠지..라며 공허한 소리를 내봅니다.
어쩌면 얻을 수 있을지 모를 요행과
줌내나는 공감을 바라며
육아 넘버 원 커뮤니티에 글 한번 올려봅니다..

별을 쫓는건 어려운 일이네요.
소녀든, 아줌마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