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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23 13:28:18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권신의 시대 ② 동흥전투


위의 대장군이던 사마사는 252년 12월 제갈탄과 호준에게 보기 7만으로 동흥제를 공격하도록 명령합니다. 제갈각이 쌓았다고 알려진 동흥제는 원래 230년 손권이 수군기지를 만들기 위해 동흥에 제방을 만들어 호수를 막았고, 이 호수를 이용해 수군전력을 확충해서 회남지방으로 진격해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위의 정동장군으로서 남동전선을 지키던 만총은 기존의 합비성을 버리고 인근에 합비신성을 만들어 기어이 만든 동흥제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죠. 합비성을 노리고 수군전력을 빠르게 충원해 합비성을 공략하려던 손권의 전략은 합비 신성의 존재로 인해 이 동흥제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겁니다. 결국 손권은 이 동흥제를 버려두게되죠. 제갈각은 이 동흥제에 주목하고 252년 10월 동흥제를 수리함과 동시에 동흥제의 구조를 변경해 동흥제 인근의 산에 잇대게 하고 동흥제의 동서에 성을 쌓아 방어기지를 구축합니다.

제갈각의 노림수는 동흥 동서 양성을 제방으로 연결해 위의 침공을 막고, 이 지역을 군사거점으로 삼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갈각은 전단과 유략을 이 두성을 지키게 했지만 1천이라는 비교적 적은 군사를 남겨두게 됩니다.

동흥제의 양성 축조 첩보를 입수한 사마사는 제갈탄과 호준에게 7만의 군사를 주어 이 양성을 공격하도록 합니다. 이때 마침 겨울인 12월임에도 태풍과 지진의 자연재해가 발생합니다. 자연재해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동흥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왕창에게는 남군을, 관구검은 무창을 공격하게 해 동흥을 지원하지 못하게 합니다. 위군의 동흥 공격군 선봉에는 오의 원로중신 한당의 아들인 한종이 선봉장으로 나섭니다. 한종은 한당의 아들이었지만 손권이 강하성 공략에 나설때 죄를 지었다가 치죄를 당할까 두려워해 가족과 측근, 사병들을 거느리고 위에 항복했습니다. 거기에 아버지 한당의 관과 시신까지 가지고 위로 가버렸고, 위에서는 장군직위와 광양후의 작위까지 받고 위군을 이끌고 위와 오의 변경지역을 자주 침범해 오나라 사람들을 살해하는 통에 손권은 그를 잡아 죽이려했죠.

동흥 공격에 나선 호준과 제갈탄은 동흥 양성을 포위한 뒤에 제방을 파괴하려고 합니다. 제방이 파괴되면 이 동흥 양성의 연계를 끊을 수도 있고 제방에 가두어둔 물로 인해 이 두성을 수공으로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모양입니다. 동흥제가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제갈각은 유찬, 여가, 당자, 정봉을 선봉부대로 삼고 자신은 본군 4만을 이끌고 이 두성을 구원하려고 합니다. 오의 구원군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위군은 제방파괴를 중지하고 제방에 진을 치고 호수에 부교를 다수 건설해 성을 공격합니다. 하지만 산에 의지한 이 두 성은 병력이 적었음에도 분전해 성을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공성이 난맥상에 처했을때 오의 구원군 선봉이 인근에 도착합니다.

오의 원군은 일단 제갈각의 본진이 도착하면 위군이 이 소식을 듣고 퇴각할 것이니 굳이 싸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죠. 하지만 관군장군으로 있던 정봉은 이 계획에 반대합니다.



정봉 : 위군은 허도와 낙양의 병사를 모두 끌고 왔으니 따로 생각해둔 것이 있으니 바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제갈각이 도착하자 정봉은 제갈각에게 말하죠.

정봉 : 지금 우리 군의 행군이 느립니다. 만일 적이 편한곳에 주둔하면 저들과 예봉을 다투기 어렵습니다.

제갈각은 정봉의 조언을 받아들여 각 군을 불러들여 빠르게 진군하게 하고 또한 정봉에게 수군 3천을 주어 위군 선봉이 주둔하고 있던 서당을 점령하게 합니다. 서당에 도착한 정봉은 적군의 형세를 정탐합니다. 당시 선봉군을 이끌고 있던 호준과 한종은 날이 춥고 눈이 내리기 때문에 적이 오지 못할것이라 여기고 술자리를 열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정봉은 휘하 병사들에게 갑옷을 풀고 단병기를 지니고 적군을 기습합니다. 위군 역시 이런 허술한 오군의 상세를 보고 비웃었고 장수들 역시 적의 기습을 하찮은 것이라 여기고 군대를 정돈하지 않고 술자리를 이어가기 시작했죠. 이때 정봉의 첩보를 듣고 달려온 유찬, 여거가 정봉군에 합류해 위군을 협공합니다. 오군의 협공에 견디지 못한 위군은 장악당한 제방을 버리고 부교를 통해 탈출하려 하지만 부교에 일시에 많은 인원이 올라타게 되고 이것을 본 주이가 수군으로 부교를 공격해 위군을 익사시켜 버립니다.

호준과 제갈탄은 겨우겨우 살아갔지만 선봉군에 있던 한종과 낙안태수 환가는 오군과 싸우다가 살해당하죠. 한종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제갈각은 한종의 머리를 잘라 손권의 묘에 바치도록합니다. 이 일로 인해 제갈각의 인기는 절정에 오릅니다.

거기에 각 지역을 공격하던 왕창과 관구검은 253년 정월 5일에 남군과 무창 지역 공격을 포기하고 퇴각합니다. 위군이 모두 물러난 253년 2월 의기양양하게 건업으로 돌아오죠. 동흥 전투에 공을 세운 정봉은 멸구장군 도정향후로 유찬은 좌장군으로 승진하죠. 거기에 손권이 그렇게 미워했던 한종을 죽이고 그 머리를 손권의 묘에 바친 제갈각에 대한 우호 여론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다시 전씨 가문을 살펴보죠. 제갈각전에는 분명 이 동흥에는 전종의 아들 전역이 한 성을 지키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논공행상 목록에는 전역이 빠져있습니다. 거기에 전역이 참전했다는 기록이 없죠. 이렇게 대승을 한 상황이라면 성을 잘 지킨 사람도 상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도 전역은 어떠한 공도 없었죠. 이는 아마도 전역은 동흥 전투 직전에 다른 사람과 교체되었던 모양입니다.

제갈각은 동흥전투로 인해 심하다 싶을 정도의 자신감-이라고 하겠지만 아무래도 자만심과 공명심이었겠죠-과 오만함을 표출하게 됩니다. 당시 오군이 획득한 수레와 소, 말, 당나귀는 각각 수천에 달했고 군수물자는 산처럼 쌓였다고 합니다. 이 공으로 제갈각은 양도후에 형주와 양주목에 동시에 임명받고 금 1백근과 말 2백필, 비단과 베 각 1만필을 하사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엄청난 군공을 세운 제갈각은 날이 풀리는 봄이 되면 다시 진격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 구절의 주로 인용된 한진춘추에는 제갈각이 사마 이형을 보내 위의 권력이 사마 가문으로 넘어가서 내부가 혼란스러우니 군사를 일으켜 오는 동쪽을 촉은 서쪽을 공격하면 위를 멸망시킬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죠.

모든 사람들이 말합니다. 승승장구하고 있을때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한다구요. 그러나 제갈각은 승리의 감정에 도취되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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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23 20:05
수정 아이콘
이 시기에는 연의에서도 뭔가 대충 지나가버려서 인상이 희미했는데 글을 읽어보니 재밌네요
13/08/23 23:14
수정 아이콘
유관장 죽고 제갈량으로 버티다 위연 숙청 이후에는 정말 흥미가 떨어져
대충 읽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보니 상당히 재미있네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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