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은 아니고 연애에 관련된 들입니다. 그래서 말머리를 달았습니다. 빠르게 가보겠습니다.
레슬링에는 두가지 경기진행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그레코로만스타일과 프리스타일(자유형)인데요 그레코로만스타일은 허리이하를 사용하지 않고 상체만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레슬링을 하는 방식입니다. 프리스타일은 허리이하도 사용할수 있는것이구요.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따서 관심있는 분들은 대부분 아시는 내용일겁니다. 상대적으로 좁은 룰에서 싸우는게 그레코로만형이죠. 만약 동일실력의 두사람이 붙었는데 한사람은 그레코로만형으로 다른 사람은 프리스타일로 싸운다면 프리스타일이 대부분 이길겁니다. 당연히 룰이 더 자유로운쪽이 공수에서 자유롭고 그것이 유리하겠죠.
연애에도 그레코로만형과 프리스타일이 있습니다. 연애에 있어 그레코로만형은 연애를 위해 순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사이가 가까워지면 고백을 하고 관계정립을 하고 만나는 분들이죠. 프리스타일은 말 그대로 프리스타일입니다. 물론 레슬링 선수들이 태어날때부터 그레코로만형인지 프리스타일인지 정해진것이 아니고 서로 호환이 가능한것처럼 연애에 있어서도 구분이 뚜렷하진 않습니다. 사람들마다 이런 요소 저런요소가 혼재되어 있죠. 편의성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구분해 놓았지만 대부분은 양쪽의 요소를 다 갖추고 계실겁니다. 어느 상대냐에 따라 본인의 어떤 부분이 두드러지는지가 달라지는 분들이 대부분일겁니다.
대부분의 그레코로만들은 프리스타일과 붙으면 불리합니다. 보통 자유형들이 룰에 입각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이 더 화려합니다. 프리스타일을 상대할때는 어디까지나 기술의 화려함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사소한 허리이하를 사용할수 없는 룰은 잠시 잊으셔도 됩니다. 아니 허리이하를 사용하지 않고 화려한 기술을 낸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다만 룰보다는 화려함으로 승부해주셔야 합니다. 얼마나 더 화려한 기술로 상대에게 타격을 주느냐가 첫째로 생각해야 하는 일이죠. 보통 프리스타일과 상대하면 본인의 룰에 입각해 싸우려다가 퍼포먼스는 줄어들고 그래서 상대 마음에 흡족하지 않게 되고 그래서 식게되는 코스를 밟게 됩니다.
적당히 알던 여자 후배가 갑자기 일박이일로 머리식히러 부산이나 같이 다녀오자고 합니다. 이 여자 저에게 마음이 있나요?
대답은 그여자는 프리스타일인겁니다. 마음이 있냐는 질문 자체가 사실 그레코로만스타일입니다. 이건 질문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일이에요 사실. 그냥 얘는 같이 여행을 가고 싶은 정도의 호감이 있는겁니다. 딱 그겁니다. 이후는 본인의 프리스타일의 퍼포먼스가 얼마나 화려하냐에 따라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갈지 모를 일입니다. 이런 문제를 '상대 호감이 있는것 같고 나도 마음이 있으니 고백해야겠죠'라고 나오는건 전형적인 그레코로만스타일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퍼포먼스는 대부분은 흡족할 수준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인들끼리만 할법한 일들을 나에게 먼저 제안하는 그녀에게 고백해서 '오빠는 그냥 좋은 오빠' 라는 말을 들으실지도 모릅니다. (그린라이트라는 말도 사실 불필요합니다.)
제가 고백에 대해서 꺼리는 이유는 이게 여자분이 인기가 많을수록 프리스타일들이 많아집니다. 나이가 들면서도 마찬가지로 많아지구요. 프리스타일들은 왜 프리스타일일까요. 제약없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프리스타일인데 고백은 보통 프리스타일들에게 제약을 주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백들은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지 득점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백보다는 나의 가치를 높히는 일에 주력하면서 상대를 리드해 가면서 자연스레 상대의 마음을 얻는것을 선호합니다. 물론 여성분이 그레코로만스타일이라면 고백이 필요합니다.
본인이 그레코로만스타일이다 싶으신 분들은 프리스타일을 멀리하셔도 좋습니다. 그것도 나쁘진 않아요. 구분법도 간단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사귀지도 않았는데 연인들이 할법한 것을 제안해온다. (ex. 오빠집에 놀러가도되요?) 대부분 프리스타일입니다. 사귀지도 않지만 연인들의 스킨십을 상대가 시도한다. 거의 프리스타일이에요. 친구랑 술먹는 자리에서 합석해서 만나서 의기투합해서 내일부터 사귀기로 했다? 프리스타일입니다. 이런 경우 그 다음날 다시 없었던 일도 될수 있습니다. 여튼 멀리하셔도 좋지만 꼭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으신분들은 같이 프리스타일로 싸우셔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레코로만과 프리스타일의 싸움은 프리스타일의 승리거든요.
상대가 프리스타일이다. 그러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보다 내가 얼마나 가질 가치있는 인간인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둘다 하면 좋지 않느냐고 반문 하실수도 있는데 이 두가지가 서로 배타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자에 주력하면 전자가 소홀해지고 소홀해져야합니다. 그들이 프리스타일로 남아 있는 이유는 제약받지 않고 매이지 않고 가치있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는 난놈을(혹은 그렇게 보이는)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날 사랑해준다면 고맙겠죠. 내가 아무것도 안했는데 죽을만큼 사랑한다는 남자 만나면 편하게 살수 있을 거라는 생각정도는 합니다만 그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만나게 되더라도 쌍방간에 피곤하구요. 여튼 요약하자면 프리스타일을 만났을때는 사랑 고백보다는 본인 가치 증명이 절대로 우선입니다.
속칭 '라면먹고갈래?'라고 대표되는 그린라이트 라고 불리는 일도 프리스타일인 여성분에게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깐 나에게 마음이 있고 없고 확인할 필요는 그다지 없습니다. 이것 역시 자신의 가치 증명이 우선되어야 할일이죠. 그린라이트는 누구나 통과가능한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초록불'이 아닙니다. 니가 빠르고 성공할수 있으면 뛰어도 좋다는 '주자에게 맡기는 도루사인'이지요. 뛴다고 다 성공하는거 아닙니다. 잘 뛰어보라는거죠. 본인이 이순간 얼마나 빠른지에 대해 가치증명을 하면 도루가 성공될거고 아니면 도루자를 남길 뿐이지요. 켜져있는 동안에는 걷든 뛰든 누구나 건널수 있는 '초록불'이 아니에요.
남성도 그렇지만 여성의 경우도 그레코로만보다 프리스타일이 유혹이 강합니다. 당연하죠. 그래서 그레코로만형들이 프리스타일의 유혹을 받고 아 이런 유혹을 할정도면 나에게 마음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것만으로도 본인이 상대에 대한 마음을 무한증식시켜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오빤 그냥 좋은 오빠소리듣고 상심하게되고, 그러다 술 몇번 먹고 '나쁜X' 이라며 잊게되는 코스를 밟기 쉽습니다. 이럴땐 마음을 무한 증식시키기 보다는 '너 지금 나 꼬시는거야?"라는 뉘앙스의 한마디만 여유있게 적재적소에 잘해도 됩니다. '어유 귀여워라~' 라며 상대의 유혹을 여섯살박이 여자조카 재롱처럼 봐주는것도 좋습니다.
요약하면 본인이 그레코로만스타일이시라면 프리스타일을 멀리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상대를 꼭 만나고 싶으시다면 같이 프리스타일로 싸우세요. 본인의 가치증명이 첫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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