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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14 01:50:20
Name Absinthe
Subject [일반] 나란 여자. 있는 그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그 이름.
이제는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난 이렇게 여기가 아파요- 라고 딱 찝어서 말하지도 못했던 지난 날들에는 누구에게 제대로 하소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문제 해결보다는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기위해 의미없는 것 들로 정신을 분산시켰습니다. 결국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뿐.
당장이라도 차 길에 뛰어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절망감과 우울을 달고도 어떻게 꾸역꾸역 억지로 마지못해 살아왔습니다. 누구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다고 하지만 해외에서 자라고 한국에서 받은 문화 충격은 예상보다 심했고 외모 콤플렉스라는 잠자고 있던 핵폭탄이 그 누구도 손 쓰지 못할 정도로 터져버려서 제 마음은 아직도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는 겨울입니다.

직면하다.
셀카 따위는 집어치우고 일반 카메라에 남에 인해 찍힌 나는 끔찍합니다. 주걱턱에 광대뼈까지. 그래서 절대 미소 짓지 못하고 잘 웃지도 않습니다. 성형할 돈도 없고 조금만 아파도 무서워해서 얼굴을 바꿀 용기도 없는 인간입니다. 눈 크고 쌍커풀 있다는 것만 유세떨면서 셀카로 나 자신을 속입니다.
그래봤자 거울보면 죽고 싶지만.
그래도 이제 있는 그대로 직면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은 나를 속일 수 없어서요.

마음의 소리
"난 슬퍼, 그래서 먹어."
객관적인 기준으로 정상 체중에서 15키로까지 불어날때까지 슬퍼했습니다. 괴물이 뚱뚱하기 까지 합니다 (하하하) 자살도 무서워서 못하니까 저녁 굶으면서 뛰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난 내가 혐오스러워. 그래서 나랑 싸워서 이길꺼야." 꼴에 승부욕은 강합니다. 죽을 용기도 없는 인간이라 이렇게 처절합니다.

차라리 단순했다면.
생각이 너무 많고 너무 감수성이 예민한게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입니다. 외모와 사랑받지 못한다는 트라우마 덕분에 언어 능력이나 다문화적인 감각을 확실하게 100% 활용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날들 한번 더 생각하면 웃깁니다. 그나마 이성적인 면이 있고 이제서야 어떻게라도 변해보려고 발버둥을 치는 중이라 버린 시간들이 많이 아깝더군요.


힘내요, 한국의 모든 여자분들.
성형해서 자신이 원하는 얼굴을 조금이라도 쟁취한 여자분들 축하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욕 진짜 많이 했거든요. 저 가짜 눈 봐라, 가짜 코, 가짜 입술, 가짜 가짜 다 가라.
자기 얼굴을 이렇게 싫어한다는게 얼마나 아픈지 알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돈과 시간을 투자했을지 알면서 흉 보고 욕했어요.

나만큼 아픈 여자 분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건 불가능하겠지요?



--------------------------절취선---------------
어제 거의 반쯤 정신 나간 상태에서 글 쓰고 기절하다시피 쓰러져서 자다가 일어나 보니
이 글이.... 죄송합니다 ... 격려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글이 너무 개판이라 피드백 드리기도 민망하네요..; 지우는 건 더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달아주시는 리플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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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모여재
12/12/14 01:5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저도 늘 거울보면서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혐오스럽게 생겼다.' 그런데 외모 말고도 중요한게 많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서 그럭저럭 만족하며 즐겁게 살아갑니다. 뭐, 외모가 짜증난다는 이유로 가꾸기엔 귀차니즘이 너무 강한 탓이겠지요. 지금까지 압생트님께서 pgr에 올리셨던 글 보면 압생트님은 충분히 성실하고 멋지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있는 저보단 몇백배 훌륭하신 분일거라 생각합니다. 저같은 찌질이도 즐겁게 살고 있으니... 기운 내세요..(뭔가 위로가 이상하긴 한데.. 하하.. 너그러이 넘어가주세요. 기운내세요. 사랑하며 삽시다!)
대한민국질럿
12/12/14 02:03
수정 아이콘
전 여자가 아니라서 여성분들의 얼굴-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얼마나 심한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도 학창시절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고도비만이었는데요. 중3때였나, 키 178에 몸무게가 125kg까지 나갔었습니다.
지금이요? 지금은 키 183에 몸무게 90kg정도 나가네요. 바지 32..는 못입고 33~34 정도 입습니다. 상의는 100정도 입구요. 살빼는동안 웨이트도 좀해서 근육도 약간 생겨서.. 몸무게는 아직 많이 나가는 편이지만 어디가서 뚱뚱하다는 소리는 안듣습니다. 악성까지는 아니지만 엄청 심한 직모인 머리칼은 그냥 투블럭컷으로 잘라버렸구요, 옷도 샀습니다. 초딩때부터 함께해온 안경은 그냥 냅뒀습니다. 안경 벗은게 더 이상해서요.
뭐 원판불변의 법칙을 깨지는 못했습니다만..어쨌든 외모가 바뀌니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머릿속에서만 하고 말았던 말들을 직접 입밖으로 내뱉어보니, 저도 나름 사교성이 있는 사람이라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술자리에서 사람들 웃기는것도 할줄 알게되었고, 고도비만 시절엔 대인관계에 있어선 정말 젬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대인관계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GRD ASKY...는 제 개인적인 문제고, 외모에 자신이 없으시다면 노력을 해서 가꿔 보세요. 꼭 성형수술뿐만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외모는 이런저런 노력으로 꽤 괜찮게 바뀔수 있습니다. 물론 성형 없이는 원판불변의 법칙은 깨지지 않습니다만 ㅠㅠ
개망이
12/12/14 03:4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그래도 압생트님을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분이 있잖습니까!
유리멘탈
12/12/14 03:5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외모콤플렉스 심합니다.
얼굴 김제동, 키167, 몸무게55(...멸치...), 팔다리 짧아서 옷이 안맞음.
27년 모쏠이기도 합니다.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데이트 신청했다가 차였구요.
오늘 일을 계기로 좀 변해보려구요.
전 이제부터 근자감이라도 가지렵니다.^^
SigurRos
12/12/14 04:02
수정 아이콘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성형에 도전하시는 것도 괜찮지않을까요?

외모 때문에 고통스럽고 사는게 힘이 든다면 그건 단순한 외모 문제를 넘어서 그 이상이 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거잖아요.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있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냥 복잡한 생각할 것 없이 그 방법을 실행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성형은 나쁜 것' 이라는 시각도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하구요..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만족과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질 방법이 있다면 그 길을 향해 가세요..
친절한 메딕씨
12/12/14 04:21
수정 아이콘
저에게 오세요... 저는 무조건 받아 들입니다.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
12/12/14 04:26
수정 아이콘
진지해지자면 이런 댓글이 더 상처가 될수도....;;
2막2장
12/12/14 11:11
수정 아이콘
신이 아닌이상 인간에게 무조건이란 없는 거에요..
의지를 넘어선 인간의 한계가 있기에..
12/12/14 05:02
수정 아이콘
진짜 사랑받는것과 외모는 의외로 큰 상관관계가 없어요.

어릴때는 말도안돼,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위의 말이 허튼 말이 아니라는걸 느끼게 됩니다.
사실 정말 힘들때는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긴 힘듭니다만..
음... 꽃뱀이라 불리는 여자들이 의외로 별로 안예쁘다는것이 한가지 증거가 될까요?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사랑받아 행복할까요? 공허한 껍데기뿐인 행복인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냥 듣기좋으라고 위로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세상이 그렇게 움직입니다.
자연과학의 법칙처럼 명료하게 증명되는 형태는 아니지만, 이건 틀림없다는 사실입니다.
얼핏보면 태양이 지구주변을 움직이는것 같지만, 정밀하게 살피면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움직이는것을 알수있는것처럼
겉으로 보기에 외모로 사랑받아 행복한것처럼 보이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우리들이, 주변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눈 크게뜨고, 잘 살펴보고 잘 생각해보세요.

외모는 행복의 충분조건은 물론 필요조건조차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건 나자신을 진심으로 긍정하느냐 여부입니다. 사람이 발산하는 모든 매력은 사실 그 지점 부터 시작되거든요.
외모는 그사람이 매력적인 이유를 손쉽게 설명해주고 합리화 시켜주는 한가지 방편일 뿐이지, 그것이 매력의 근원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말을 해드려야 도움이 될지 참 쉽지 않군요.

마음이 다치면 내면의 소리가 숨어버립니다.
그상태에선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쉽지 않죠.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움직이세요. 마음이든, 몸이든...

잠시 힘든생각은 저쪽으로 치우세요. 애써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그냥, 자기가 진심으로 즐거워할수 있는 일을 찾아보세요. 거창한거 말고, 아주 사소한 일부터 찾아보세요.
이왕이면 몸을 움직여서 운동도 될수 있는 일이 좋습니다.
Paranoid Android
12/12/14 06:02
수정 아이콘
압셍트님이 이런컴플렉스와 고민으로 고통받고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하지만 그래도 이글에도 전 압셍트님의 장점이나 좋아질점이 보이는걸요?

눈도크고 쌍커풀도있고 외국어도 가능하시고 사랑해주시는 남자친구분도 있으시고 위로해줄수있는 피지알유저도있고
여기에이렇게 글쓸용기도계시고 삼천원도 있고요:)

살도 그까짓거 독한맘먹으면 20키로 문제없습니다.

승부욕있으시고 무서워서못죽는다하지만
아직 의지가있고 멋져질 각오를 품고 있는거같구요.

이제 좋아질점만 남았네요
그러면서 돈도 모아서 피부관리도 받으시고
점도빼시고 이것저것 수술말고도 가능한게 많아요

저도요즘 만사 다 괴롭고 그래도
다시금 마음잡아가며 더 채찍질하고있습니다.

육체와 정신이 다 받춰줘야 그 멘탈도 찢어지지않고 버틸수 있으니 어느하나 소홀히 하시지마시고 버티기힘들면 쪽지라도보내주세요

힘내시고 뽜이팅 하세요.
12/12/14 06:09
수정 아이콘
외모는 껍데기일 뿐입니다...
12/12/14 08:21
수정 아이콘
결혼 생각있으시면 결혼을 빨리 하는게 도움 될 수도 있습니다. 꽤 이쪽 번민을 날려버릴 수가 있더군요. 물론 이것 때문에만 해서는 안되겠지만.
켈로그김
12/12/14 10:00
수정 아이콘
여기.. 그 번민 날려버리려는 마음이 커서 결혼을 서두른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그쪽 번민을 날리는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쪽 번민을 날리는데만...
12/12/14 10:32
수정 아이콘
혹시 출산도 하셨나요.. 그렇다면 아예 '자아'도 잊혀진다는 크.. 그냥 애들 먹이고 입히고 운전하는 기계일 뿐이죠.
켈로그김
12/12/14 10:46
수정 아이콘
다섯달 남았습니다.. 그 후엔 메카닉 체제로 넘어가야죠 흐흐;
히히멘붕이
12/12/14 09:2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인증하신 사진 보고 너무너무 부러워서 며칠동안 생각나고 했었는데 압셍트님도 컴플렉스가 있으셨군요...저는 눈이 진짜진짜 작거든요 크크크 제 남친 친구들도 저보고 눈작다고 수군거려서(그걸 남친이 전해줌-_-) 얼마나 상처받았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나이들면서 걍 이 눈도 내 매력이겠거니...하고 삽니다. 압셍트님은 장점이 너무나도 많으신 여성분이시고, 사랑해주는 남친분도 있으시니까 (감히 평가하자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주위에선 님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저도 제가 너무너무 싫었는데 남친을 사귀고 나서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어요. 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더라구요. 압셍트님도 늘 행복하시길...^^ 유게에 올려주시는 귀염귀염 열매는 언제나 검색해서 잘 보고 있습니다.
12/12/14 09:57
수정 아이콘
전에 올려주신 사진 보고 무척 매력적인 외모라고 생각했어요. 실물도 별 차이 없을거라 생각하고요.
저는 스스로가 못났다고 느껴질 때면 '나라도 날 사랑해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냅니다.
간혹 건어물이 되어간다는 느낌도 있지만, 나쁘지 않아요.
토닥토닥해드립니다. 다 괜찮아요.
켈로그김
12/12/14 10:17
수정 아이콘
이렇게 털어놓는게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HP, MP 회복하시고 불타는 금요일을 준비해보아요;

저는 20대 초반이 가장 심하게 좌절하던 시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연애시도도 번번히 실패하고.. 다니던 과는 폭망테크 탄다고 하고.. 군대갔다가 십자인대 끊어지고..;;
그래도... 방법이 찾아지니 다시 힘내서 어찌어찌 기어오를 수 있더라고요..

인생은 길고 주말은 짧다고 하니, 즐겁고 보람찬 주말을 보내보아요.
2막2장
12/12/14 11:17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랍니다. 여성분들의 외모에대한 관심과 컴플렉스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저의 경우에 빗대어 생각해봤을때 뭐 아..아닙니다.
너무 끔찍한걸 상상해버렸네요.
아무튼 몸도 마음도 건강향상 + 유지 잘 하시길 빌어요. 언제나 중요한 건 '나' 이니까요.
10대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 미친듯이 좌절하고, 나를 찾지 못해, 극단적인 생각도(생각만... -_-;;) 여러번 해본 저로서는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네요. 너무 길었어요 낭비된 인생이요. 잃은것도 많지만 얻은것도 많고,,
아, 그리고 생각보다, 어떤사람들에겐 특효약이 되는게 있어요.. 바로 '시간'이요~ 세상에 저만큼 예민한 사람 없다 생각했는데, 이제 30대 중반이 되니까 조금씩 무뎌져 가네요.(근데 기억력과 사고력도 함께 감퇴.. -_-;;)
어쨌든 조금 누워 쉬시다가 또 힘내서 잘 살아봐용~
12/12/14 11:38
수정 아이콘
위에 개망이 님이 말씀하셨듯이 Absinthe 님에게는 사랑하는,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미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 삶입니다 우리네들은..

힘을 내야 합니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자연스러운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작아지면 한없이 작아질 수 있고, 또 반대로 큰 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단점을 없애기 힘이 든다면 장점을 더욱 크게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단점을 작게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힘을 내세요.. Absinthe 님이 가지고 계시는 아름다움을 잊지 마세요.. ^^
뽀로로
12/12/14 11:45
수정 아이콘
저도 용기내서 한번 달아봅니다~
164/49~50 올 7월까지만 해도 이렇게 살았어요.
그런데 7월에 힘든 일을 겪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버릇이 극으로 갔는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먹기만 했어요. 드라마를 보든 책을 읽든 먹을 생각 뿐.
냉장고 들락날락, 마침 영화관에서 알바했는데 맨날 팝콘에 츄러스에 다 먹고
집에 있는 먹을 건 다 해치우고 혼자있을 때 배달까지 시켜먹어 봤네요.
사람이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쉴새 없이 먹었어요. 걸으면서도 사먹고
자다깨면 먹고, 누가 먹을거 안사오면 화나고... 옆집 친구는 맨날 치킨에 피자 족발.. 저 사먹인다고 돈좀 썼을거예요.
살은 숨풍숨풍 찌고 8월에는 59를 찍었습니다.
놀랬어요. 거울에 비친 나도 잘 용납이 안되고 많이 먹어서 배도 아프고 등도 아프고
잘 걷지도 못해서 맨날 넘어지고... 먹는게 자제가 안되니 너무 힘들더라구요. 울면서 먹고 있는 나 ^^...
9월에 학교를 다시가고 안되겠다 살빼야겠다 싶어서 하루에 3~4시간 운동하구 3주만에
53이 되었습니다. 이후.... 다시 터지면서 먹고 먹고 또 먹고 먹고
지금은 무서워서 체중계를 안재는데 3주전에 62였으니 한 70 예상합니다.
생애 최대 몸무게를 찍고..... 예전엔 너무 커서 펑퍼짐하게 소매 접어 입거나 원피스마냥 줄줄 내려와 집에 있을때 입었던 동생 옷들이
맞더라구요? 이젠 놀랄 기운도 없어요.
자포자기하고 혼자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예전과는 외형빼고는 다른 게 없는 나인데 달라진 사람들 태도때문에 상처를 받는건가? 싶더라구요.
거울을 봐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같고... 앉아만 있어도 다리가 저리고 갑자기 찐 살때문인지 척추가 엄청 나게 아프고..
그리고 잊기위해 또 먹기 시작.. 악순환이죠.
참 좋고 행복해야될 땐데, 친구들이랑 술먹으러 다니고 여행다니고 영화보러 다니고 만나서 수다떨고 참 좋아하던 나였는데
왜 이렇게 쳐박혀 있는지...
진짜 바보같은 건 덜 먹고 운동하면 다시 살이 빠질거라는 거.. 아는데 뚱뚱한 이 사람이 나라는 걸 직시하는 순간
다시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어요. 먹으면서도 웃기네요.
오늘부턴 정말... 마음먹고 다시 살빼보려구요!
아.. 그런데 정말 우리나라 외모지상주의.... 심해요 살이 찌고나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를 그닥 사랑하지 않나보다, 다른 사람 눈으로 보는 내가 좋았던건가, 자존감이 그렇게도 없었나 하는 생각도 함께했어요.
열심히 다이어트 해볼게요~~~ 예쁜 내 옷들 다시 입어야되니까!!!! 성공해요 화이팅!!!
Absinthe
12/12/14 11:55
수정 아이콘
뽀로로 님// 해내실 수 있습니다!!
남이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요 -
저도 해매고 있어서 다소 민망한 응원이지만 꼭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
써 주신 피드백 모두 열심히 읽어보고 있습니다 ^^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
새겨 듣겠습니다 -
王天君
12/12/14 12:1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늘 외모 컴플렉스에 시달리며 가끔씩은 심한 자괴감에 빠지곤 합니다만, 절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그래도 우울해 하지 않고 행복하려고 노력해요.
행복은 의지에 따라 달린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울증 치료 경력 몇년의 환자가 이렇게 응원합니다. 언젠가는 그 감수성이 다른 쪽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터져서 압생트 님 외에 주변사람들까지도 다 행복하게 할 거에요.
Captain J.
12/12/14 12:23
수정 아이콘
글로 전해지는 마음이 너무 공감됩니다. 저도, 우울의 늪에 빠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괜찮아질거에요. 다 잘될겁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해질 수 있어요.
간접적이지만, 글이나 댓글로 느껴지는 Absinthe님은 참 매력적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하셔도 되고 힘이 안 날때 굳이 힘을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혼자가 아니란 것만 잊지않으신다면 훌훌 털어내버릴 수 있을 겁니다 !!
응원할게요.
12/12/14 13:28
수정 아이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올해 남은 날들도 행복한 일 가득하길 바랍니다.
눈시BBbr
12/12/14 14:55
수정 아이콘
그저 건투를 빕니다.
이 글이 잠시 앉았다 다시 일어나는 글이 될 거라 믿습니다.
12/12/15 15:45
수정 아이콘
저도 외모컴플렉스가 있습니다. 작은 눈, 작은 키에 큰 얼굴.. 비율이 후덜덜 합니다. 근데 주변분들은 하나같이 예쁘시거든요... 며칠에 한 번씩 맨붕이 와 외출하기 싫어집니다. 성격즣다는 얘기 듣는 것도 짜증나고.. Absinthe님 먼가 위로가 되는 댓글을 달고 싶은데 그게 저도 안 되는거라.. ㅠㅠ 언젠가는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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