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4/18 10:11:51
Name 참교육
Subject [일반] 저는 쓰레기입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화를 거의 안냈습니다.

남들과 다툼도 거의 없었고 아무리 성격 더러운 친구라도 다 받아주는 성격입니다.


이런 성격 덕분인지 주위에 항상 사람이 많았고 사람들은 모두 제가 쿨한 성격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그것들을 다 받아 넘기는 쿨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라 그냥 듣고 묵혀두는 속좁은 놈입니다.


이런 속좁은 저에게 최악의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담아두고 담아두다가 그 사람을 담을 수 있는 제 그릇의 한계가 오면 그냥 그 사람을 제 기억속에서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전화번호 삭제, 차단, 카톡 차단, 페북 끊고, 인스타 끊고 등등

그냥 그 사람의 흔적을 저한테서 다 없애버립니다.

얽혀있는사람? 그런거 까지 고려해서 그 사람을 없애버리는 타이밍을 잴 정도로 속좁은 인간이 저입니다.


당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겁니다 이유도 없이 잘지내던애가 하루아침에 자신을 저렇게 대하니...

그런데 "그 당황스러운 감정이 나를 괴롭혔던 니가 겪어야 할  정당한 대가이다" 라고 생각하고 저는 행동했습니다.


네 그리고 몇일전 10년지기 친구한테 똑같이 뒷삭, 차단을 당했습니다.

이유?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분? 제가 예상했던 대로 정말 더럽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한테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쓰레기 짓을 해왔었는지 깨우치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누군지도 모를테고 저에게 그런짓을 당했던 당사자들이 이 글을 읽을확률도 0퍼센트에 수렴하겠지만

다들 미안했다는 말을 전하고싶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종머앟괴꺼솟
18/04/18 10:15
수정 아이콘
늦게라도 알았으면 다행이죠 뭐
TheLasid
18/04/18 10:17
수정 아이콘
화도 내는 연습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18/04/18 10:22
수정 아이콘
친구는 잘 모르겠고 화 안내고 항상 웃고 상냥한 사람하고 사겨보면 본문처럼 화가 안나는게 아니라 화난거를 그냥 안으로 삭히는 타입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그 화가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애인에게 뿜어지는 경우를 몇번 겪어 봤습니다. 이런 경향이야 누구나 어느정도는 있다고는 보는데 정도가 심하면 주변에서 정말 괴롭죠..
리스베트
18/04/18 10:33
수정 아이콘
제가 특히나 어머니에게 그런 경향이 있어서(사실 어머니도 저에게 많이 화풀이를 합니다만)
어머니랑 대화하기 전에 항상 화내지 말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얘기를 하는 편입니다.
염력 천만
18/04/18 10:22
수정 아이콘
사실 당해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너무 자책이나 자학하지 않으셔도 될것같아요
드아아
18/04/18 10:23
수정 아이콘
표현하는방식이 겁나게 잘못됐군요....그래도 이제부터 고쳐가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알카즈네
18/04/18 10:26
수정 아이콘
살면서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남에게 상처 한 번 안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잘못하시긴 했지만 이 정도로 쓰레기면 세상에 쓰레기 아닌 사람 거의 없을 걸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앞으로 인간관계 새로이 잘 만들어나가시면 될 듯 합니다.
foreign worker
18/04/18 10:29
수정 아이콘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죠.
18/04/18 10:32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성격 입니다.
저는 인간 관계는 완전히 칼 처럼 짜르진 않지만 서서히 정리해 나갑니다.
그냥 좀 거리를 두면 알아서 멀어지더군요.
그래서 지금 남은 인간 관계는 정말 믿음직한 사람들만 남았죠. 좁은게 단점 입니다만....

저의 경우엔 좀 회사한테 그러기도 합니다.
말해봤자 안고쳐질게 뻔한 문제들이 있어서 어필은 안하고 그냥 보죠.
어필해봤자 입만 아프고 불평분자로 밖에 안보이니...
그러다가 이게 못참을 정도가 되면 그만 둬버립니다.
지금이야 좀 유해지긴 했지만.....
포도씨
18/04/18 10:40
수정 아이콘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꾸려 노력하는 사람은 절대 쓰레기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본래 성품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게 인격인거죠. 잘 다듬으셔서 가까운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시는 인품의 소유자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케이드
18/04/18 10:44
수정 아이콘
글 읽다가, 예전 제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노력하면 고쳐집니다. 제가 그랬듯이요.
인간은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게 아니라서 서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서로의 속마음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정말 서운한게 있으면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털어놓거나 심지어 싸우게 되더라도 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덧 바뀐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필깍이
18/04/18 10:59
수정 아이콘
깨달으셨다면 다음부턴 그렇게 하지 마시길...
파핀폐인
18/04/18 11:03
수정 아이콘
하..저랑 비슷하시네요..
18/04/18 11:25
수정 아이콘
내가 안당했으면 하는 것들을 남한테도 안하는 게, 결국 스스로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좋더라구요.
틀림과 다름
18/04/18 11:39
수정 아이콘
예전에 여기 pgr 질문게시판에서 글 올리신분의 글과 비슷한 글을 봤습니다
왠만하면 상대의 어떠한부분과도 어울리는데 만일 선을 넘게 되면은
그 사람과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는 글이었습니다
(글을 본지 몇달 되어서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런 성격이 괜찮은지 물어보는 그런 비슷한 글의 질문글로 기억합니다
그 글을 링크해서 이 글을 올리신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애플망고
18/04/18 11:50
수정 아이콘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네요. 인격장애와 연관이 있을수도 있구요.
이밤이저물기전에
18/04/18 12:05
수정 아이콘
그냥 되게 소극적이고 마찰을 두려워하는 타입이신거 같은데요
그렇게 본인 성향이 대단히 안좋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것도 아니구요
너무 드라마틱 하신듯... 약간 중2병 냄새도 좀 나구요
근데 그런식으로 관계를 관리하면 본인이 손해죠
갈수록 인간관계가 줄어드니까요
-안군-
18/04/18 13:01
수정 아이콘
욕 한 마디 안 하고도 자기가 화가 났다는 사실을 드러냄과 동시에 상대방의 기분을 아주 더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피지알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스킬들을 익히게 됩니...(속닥)
눈팅족이만만하냐
18/04/18 13:04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데, 이게 꼭 나쁜 스타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로 동생이나 후배들한테 그러는데, 싸가지 없는 애들 일일히 지적하진 않고 그냥 지켜보다가 결국엔 명단에서 지워버립니다.
일일히 그때그때 화내며 지적하면 오히려 성격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을 거 같고..

아무튼 인간관계가 참 어렵죠.
불굴의의지
18/04/18 13:50
수정 아이콘
저랑 똑같네요
가브라멜렉
18/04/18 14: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랑도 비슷하네요. 저도 말싸움에 약하고 싸우는 걸 싫어하다 보니 참고 참다가 결국 안 좋은 방법으로 감정표현을 하게 되고 그걸로 인해 틀어져서 결국은 멀어지는데 ..이렇게 해서 오래된 친구들 몇명과 관계가 아작이 났죠... (가뜩이나 없는 친구들이...크크) 그렇게 몇번 작살이 나니... 고칠려고 노력하는데... 천성을 고치는 게 쉽지가 않네요.

뭐 사족을 붙이자면... 스스로 쓰레기라고까지 비하하실 필요가 있나 싶네요. 사람이란 게 ... 아무리 잘나 보여도 결국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누구나 실수는 다 하는 법이잖아요?) 예전보다 좀 더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님도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 저는 참고로 일기를 매번 쓰니까 좀 괜찮아지더라구요. 일기에다가는 할말 못할말 전부 다 퍼붓는 식으로 적다보니.. 오히려 마음도
후련해지고 머릿 속에 있는 생각들이 한번 정리도 되구요...
사구삼진
18/04/18 18:34
수정 아이콘
화 자주 내는 것보다야 훨씬 좋은 거 아닌가요?
저도 그런 성격인데 연락 안 하는 사람은 원래 그리 친한 편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10년지기가 갑자기 그런다면 당황할 거 같긴 하네요. 그 정도면 말할 법도 할텐데요
부화뇌동
18/04/18 19:40
수정 아이콘
10년지기는 좀 충격적이네요. 근데 저도 비슷한 성향이라 공감가네여
Musicfairy
18/04/18 23: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마음에 안 들거나 불만이 있으면 말할 줄도 알아야죠..
관계를 끊어야할지 고민이 생길 수준이면, 바로 불만을 말로 하고 고쳐달라거나 하는 등으로 요청할 줄을 알아야겠죠.
거기서 상대의 반응을 보고 관계를 끊을지 말지 결정하고,
끊을 때는 끊더라도 왜 끊는지 이유를 말하고 끊고요.
그게 어려우면, 차단까지는 하지 말고 먼저 전화하려하거나 만나려하는 것만 하지 않고, 단체모임에서 동석했을 때는 최대한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식으로 서서히 거리두기를 하거나 하고요.

그렇게 아무 말도 안하고 갑자기 끊으면,
당신이 자신이 불쾌함을 느낀 부분에 대해 상대에게 말을 했다라도 무시했을, 애초에 당신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무례하게 행동하던 사람에게는, 말 그대로 신경쓰지 않았기에 별 타격이 없고,

당신을 중요하게 여기고 신경쓰지만 단지 당신이 불쾌한 줄 몰라서 의도치 않게 당신을 불쾌함을 느끼도록 행동을 한, 불만에 대해 말을 했더라면 얼마든지 고칠 의향이 있었던, 당신의 친구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러울테고, 그런 친구를 잃어버린 당신 본인도 알게 모르게 손해를 많이 입었겠죠...


자신을 쓰레기라고 비하하기보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바꾸려 노력하는데에 먼저 신경쓰시길...
임전즉퇴
18/04/18 23: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쿨하게 받아준다는게 웃을거 다웃고 나서 그런거라면 빼박 잘못이죠. 화합이라 하겠지만 실상 영합이니 평가를 말할 자격이 깎입니다. 일본인들이 상대적으로 이런 문화가 있고 솔직히 여자들이 이렇게 굴어서 남자만 바보만드는 경우가 있죠.. 한국문화가 어찌됐건 싫은건 좋은척하지나 말아야지 그걸로 뭔 양보희생 마일리지 적립했다가 결제하려들면 곤란합니다.
엄근진이라도 보이긴 해줬었다면 아주 잘못은 아니고 좀더 노력하시는걸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710 [일반] 구글에서 코딩을 가르치는 앱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8] 아마데10994 18/04/20 10994 3
76708 [일반] 이번 여행을 하며 지나친 장소들 [약 데이터 주의] [26] Ganelon9246 18/04/20 9246 43
76707 [일반]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철회 [120] 중태기20439 18/04/19 20439 3
76706 [일반] [수필] 거미를 안전하게 풀어주었습니다. [31] 도로시-Mk27347 18/04/19 7347 7
76705 [일반] 아마도, 김정은이 그리고 있는 그림 [115] 퀀텀리프17302 18/04/19 17302 2
76704 [일반] 선거 게시판을 엽니다 [80] 유스티스15467 18/04/19 15467 12
76702 [일반] 아내가 내게 해준 말. [35] 켈로그김11444 18/04/19 11444 43
76700 [일반] 김경수 경남지사 출마선언 일정 취소(수정 공식출마선언) [132] 히야시21181 18/04/19 21181 2
76699 [일반] 즐겜하세요, 모두들 [96] 글곰12209 18/04/19 12209 41
76697 [일반] 오늘자 리얼미터 떴습니다. 결과는?? [271] Darwin28762 18/04/19 28762 31
76696 [일반] 그날 바다 보고왔습니다. [20] 삭제됨11115 18/04/18 11115 13
76694 [일반] 선거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글 작성시 주의사항 [23] jjohny=쿠마10424 18/04/18 10424 22
76693 [일반] 심심해서쓰는 르노삼성 QM3 리뷰 [25] 뜨거운눈물15178 18/04/18 15178 3
76692 [일반] 퇴사한다고 말한 날 [58] 브라이언13374 18/04/18 13374 65
76691 [일반] [단상] 종전 및 평화협정 이후를 생각하다 [103] aurelius14031 18/04/18 14031 13
76690 [일반] 일하기 싫다 [38] 마리오30년8839 18/04/18 8839 32
76689 [일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예쁘고 귀엽지만 불편해 [23] 아찌빠7962 18/04/18 7962 1
76688 [일반] 김경수/김기식 사태가 반영된 오늘자 알앤써치 여론조사 [88] Darwin17109 18/04/18 17109 11
76687 [일반] 손발이 묶인 채로 두들겨 맞는 PGR 운영시스템 -1 [185] 14082 18/04/18 14082 89
76686 [일반] 과거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보는 경남지사 (언더독 민주당 입장에서..) [63] 타마노코시12190 18/04/18 12190 14
76685 [일반] 저는 쓰레기입니다. [25] 참교육8796 18/04/18 8796 3
76684 [일반] 프로그래밍 면접 이야기 -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38] Je ne sais quoi9233 18/04/18 9233 5
76683 [일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미대화(feat. 종전) [69] Roger10287 18/04/18 10287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