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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17 08:38:11
Name 라라 안티포바
File #1 11rk.jpg (302.1 KB), Download : 56
Subject [일반] [바둑] 이세돌 한국 바둑 랭킹 1위 탈환


간만에 바둑이야기를 써봅니다.

1. 2012년 11월 랭킹에서 이세돌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빼앗겼던 랭킹 1위를 다시 재탈환하였습니다.
이세돌 9단과 랭킹 3위의 최철한 9단의 10월 전적만 봐도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죠.
그에 비해 박정환 9단은 응씨배 결승 진출 이후에는 약간 주춤한 모습입니다.
올레배 결승전에서 김성룡 해설이 '현재 한국 바둑 판도는 이세돌, 박정환, 최철한 3강은 확실하고,
4위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뀐다'는 식의 말을 했는데,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2.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이 국내 최고기전인 올레배 결승전과 국제기전인 삼성화재배 4강에서 각각 맞붙었습니다.
올레배 결승전은 5번기로 치뤄지고, 현재 2번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각각 한 경기씩 따내면서 1:1 승부로 이어졌습니다.
대국을 감상하고서 왜 이 두 기사가 가장 기세가 좋은지 실감이 나더군요.
특히 올레배 결승전 2경기에서는 최철한 9단의 수읽기가 빛났던 한판이었습니다.
삼성화재배 4강전은 3번기로 치뤄지는데, 이세돌 9단의 2:0으로 다소 싱거운 승부가 났습니다.
이 대국의 결과가 올레배의 남은 3번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기세는 이세돌 9단이 우세를 점한듯 보입니다.

3. 삼성화재배 4강전, 한국 선수가 다수 살아남으면서 최근 한중전의 무게추가 중국으로 기울던 상황 속에서 반전이 이루어진 가운데,
이세돌 vs 구리라는 대박 매치가 다시 성사되었습니다.
이세돌 9단의 상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최철한 9단이었고 2:0 승부가 났습니다. 구리 9단의 상대는 10월 랭킹 1위였던 박정환 9단이었는데, 최근 중국 신예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다소 부진했던 구리 9단이 2:0으로 완승하면서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박정환 9단은 응씨배 4강에서 이창호 9단에게 보여줬던 그 독기가 조금은 아쉽더군요.
앞으로 경험이 조금 더 쌓이면 충분히 기대한만큼의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이세돌 vs 구리 의 매치업은 정말 바둑계의 리쌍록과 같이 엄청난 라이벌 매치인데요,
두 선수의 대국만을 모은 책도 발간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번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두 선수는 한 조에 속해있었고,
삼패빅으로 초유의 무승부 사태를 만들면서 화재를 이끌었고, 재대국 끝에 구리 9단이 승리하였습니다.
한국인이니만큼 아무래도 이세돌 9단을 응원하고 있지만,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기대합니다.
그런면에서 결승도 3번기까지만 치뤄지는 삼성화재배의 경기방식이 조금은 아쉽더군요.

4. 최근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면서 점점 팬이 되고 있습니다.
본래 제가 바둑을 배울 당시에는 이창호 9단의 시대였고,
그렇기에 이창호 9단을 밀어내고 본좌의 자리를 차지한 이세돌 9단은 어쩐지 얄미웠습니다. 부르드워에서는 임요환 선수의 팬이었는데,
이윤열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밀어내자 괜히 이윤열 선수가 밉상으로 보였던 것과 같은 이치였죠.
지금은 웬만한 올드게이머들을 다 좋아합니다만...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고있자니 빠져들 수 밖에 없더군요.
유리한 순간에서도 최고의 수를 추구하고 가능한 한 최강수를 두는 이세돌 9단...그렇기에 이세돌 9단의 바둑은 역전승이 빛나고
가끔은 필요이상의 무리수로 역전당하는 등 재밌는 바둑을 많이 둡니다.
인터뷰도 다른 바둑기사와는 달리 재밌게 하는 편이고, 목소리만 빼면 단점이 거의 없는 기사네요.
이세돌 9단의 목소리를 처음 듣고 컬쳐 쇼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5. 한게임과 신안천일염의 3전 2선승제로 펼쳐진 한국 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첫날은 신안천일염이 3:0으로 완파당하며 4세트에 배치된 이세돌 9단이 출전조차 못 하게 되었구요.
둘째날에 신안천일염이 복수에 성공하면서 마지막까지 갔습니다.
셋째날 첫 경기에서 이세돌 9단에게 상대전적이 압도적으로 밀리던 김지석 8단과 맞붙었는데요.
유창혁 해설의 말을 빌리자면 '1급도 할 수 있는 수읽기'를 이세돌 9단이 실수하면서 살 수 있었던 대마가 잡히면서 어이없이 패배합니다.
경험이 많은 이세돌 9단답지 않게 큰 무대라 긴장을 한건지...약간 손따라 둔 경향도 있고, 조금 성급하게 둔 분위기이긴 했습니다.
결국 승부는 2:2 상황에서 마지막 대국에서 이동훈 선수가 한상훈 선수에게 승리하면서 한게임이 한국 바둑리그 우승컵을 차지합니다.

p.s) 쓰다보니 이세돌 9단 이야기만 있군요...그만큼 이세돌 9단이 좋은 성적으로 각종 기전에서 모습을 자주 비추고,
거기에 제 팬심이 들어가서 그랬나 봅니다.

그리고 얼마전 넷마블에서 승단하면서 제 최고단수를 갱신했습니다. lol로 따지면 탑레갱신이랄까요.
요즘 바둑이 잘 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피지알 분들 중에서도 한 수 하실분 있으면 쪽지 주세요.
저는 넷마블에서 두고, 오로도 아이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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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17 09:28
수정 아이콘
그..그렇죠.. 목소리..
Tristana
12/11/17 09:51
수정 아이콘
이세돌 선수도 베컴같은 목소리였던거 같은데.. 맞나요?
신인류신천지
12/11/17 10:41
수정 아이콘
상반기 박정환선수의 기세가 대단했지만 역시 이세돌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이세돌 9단 휴직 전의 패기같은 걸 보고싶어하는 팬들은 없나요? '조훈현,이창호,요다 정도겠지''마샤오춘은 빼달라''창호형 빼곤 다른기사들한텐 안 질 것 같다' 아이디 '꽁지에'로 콩지에를 상대하는 등등... 뭐 요즘도 특유의 '쉽게 이기지 않을까?'정도는 자주 보여주는데 아무래도 휴직 전보단 조심하는 모습같네요.
토어사이드(~-_-)~
12/11/17 12:03
수정 아이콘
이번에 보니까 잘하면 원익배에서 이세돌vs이창호의 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을것 같더군요
이세돌vs목진석
이창호vs박영훈
승자끼리 맞붙게 되는 대진이 짜여졌는데
솔직히 위 대진은 이세돌9단이 목사범님을 이길것같긴 한데
아래대진의 이창호9단과 박영훈9단은 장담을 할 수가 없어서..;
스타본지7년
12/11/17 14:05
수정 아이콘
이창호 14위라... 저기서 버티고있는것도 대단한데, 왜 조국수님이 30년 가까이 정상권 지키던게 생각이 나서인지... 뭔가 아쉽네요. 결국 이국수는 24년정도인데(88년 최고위전 도전권 획득시부터).... 하긴 뭐 지금까지 버틴것만으로도 기적이라 봐야죠. 그나저나 지난달 말에 이동네 바둑대회 갔다왔는데... 스위스리그로 접바둑만 줄창두고왔네요 -0- 입상은 했는데, 대회가 또 없을려나..
12/11/17 17:01
수정 아이콘
두뇌스포츠에도 이종격투기가 있으면 좋겠네요
이세돌프로 vs 전세계 체스챔피온 vs 장기챔피온(장기가 두뇌스포츠로는 앞의 두개보다는 약간 급이 떨어질 거 같기도 한 느낌이..)
체스층이 두터울지 바둑층이 두터울지도 궁금하구요.. 중국때문에 바둑층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도 같지만..
12/11/17 19:34
수정 아이콘
강지성7단 94위네요. 군대 후임이었는데. 7단인 걸 모르고 충암고 출신만 보고 전입 온 날 바둑 가르쳐달라고 했다가 나중에 알고서 황급히 사과했던 기억이 나네요. 강지성7단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손나이쁘다
12/11/17 21:36
수정 아이콘
반가운 바둑글이네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은 정말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습니다.
이세돌 - 최철한 사범들의 8번기 중에 올레배 결승보다 중요한 준결승.. 중요한 시합의 집중력은 확실히 이세돌 사범이 낫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철한 사범으로선 명인전, lg배 준결승을 거치며 절친들에게 패배하고 온게 타격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2의 전성기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에 다 져버려서 가슴이 아프네요. 반면에 이세돌 사범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불리하면 흔들면서 뒤집어버리고 유리하면 상대가 승부걸기를 기다렸다가 확 낚아버리는 것이 정말 무섭고 또 매력적이었습니다. 결승에서 예선에서 아픔을 줬던 평생의 라이벌 구리 구단과 만나는데 재밌는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정환 - 구리 사범들의 경기는 박정환 사범은 더 성장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했던 두 판이었습니다. 유리했던 첫 판을 수순을 빠뜨리면서 역전을 당하고는 그 다음 판은 정말 무난히 져버렸죠. 항상 무난히 이기는 바둑을 자주 봐왔던 터라 충격이 컸습니다. 큰 판의 중압감때문이었을까요... 이세돌, 구리는 감당하지 못하는 특s급 판별기가 되지 않으려면 그들이 지기 전에 꼭 큰 판에서 번기승부에서 이겨야 합니다. 물론 이미 최강자 중의 한 명인건 확실하지만요..

내년에 세계 챔프 두명을 비롯해 한국 허리들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중국90세대의 공격을 잘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물론 허영호 사범은 뭔가 다시 발돋움할 계기가 필요하겠지만 원성진, 백홍석 사범들의 입대는 아쉽습니다. 원사범은 입대일까지 미뤘다고 들었는데 꼭 lg배를 한국으로 찾아오고 기분좋게 입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12/11/18 00:13
수정 아이콘
이세돌선수가 1위를 탈환했군요.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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