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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25 01:17:23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방금 엄마와 싸웠습니다.



이 시간에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그냥 막역히 짜증이 나서 침대에 누워서 한참을 그냥 멍하니 있다가 글을 씁니다.

1.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어요. 한 12시쯤 집에 도착한것 같네요.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묻습니다.
"내일 도배 안 도와줄거라면서?" 일이 있다고 대충 둘러대려고 했는데, 도배를 도와주라는 늬앙스로 계속 이야기
합니다. 저도 짜증이 나서 "내일 저녁에 출근해야 되는데, 일 좀 시키지 마" 라고 이야기 하고 방에 들어갔네요.

2. 저희 어머니는 만나는 분이 있습니다. 재혼을 할 건 아니지만 그냥 만나요. 이런 경우 뭐라고 호칭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그냥 A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어머니도 A씨 집에 자주 가시고, 그 분집 비밀번호도 알고 A씨는 저희집
비밀번호를 모르십니다. 누나가 반대해서요. 뭐 누나는 여자니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쨋든 A씨가 이런저런
공사 같은거 많이 도와주시는데, 참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불편합니다.]

10년 넘게 만나고 있어서 저랑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불편합니다. 좋고 싫고의
문제라 아니라 엄마가 그 아저씨를 만나는건 저랑은 별개라고 생각하면 너무 이기적인가요.

3. A씨가 저희집 도배를 새로 해주겠다고 어머니를 통해서 제안했습니다. 제 방과 누나방이요. 저는 거절했습니다.
도배를 하려면 가구도 다 빼야 하고, 이러쿵 저러쿵 귀찮으니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누나는 수락했네요.
오늘 출근하기전에 누나방 바로 도배할 수 있게 안에 있는 가구들은 전부 '제가' 뺐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을때 이 정도가 제가 도울 수 있는 한계에요.

4. 내일 A씨가 누나방 도배해주실텐데, 도배를 할 줄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A씨랑 같이 작업할 상상만으로도
불편합니다. 제가 모르는일하면서 어리버리타면 욕도 많이 먹을테고, 몸이 고된것보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을것 같아요. 그리고나서 출근할 생각을 하니 정말..... 진짜 이기적인거 알지만 그냥 도망가고 싶어요.

그래서 내일 출근전에 일이 있다고 엄마에게 말했는데, "우리일인데, 네가 도와야지"라고 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A씨보다는 우리집일이지만, 제 일이 아니라 누나일인데요. 제가 제 방 도배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으면 당연히 도와드렸겠죠. 그게 예의인데요.

5. 이쯤되니 누나도 원망스럽네요. 맨날 말로는 A씨가 공사해주실때 본인이 돈 낼테니 사람 불러서 하자 이야기하는데,
사람 부른적은 딱히 없고, 집안 공사 해준다는건 다 받아먹고, 누나도 저처럼 불편하니까 피하는데 심지어 문 열어
드리는것조차 제가 합니다. 내일 누나는 안방에서 주무실 예정이니, 저에게 문 열어드리고 나가라네요.



하.... 엄마랑 말 싸움했는데, 기분이 좋을리가 있나요. 그래도 게시판에 글을 쓰니 좀 낫네요.
글로 정리해보니 알고는 있었지만 제가 정말 이기적인 Shake it가 맞는것 같고 A씨에게 죄송한 상황이긴하네요.

왜 그렇게 같이 작업하기 싫으냐면, 그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어벙한 신입들에게 답답해하면서 욕하고
못한다고 갈구는거 있잖아요. A씨 성격이 좀 그래요. 차라리 제가 여자였으면 도배 같이 하는거 대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드리던가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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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25 01:22
수정 아이콘
진짜 짜증나시겠어요.
님 이기적이신거 아니에요.

충분히 많은 호의를 베풀었는데 더 내놓으라 하는걸 보니 저도 화가 나네요.
16/06/25 01:24
수정 아이콘
전~혀 이기적이지 않구요,
그냥 본인도, 어머님도 상처받지 않게
'내일 아침에 일찍 출근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하시고
일찍 나오셨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사람 사이에 거리 생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야 거리 없는 사람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도 알게 됩니다.
라스트오브어스
16/06/25 01:28
수정 아이콘
누나가 문제네요 손가락하나 까딱하기싫고 돈주고사람쓰기에는 아깝고 a아저씨가 해준다는건 불편하고 뭐어쩌라는건지
Anastasia
16/06/25 01:30
수정 아이콘
이해가 갑니다 무슨 말씀인지.
제 일 아닌데도 그 정신적 스트레스가 공감이 되고 상상이 되네요.
안친한 사람이랑 몸쓰는 일 같이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그 사람이 갈구고 짜증내는 타입이면..
16/06/25 01:36
수정 아이콘
저도 이기적이라고 생각 안합니다.
힘내세요.
주말 출근하셔야하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ㅠㅠ
최초의인간
16/06/25 01:36
수정 아이콘
저는 글쓴분께서 전혀 이기적이지 않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것이 그 자체로 나쁜 것도 아니고, 성동구님만 이기적이신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어머님이나 누님이 더, 혹은 A씨도 각각 스스로의 위치에서 조금씩은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그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시는 것도 당연하고요.
다만 누님과 어머님은 물론이고 A씨라는 분과도 좋든 싫든 앞으로도 계속 맞닿게 되실텐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어느정도는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으셔야 한다고 봐요. 말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상대는 모르거든요. 가족이라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모르고 오해하고 사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인간관계는 꾸준히 격투게임 하듯 거리를 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쪼록 거리 재는 좋은 계기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16/06/25 01:39
수정 아이콘
사실 이건 어머니가 더 노력하셨어야하는 일입니다.

이건 A씨가 감정적으로 전혀 준비가 안되어있는 상태인 성동구님 인생에 갑자기 부딫힌거나 다름없어요. 당연히 스트레스가 수반되고 그게 언제 풀릴지 풀리기나 할지 모르는데 어머니와 비슷한 긍정적 감정을 공유하라는건 너무 일방적이시지 않나 생각됩니다.
naloxone
16/06/25 01:39
수정 아이콘
누나랑 싸우세요. 왜 어머니와..?
16/06/25 01:49
수정 아이콘
그마음 이해되요. 부모님도 부모님 인생이 있는거라 이해하겠지만 자식들한테 인정 받을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사정인데 식사를 대접할려고 해도 같이 오고 공연도 같이 보내드리길
원해서 적잖이 피곤해요. 오래기간이 되면 잔소리도 할려고 해서 당황스러워요.
내부모한테 도움을 주시니 고맙지만 사실 나와는 남이잖아요. 남을 대하듯 어느정도 예의도 필요하고
그러더라구요.
arq.Gstar
16/06/25 03:33
수정 아이콘
이기적인건 누나인데 글쓴분이 왜 자책을..? ;;
지금뭐하고있니
16/06/25 03:40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 누나가 문제.
정말 이기적인 사람은 님이 아니라 누나.
16/06/25 05:03
수정 아이콘
전혀... 이기적이지 않은데요..
yangjyess
16/06/25 09:38
수정 아이콘
음. 이기적인건 아닌데 저라면 그래도 어머니 위하는 쪽으로 행동하겠습니다. 글쓴분도 아마 글 쓰시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신듯 하네요.
아수라발발타
16/06/25 12:46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이기적이시네요

논란을 일으키려고 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A씨와 성동구님 관계는 뭔가 어색하고 불편할수 밖에 없습니다 10여년이상 알고 지낸 관계라 하더라도 "공식화"한건 아니니까요

어머님이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하셔야 했습니다
WeakandPowerless
16/06/25 12:51
수정 아이콘
피하는게 상책인거처럼 보이네요...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죠... 직업 있으시면 독립하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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