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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18 10:11:46
Name Je ne sais quoi
Subject [일반] 프로그래밍 면접 이야기 -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https://pgr21.co.kr/?b=8&n=74243 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올해에도 여전히 많은 면접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 면접 본 분이 탈락했는데, 딱 하나의 이유만은 아니지만 너무 솔직한 게 탈락 원인 중의 하나여서 글을 써봅니다.

요즘은 인터뷰에 대한 책이 많고, 프로그래머나 코딩 쪽만 겨냥한 책들도 많습니다. 어떤 책을 보건, 검색을 하건 기본은 준비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머니, 이쪽에서는 크게 기술/비기술쪽으로 나눠서 준비를 해야 하죠.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cracking the coding interview등 인터뷰 책을 보면 이런 쪽을 behavioral이라고 하는데(우리 말로 뭐가 적절할까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전 회사/업무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는 겁니다.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이 분은 이직 동기로 현 직장에서의 평가에 대한 불만 - 열심히 했는데 최고 등급을 못 받는다 - 과 업무에 대한 불만 - 나는 A를 하고 싶은데 B를 잘 한다면서 B만 맡긴다 - 두 가지를 말했습니다.

우선 평가에 대한 불만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올해 평가 맘에 안 듭니다. 작년에 내가 한 일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본다면 이런 얘긴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이 회사에서 할 업무가 ~~~한 이유로 앞으로 발전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게 무난하죠.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의 일부만 드러내는 겁니다.

또 업무에 대한 불만이 있는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면접관은 바로 반문을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A를 하고 싶지만, 경력으로 보나 뭘로 보나 B를 잘 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도 B를 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에서는 당신이 하고 싶은 거 보다 잘 하는 게 우선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분은 여기서 바로 모순되는 답변을 합니다. '월급받는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나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른 쪽은 제가 알 수 없지만,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는 분야에 관계없이 다 공통인 부분일 거 같습니다. 이 분의 경우는 이외에도 기술적으로도 부족하다고 판단이 들어 망설임없이 탈락했지만, 기술적으로 충분하다고 보여도 이런 비기술적인 부분에서 걸려서 탈락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다른 분 이야기인데, 면접을 보며 기술적으로는 충분하다고 다들 판단했지만, 협업 관련 질문에서 면접관 중 일부가 아주 약간 맘에 걸린다고 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부서원 중 한 분이 한 다리 건너면 지인을 알게 되어 평판 조사를 했는데, 돌아온 이야기가 '정말 최악이고 절대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수준이었습니다. 면접 종료 후 평판 조사를 우리가 평가에 넣어도 되는가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있었고, 결국 탈락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평소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생활이 어려운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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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군
18/04/18 10: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리가 노동자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회사생활 해보면 해당 노동자의 '인성'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죠. 한 사원의 인성이 개판인데 위에서 그거 캐치 못하고 놔두면, 그냥 팀 하나가 망가집니다. 왜냐하면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거든요.
- 써놓고 보니 본문과 별 연관은 없는것 같네요. 그냥 생각이 나서...
raindraw
18/04/18 10:17
수정 아이콘
면접자 입장에서 무조건 합격하기 위해서라면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겠지만
반대로 면접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는 회사라면 거를 필요도 있죠.
물론 너무 완강하게 이것만 하겠다는 걸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기업 입장에서 좋아하지 않을테니
필요하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곁들일테구요.
Je ne sais quoi
18/04/18 10:58
수정 아이콘
당연합니다. 면접 때 당연히 면접자도 회사를 골라야죠.
세종머앟괴꺼솟
18/04/18 10:1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난번 글 내용은 거의 공감안가는 내용이었는데,
협업을 잘 할 수 있느냐의 중요성을 포함해서 이 글 내용은 대부분 공감합니다.
아케이드
18/04/18 10: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방적인 회사입장에서 쓰신 글이군요.
저도 관리직이라 면접관으로 종종 들어가는 입장에서 조심스럼게나마 견해를 보태 보자면,
면접자 입장에서도 면접을 보고 자기와 맞지 않는 회사라는 판단이 들면, 그 회사는 안가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합격을 위해서 거짓말까지 해서 입사해봐야 자신과 안맞는 곳이라서 적응에 실패하거나 괴롭기만 할수도 있거든요.
배부른 소리로 들릴수도 있겠습니다만,
면접은 사실 회사가 채용할 사람을 보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면접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다닐 회사의 분위기와 해당 회사에서 자기가 할일을 살펴보는 자리라는 겁니다.
면접관 입장에서 명심해야 할것이, 아무리 취업난이라고 해도 진짜배기 인재는 자기가 회사를 고를 능력이 됩니다.
면접은 일방적인 자리가 아니라 상호소통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것이죠.
Je ne sais quoi
18/04/18 10:59
수정 아이콘
당연히 면접자도 회사를 골라야죠. 제가 쓴 글이야 면접관 입장에서 면접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니 회사 입장이라고 볼 수도 있죠.
F.Nietzsche
18/04/18 13:59
수정 아이콘
면접 때 자기 할 일을 한다는 것과 이직동기를 굳이 불필요한 소리를 하는건 전혀 다른 이야기 같은데요.
아케이드
18/04/18 14:01
수정 아이콘
불필요한 소리라는건 면접관의 판단일테구요.
면접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얘기일 수도 있죠.
해당 발언에 대한 면접관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이기도 하구요.
스타트업트리
18/04/18 10:50
수정 아이콘
신입과 경력은 다르죠. 특히 경력에 추천을 받아 간 면접에서 딴소리를 듣는 다면 안가는데 낫다고 봅니다.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면접에서도 흔합니다. 인사과랑 연봉협상할때는 내규라고 하면 내가 왜 이 시간을 들여 이 자리에 있을까 생각이 들죠.
도토루
18/04/18 11:0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평판조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딩 실력이 좋지만 자기만 알고 협업하는데 있어서 업무 넘기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분들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분들도 있었고(PL 옆에서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해서 나중에 찾아갔더니 왜 나한테 왔냐고 말하는 정치적인 사람..;;)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되어야 하는데 일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채용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가우리
18/04/18 11:11
수정 아이콘
만약 진짜로 가고 싶은 회사라면 어떻게라도 했겠지만 그냥 구직자 생각에 회사가 아닌가보죠...
세인트
18/04/18 11:2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특정 기술 전문직? 암튼 그런 쪽이 의외로 기술 이상으로 저 평판이나 인성이나 이런 부분이 중요하더군요.

제가 일하는 쪽도 결국 회사를 옮겨도 만나는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인 전문직이라
A회사에서 나온 사람이 B회사를 갈순 있어도 A에서 평은 B를 가든 C를 가든 따라가더군요. 업계 관련종사자들 풀이 좁아서 그런지...
아스트랄
18/04/18 12:12
수정 아이콘
전 솔직한게 좋다고 봅니다.
목적이 회사에 붙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솔직해야 회사 입장에서도 뽑을 만한지 평가하기가 쉽고
지원자 입장에서도 이런 내 모습도 이 회사에서는 문제가 없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깐요.
Je ne sais quoi
18/04/18 13:47
수정 아이콘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과거에 그렇게 생각했는데..
예전에 다른 데서 떨어지고 나니 그게 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빛날배
18/04/18 12:42
수정 아이콘
현직자신거 같은데 보통 신입 합격하는 스펙평균이 어느정도 되나요? 글쓴이님이 계시는 회사 기준으로요.
문정동김씨
18/04/18 13:07
수정 아이콘
왠지 느낌적인 느낌에 g나 a로 시작하는 회사가 아닐까 합니다.
Je ne sais quoi
18/04/18 13:45
수정 아이콘
제가 지난 번 쓴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부서에서는 학력이나 기타 조건에 대해서 별도 제한을 걸지는 않고, 인터뷰를 통과하느냐를 기준으로 해서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네요. 회사 전체로 보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빛날배
18/04/18 13:51
수정 아이콘
인터뷰가 그럼 겁나 어렵나보네요 ㅠ 근데 어학이나 학벌(ex xx대 이하론 이력서 갈아라) 자격증 이런거 없나요
Je ne sais quoi
18/04/18 14:12
수정 아이콘
어학은 따로 입력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쓰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보지를 않거든요.
학벌은 입력하는 부분은 당연히 있습니다만, 학교 이름으로 자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지난 번에는 고졸인 분도 봤습니다.
주인없는사냥개
18/04/18 14:23
수정 아이콘
보통 IT 계열은 학벌 보는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을 겁니다.
실력 측정하는 방법은 꽤나 정해져있고, 그 측정이 되게 어려운 것도 아니라... 경력이라면 모를까 신입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다만 잘하는 사람 중에 학력이 좋은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많긴 할 것 같네요. 근데 이건 아마 어떤 직군이라도 공통이겠죠.
빛날배
18/04/18 16:02
수정 아이콘
혹시 흔히 알려진 전통적 대기업들 혹은 그 계얄사들도 그런편인가요? (ex 삼전 lg)
주인없는사냥개
18/04/18 16:15
수정 아이콘
전통적 대기업들은 좀 다를 것 같네요.

전 라인 카카오 네이버 같은 회사들 생각하고 말한거라...
그래도 삼전은 대기업들 중에선 가장 학벌 안 볼겁니다.

LG는 좀 볼 수도...
칸나바롱
18/04/18 16:57
수정 아이콘
삼성은 그냥 알고리즘 문제만 잘풀면 됩니다..
18/04/18 13:33
수정 아이콘
동의 없이.. 지인을 통해 다리 건너 한 평판조사는 사실 불법인데 말입니다...
Je ne sais quoi
18/04/18 13:43
수정 아이콘
네 엄밀히 말하면 그렇긴 해서... 고민 많이 했습니다 -_-a
18/04/18 13:46
수정 아이콘
그렇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죠 뭐... 그래서 평판 관리가 중요합니다...
-안군-
18/04/18 14:46
수정 아이콘
예전에 있던 회사에서 면접봤던 일화가 생각나네요...
신입을 뽑으려고 4명을 면접을 보고 그 중에 1명을 골랐는데, 연락했더니 공기업 합격 통지가 와서 못가겠다고...;;
'아... 공기업... 네...' (부럽다...)
18/04/18 16:01
수정 아이콘
A로 입사했는데 B를 맡기고 C에 D까지 요구하는 회사들이 있죠.
사람 좋게 이것저것 받아주다 보면 어느새 내 일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구요.
개발자나 전산관리직으로 예를 들면 회사 공용 AS기사가 되어버린다던지 하는.. 자기발전이나 커리어에 하등 도움 안되고 잘해봐야 본전인 일이죠.
이직 1순위로 충분한 이유고 그런 회사를 거르기 위해서도 면접에서 충분히 이야기할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Je ne sais quoi
18/04/19 09:28
수정 아이콘
저희 부서는 그럴 일은 없기는 하지만, 저도 서로 면접을 보는 거라는 관점에 동의를 하기 때문에, 면접자도 그런 얘기를 듣고 마음에 걸린다면 당연히 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bI COLa
18/04/18 17:36
수정 아이콘
잘 하는 일(경력이 있는)과 하고 싶어하는 일의 경우에는 제 고등학교 동창이 한참 고민했던 부분이네요. 결국은 본린 경력을 지우지 않는 한은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씁쓸해 했습니다.
저격수
18/04/18 19:04
수정 아이콘
사실 "잘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sustainability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잘 하는 일은 분야의 지속성과 장래성이 낮고, 그에 비해서 하고 싶은 일로 지금이라도 분야를 바꾸어야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18/04/18 18:06
수정 아이콘
웹개발쪽 면접을 보고 있는 입장에서 와닿는게 많네요. 감사합니다
Je ne sais quoi
18/04/19 09:26
수정 아이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
pppppppppp
18/04/18 22:08
수정 아이콘
며칠 전에 어떤 분과 왜 미국에서는 인맥&평판이 채용에 큰 영향을 끼치고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협업을 중요시 여기는 입장에서 미국처럼 인맥을 통한 오픈시장도 나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더 잘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쓸모 없다는 제 경험, 지인 경험, 그리고 인터넷 글로 느끼는 점이지만요.
18/04/19 02:21
수정 아이콘
혹시 어느 회사인가요? 대기업인가요?
Je ne sais quoi
18/04/19 09:26
수정 아이콘
회사는 그냥 익명으로 두겠습니다 ^^;
웨인루구니
18/04/19 03:24
수정 아이콘
회사가 많이 궁금하네요. 혹시 쪽지로 가르쳐 주실수 있나요?
저는 임베디드쪽이라서 아마 상관없는 분야일듯 하네요.
Je ne sais quoi
18/04/19 09:27
수정 아이콘
네 소프트웨어 회사라 관계는 없지만 익명으로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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