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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11 12:43:52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달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그간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어왔지만 이제는 학자들이 거의 다 “거대 충돌설”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즉, 지구 형성 초기, 태양계가 아직은 매우 혼란스러웠던 당시에 화성만한 크기의 행성(Theia)이 지구와 충돌하였고 엄청난 충격 에너지로 인해 지구의 지각의 상당 부분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으며 그것들이 나중에 지구 주위에서 다시 뭉쳐서 달이 형성되었다는 이론이지요.



아마 생성 초기에는 공전 면에 대해서 수직이었을 지구가 약 23.5도 정도 기울어지게 된 것도 이 거대 충돌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그로 인해 우리는 계절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죠)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 충돌로 인해서 원래는 지구의 핵 부분에 있었던 금속들이 지표로 노출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핵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철(iron)이었는데 이 반응 성이 뛰어난 금속은 지표에서 다른 화학 물질들과 반응하여 대기 중으로 메탄이나 일산화탄소, 수소와 같이 나중에 원시 생명 탄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기체들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광로 같던 지구가 점점 식고 수증기가 냉각되어 바다를 만들고 난 이후로는 달은 본인의 가지고 있는 중력을 이용하여 지구의 생명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고 하네요. 즉 달의 중력이 지구의 해수면을 자기 쪽으로 (즉, 지구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당기면서 발생하는 것이 밀물과 썰물 현상인데 이 밀물과 썰물 때문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밀물일 때는 젖은 상태였다가 썰물일 때는 마른 상태가 되는 조간대에서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과 여러 가지 기본적인 화학물질이 반응하여 최초의 원시적인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RNA가 만들어졌을 거라는 게 이런 학자들이 주장입니다 (실제 시험을 통해서 플라스크 안에 기본적인 유기 화학 물질을 집어넣고 젖게 했다 말렸다를 반복하면서 자외선을 계속해서 쏘여주는 경우 RNA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달이 없었으면 정말로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하지 않았을 지 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 그것보다도 저의 흥미를 더 끌었던 것은 지금 현재 달을 잘 이용하면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즉 달에다가 지구에 있는 것과 같은 태양 전지 패널을 둘레를 따라서 설치를 하고 거기서부터 나오는 에너지를 극초단파(microwave)를 사용해서 지구로 전송하게 하면 지구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엄청난 돈이 들어가긴 하는데 그것도 현재 전세계의 에너지 회사들이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서 한 해 투자하는 돈의 약 2배 정도라고 하니까 한번 설치하면 반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시도해 볼만한 프로젝트가 아닐까 싶은 것이지요.



그리고 달은 더 먼 우주를 탐험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흔히 알려지기로 달에는 물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 햇빛이 들지 않는 극지방의 분화구들 안에는 많은 양의 물이 있다고 합니다. 이들 물들을 이용해서 차후 달 거주민들의 식수는 물론이고 로켓의 원료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게 되면 지구에서 바로 쏘는 것 보다 달에서 발사체를 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 될 거라고 합니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 이후로 확실이 달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습니다. 12명의 사람들을 달에 보내고 약 300kg이 조금 넘는 월석들을 지구로 가지고 온 이후로는 NASA도 더 이상 달에 대해서 예전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고요. 하지만 이런 경제적인 측면을 활용할 수 있다면 달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게 되고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도 않을 까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다시 한 번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또 다른 세계가 바로 달 입니다...지구에서 겨우(?) 3일 떨어진 거리입니다...반면에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6개월 이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인들이 화성에 도착해서 “안녕하세요? 여러분…저희 드디어 화성에 왔어요?” 라고 인사할 때 지구에서는 “저기 죄송한데요 누구세요?”…--;;; 할지도 모르잖아요?


3일 짜리 단기 코스...


6개월의 장기 코스...

뒷 이야기...
아폴로 탐사 시 우주인들을 가장 난감하게 한 문제가 바로 생리 현상의 해결이었다고 합니다...소변은 소변 호스를 이용해서 우주선 바깥으로 배출을 했는데 문제는 대변이었다고 하네요...대변은 밖으로 배출이 안되서 비닐 백 같은 것을 거기다가 정확히 조준해서 볼일 보는 동안 꼭 밀착하고 있다가 볼일이 다 끝나면 재빨리 비닐 백의 입구를 봉해서 선 내에 저장해 뒀다고 합니다...우주선 내의 악취가 너무나 심해서 아폴로 우주인들이 태평양에 착륙하고 나면 해군 요원들이 가서 해치를 열어주는데 해치 열어주는 요원들 가운데 해치를 열자마자 고개를 뒤로 젖히지 않는 요원이 없었다고 하네요...--;;;

또 한 번은 아폴로 9호 우주인 가운데 한 명이 하필이면 설사가 나는 바람에 배출물 가운데 일부가 비닐 백을 빠져나와 버려서 우주인 전원이 티슈를 들고 우주선 내를 둥둥 떠다니는 정체불명(?)의 배출물들을 채집하느라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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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르나르
13/06/11 12:51
수정 아이콘
그래도 6개월이라면 예전보단 훨씬 단축된 거네요. 예전엔 2년으로 본 거 같아요.
Neandertal
13/06/11 13:00
수정 아이콘
그래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아주 짧아보이지는 않는군요...아폴로 우주인들에 관한 책을 읽어보니까 특히 자는 문제 싸는 문제에 있어서 애로 사항들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ASTROCAMP
13/06/11 13:01
수정 아이콘
직선거리가 6개월이고 실제궤도를 따라가면 그것보다 더 걸리는걸로 알고있습니다
13/06/11 13:28
수정 아이콘
요즘 딸래미 안고서 재울때 " 딸~ 딸~ 무슨 딸~ 쟁반같이 둥근딸~" 노래를 불러주는지라 제목보고 재미있었네요^^;


화성은 왕복 3년 잡았던 걸로 기억해요. 궤도 따라 스윙바이 해서 최단거리로 3년이었던걸로... 그래서 예전에 바이오스피어나 우주정거장 장기체류도 3년, 1000일 을 목표로 했었죠.
Neandertal
13/06/11 13:50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더더욱 어렵겠군요...
너구리구너
13/06/11 14:59
수정 아이콘
최단거리라기보다는 왕복궤도 사정상 화성에 아마 1년반정도 머물러있을수밖에 없어 3년이 든다고 그랬던거 같습니다.
13/06/12 09:53
수정 아이콘
아. 맞네요. 다음 회합주기를 기다려야 해서 3년인걸로..
낭만토스
13/06/12 06: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글을 참 재미있고 쉽게 쓰시는 재주가 있으세요^^
Neandertal
13/06/12 10:41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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