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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26 17:37:56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딱 봐도 얼굴이 "범죄형"으로 생겼네...


어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데 몇몇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요? 똑같은 유혹을 받고도 어째서 몇몇 사람들은 그 유혹에 굴복하고, 다른 사람들은 유혹을 이겨내고 좁은 문을 통과하는 걸까요?

“범죄는 어떤 사람들이 저지르는가? 예비 범죄자들을 미리 파악할 수는 없을까?”하는 문제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받으면서 연구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이러한 주제를 깊게 파고든 학자들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 가운데서 이탈리아의 의사였던 체자레 롬브로소(1836 – 1909)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롬브로소는 처음에는 범죄자들 보다는 미친 사람의 뇌 구조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을 먼저 연구했었습니다. 하지만 미친 사람들과 정상인 사이의 뇌 구조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독일의 유명한 병리학자인 루돌프 피르호가 몇몇 범죄인들의 두개골에서 특이점들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특성이 원시 인류나 심지어 몇몇 동물 종과 비슷하다는 논문을 발표하게 됩니다.

피르호의 논문에 깊은 인상을 받은 롬브로소는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을 상대로 관상학 연구에 뛰어듭니다. 그는 살아있는 죄수들은 물론이고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들의 시체를 대상으로 부검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연구들을 통해서 범죄인들의 두개골 구조가 설치류의 두개골 구조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두개골을 보는 순간 돌연, 마치 노을로 붉게 타는 하늘처럼 원시 인류와 동물의 사나운 본능을 지니고 있는 범죄형 인간의 특성에 관한 문제의 해답이 환하게 밝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위 글은 롬브로소 본인이 직접 한 얘기입니다. 그는 추가 연구를 통해서 범죄형 인간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첫 번째 유형은 ‘우연한 범죄자’로 환경에 의해 범죄에 내몰린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타고난 범죄자’로 외모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는 유전적인 결함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유형입니다. 후자에 속하는 인물들에 대해서 롬브로소는 “긴 팔, 맹금류처럼 날카로운 눈빛, 강한 턱, 주전자 손잡이 같은 귀(!)”등 원시적인 특징들로 인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본인의 연구를 더 진행해서 범죄자 6034명을 조사한 연구의 결론을 다음과 같이 내렸습니다.

“암살자들은 턱이 두드러지고 양쪽 광대뼈 간격이 넓으며 머리카락이 굵고 색이 진하며 턱수염이 많지 않고 얼굴이 창백하다.

폭력범은 두개골이 둥글며 손이 길다. 이들 가운데 이마가 좁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강간범은 손이 짧다….그리고 이마가 좁다. 이들 가운데 머리카락 색이 밝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또 성기나 코가 기형인 사람 역시 압도적으로 많다.

강도범은 절도범과 마찬가지로 두개골 측정치가 특이하며 머리카락 색이 진하다. 턱수염도 많지 않다.

방화범은 머리가 특이할 만큼 길고 작으며, 몸무게는 평균 이하다.

사기꾼은 턱이 넓고 광대뼈가 돌출됐으며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얼굴을 창백하고 굳어 있다.

소매치기는 손이 길고 크며 머리카락이 검은색이고, 턱수염이 많지 않다.”

롬브로소의 연구는 지나친 단순화로 인해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지지자들 역시 있었습니다. 그의 지지자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은 미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더그데일이었는데 그는 1877년 [쥬크 가의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나쁜 가문의 대표격인 이 가문의 창시자 후손들 700명을 조사한 결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범죄자나 매춘부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롬브로소의 반대 진영 가운데 대표격인 사람은 프랑스 리옹 대학교의 법의학 교수였던 알렉상드르 라카사뉴였습니다. 그는 범죄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사회에는 그 사회가 낳은 범죄자가 있기 마련이다’라고 천명하지요.

롬브로소는 나중에 본인의 견해를 조금씩 수정해서 범죄의 사회적 요인들을 인정하기도 했고 말년에는 외모상의 특징으로만 범죄인을 구별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흔히 “범죄형으로 생긴 얼굴”이니 하는 말들을 쓰지만 그것은 그냥 ‘험상궂은”얼굴의 다른 표현일 뿐이고 심각하게 관상과 범죄를 연관 짓지는 않지요. 그래도 분명한 것은 “원빈”같은 얼굴을 두고는 절대로 “범죄형” 얼굴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 이제 얼굴을 들고 거울을 한 번 보세요. “원빈”이 보이십니까? 아니면 “범죄형”얼굴이 보이십니까?


출처: 범죄심리와 과학수사 프로파일링 (브라이언 이니스 지음/ 이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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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26 17:40
수정 아이콘
헉 저도 이 책 있는데...크크

재밌는거 참 많더군요
레지엔
13/04/26 17:42
수정 아이콘
이 범죄형 얼굴에 대한 시도가 골상학, 우생학에 큰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나치즘과 인종차별주의의 한 축이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합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3/04/26 17:44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하지만 지금도 이런 이런 얘기하는 사람은 없겠죠?
FreeSpirit
13/04/26 17:45
수정 아이콘
근데 롬브로소의 책을 보면 세상에 잘생긴 연예인 몇몇 빼고는 거의 다 범죄형에 하나씩 해당되지 않나요?ㅠㅠ
13/04/26 17:50
수정 아이콘
'얼굴이 범죄형이네' 는 낫죠.

'얼굴이 범죄야' 도 있잖아요..

orz
13/04/26 17:53
수정 아이콘
아......
13/04/26 18:10
수정 아이콘
으어 크크크크
13/04/26 18:38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합니다 크크크
불량품
13/04/26 18:38
수정 아이콘
저는 강력범죄입니다..
유료체험쿠폰
13/04/26 18:00
수정 아이콘
잘 생긴게 죄라면 전 법 없이도 살 사람...
Neandertal
13/04/26 18:01
수정 아이콘
못 생긴게 죄라면 저는 사형수...연쇄 살인범...
스트릭랜드
13/04/26 18:08
수정 아이콘
안 생긴게 죄라면 저는 탈옥수...영원히 고통받을 것 같은 도망자
jjohny=Kuma
13/04/26 18:21
수정 아이콘
커플이 죄라면 저는 착하고 건전한 무공해 청년
불량품
13/04/26 18:45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저는 신생아입니다
인생의 마스터
13/04/26 21:26
수정 아이콘
잘생긴게 죄면 저는 사형감
4월이야기
13/04/26 18:08
수정 아이콘
거울을 보자마자 "잡
스트릭랜드
13/04/26 18:08
수정 아이콘
범?
저글링아빠
13/04/26 18:10
수정 아이콘
범죄인들의 두개골 구조가 설치류의 두개골 구조와 비슷..에서 흠칫하면 종북좌빨인가요.^^
13/04/26 18:35
수정 아이콘
관상학이랑 다를 게 없어보이네요
레지엔
13/04/26 18:37
수정 아이콘
거의 완벽하게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와서는 그냥 흥미거리죠.
Abrasax_ :D
13/04/26 18:49
수정 아이콘
저는 총살감...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불량품
13/04/26 19:23
수정 아이콘
근데 이것도 일부러 다들잘생기셨으면서 분위기에 편승하기 위해 못생기신척 하는거죠?
전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
그러고싶네요
13/04/26 19:26
수정 아이콘
전 하루만 못생겨 지고 싶군요.
매일 못생겼으니깐요.
13/04/26 19:42
수정 아이콘
물론 지나친 편견은 안되겠지만 한번쯤은 가져볼만한 의문인거 같습니다.
정말 외모와 내적인면은 전혀 무관한걸까? 왜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비슷하게 생겼을까? 왜 조폭들은 비슷한 인상이 많을까?
선해보이는 인상을 가진 사람은 정말로 착실한 사람인 경우도 많은데 그건 다 후광효과나 선입견일까? 같은 의문들요.
레지엔
13/04/26 20:17
수정 아이콘
이미 내린 판단이 외모 평가에 영향을 쉽게 줍니다. 이건 다양한 실험이 있고... 다운증후군 등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외모의 경우 유전적 문제고,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서 외모와 다른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떠올려볼 수 있긴 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성공적인 사례가 있죠. 오늘 나온 미남/미녀의 직종별 수입차이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결과에서, 즉, 비교적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 동일 직종 내에서 온갖 다양한 외모가 공존한다는 사실을 통해, 외모로 인한 평가에 굉장히 큰 한계점이 있다는 것 역시 확인 가능합니다.
말씀하신 조폭의 경우는 좀 다른 의미에서 비슷한 인상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키가 크고 살이 찐 사람을 선호하며, 의도적으로 외모를 비슷하게 보이려고 하고(머리를 짧게 깎고 정장을 입히죠), 얼굴의 상처 등이 나기 쉬운 직종이니까요. 결국 외모로 인한 짐작의 문제는, 이게 일정 이상의 유의미함을 보이기에는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가 너무 많고, 그리고 온전하게 세상을 분석하기에는 편견으로 작용될 여지가 너무 큽니다(사실 개인 수준에서는 그냥 편견에 지나지 않기도 하고).
jjohny=Kuma
13/04/27 01:06
수정 아이콘
요는, 철저하게 학문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나온 그 순간부터는 철저하게 학문적일 수가 없는 영역이니까요.
카푸치노
13/04/26 20:32
수정 아이콘
재밋게 잘읽었습니다 전 인류를 몰살시킬 얼굴!! 입니다
등짝에칼빵
13/04/26 23:27
수정 아이콘
여러분들이 아무리 댓글로 내가 못났네 정말 못났네 해봤자 제 앞에 서면 그 순간 킹카~!!
피지컬보단 멘탈
13/04/30 09:01
수정 아이콘
사기꾼....노홍철외모와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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