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3/18 09:35:30
Name No.42
Subject [일반] [MLB] 류현진, 체인지업에서 답을 찾다.
  이른 아침 또 설레발 하나 적어보려합니다.

  류현진 선수가 시범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5.2이닝을 던져서 탈삼진을 6개나 솎아내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두번째 타순을 버텨냈기도 했고, 그간 보여준 불안한 모습들에 대한 답을 찾아낸 듯한
피칭이었습니다. 투구수 관리, 공을 제구하는 능력, 타자를 상대하는 초식들을 설계하는 능력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점은 체인지업으로 패스트볼에 버프를 준 점입니다. 이날 잡아낸 삼진 6개중 5개는 패스트볼로 잡아낸
삼진입니다. 지난 등판들에서 플러스피치, 즉 리그 평균 이상으로 좋은 구종으로 분류된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들의 주목을
제대로 끌어주었고, 이 틈을 노려 허를 찌른 패스트볼이 당황하여 늦은 타이밍에 나오는 스윙들을 많이 이끌어냈습니다.
4회 1아웃에서 콜 가너를 상대로 잡아낸 루킹삼진은 이날 피칭의 백미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0-2 카운트에서 체인지업 혹은
브레이킹볼로 유인하는 공을 기다리던 콜 가너에게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로 루킹삼진을 잡아냈습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대한 발빠른 분석과 대처는 과연 메이저리그라는 감탄이 나올 법 했으나, 이에 대한 지나친 주목이
오히려 류현진을 상대하는 데에 독이 된 듯한 밀워키의 공격이었습니다. 비록 체인지업으로 잡아낸 삼진은 1개뿐이었지만,
그 체인지업이 타자들의 생각을 묶어둔 덕에 적시에 구사한 패스트볼의 위력이 배가되었습니다. 이렇게 판을 짜고, 그에
따라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공을 꽂아넣는 능력이 바로 커맨드라고 불리는 능력입니다. 메이저는 처음이라도 프로야구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투수답게 잘 치뤄낸 경기였습니다. 특히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투구폼이 같은 것은 큰 장점입니다.
일류 체인지업 투수들은 모두 갖추고 있는 능력으로,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데에 중요한 열쇠가
될 면모지요.

  이번 경기에서는 88개의 공을 던져서 투구수 관리가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3회까지 60개를 던지고
이후 2.2이닝은 28개로 마무리 지으면서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싸움에서 많은 공을 소모하는 문제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추후 경험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풀카운트 7회. 그 중 삼진 1회. 볼넷 2회.)
1회 3피안타를 맞은 후 나머지 이닝은 노히트로 막아내는 등, 처음으로 아주 단단한 출발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울 만한 경기였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9th_Avenue
13/03/18 09:39
수정 아이콘
비록 주축타자들은 꽤나 빠졌지만 그래도 희망적입니다!
13/03/18 09:48
수정 아이콘
네... 주전 라인업에 들 타자는 2, 3명 뿐이었지요. 그래도 그간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점, 타자를 상대하는 법이 나아진 점이 희망적입니다!
설탕가루인형
13/03/18 09:42
수정 아이콘
LG팬으로써, 여러모로(?) 류현진 선수가 MLB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확실히 '류현진의 췐잡이 좋다'고 인식되어 있다면 역으로 패스트볼로도 찌를 수 있겠군요.
13/03/18 09:46
수정 아이콘
LG팬으로써 류현진 선수 안 돌아오고 므르브의 레전드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ㅡㅠ
올해 승수 몇은 더 늘겟네요. 크크
방과후티타임
13/03/18 09:47
수정 아이콘
에이, 작년에 엘지전 류현진 죽쓴걸로 아는데요. 크크크 어렴풋한 기억으로 작년에는 롯기를 잡고 엘지 못잡은걸로....크크
Je ne sais quoi
13/03/18 09:47
수정 아이콘
역시 투수는 패스트볼이죠. 뭐가 됐건 일단 패스트볼부터!
abstracteller
13/03/18 09:50
수정 아이콘
1회 첫타석에 안타맞고 도루까지 했던 타자상대로 3회에 몸쪽으로 제대로 들어간공(KBO기준)을 안 잡아주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했었던가요?

글러브를 팡 치면서 기분 나쁜 티를 내더군요. 의외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오늘은 바깥쪽 변화구는 스트라이크가 잘 안들어갔고(3연속 바깥쪽 아래구석을 넣으면서 삼구삼진을 잡기도 했지만)

한국이었으면 스트라잌 삼진이었을 몸쪽 공이 안들어가서 유리한 볼카운트였음에도 볼넷을 주기도 했었는데

전체적으로 높게 제구된 공이 없었고 낮게 제구되더라구요.

무사 1,2루에서 무실점 하면서 위기관리능력도 보여줬고

류현진선수가 크보에서 보통 110~120개 까지 던졌던 걸 생각하면 준수한 3선발이 될 것 같은데 밀워키 타자들이 마이너 급이었다는 소리도 있고

뭐 MLB는 잘몰라서 아무튼 오늘 잘 던졌습니다.
설탕가루인형
13/03/18 09:57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몸쪽 공을 후하게 쳐주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타자 몸쪽으로 붙일 수 있는 제구력과 배짱을 가진 투수가 별로 없어서
어지간한 코스면 스트를 잡아주는데 메쟈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13/03/18 10:01
수정 아이콘
바깥쪽 브레이킹볼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던진 셋업피치들이 아니었나 합니다. 의도한 위치로 던지지 못한 경우는 주로 가운데로 몰리지 밖으로 빠지진 않았습니다. 1회 1아웃에서 곤잘레스에게 던진 초구가 아찔하게 몰린 케이스였죠. 대체로 한국에 비해 메이저의 스트라이크 존은 좌우로 넓은 편이라 합니다. 아슬아슬하게 던진 공이긴 했으나 판정에 불만을 가질 정도의 공은 없어보였습니다.

오늘 나온 브루어스 타자중에 개막전 라인업에 들어갈 선수는 카를로스 고메스와 루크로이 뿐일 듯 합니다...
13/03/18 10:34
수정 아이콘
몸쪽공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것 같습니다.
크보에서 잡아주던 몸쪽공을 므르브에서 안잡아줄 확률이 크거든요.
Je ne sais quoi
13/03/18 10:38
수정 아이콘
대체적으로 KBO와 MLB의 스트라이크 존 차이는
1. 담뱃값 비유를 많이 합니다. KBO는 눕힌 담뱃값 MLB는 세운 담뱃값. KBO는 좌우가 더 넓고, 상하가 좁은 편이죠(물론 심판 능력이 떨어져서 상하를 잘 못 잡는 이유도 있습니다 -_-;;;)
2. MLB는 몸 쪽에 (타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후합니다. '타자가 정상적인 스윙에서 칠 수 있어야 스트라이크'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제가 3회 공이 어떤지 보지 못했지만 KBO 기준 꽉 찬 스트라이크면 MLB는 볼이 되는 공일겁니다.
3. 밀워키 타선은 아마 대부분 마이너리거들이었을 겁니다.
13/03/18 10:41
수정 아이콘
3회 고메스에게 던진 공은 안쪽 홈플레이트선을 벗어난 공이었습니다. 좌투수 궤적으로 들어갔음을 생각하면 10번에 1, 2번 정도는 잡아줄 공이었습니다만. 셋업 피치 이후에 던진 공도 약간 몰려서 파울이 되었고, 마지막 볼넷을 허용한 공이 좀 많이 빠지고 높았던 게 아쉬웠습니다.
13/03/18 09:52
수정 아이콘
여담입니다만, 세인트 패트릭 데이를 맞아서 죄다 녹색 베이스의 유니폼을 입었는데, 류현진 선수 무지 귀엽더군요.
강가딘
13/03/18 10:03
수정 아이콘
슈....랙?.크크크
Around30
13/03/18 10:18
수정 아이콘
직구 구속은 어느정도였나요?? 직구구속이 올라와줘야, 체인지업-패스트볼 조합이 더 빛을 발할거 같은데.
13/03/18 10:28
수정 아이콘
게임데이와 방송에서 구속을 정확히 찍어주진 않았습니다만... 보기에 90마일 넘는 공은 없는 듯 했습니다.
13/03/18 11:24
수정 아이콘
야구는 잘 모르지만 야구의 볼배팅이 이영호가 즐겨했던 판짜기 심리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미롭네요 호호
13/03/18 11:32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의 운영과 야구에서의 투수/포수 - 타자간의 심리전 간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와는 스타 경기를 보면서 자주 하는 비유지요. 정찰 온 SCV한테 어시밀레이터 보여주고 바로 취소할 때엔 '저거 셋업 피치다'라는 식으로요 하하.

투수의 투구엔 다 의미가 있어야 하죠. 반드시 스트라이크나 범타를 위해서 던지는 게 아닙니다. 셋업 피치라는 것은 말하자면 미끼의 역할을 하는 공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는 바깥쪽에 느린 공(오프스피드 피치. 패스트볼과 현격한 구속 차이가 나는 공입니다. 주로 체인지업이나 커브 등이죠.)을 보여주고, 다음 공을 높은 몸쪽 패스트볼로 던지는 초식이 있습니다. 멀리 도망가는 느린 공을 본 타자는 느닷없이 눈앞으로 쏘아져오는 패스트볼에 잘 대응하기 힘들게 되죠. 이는 정말 기초적인 것이고, 자꾸 당겨치려는 타자에게 바깥쪽 낮은 공을 준다거나 아니면 수비 시프트를 옮겨두고 당겨치게 한다거나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수많은 의미를 투구에 부여합니다.
스치파이
13/03/18 11:45
수정 아이콘
덕분에 좋은 해석 곁들여서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이렁
13/03/18 11:57
수정 아이콘
다들 해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3/03/18 13:55
수정 아이콘
http://losangeles.dodgers.mlb.com/video/play.jsp?content_id=25772267&topic_id=26668074&c_id=la

공식사이트에서 광고 보고 나서 삼진 하이라이트 감상 가능합니다.
Groove87-FR4
13/03/18 14:51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그런데 공이 대체적으로 높은거 같은데 이거 괜찮은건지요 .. 잘해주길 바랄뿐입니다
궁상양
13/03/18 14:3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체인지업이 살짝씩 양 옆으로 빠지는 모습을 봤던 점, 밀워키 타선이 주전급이 2명밖에 없었던 점에서 완전한 낙관론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그 주전인 고메즈와 루크로이에게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죠. 저는 오늘 경기에서 써드피치로서의 커브의 가능성을 높이 봤습니다. 쿠팩스 커브가 안 맞으니 국내에서 던지던 커브로 돌아온 모습이었는데요, 오늘 긁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커브 각이 상당히 좋은 모습이었는데요, 솔직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플러스 구질 이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체인지업을 보여주긴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잘 봐줘야 플러스 구질, 제가 보기엔 평균 이상 구질 정도로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류현진이 체인지업 연습을 더 해서 더 강력한 구질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커브가 오늘 경기처럼 들어간다면 충분히 커브도 평균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겁니다. 지금 모습으로도 4,5선발 경쟁은 어느 정도 가능할지도 모르며, 3선발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확실히 들게한 경기였습니다. 특히 삼진능력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여담으로 강력해진 올해의 다저스의 타선은 무시무시할 것 같지만, 올해 다저스 경기보시다보면 크크님의 활약에 뒷목잡으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얘는 이제 안 될 것 같아요. 답이 안 보여요.
오클랜드에이스
13/03/18 21:55
수정 아이콘
칼크...... 템파베이 좌익수 시절은 어디로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2765 [일반] 바쁘다는 말. [32] splendid.sj10495 13/03/19 10495 0
42764 [일반] 박근혜정부, 차명거래 전면 금지 검토.. [70] 다야10429 13/03/19 10429 2
42763 [일반] 다비치와 엠블랙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7] 효연짱팬세우실4756 13/03/19 4756 0
42762 [일반] [뉴스타파 호외 (3.18. 2013)] '국정원장, 정치개입 지시' 의혹 문건 공개 [100] 곰주6639 13/03/19 6639 2
42761 [일반] 책에 들어갈 사진 촬영은 잘 마쳤습니다. [9] 자이체프4908 13/03/19 4908 0
42760 [일반] 히든싱어 - 모창가수의 반란 [35] 유치리이순규9953 13/03/19 9953 0
42759 [일반] 강남 지역이 최근에 이상한 열풍이 몰고 있습니다. [80] 광개토태왕13486 13/03/18 13486 0
42758 [일반] 이석기, 김재연 자격 심사. 누가 누구를 무슨 명목으로 심사하는가? [80] 무플방지위원회6305 13/03/18 6305 0
42757 [일반] 누가 과연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나? [11] Neandertal8561 13/03/18 8561 1
42756 [일반] 하느님의 나라 ⑩ 태평천국 [3] 후추통5198 13/03/18 5198 2
42755 [일반] . [33] 삭제됨8435 13/03/18 8435 0
42753 [일반] WBC 푸에르토리코vs일본 H/L및 관전평 [31] 은하수군단8168 13/03/18 8168 0
42752 [일반] 사교육문제와 영어사교육부담이 심해진건 94년 수능때문입니다 [61] 맹구맹구맹구7251 13/03/18 7251 0
42751 [일반] [역사] 세종대왕의 성격과 철학을 알 수 있는 일화들. [49] sungsik16923 13/03/18 16923 10
42750 댓글잠금 [일반] 커뮤니티의 규범 - 일베 논쟁과 관련하여 [57] 무플방지위원회6381 13/03/18 6381 6
42749 [일반] 간 큰 부마들-의산군 남휘 [5] 알고보면괜찮은7581 13/03/18 7581 0
42748 [일반] 카라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20] 효연짱팬세우실5569 13/03/18 5569 0
42747 [일반] [MLB] 류현진, 체인지업에서 답을 찾다. [24] No.428266 13/03/18 8266 1
42746 [일반] 1935년 히틀러 나치스 집회 ` 컬러사진 `.jpg [34] 김치찌개8167 13/03/18 8167 0
42745 [일반] 출퇴근시 들을만한 최신 뮤비 모음 [2] 뜨아아4059 13/03/18 4059 0
42744 [일반] 세계여행 시리즈 25편 - 태양이 만드는 예술, 세계의 일몰 (Sunset) [3] 김치찌개4135 13/03/18 4135 0
42743 [일반] 아기를 버릴수있는곳 베이비박스 [22] 김치찌개7294 13/03/18 7294 0
42742 [일반] 한반도 유사시 90일 내에 파견되는 미군 병력.jpg [15] 김치찌개8148 13/03/18 814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