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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3 19:37:41
Name 아발로키타
Subject [일반] 불교에 대한 잡설 #2 (수정됨)
1. 세력(有)

부처님께서 생명이 윤회하는 원인을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진리를 깨닫지 못하여(무명無明), 나와 대상을 분별하니(행`식-명색-육입-촉), 이러한 분별 속에 번뇌의 마음 자라나(수-애-취)

그 번뇌에 뒤덮힌 오온의 세력(유)가 생사를 거듭한다(생,노사).

여기 계신 pgr러 분들은 누구나 첫사랑을 경험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혹시 여러분의 첫사랑은 내가 좋아하겠다는 마음을 내고(정확히 말하면 의도를 일으키고) 좋아하기 시작했나요? 아니면 그런 것 없이

첫눈에 반했거나, 혹은 천천히 가랑비 스며들듯이 어느 순간 대상을 좋아하게 된다고 느끼셨나요?

아마 대부분은 두번째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눈에 반했건, 어느순간 좋아하는 마음을 자각했건간에, 이런 결과는 과거(굳이 전생까지 가지 않더라도)의 훈습되었던 업의 활성된 결과라 보실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 훈습되어있는 업은 외부의 조건과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아한다는 것 입니다.

만약 과거에 어떤 대상과 원한이나 사랑하는 그런 업이 자신의 마음 속에 훈습되어 있다면, 그리고 그 잠재되어 있던 업이 외부조건이 맞아떨어진다면 분노와 탐애하는 감정이 자신의 마음 흐름 속에 발생하게됩니다.

물론 이 감정이 표면의식에 드러난다면 자신의 규정에 따라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거나 끌려들어갈 것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인간이 한번 지은 업은 그것이 과보로 돌아오기 전까지 소멸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주의하라고, 나쁜 인을 맺는 것을 주의하라고 하셨죠.

왜냐하면 그 결과는 결국에는 자신에게 돌아올 것 이니까요.

대승경전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결과를 두려워하지만, 보살은 원인을 두려워한다'라고.

그렇지만 업이라하는 작용은 그냥 1:1 대응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외부 조건과 내부의 마음에 따라서 그 경중이 변하기도 합니다.

여튼 이런 분별하고 집착, 거부하는 업들은 훈습되고, 다시 조건을 만나서 표면의식에 발생하면, 대부분 보통사람들은 더욱 더 깊게 이 분별하고 집착하는 업들을 심화시킵니다. 그리고 외부 조건하고 인연이 다하면 다시 이 업은 다시 깊게 잠재되어 훈습됩니다.

이런 일련의 마음의 흐름이 끝없이 반복되면, 이런 업의 작용들은 세력화가 되는 데 이것이 "유有" 라합니다.

5가지 무더기인 오온에 이런 업의 세력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분별하게끔, 집착하게끔 분노하게끔, 유도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중생들은 마치 코 꿰어 가듯이 유도한 대로 그냥 따라 들어갑니다. 왜냐면 결국 자기가 전에 다 지은거라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력 혹은 번뇌의 힘 이것이 우리를 윤회케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허상에 불과하고, 인간의 본질은 오온이기에 색인 몸둥아리가 힘을 다한다해서 나머지 4개의 무더기 또한 소멸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건을 만들어서, 미세한 몸을 만들게 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물질의 본질은 빛 혹은 에너지이기에, 나머지 4가지 정신적인 영역과 분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윤회

윤회는 크게 3개 세분하면 6개의 과정으로 분리될 수 있습니다.

3개는 바로, 죽음 - 중음 - 탄생이며, 6개는 밀교에서 나누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죽음도 뭔지 아실 것이고, 탄생도 뭔지 알 겁니다.

우리가 생물시간에 배우는 내용 그대로이니까요.

그럼 여기 중간에 껴있는 중음(바르도)라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죠.

우리가 죽으면 그 전의 우리의 몸은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그대신 미세한 몸을 갖게 됩니다.

이 몸을 우리는 중음신이라 합니다. 중음신은 꿈의 몸하고 비슷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꿈을 꿀 때, 형체가 없으면서, 걸림이 없는 몸 중음신은 이 몽신夢身과 유사하다 했습니다.

중음신의 이명은 향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다해서 심향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심향이라는 단어는 초기 아함이나 니까야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하나 짚어보자면,

'식은 혼자 건립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다루는 다제비구경'에 나옵니다.

중음신은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걸림이 없고(벽이나 거친 물질에 장애되지 않고), 자기가 태어날 동류의 중생의 삶을 엿볼 수 있고,

또한 마음만 일으키면 그 장소에 나타나기도 하는 등의 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좋아보이지만, 번뇌에 뒤덮혀 있기에 이 몸을 받을 때 엄청난 고통이 따라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몸이 미세하고, 걸림이 없기에, 업이 더욱 쉽게 발아되기 때문이며, 그런 결과로 무서운 환상과, 환청들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경전에서 비유하자면,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먼지와도 같다' 고 합니다.

"나를 때려 죽이라는 고함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나찰귀나, 큰 마귀가 자신의 몸을 갈가리 찢어내는 듯하고, 성난 군중이 자기를 죽이러 뒤쫓아 오고 등등" 이러한 경계가 중음에서 펼쳐진다고 경전에서는 설하고 있습니다.

이 때 중음신은 보호처를 찾고, 안락처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동굴에 숨으려고 하거나, 작은 빈틈에 숨으려고하고, 높은데 올라가려고 하는 등, 이런 경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합니다. 그렇게 숨거나 피하는 순간 인연에 맞는 생을 맺는 것입니다.

어떤 중음신들은 해당 다음 생의 인연이 되는 부모의 성행위가 마치 영화관 스크린처럼 나타나는데 부모 둘 중 하나를 탐애해서

마치 자기가 성행위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부모가 오르가즘에 이를 때 정난자가 결합될 때 중음신도 그에 따라 들어가서 생을 맺는다합니다.

중요한 건 이 때 나타나는 부모의 환영이 자기의 업에 따라 보기에 실제는 동물일지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얼굴, 몸매인 생명체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중음신들은 두렵거나 탐애하거나 하는 결과로 49일을 못넘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절에서는 천도재를 지낼 때 49일로 계산해서 기도를 합니다.

이런 중음에 관한 묘사는 매우 혼란스러워보이고, 카오스 느낌이 나지만,

다음 생이 결정되는 것은 죽음의 과정에서 거의 결정 됩니다. 거친 몸이 해체될 때, 선악업의 힘에 따라서, 그리고 죽기 직전의 임사자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날지 아니면 삼악도(축생, 지옥, 아귀)에 떨어질지 결정됩니다.

부파불교에서는 이러한 결정은 절대적이라고 보지만, 대승에서는 가족이나 인연있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명의나 재산으로 선행을 베풀면 중간에 바뀔 수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3.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다 人生難得

경전에서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다는 비유는 정말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맹구우목" 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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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승들이여,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구멍이 하나 뚫린 멍에를 바다에 던져 넣는다. 동풍이 불면 그것은 서쪽으로 떠내려가고, 서풍이 불면 그것은 동쪽으로 떠내려가고, 북풍이 불면 그것은 남쪽으로 떠내려가고, 남풍이 불면 그것은 북쪽으로 떠내려간다.

그런데 그곳에 눈먼 거북이가 백년 마다 한 번씩 떠오른다. 어떤 사람이 큰 바다에 구멍이 하나가 뚫린 멍에를 던져 넣었는데 그때에 눈먼 거북이가 백년 마다 한 번씩 떠오른다.

수행승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눈먼 거북이가 백년 마다 한 번씩 떠올라서 그 구멍이 하나가 뚫린 멍에에 목을 끼워 넣을 수가 있겠는가?”

“세존이시여, 언젠가 어느 땐가 오랜 세월이 지나야 할 것입니다.”

“수행승들이여,
그 눈먼 거북이가 백년 마다 한 번씩 떠올라서 그 구멍이 하나가 뚫린 멍에에 목을 끼워 넣는 것이 수행승들이여, 한 번 타락한 곳에 떨어진 어리석은 자가 사람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보다 빠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
이 것을 중음의 과정으로 풀어보자면

중음신은 가는 데 한계가 없습니다. 한순간 마음을 낸다면 우주 끝까지 갈 수 있기에, 우주 모든 영역이 중음신의 영역입니다.

그 중 수많은 도피처, 동굴, 물가에 있는 돌더미 작은 틈, 높은 산, 등등 끝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보이는 부모의 성행위 환영은 단지 남녀의 교합으로만 가정해도 수많은 축생들 또한 이러한 방식을 취해서 자손을 낳습니다.

그렇게 끌려들어가서 태어나보니 부모가 인간일 확률은 과연 몇퍼센트나 될지 생각해보실 수 있으실 듯 합니다.



부록. 지옥은 어떻게 가는가

지옥에 가는 중생들도 특별합니다. 보통 악업, 그 중 분노하는 업을 강하게 지은 중생들이 가는데

이 중생이 죽고 중음신을 얻을 때, 중음신은 자신의 전생 업에 의해 엄청 덥거나 엄청 춥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발열지옥을 따뜻하다고 느끼고, 냉한지옥을 시원하다고 착란을 일으켜서 그 장소를 희구해서 태어납니다.

소위 불교에서 말하는 화생입니다(장소를 희구해서 태어나는 탄생방식)

이렇게 태어나는 순간 그 업이 결과가 끝날 때까지 그 고통을 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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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라는 것이 믿음의 영역이라서, 그리고 저도 아직 체험 해보지 못하는 영역이라, 전달체를 쓰게되네요.

이런 윤회의 과정은 각 부파마다 대동소이하기에, 불교의 윤회 과정은 이러하다라고 받아들이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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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식
17/11/03 19:47
수정 아이콘
금생의 나가 진짜 내가 아니듯이 후생의 나도 진짜 내가 아닌데 인과의 결과를 후생의 내가 받는 것은 금생의 나와는 상관이 없는 거 아닌가요?
금생의 나와 후생의 나가 서로 같은 존재라고 인지를 못하는데 윤회를 무서워해야할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금생의 나는 죽음으로서 끝이고 중음부터는 금생의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 말이죠.
고등어자반
17/11/03 20: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지적이십니다. 그에 대한 불교적인 답변은 몇 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뿟갈라 설, 식(vijnana) 설, 상속(santati) 설 등이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상속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윤회에 대한 불교적 이해는 내가 나라는 아상을 버려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해서...
박준홍
17/11/03 20:45
수정 아이콘
금생의 나이든 후생의 나이든 고통받는건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이 안타까워서 열반의 길을 말하셨지요.
ridewitme
17/11/03 21:47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17/11/03 23:2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불교는 이론(교리)보다는 실천-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화두공부(간화선)는 해보셨나 궁금하네요. 아니면 위빠사나라도요.
아발로키타
17/11/04 05:35
수정 아이콘
저도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되도록 안하는 게 좋다고 느낍니다. 이런 내용은 스승과 제자의 분명한 교류가 있을 때 하는 이야기라 보기 때문이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별개로 남방 위빠사나는 아직 손을 안대봤지만, 간화선은 꽤 전문적으로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가라한
17/11/04 05:25
수정 아이콘
사실 명상이나 정신 세계 같은 부분에 관심이 좀 있어서 관련 서적들을 조금이나마 본 편인데 대부분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이 사실 무한한 에너지와 가능성으로 채워져 있고 거기에 인간의 의도와 의지에 따라 가능성이 물질화 되어 나타난다는 식의 논리 전개를 많이 보았습니다.
현대 물리학이나 양자 역학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비슷한 이야기로 이해해도 될지 궁금하네요.
아발로키타
17/11/04 05:40
수정 아이콘
예, 지금 저 중음신 관련 내용은 아마 추후에 서술할 부처님의 과위라 불리우는 삼신(세가지 몸)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가라한
17/11/04 06:04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다음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smilererer
17/11/06 17:1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글 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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