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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4/10 11:16:28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영국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처칠과 대처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 헛점이 많은 글임을 밝히고 씁니다.

영국의 보수주의는 미국의 공화당이 상징하는 보수주의와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리버럴(자유주의)는 보수 지만 영국에서는 진보에 가까운 중도에 위치해 있다가
현실적 상황에 의해 가끔 좌로 움직이는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이죠.

영국 보수주의 핵심은 얼마나 사회적 분열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사회적 혼란이나 분열은 영국 보수주의의 태생적 계급인 귀족 계급에게 상당히 애로 사항을 준다는 경험 때문이죠.
이 덕에 영국 보수당은 가장 다이나믹 하게 변화하는 정당이 됩니다.
분열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엄청 자주 당의 색깔이나 정책이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귀족이 아닌 전에는 귀족의 적인 신흥 자본가를 포섭한다든지
혹은 한 때는 평범한 아랫것인 중산층 포섭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는 이데올로기에 함몰 되었던 자유당(현 자유민주당)이나 계급적 한계가 분명한 노동당에 비해 엄청난 강점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보수당의 기치를 가장 잘 보여준 사람이 바로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당시 30년대 영국은 심각한 계급적 위기에 당면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라는 새로운 세력이 공산주의의 냄새 점점 풀풀 풍기며 최소 중산층 독점의 영국 정계에 나타났기 때문이죠.
또한 30년대 유럽의 혼돈은 목도하고 있었던 영국 보수주의자들은 이게 영국에도 나타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었죠.

이 분열을 전쟁과 비버리지 보고서라는 복지정책으로 극복한 한 사람이 바로 처칠입니다. 40년 내내 보여주었던
리더십과 복지정책 약속은 이 노동자들을 성공적으로 제도권 안에 끌어 들이면서 그 노선을 온건하게 바꾸었고 결국 사회적 균열을
해결할 수 있었죠.

그래서 처칠은 위대한 영국인이 될 수 있었던 겁니다. 19세기에서 시작되어 1930년대 극대화 되었던 사회적 불안을 해결하였거든요.
전쟁을 이긴 것이 컸지만요.

이런 대타협과 분쟁을 최소덕에 영국사회에 있어서 이 처칠의 업적을 손댄다는 건 사회적 금기였습니다. 이든 이후 맥밀런에 이르기 까지 수상들이 보수당 노동당을 가리지 않고 경제가 어려움을 알면서도 이를 손대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인거죠. 바꾸어 말하자면 이걸 깬다는 건 사회적 결속으로 깨버리면서 다시 사회를 1930년대로 돌리는 것이었고, 그럼 영국 사회는 다시 혼란을 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체제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영국 보수주의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금기 사항을  깬 사람이 나타 났는데 바로 그게 대처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구조조정은 당시 망해가는 영국에게는 필요 했지만 그녀는 경제성을 이유로 이런 사회적 통합의 모든 체제를 파괴해 버립니다.

여기에 가장 분노한 사람이 그녀의 적 노동자와 더불어 보수주의자들인 건 바로 이 이유입니다. 이젠 새로운 사회적 헬게이트가 열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사회는 다시 1930년대 혼란기로 돌아 갈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적중해 보입니다.
그 상징적 사건이  2011년 영국을 휩쓴 대폭동이구요. 아마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영국을 괴롭힐 것이라고 봅니다.
어제 대처의 죽음에 그토록 기뻐하는 사람을 보면 수십년 동안 참아 왔던 그들의 분노를 보면 말이죠.
이런 식으로 보면 영국 보수주의자들이 대처를 보며 증오한게 결국 틀리지 않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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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손을 잡으
13/04/10 11:3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상황이 조금 이해가 가는 군요.
우리의 상황에 비추어 볼 수도 있고요.
잘 읽었습니다.
Blooming
13/04/10 11:51
수정 아이콘
최근에 보수 신문에서 대처 추모 분위기 조성해보려고 하는것 같던데, 영국 보수한테도 버림받은게 대처리즘이라는걸 알기는 하는건지 궁금하더군요. 박근혜 대통령이 대처 처럼 해주길 바라는것 같은데, 그렇게 했다가는 정말 탄핵이라도 당할겁니다.
포포탄
13/04/10 12:06
수정 아이콘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박근혜대통령이 인터뷰했을때 존경하는 인물로 대처를 뽑기도 했었죠..
13/04/10 12:22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사회적 분열의 최소화라, 사회 통합보다는 이쪽이 와 닿네요.
시네라스
13/04/10 13:11
수정 아이콘
인위적인 대통합이라는게 말은 가능해도 행하기도 어렵고 행한다고 되는것도 아닌것 같습니다.
나사못
13/04/10 13:18
수정 아이콘
지금의 캐머런 총리도 대처리즘을 부정하고나서야 집권할 수 있었죠.
일부 지지층이야 있겠습니다만, 보수/노동 양쪽에서 모두 부정된 것이 대처라고 봐야....
그쪽에서 교수로 계신 지인은 '한국으로 치면 전XX 사망한 수준'이라고까지 표현하더군요.
저글링아빠
13/04/10 13:19
수정 아이콘
영국에선 대처에 대한 이런 저런 좋은 회고글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 당연하겠지만요.

읽고 공감했던 것 하나 링크 겁니다. (번역은 죄송합니다 -_-)

http://www.guardian.co.uk/politics/2013/apr/09/margaret-thatcher-ian-mcewan
13/04/10 14:00
수정 아이콘
잘 모르는 부분이라 재밌게 봤습니다.
대처가 자국내에서 그 정도로 평가되는 인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혹시 여유가 되시면 좀 더 이어서 다른 포스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음 합니다..너무 재미있네요..^^
한편으로는 영국의 보수주의자들이 가진 복지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흥미롭네요..
13/04/10 14:31
수정 아이콘
어제 뉴스에서 대처 사망에 대해 잠깐 나오던데 고인 평가에 순 좋은 말뿐이어서 놀랐네요.
13/04/10 14:47
수정 아이콘
박대통령이 존경한다는데 국내 방송사 중 누가 까겠습니까? 흐흐..
절름발이이리
13/04/10 15:10
수정 아이콘
반대로 생각해 보면, 대처를 나은게 그 요람에서 무덤까지입니다. 적당히 했으면 극약이 등장할 일도 없겠죠.
swordfish
13/04/10 16:02
수정 아이콘
무덤에서 요람이 대처를 나은게 아니라
저는 반대로 시티가 대처를 나은거 봅니다.
시티의 자본가가 버밍엄의 제조업에 더이상 재투자하지 않고 어메이징 마켓이나 이런 곳으로 자본을 돌리는 바람에
영국 제조업이 너무 취약해 졌고 이게 영국 경제를 취약하게 만든 거죠.
50년대 나름 버틸 수 있었던 복지 정책이 60~70 년 급격히 무너진게 바로 이 이유구요.

뭐 둘다 이유는 되겠지만 저성장이 복지정책보다 더 큰이유였다고 봅니다.
13/04/10 16:29
수정 아이콘
만약 그렇다면 79년 20% 넘게 찍은 인플레이션율이 설명이 안되지 않나요?통화주의를 도입한 이후에 인플레이션은 분명 해결이 됬구요.

또한 시티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됨으로써 영국경제가 빈곤해졌다면 정부지출을 계속해서 늘렸어도 문제가 해결이 됬을텐데요.
swordfish
13/04/10 18:45
수정 아이콘
제 이야기는 장기간의 저상장 원인 이야기고

79년이면 오일 쇼크라 생산 요소 인플레 때문에 모든 나라가 다 그랬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4/11 18:14
수정 아이콘
그야 고성장하에서는 빵빵하게 써도 버텨줄 체력이 되겠죠. 하지만 정부의 실책때문이든, 외부 환경 때문이든 경제적 위기는 필연적이고 반복적으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상대적으로 줄일 수가 있을 뿐. 그런 위기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가 불가능한 수준의 복지를 설정해 놓으면, 장기적으로 언젠가 위기를 맞이하는 건 지당한 일이죠. 복지의 수혜자가 정부를 구성하는 민주주의하에서는 예민한 대응을 하기가 더욱 힘듭니다.
SwordDancer
13/04/10 16:19
수정 아이콘
좋은 내용이군요. 복지가 약자만이 아니라 사회지배층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새삼 실감납니다.
그리메
13/04/10 16:45
수정 아이콘
대처는 대처를 잘해서 대처이나 그 잘난 대처로 대처로 돌아갈때까지 갑론을박이죠.
플토만세
13/04/11 00:17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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