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과 3월 1일을 넘어가는 오늘은 비오는 날입니다.

택시 덕분에 40분간 비 쫄딱 맞고 집에 왔네요. 아, 오늘 황사가 심한 날이었습니다. 황사비네요. 황사비 쫄딱 맞고 꼴이 말이 아니군요.

황사를 만든 중국을 탓해야 하나요? 비를 내려준 하늘을 원망해야 할까요? 아니라면,

"30분간 비 쫄딱 맞으면서 정확히 12대의 택시에게 승차거부 당하고 40분간 걸어온 저를 탓할까요?"


아니아니...

차 없는 저를 탓하는게 오히려 합리화는 되는군요.


방금 일어난 일입니다.

택시를 타면 10분거리, 걸으면 약 30~40분 걸리는 거리인 "신도림 ~ 영등포 구청역 근처"가 오늘 제가 택시를 잡을려고 했던 이유입니다.

시간은 2월 28일이 갓 지난 3월 1일 새벽 00:20분 경 신도림역. 지하철은 운행이 끝났군요. 버스도 운행을 하지 않네요.

택시를 타려고 했습니다.

처음 택시 3대 정도는 창문만 내리고 "어디가세요?" 가볍게 물어봅니다.

"영등포 구청이요"

실망한 표정으로 그냥 지나갑니다.

아...그래 택시 기사님들 먹고 살기 힘든데, 3대정도는 뭐 그냥 지나쳐주지


그 다음 빈차 표시를 한 택시가 옵니다.

두말 않고 뒷자리에 타려고 문고리를 잡았습니다. 앞창문은 그 와중에 내려가네요.

"어디가세요?"

엥? 뒷문이 잠겨있습니다. 앞문도 잠겨있네요.

마지못해 "영등포 구청이요"

실망한 표정과 유유히 지나치는 택시

이제 익숙할법도한데, 갑자기 열받는건 왜일까요?


5번째 택시 옵니다. 빈차 등은 여전히 켜져있네요.

뒷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역시 잠겨있네요.

앞창문 내려갑니다. 물론 앞문은 잠겨 있습니다.

"영등포 구청 갑니다. 두배 드릴께요"

흠? 내가 왜 저말을 하지?


근데, 두배로는 부족한가 봅니다. 앞창문은 다시 올라가고 택시는 빈차등을 유지한채 떠납니다.

그렇게 남은 7대를 포함해서 "총 12대"를 떠나보내었습니다.

김광석이 부르나요? "내가 떠나보낸것도 아닌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군요"


택시업계가 얼마전에 파업을 하더군요.

나도 먹고살기 힘들지만, 그래도 기사님들은 더 힘들테지. 이해해야지.


근데, 지금은 어떠냐구요?

"택시, 장난 하십니까?"

버스가 앞문 뒷문 잠그고 어디가냐고 물어보면서 사람 태웁니까?

지하철이 문 다 잠그고 확성기로 어디 가는지 조사하면서 승객들 태웁니까?


국가에 세금 꼬박꼬박 다 내는 제가 미쳤다고 그런 택시업계에 세금 더 보태줍니까?

아...그 관련개정법 추진은 사실상 개개인의 택시 기사님들에게는 거의 혜택이 없다구요?

그런데 어쩌죠? 다행이네요. 혜택없는 그 개정안에 저의 세금이 안들어가게 되어서 말이죠.

몇푼 안되지만 그 세금 다른 더 의미있는 곳에 쓸 수 있는게 새삼 다행스럽네요.


다들 이런 경험 있으시죠?

신도림역, 영등포역, 강남역, 광화문, 명동...어디까지 인내해야 합니까?

왜요 영업 마치는데 차고지 방향이 아니라 부담스럽습니까?

왜요 너무 짧은 거리가 돈 안됩니까?

왜요 거긴 내려줘봐야 다시 빈차로 와야 되어서 짜증납니까?


하하

네 택시 안탈께요.

근데, 제가 내는 세금으로 덕볼려고도 하지 마세요.

제가 미쳤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