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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5 15:42:02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전사의 심장을 가진 두 남자...
복싱은 7, 80년대 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스포츠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가난하고 가진 것 별로 없었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복싱으로 세계 챔피언이 된다는 것은 단지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사이기도 했지요. 세계 타이틀 매치가 벌어지는 동안은 전국의 거리가 한산할 지경이었고 원정 가서 챔피언 벨트라도 따고 오는 날에는 카퍼레이드까지 펼쳐지곤 했으니까요.


복싱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전 WBC 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

이런 복싱의 열기도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사양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거의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는 비 인기 종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복싱의 하향세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정확한 통계 수치 같은 걸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해외에서도 특히 복싱의 메카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복싱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복싱의 인기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복싱을 하는 선수들이 예전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지 못하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마치 후진 기어는 애초부터 달고 나오지 않았다는 듯 물러서지 않고 피 튀기는 접근 전을 마다하지 않는 전사와 같은 선수들이 점점 줄어들고 포인트 위주의 기교파 복싱이 득세를 하면서부터 복싱의 인기도 슬슬 하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저만의 생각을 해 봅니다.


무패의 챔프 메이웨더 주니어...기술은 절정에 이르렀으나 화끈함은 없다...

그래서 복싱 팬들에게 전설처럼 회자되는 치열했던 두 남자의 전투 한 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마로 미키 워드와 아트로 가티가 2002년 5월 18일 코네티컷의 모히건 선 호텔 카지도 특설링에서 벌인 10라운드 라이트 웰터급 논 타이틀전이 바로 그것인데요 양 선수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10라운드 내내 주먹을 섞는 처절한 육체의 향연(?)을 펼쳤던 경기로서 경기가 끝났을 때는 이미 승부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고 두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이 경기는 복싱 전문지 “링”지에 의해서 2002년 올해의 경기에 선정이 되었고 특히 선배 복서였던 엠마뉴엘 스튜워드는 이 경기의 9라운드를 “세기의 라운드”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미키 워드는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복서인데요 기량이 아주 뛰어났던 선수는 아니어서 비교적 군소 단체라고 할 수 있는 WBU 라이트 웰터급의 챔피언이 되었던 것이 전부였고 메이저 단체의 세계 타이틀에 몇 번 도전 했었지만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영화 ‘파이터’의 실제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마크 월버그 분)와 그의 형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천 베일 분)의 일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일상 다반사...

아트로 가티 역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서 캐나다와 미국으로 이주해 온 복서로서 워드 못지 않은 터프함을 보여주었던 선수였습니다. 복싱 인생만 놓고 보면 가티는 워드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 메이저 단체인 IBF 슈퍼 페더급과 WBC 라이트 웰터급 이렇게 두 체급을 석권한 챔피언이었습니다.


투 타임 월드 챔프...

경기 동영상을 보시면 빨간 벨트 라인에 피부색이 좀 더 밝은 선수가 미키 워드, 파란색 벨트 라인에 피부가 좀더 가무잡잡 한 선수가 아트로 가티입니다. 자 처절한 전장으로 한 번 떠나볼까요?


전체 하이라이트


세기의 라운드로 인구에 회자되는 9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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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buRn
12/11/25 15:59
수정 아이콘
사족을 살자면.. 외국에선 복싱인기 여전히 좋습니다 흐흐
글 잘보고 있습니다 ^^;;
아우디 사라비아
12/11/25 16:27
수정 아이콘
하아.... 아름다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서글프고...
12/11/25 17:31
수정 아이콘
PGR이라서 변형태 선수 이야기일까 했네요 흐..
흑백수
12/11/25 17:58
수정 아이콘
정말 엄청난 파이팅이네요. 두 선수다 맞으면서도 그냥 밀고 들어가네요. 특히, 가티선수는 복부 가드만 하고 가드자체를 안하네요. 지쳐서 그런가 -_-;;
메이웨더는 절대로 할 수 없는(하지않는) 그런 복싱을 하는 선수들이네요.
꺄르르뭥미
12/11/26 01:26
수정 아이콘
와... "물러섬이란 없다"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이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치찌개
12/11/28 00:58
수정 아이콘
우와 복싱경기 오랜만에 보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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