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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01 23:04:37
Name 헤븐리
Subject [일반] [미술] 살면서 그렸던 그림들.
네이버 블로그 그림이 링크가 안나오는걸 모르고 멋 모르고 올리고 잤다가 삭게 가서 다시 올려봅니다. 어휴 부끄러워라.. ㅠ_ㅠ..

사실 피지알엔 언제나 작업했던 작품을 올려보고 싶었지만 부족한 저의 실력과 무거운 피지알의 글쓰기 버튼이 맞물려 망설이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래에 youL님의 글을 보고 저도 용기를 얻어 한번 예전에 작업했던 작품들을 올려볼까 합니다. 지금 보니 참 아쉬운 점들도 많은 그림들이지만 저에겐 좋은 경험이 되었던 작품들입니다.






고등학생때 그렸던 그림들입니다. 고2가 되기전엔 봐줄만한 그림들이 없어서 고2때 그림부터 그나마 봐줄만한 그림들이 되었지요. 애니메이션과 진학이 목표였기 때문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이때 당시엔 그냥 좋다 싶으면 그리고, 무작정 따라하던때라 그때 당시의 저의 심리가 잘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흐. 정해찬씨를 좋아해서 그렸던 첫번째 그림이라던지, 할로윈과 마녀란 소재를 좋아해서 그렸던 2번째 그림, 트리니티 블러드를 좋아해서 그렸던 3,4번째 그림들은 저의 그때의 갈대같은 면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냥 바람불면 휙휙 움직였다고 해야할까요(..) 전3번째 작품이 기억에 남았던게 반응이 상당히 좋았었습니다. 들인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죠. 다만 부모님이 저의 정신세계를 걱정하셨던걸 생각하면 괜히 그린거 같기도 합니다(..)





대학교 1학년때 첫 작업으로 했던 작품입니다. 알퐁스 무하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저이기에 그의 작품같은 느낌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 그렸었지요.
알퐁스 무하의 작품은 고등학교 2학년때 교과서에서 처음 보고 한번에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그의 대표작품인 "욥"은 저의 시선을 한참이나 빼았아 갔더라지요. 그 뒤에 아르누보란 장르를 알게 되고, 책도 사보면서 연구를 하게 됩니다. 이 그림은 그런 저에게 첫 시험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림 제목은 순수입니다. 백합과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저에게 이 작품은 정말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캔버스 30호에 수채화로 그렸던 그림으로 집에 장식하기 제일 좋은 사이즈의 그림입니다. :-) 수채화의 특성상 직접 보는게 더 좋은데 수작업을 컴퓨터로 옮길땐 언제나 그게 아쉽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로 보정을 해본게 2번째 그림이 되겠네요.





그뒤 수채화 기법에 대한 연구를 위해 습작도 많이 그렸습니다. 학원 강사일을 해서도 있지만 저에겐 유화나 아크릴보단 수채화가 가장 잘 맞는 도구였습니다. 기존의 물을 가지고 노는 수채화라기보단, 밀도있게, 하지만 터치감을 최대한 줄여서 깔끔해 보이게 하려고 노력을 부던히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실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도구지만 이젠 CG를 더 잘해야할텐데..





수채화를 하고 나니 괜히 동양화에 관심이 갔습니다. 같은 물을 쓰는 작업이기도 하고, 그 특유의 먹 느낌은 정말 멋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2학년땐 동양화로 과제전에 참가해야겠다! 해서 그렸던 그림이 이 직소폭포 그림입니다. 가족 여행으로 갔던 직소폭포에 갔었는데 작지만 멋스러움이 살아있어 기억에 남아 있었지요. 그래서 한번 그려봐야 겠다! 해서 그려보았습니다. 장지에 동양화 물감, 먹을 이용하여 그렸습니다. 50호 사이즈로 나름 처음으로 큰 그림 작업을 해봤던 그림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그 뒤 3학년이 되면서 한국식 아르누보를 그려보자! 해서 시험작을 하나 그려서 과제전에 냈으나 폭풍 실패로 집에다가 모셔만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3학년때 작품은 없네요(..)



3학년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서 4학년 졸업작품때 다시 그려보았던 작품입니다. 아버지께서 한국 무늬 책을 다량으로 입수하심에 따라 작업에 매우 수월해졌습니다. 색감이 좀더 동양적이여야하지 않았나 해서 아쉬움이 남은 그림이지만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할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그림이고, 주위에서 가장 평가가 좋았던 그림입니다. 이 걸 그린 뒤 전 매난국죽 4연작을 졸업작품으로 하려고 했지만..  



결국 저의 게으름, 시간과의 싸움에서 타협을 하게 되어 그린 문제의 작품이 나왔더라지요. 졸업 작품전은 얼마 안남았고, 교직 이수다 애들 입시다 뭐다 너무 바빠서 작품을 많이 뽑아내지 못했던 저는 100호 사이즈(162.2x130.)의 큰 그림을 일주일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려내야 했습니다. 100호 그림은 처음이기도 했고, 시간이 없으니 심리적으로 촉박했던 저는 4년간의 마무리를 장식할 그림을 가장 졸작으로 끝내고 말았던 거죠. 가장 큰 사이즈인데 그리는 시간은 가장 빨리 걸렸습니다. 3일만에 완성을 했으니.. 반성을 할 수 밖에 없던 그림이에요. 순수와 함께 해바라기 연작입니다. 개인적으로 틀린게 너무 많이 보여서 부끄럽고 민망하나 그래도 첫 100호 사이즈의 그림이라 애착이 가는, 아이러니한 그림입니다. 보다 보면 괜찮아요.. 보다 보면..


그 뒤 졸업을 한 뒤엔 가장 하고 싶었던 영상애니메이션쪽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한국적 아르누보를 좀더 연구를 해서 작가로 활동해 볼까 했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제일 좋다는 걸 깨달았던 거죠. 그리고 누워서 침 뱉기 같아서 씁쓸하지만 교수님들이 " 니가 그린건 회화가 아니라 동화책 그림이다. " 라고 하셔서 큰 충격을 먹었던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점을 뺀다면 정말 훌륭한 교수님들이었고, 배운 것이 많기에 참 제 개인적인 상처로 그분들을 욕하는 거 같아 맘이 무겁기도 하네요. 제 조그마한 화풀이입니다 크크.. 이정도는 표현 할 수 있잖아요 교수님. 전 제 그림 회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게으름이 가장 큰 원인이고, 사실 지금도 롤을 안하고 그림을 그렸다면 그림이 더 있을텐데 대학원 공부, 학원 일때문에 작업을 못하고 있다는 변명을 하면서 작업물이 너무 적네요 흐.. 학원 연구작이나 개인 낙서를 올린다면 좀더 많아지겠지만 좀더 이쁜 모습만 보여 주고 싶은게 사람의 심리 아니겠어요. 사실 이 그림들도 너무 쪽팔립니다. 피지알 특성상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도 많을텐데 부족한 실력의 그림들을 올려 놓은 것 같아서요. 그래도 미뤄왔던 숙제를 하나 해결한 기분입니다. 전 이런 걸 그리며 대학 생활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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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언니
13/03/01 23:12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헤븐리
13/03/01 23:24
수정 아이콘
부족한 그림인데 감사합니다 ㅠ_ㅠ
Je ne sais quoi
13/03/01 23:20
수정 아이콘
오 멋지네요. 보자마자 무하 느낌이다 싶었는데 맞군요. 언제 한 번 프라하 가보시면 좋겠네요.
헤븐리
13/03/01 23:24
수정 아이콘
나중에 돈 모아서 체코 관광은 꼭 가보고 싶더라구요 흐흐.
kimbilly
13/03/01 23:27
수정 아이콘
네이버 블로그에서 첨부하신 이미지 2개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수정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헤븐리
13/03/01 23:39
수정 아이콘
헛 알겠습니다.
영원한초보
13/03/01 23:28
수정 아이콘
룰루랑 케일이랑 모르가나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일러로 좀
헤븐리
13/03/01 23:41
수정 아이콘
저보다 잘하는 분들이 많으니 언젠가 바뀔거에요 흐. 저도 사실 케일은 언제 바뀌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ㅠㅠ 룰루는 나름 귀엽지 않나요?
입금완료
13/03/01 23:30
수정 아이콘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후반부에 동양화 느낌나는 그림 너무 좋네요!
헤븐리
13/03/01 23:4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그려보고 싶은 그림입니다.
13/03/02 00:22
수정 아이콘
피자알러분들의 능력은 끝이 없네요. 잘봤습니다.
헤븐리
13/03/02 01: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흐. 전 사실 능력자까진 못됩니다 ㅜㅜ
화잇밀크러버
13/03/02 00:24
수정 아이콘
참고로 이 녀석 진짜 어마무지하게 악필입니다.
그림을 아무리 잘 그려도 글씨를 잘 쓰지는 못한다의 대표격이죠. 흐흐.
헤븐리
13/03/02 01:51
수정 아이콘
글씨도 그리면 됨..
저글링아빠
13/03/02 06:03
수정 아이콘
전 맨 처음 그림이 제일 맘에 드네요.

구경 잘했습니다^^
헤븐리
13/03/02 16:16
수정 아이콘
첫 번째 그림을 아버지도 참 좋아라 하셨더라지요 흐흐.
아케르나르
13/03/02 08:30
수정 아이콘
알퐁스 무하.. 란 분의 그림은 예전에 장르소설 속표지로 몇점 본 적이 있어서 헤븐리님 그림 보자마자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네요. 잘 봤습니다.
헤븐리
13/03/02 16:17
수정 아이콘
사실 무하의 그림은 이제 저작권도 날아간지라 마구마구 쓸수 있지요 흐..
13/03/02 08:52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보여주세요.
헤븐리
13/03/02 16:1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ㅠ_ㅠ
강한의지
13/03/02 23:50
수정 아이콘
교수가 동화책 그림이라고 했다고 기분 나쁘다면 마음을 더 기르셔야겠어요.

그림은 아주 잘그리시네요.
헤븐리
13/03/03 04:38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회화란게 그렇게 잘난 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이퍼 리얼리즘은 회화로 치는데 사실은 사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거지요. 사람들이 회화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엔 역사화가 가장 회화적이고, 가장 상위의 그림이라 생각했구요. 그저 있었던 사실에 대한 기록을 놀라울 정도의 실력으로 그려낸 것이지만 어찌 보면 현대 미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냥 자신의 생각없이 " 잘 " 그려내기만 한 그림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요. 제가 회화라는 놈의 범위를 넓게 보는 경향이 있긴한데 넓은게 맞다고 생각해요. 선 하나 그어놓고 말로 만들어낸 현대 미술보단 그림에 이야기가 담긴 좋은 동화책 작가의 그림이 더 좋은게 저의 취향이기도 하구요. 물론 지금 현대 미술의 흐름과 디게 맞지 않는 생각이긴 한데 그래서 제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기분이 상했던 이유 중 하나라면 모두들 다 모여있는 곳에서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무시하는 듯 말하시고 사라지셨던게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그리신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사실 그림도 그렇게 잘 그리는건 아니라서 ㅠ_ㅠ.. 사실 제가 그림을 더 잘그렸으면 동화책이라는 말을 들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알퐁스 무하의 그림은 누가 봐도 회화라고 봐줄 것 같아서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부족한 실력의 문제지요. 그림을 그릴때 자신과 타협을 하는 순간 안되는 거라는데 타협을 참 많이 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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