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그냥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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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아들이 한 때 돌풍을 일으켰던 터닝메카드를 시청중입니다. (이젠 식었지만..)
그래서 지갑을 열어 애니에 등장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사주고 있는 중입니다.  

중고로 20여개 사서, 하루에 1개씩 선물로 주고 있는데
1개씩 받을 때마다 그 표정이 너무 행복해 하고 좋아해서 덩달아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2주 정도가 지나서, 다시 몇개 더 구매하려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옛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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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2-3학년때였습니다.
당시 가난했습니다. 아버지는 이일저일 하다가 작은 금은방을 하셨구요.

어느날 엄마가 레고 장난감을 사오셨습니다. 그 때 당시 5만원이었으니, 지금은 15만원-20만원 정도 가격이겠네요.
해적들이 사는 성을 조립하는 거였습니다.
제가 사달라고 조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뱃돈을 모아서 산 것도 아니었는데 왠일로 엄마가 사오셨습니다.

열심히 심취해서 조립하고 있는데 아빠가 들어오셨습니다.
"여보, 이거 뭐지? 왜 이렇게 비싼걸 사줬지?"
그러고는 한참 엄마랑 다투셨고, 그걸 계기로 대판 싸우셨습니다. 꽤 크게 싸웠던 것 같아요.
그날부터 그 장난감을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 장난감은 사라졌고요. 방치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를 수도 없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가지고 싶어도 '갖고 싶어요'라는 말은 하면 안되는 아이가 되었죠.
이런저런 사건들이 겹치면서 저는 과묵한 아이, 인내심 많은 아이로 자라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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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아들래미 녀석에게 장난감을 사주면서,
그리고 그 좋아하는 표정을 보면서,
어릴 적 충족되지 못한 '만족감'을 이제와서 보상받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를 위해 사주는 장난감이 되려 저에게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제 돈으로 제가 사주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주도성도 느끼고 있고,
아들보다 제가 더 수집욕이 생겨서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도 느끼는 중입니다.
옛날에 왜 그러셨냐고 제 아버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5년전에 아버지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셔서 아쉬움도 남고요.

자녀를 키우면서 너무 힘든데, 이런 사소한 깨달음 때문에 기분좋아서 글 남겨봅니다.

맛있는 점심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