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고 경험을 토대로 수많은 판단을 하며, 수많은 결정을 내린다. 그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자신들의 판단이 이성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어 내리게 된 결정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흔히들 이성을 좋아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이유 없이 그냥 좋다고 표현할 때가 많다. 나중에 보면 볼수록 이성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호감의 원인이 된다.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한번 싫은 사람은 무엇을 하든지 좋게 보이질 않는다. 더 나아가서 자신의 신념, 가치판단 정의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충분한 이성의 증거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정의의 천칭을 저울질 하는 게 하는 게 아니라, 먼저 감성적인 직관으로 정의하고 이성적인 근거를 차후에 하나씩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대부분 사람이 부정적인 태도에 있더라고 하나에 호감의 이유가 있으면 나머지 부정적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단계에 빠져들지), 반대로 한번 하기 싫다고 마음먹은 일에는 모든 게 긍정적인데 굳이 한가지 부정적인 원인이라도 찾아 확대하여 그래서 하기 싫다는 이유를 만들어 낸다. (평양감사라도 본인이 하기 싫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나?)

이런 직관적인 판단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기란 쉽지가 않다. 둘이 다른 면만을 바라보며, 혹여 자신이 판단한 직관에서 나중에 찾은 이성적인 근거가 정당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감성적인 직관을 부정당하기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그래서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귀를 틀어막고 처음 찾은 근거만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이 옳다고 주장을 할 뿐이다.

나중에는 이성적인 근거는 뒷전이게 되고, 오로지 감성적인 면만을 부각하며 진흙탕 싸움이 되고 만다. 이러한 갈등은 서 씨와 리쌍, 메갈의 폭주, 개인 간의 다툼 등 많이 벌어지고 있다. 해결되지 않는 갈등은 서로에 상처만 입힐 뿐 결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질 않는다. 그래서 합의를 위해 서로 대화를 하고 팩트를 알아가면서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는 엉망진창인 혼돈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