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11/04 01:10:19
Name JKay
Subject [일반] 이방인
뭔가 날도 춥고 기분이 그래서 글 쓰기 어려운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겨봅니다.

//

저는 고전소설을 참 좋아합니다. 외국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부터 중학교,고등학교 모든시절을 다 보내서 한국소설은 부끄럽게도 잘 모릅니다. 미국에서 영어수업은 글을 읽고 에세이를 많이 씁니다. 비판적으로 쓰기도 하고 동의하거나 혹은 분석적으로도 글을 작성합니다.
정말 이가 갈리는 셰익스피어 이야기, 두근두근했던 오디세이-일리아드, 추운날  읽어서 더더욱 기억에 남는 찰스디킨스의 도입부,
처음으로 영어A받은 조지오웰 책들등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많습니다.  그중에 좋아하는 책이 요즘 pgr에 자주 보여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오늘 이야기 해보고 싶은 책은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 입니다. 처음 읽었을때 ,10학년쯤이었던걸로..., 저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이 문장은 엄마가 세상의 전부에서 한 부분이 되어갈 시기였던 저에게 이해가 안되는 도입이였습니다.

'어떻게 엄마가 죽었는데 날을 모를까?'

10년이 지난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느날 이 문구를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너무나 부족한 모국어로 읽게된 그 표현은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

요즘 사회에서 안좋은 일이 많습니다. 김주혁씨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고, H기업 관련된 사건들로 시끌시끌 합니다.
그러나 사회는 뭔가 통일된 분위기를 원하는듯 합니다. 글로 쓰면서 조심스럽습니다.
안타까운 사건을 희화화 하는걸 용납하자는 말도 더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제 주변에서 저에게 감정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저도 저 나름의 방법으로 슬프고 안타까운데, 표현을 못할뿐인데, 공장에서 찍어내는듯한 일괄적인 표현을 강요받는 느낌이 듭니다.
그럴때 저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 나오는 부모조차 보고 혐오하던 한마리 벌레가 된듯합니다.

//

카프카의 '변신' 이나 까뮈의 '이방인..' 한국에선 참 유명하고 많은분들이 읽은 소설입니다.
주말에는 교육봉사를 해서 항상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책을 주고 있습니다.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찾아보게 하는것 보다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으면 하는데 아이들이 독후감만 네이버에서 치고 줄거리만 읽고 아는척 하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박 겉핥기 식이라도, 제가 좋아하는 책을 많은 사람이 기억했으면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맛다시다
17/11/04 01:58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사제를 붙잡고 버럭 화내는 장면에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왜인진 모르겠지만 아직도 제가 읽은 소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윌로우
17/11/04 04:16
수정 아이콘
변신과 이방인 그리고 뭐가 하나 더 어울릴까요? 호밀밭의 파수꾼?
17/11/04 06:13
수정 아이콘
호밀밭의 파수꾼 최고죠. 네임 밸류는 좀 떨어지지만 진짜 좋은 책입니다.
고분자
17/11/04 10:06
수정 아이콘
이방인이라... 눈부셔서 사람을 죽였다는 그 책이던가요? 그것만 얼핏 기억이 나는데.
카프카의 변신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라는 게임에도 나와서 더 기억이 나네요.
17/11/04 10:17
수정 아이콘
넵 맞습니다
블루시안
17/11/04 12:56
수정 아이콘
누군가를 잃는다는건 참 큰 구멍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서서히 잊혀지덥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4471 [일반]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지위 상실이 초읽기에 돌입했습니다. [110] 트와이스 나연16621 17/11/06 16621 2
74469 [일반] 왜 트럼프 지지자가 생기는지 알거 같습니다 [56] Remastered17382 17/11/05 17382 21
74468 [일반] 거짓말 표절 [15] 마스터충달15416 17/11/05 15416 7
74467 [일반] (번역) 양성간 연봉 차이에 대한 재미있는 칼럼 [77] OrBef18975 17/11/05 18975 23
74466 [일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차차기 대통령 감 [65] 코난도일14201 17/11/05 14201 15
74465 [일반]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어떻게 보셨나요? [45] 영원한초보13898 17/11/05 13898 8
74464 [일반] [뉴스 모음] 대통령 개인 주머니 채우는 게 안보인가요? 외 [28] The xian14853 17/11/04 14853 39
74463 [일반] 아무 말이나 막 늘어놓은 유승민 감상문(...) [24] 말랑10433 17/11/04 10433 7
74462 [일반] [데이터] 정치 불판, 그 때 그 장면. [30] 길갈8167 17/11/04 8167 12
74461 [일반] [역사] 410년 로마의 약탈 [10] aurelius8968 17/11/04 8968 5
74460 [일반] 한국인 해외 인지도 간단 주변인 조사 [54] 삭제됨12961 17/11/04 12961 8
74459 [일반] 한샘 성폭행 사건 무엇이 진실 일까요. -내용 추가-추가-추가-경찰입장 추가 [194] entz28213 17/11/04 28213 4
74458 [일반] [팝송] 마룬 5 새 앨범 "Red Pill Blues" [6] 김치찌개12479 17/11/04 12479 1
74457 [일반] 어린이집을 두고 벌인 한국시리즈 장외 응원 신경전 이야기 [14] 지니팅커벨여행8635 17/11/04 8635 16
74456 [일반] 비트코인, 세그윗, 2x, 라이트닝 네트워크 [17] 가라한26070 17/11/04 26070 7
74455 [일반] 우려는 매우 크지만 오늘 밤 김어준씨와 유병언 아들이 인터뷰합니다. [93] 삭제됨14077 17/11/04 14077 2
74454 [일반] 한국에서 대안 우파가 커질 수 없는 이유 [64] 레나사14760 17/11/04 14760 9
74453 [일반] 이방인 [6] JKay4257 17/11/04 4257 3
74452 [일반] 신해철 본인이 선택한 [무덤까지 가져갈 내 노래 베스트 11] [20] 친절한 메딕씨8793 17/11/03 8793 6
74451 [일반] 32살에 시작해 33살에 킬리만자로 등반을 마친 수기 [데이터 주의] [54] 로각좁11223 17/11/03 11223 106
74450 [일반] 이해진의 발언으로 촉발된 네이버와 구글의 격돌 [72] 아유13273 17/11/03 13273 9
74449 [일반] 벨푸어 선언과 유대인 로비의 위력 [7] 밴가드8503 17/11/03 8503 8
74448 [일반] [넨도로이드] 메이 간단 리뷰 [12] 김티모8267 17/11/03 8267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