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W는 1진도 2진도 아니라 그저 힘 좀 쓰고 성격이 좀 모가 있는 그저그런 껄렁껄렁소년이었습니다.
평소 큰 목소리의 W는 큰 목소리와 과장된 행동으로 일반 학생들에겐 약간 어려운 대상이었지만 일진에겐 아웃오브 안중이고 이진에겐 가끔 친구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여겨지는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계급이란 것이 참 묘한 것이 위로 갈수록 웃음을 전략적으로 아껴야 하며 근엄 엄숙 진지 한 모습을 보일때 위합감을 극대화 하며 지속시킬 수 있기에 일진들이나 힘있는 선배들은 일반 학생들에게는 웃음이 없는지 참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엄숙 근엄 진지한 표정을 짓고 거드름을 피우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진 수준으로 내려오면 웃고 떠드는것은 훠얼씬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리고 W수준으로 내려오면 웃음은 전략도 본인의 무기가 아니며 필요하면 웃고 떠드는 일반인의 행복과 같은 수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 나이든 선생님 한분은 평소 일부러 화장실 갔다온다고 늦었다며 핑계를 대고 수업에 늦게 들어오며 게기던 일진 T를 꾸짖으며 인신 공격을 하였습니다.
사실 T는 일진들의 휴식시간 정모 때문에 가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짜증난 선생님은 T의 볼까지 꼬집으면서 좌우로 흔들었습니다.(좌우로~흔들어~!)
“얌마! T야. x가루 털지 말고 x은 집에가서 싸! 알간?”
이 대목에서 감수성 높은 중딩 2학년생들는 x 가루의 x자만 들어도 자지러질 수 밖에 없는 슬픈 운명이었던 것이지요.
교실에는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하하하하하하!”
하지만 일진T라는 위엄 때문인지 웃음은 금새 끝이 났습니다.
세상에는 분위기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W는 그런 부류였던 것입니다.
평소 큰 목소리의 W의 웃음은 반 학생들의 짧은 웃음이 끝난 후 약 0.5초간 더 이어졌습니다.
“하하하,,,,.”
단 0.5초였습니다.
단 0.5초.....
그리고 이 대목에서 미사모쯔는
“으읍!”
하며, 허벅찌를 꼬집으며 0.01초 더 빠르게 웃음을 참는 영민함을 보였더랬었죠.
그렇게 T는 선생님에게 한 번 꼬집히고 일이 끝나는듯 보였지만 문제는 방과후에 터지고 맙니다.
T는 일진의 수뇌부는 아니었지만 사각의 얼굴과 올라간 눈꼬리 그리고 큰 주먹을 가지고 있었기에 꼬다리는 아닌 중다리 정도에 걸쳐진 일진이었습니다.
생김새로 학교 서열 1위의 쌈짱처럼 생겼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T는 중다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간간히 보이는 돌발적 분노와 잔인함으로 인해 그 누구도 T의 일진으로서의 품격을 의심하는 학생은 없었습니다.
방과후 T는 W의 하교길에 따라 붙습니다.
T는 일반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모욕 받은 것에 화가 난 상태에서 W의 웃음소리를 듣고 화가 폭발 한 것이었으며,,,,,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위신이 깎인 것을 해소해줄 희생양이 필요 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