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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6 19:38:25
Name Walk through me
Subject [일반] 굿바이 알루미늄
1. 난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있어. 그날도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중이었는데 내 mp3에서 형 노래가 나왔었지.
내 청춘과 함께 한 노래 중 하나라 여유있게 흥얼거리며 기분좋게 차를 몰았었어.

그런데 그날 인터넷 기사에 형이 쓰러졌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린거야. 난 괜찮겠다 싶었어. 왜냐고? 형이니까.
"덤벼라 건방진 세상아!"라고 외치던 형이니까. 반드시 일어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노래를 불러줄거라고.

하지만 늘 희망하는 건 반대로 간다고 해야하나? 얼마 지나지 않아 형의 사망소식이 들려오고 그날 내가 할 수 있는건
하염없이 소주를 들이키는 일 뿐이었어.

2. 나란 놈은 참 머리가 나빠서 특히 숫자와 관련된 걸 기억을 잘 못해. 그래서 전화번호, 생일, 이런건 적어놓지 않는 한 늘 잊어먹어.
그래서 생긴 버릇이긴 한데 매년 핸드폰에다 저장을 해두려고 하는데 내 저장 리스트에 커트 코베인, 이은주 다음으로 형이 새로 추가됐어.
그리고 그날 만큼은 이유 불문하고 술을 들이켜야 해. 안그러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

........그렇게 해야 내가 형을 잊지않고 두고두고 형에게 고마워 할 것 같아서 말이지.

3. 꼭 오늘은 고기 안주를 하고 싶었어. 그 망할놈의 도토리 말고 말이지. 근처에서 불고기 사다가 대충 구워먹는데 왠지 나만 포식하는 거
같아서 많이 미안하네.
형. 그러니까 하늘로 가고 나선 고기 실컷 먹고 라면은 가끔 입가심으로 먹고 있겠지만 오늘은 꼭 고기 배불리 먹고 홈런 한 방 시원하게 쳐.

4. 오늘도 고마워. 잘 들을게. 내 청춘을 위로하고 달래준 형의 노래를.


오늘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세상을 떠난지 딱 2년째 되는 날이네요. 소주 한 잔 걸치면서 그를 기억하고자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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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lyuchenko
12/11/06 19:45
수정 아이콘
달빛요정... 벌써 2주기가 되었군요.
처음 실시간 검색어에 마구 올라왔을 때 설마...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편히 쉬고 있길...
KillerCrossOver
12/11/06 19:47
수정 아이콘
아무도 안올리시면 있다가 집에 가서 유게에 영상이라도 하나 올리려고 했는데.. :)
그거 가장 좋아했던 야생마가 야구판으로 돌아오는 날이기도 하네요. 신기하게도..
미발표곡 모아서 앨범도 나왔으니 들어봐야겠네요.
그곳에선 배고프지 않기를... [m]
해달사랑
12/11/06 20:59
수정 아이콘
덤벼라 건방진 세상아 이제는 더 참을 수가 없다 붙어보자 피하지 않겠다 - 나의노래
노래방 가면 꼭 부르는데, 슬픈데 밝아요. 밝은데 슬프기도 하구요.
speechless
12/11/06 22:16
수정 아이콘
아 달빛요정~ 콘서트 한번 못가본게 한이 됩니다.
고기반찬으로 밥 많이 드세요~
천진희
12/11/06 23:03
수정 아이콘
달빛만 생각하면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
Mactuary
12/11/06 23:39
수정 아이콘
오늘 왜이리 유난히도 절룩거리네가 땡기고, 지금도 절룩거리네를 듣고 있나 했는데....
무플방지위원회
12/11/07 09:00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달빛요정도 11월이었군요.
진정 마의 11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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