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7/29 22:33:24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그것은...알아야 한다.
간만의 자게입니다..


1995년 3월 18일. 도쿄의 옴진리교 총본산에는 한대의 리무진이 들어섭니다. 그리고 이틀후, 옴진리교를 추종하던 종교학자의 자택에서는 폭탄이 터지고 옴진리교의 총본산은 방화로 보이는 화재와 옴진리교를 반대하는 문건이 남겨집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인 8시...한창 출근시간대인 도쿄의 에이단 지하철이 담당하는 지하철에서는 최악의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그렇습니다.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테러"

옴진리교에 대한 테러는 관계당국의 눈을 피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는 12명이 사망, 5510명이 상해를 입었습니다. 그나마 옴진리교가 퍼뜨린 사린이 순도가 30% 정도밖에 안됐고, 제약회사의 빠른 대처로 치료제인 아트로핀과 프랄리독심을 빠르게 모아 병원으로 수송하고 자위대에서 화학방호대를 보내는 통에 그나마 사상자가 적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교주 아사하라 쇼코, 본명 마츠모토 치즈오는 며칠 후 검거됩니다.

한국인들에게 이미 기억의 뇌리에서 사라진 아사하라 쇼코와 옴진리교 사건인데요. 최근 XSFM의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는 2주간 옴진리교와 그 이후의 일을 네티즌 20호 님이 다뤘습니다.

'마츠모토 치즈오'의 검거로 모든 사건이 끝났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교주와 주범들이 잡히고 재판을 받고 처벌을 기다리는 것으로 모든게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네티즌 20호님은 우리가 알수 없었던 일본 사회가 이들에게 내린 처벌과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한 원로 변호사가 70대라는 노령을 모두 바쳐 만든 보상과 정치권, 언론, 시민들의 노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이 글을 읽으시는 것 보다는 해당 에피소드를 들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https://soundcloud.com/xsfm/234b-44-20

저는 이 에피소드의 끝에서 네티즌 20호님의 말에 폐부를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과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였죠.

"가난을 짓밟으면서 (범죄에 피해를 입은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추구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법과 한국사회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피의자에게 최대한의 돈을 받아내야한다."
"제발 부탁인데 그 사람들(피해자와 그 유족들) 옆에서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해야한다. 사회에 환원해라는 말을 하지 말라. 이 돈은 당연히 그들이 받아야 하는 돈이다. 그리고 그 돈을 받아내야 하는 사람들이 그 돈으로 호의호식하는데 써야된다."

네 그렇습니다. '보상금'은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이죠. 우리는 어느샌가 당연히 이런 큰 돈을 받으면 기부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 보상금은 속칭 눈먼돈, 계탔네 라고 말합니다. 사실 전 반성이 빠른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알기싫다에서 내보낸 '옴진리교와 일본사회에대한 기묘한 이야기'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네티즌 20호님이 비판한 생각에 찌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여러분. 그것은 알기 싫다 233a~234b의 4부작 '옴진리교와 일본 사회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 일청을 권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엔조 골로미
17/07/29 22:45
수정 아이콘
이거 들으면서 세월호도 세월호인데 인혁당유족분들이 생각나더군요 배상금으로 기부를했던가 그랬는데 배상금 도로 토해내라고 해서 지금 엄청난 고통을 겪고 계시죠...

진짜 이번 방송 마지막은 송곳의 시시한 약자를 지키는거다 라는 대사와 더불어 많은 분들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심군
17/07/29 23:19
수정 아이콘
사실 오움진리교 사건이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 케이스였죠. 20세기말에 나왔던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공동체 전원이 맞서 싸워야 했던 악당의 출현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이것을 반면교사삼아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방송들으면서 가장 놀랐던 건 이러한 시도가 처음이 아니라 10년간 꾸준히 있었던 거고 그런 시도를 정부에서 그 시간동안 전혀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깨더라고요.
전자수도승
17/07/29 23:20
수정 아이콘
순수는 이론에서나 존재하는 거지요
욕망을 긍정하는 패이비언들이 조금씩 착실하게 바꿔놓은 세상을 몇몇의 영웅주의자들이 자신의 공인양 자랑하면서 순수를 부르짖으며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 오히려 그 사회가 후퇴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순수를 거론하는 사람들의 말은 거의 같잖게 보게 되더군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7/07/29 23:34
수정 아이콘
네티즌 20호님의 조곤조곤하면서도 기승전결이 딱딱 맞는 말 전개가 참 듣기 편하더군요.
17/07/29 23:37
수정 아이콘
대놓고 일본이 얼마나 이상한 국가인지 알수있는 방송이었습니다.. 이런 많은 문제를 실제로 저지르지만 사린가스전에는 수사도 단속도 전혀안돼는 사회.. 오히려 초반 변호사 일족 그당시 실종사건 만하더라도 수사를 잘했다면 애초에 사린 근처도 안갔을것 같은데, 경찰과 껄끄러운 관계란 이유로 미온적 수사...

이후에도 전혀 ... 심지어 vx가스를 쓰더라도 초특급 미온적 수사...

전 이거 일본정부가 다 배상하는게 맞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리'를 따진다면요
17/07/29 23:43
수정 아이콘
네티즌x호님의 에피소드는 항상 최고죠. 그전 에피소드도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사회가 어려워지면 그 고통은 가장 낮은곳에 먼저 임한다.
17/07/30 00:34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 1, 2권이 이 이야기를 다룬 르포르타주 논픽션입니다.
직접 피해자와 가해자를 찾아다니면서 해당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쳤는데, 여러모로 읽어볼만한 작품이에요.
보통블빠
17/07/30 00:52
수정 아이콘
그놈의 순수타령.. 정작 본인들은 얼마나 순수해 질 수 있길래 피해자들에게 순수함을 강요하는지 ....
17/07/30 03:08
수정 아이콘
이런 에피소드들이 꾸준히 나와줘서 그알싫을 끊을 수가 없어요.
시사 팟캐스트 중 어디서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어디서도 쓰지 않는 시각으로 풀어내는 경우가 참 많죠.
Cafe_Seokguram
17/07/30 09:24
수정 아이콘
믿고 듣는 네티즌20호님입니다.

에피소드에 나온 일본 사회의 좋은 예만 배워왔으면 좋겠어요. 근데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아요.
개미핥기
17/07/30 10:14
수정 아이콘
저도 이 편 재밌게 들었어요. 옴진리교 일파의 충격적이고 과격한 행동(핵무장까지 타진했던 걸 보면, 진짜 나중에는 세계정복 시도했을 듯)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일본 정부와 사회 각계에서 이 사건의 해결과 피해자 보상을 위해 한 행동이 더 드라마틱하고 재밌었어요.
루트에리노
17/07/30 14:09
수정 아이콘
돈이야말로 보상의 가장 진실한 방법이며 돈을 요구하는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입니다.
전자수도승
17/07/30 14:42
수정 아이콘
진실하기보단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루트에리노
17/07/30 16:08
수정 아이콘
돈보다 더 진실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전자수도승
17/07/30 16:52
수정 아이콘
원상복구가 최고로 좋은 방법인데
시간을 되돌리거나 죽은 사람 살리는 방법이 아직 없으니......
그냥 뉘앙스 차이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네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7/07/30 17:52
수정 아이콘
진실이라기 보다는 가장 기초라고 봐야죠. 괜히 유족들이 보상안에 돈 외에 다른 것들도 나열하는게 아니니까요. 이것들을 배제하면 돈만 주면 땡- 돈 줬으니 됐잖여- 가 되버리니.. 물론 현실은 이 기초도 제대로 안지켜서 문제지만요.
루트에리노
17/07/30 18:22
수정 아이콘
그거가 중요하죠.

돈을 줘야 하면 다른거는 따라옵니다. 막말로 세월호 희생자 한명당 국가에서 오십억원씩 주고 청해진에 구상권 청구했으면 모든 선박회사가 안전만을 지상목표로 생각했을걸요?
Earth-200
17/07/30 22:33
수정 아이콘
다른 채널의 자극적인 컨텐츠와 달리 많은 생각을 하게한 에피소드였어요. 추천합니다.
17/07/31 14:45
수정 아이콘
저도 들은 에피소드네요.
20세기소년 만화가 생각나더군요.
최경환
17/07/31 15:53
수정 아이콘
실제로 이 사건이 어느정도 만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알싫에서도 언급되었지만 그만큼 일본사회에서 중요한 사건이었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3090 [일반] 한강 걷기 - 하늘 좋던 어제 [14] Emumu5910 17/07/30 5910 15
73089 [일반] (연예, 데이터, 스크롤) 오늘, 제게 있어서 어떤 고마운 분의 생일. [9] 언어물리8818 17/07/30 8818 9
73088 [일반] 그것은...알아야 한다. [20] 후추통12877 17/07/29 12877 12
73087 [일반] [더빙] 다크나이트 조커 심문 Scene [17] MagicMan7581 17/07/29 7581 12
73086 [일반] [뉴스 모음]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 40분 전 돌연 취소 외 [33] The xian13568 17/07/29 13568 57
73085 [일반] 카카오뱅크 출범 시점에 돌아보는 전설의 시티원 계좌 이야기 [22] 김승남10566 17/07/29 10566 3
73084 [일반] 박수 칠 때 멈추자! 워너 브로스...제발... [42] Neanderthal12078 17/07/29 12078 5
73083 [일반] 여자분들 제발 여혐을 멈춰 주세요. [35] 장난꾸러기12299 17/07/29 12299 10
73082 [일반] 일본 CCTV에 찍힌 북한 ICBM 낙하 장면 [19] 군디츠마라15624 17/07/29 15624 1
73081 [일반] 피지알과 함께한 십수년 [24] arq.Gstar7285 17/07/29 7285 33
73080 [일반] 유혹의 100원딜 [19] style9881 17/07/29 9881 0
73079 [일반] 남자는 니콘, 여자는 캐논, 나는 펜탁스 [39] 남편8703 17/07/29 8703 14
73078 [일반] 낡은 기술의 시대가 또 갔네요... [41] Neanderthal13896 17/07/29 13896 7
73077 [일반] 문통 사드발사대 4기 추가배치 협의 지시 [215] 치 드15645 17/07/29 15645 16
73076 [일반] 복싱 메이저기구 세계 챔피언이 가장 많은 국가 Top10 [10] 김치찌개11284 17/07/29 11284 1
73075 [일반]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사상 최악의 민폐 '선역' 주인공들.jpg [39] 삭제됨12268 17/07/29 12268 23
73074 [일반] 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 "일베하세요 일베 많이하시고" [97] 반전13709 17/07/28 13709 6
73073 [일반] 드디어 메탈 삼대장이 모였습니다. [14] 삭제됨7580 17/07/28 7580 2
73072 [일반] 카카오뱅크 써본 후기 [46] 니가가라하와��17658 17/07/28 17658 5
73071 [일반] [엠스플 탐사보도] KBO 총장의 이상한 지시 '김기춘을 보호하라' [7] 바스테트7665 17/07/28 7665 2
73068 [일반] [리뷰] 군함도(2017) - 못만든 블록버스터 (스포있음) [71] Eternity13036 17/07/28 13036 27
73067 [일반] BBQ 공정위에 백기투항, 유통마진 공개. [116] 리얼리티즘16905 17/07/28 16905 28
73066 [일반] 갤럽 문재인 77% 더민주 50% 동반 상승 [193] Lv314839 17/07/28 14839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