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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6 15:18:07
Name snoopy
Subject [일반] 의견이 다를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생각과 죽어도 안 맞는 경우를 많이 만납니다.

실제로 얼굴을 마주 볼 때도 그렇지만, 인터넷에서는 더욱 더 그렇죠.

가끔 답답하고 화날 때도 있지만,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싸우고 이성적으로 논쟁하는 과정은 언제나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리였습니다.

언어를 사용하면서 그리고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그 어떤 무기를 사용한 전쟁보다 치열하게 펜으로 싸워 왔습니다.

과학자들이 그랬고, 혁명가들이 그랬고, 사상가들이 그랬고, 또 평범한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저와 비슷한 세대들과 그렇게 싸우다 보면 항상 아쉬운 점이 있어 왜 그럴까 고민해봤습니다.

이론, 논리, 생각, 가설, 학설, 의견... 전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비슷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교육을 받으면서도, 자신을 평가받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항상 5지 선다 중에 답이 있는 문제들만 풀어내며, 언제나 정답이 있다고 그리고 그 정답은 교과서에 있다고, 세뇌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의견, 심지어 얼토당토 않고 틀린 의견일지라도, 그 사람의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똑똑한 사람도 나와 다르거나 틀린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맞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대학 교수나 박사가 말하면 믿게 되고, 심지어 틀린 말을 하면 "저 사람은 교수인데도 아는 게 없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현실...

우리 마음 속에 지식이 가지는 부당한 권위가 타파되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길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있는 것이죠. 책을 읽고도 삶이 변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그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거죠.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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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2/11/06 16:15
수정 아이콘
답이 없는 문제는 답이 없다는 답이 있지요.
리그오브레전드
12/11/06 16:15
수정 아이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12/11/06 16:18
수정 아이콘
자신의 의견이든, 전문가의 의견이든 항상 그렇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으면 합니다.

요즘 네티즌들은 자신의 주장이 너무 강하다보니, 단정을 짓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권위에 기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누군가가 그 권위자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을 때,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구요)

하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현재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가지고 논리적인 사고를 했을 때 A라는 결론이 난다고 하더라도,
전혀 다른 정보가 들어오게 되면 B라는 결론이 나올수도 있다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면 더 좋은 토론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B라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던 사람은, 궤변을 통해서라도 A라는 결론이 도출되도록 유도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12/11/06 17:35
수정 아이콘
제가 관심있게 생각했던 주제네요. 현재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정답'의 존재를 전제로 해서 그 답을 외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실제론 '정답'이라는 건 없는 경우도 많고, 정답보단 '과정'이나 '질문'을 찾아내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되죠. 늘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를 풀고, 수치화된 점수로써 그것을 평가받는 시스템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우린 남들의 의견을 들을 때도 그것이 '맞냐, 틀리냐'로 구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공개된 장소에서 각자의 의견을 내는 건 움츠러들 수 밖에 없지요. 항상 '틀릴'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대답은 1+1같은 정답이 있는 대답 뿐일 때가 많고, 대부분의 대답은 전문가에게 의존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글링아빠
12/11/06 17:45
수정 아이콘
토론도 연애랑 비슷해서 잘 진전이 안될 땐 쉬는 것도 답이 됩니다.
12/11/06 18:04
수정 아이콘
저도 평소에 많이 생각하던 주제입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 교육을 한번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릴때부터 이러한 토론식 주제 자기 주장을 당당하게 말하고 피드백도 받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삼먹는남자
12/11/06 18:13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댓글을 달 때는 완전하게 정제된 댓글을 달려고 노력합니다. 댓글 한 줄을 쓸 때도 사실확인작업과 맞춤법 검사는 물론이고요. 타인의 내 글에 대한. 나에 대한 '틀림'을 지적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죠.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롯이 사람을 상대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틀릴 수도 있으니까요. [m]
사악군
12/11/06 21:26
수정 아이콘
'다른 의견' 자체는 틀린 게 아니고, 의견 자체로는 맞고 틀림을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의견의 근거들은 맞고 틀림을 평가할 수 있으며, 그 근거들의 맞고 틀림을 판단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죠. 따라서 지식의 권위 자체는 타당한 거라고 봅니다. 지식인이 가지는 부당한 권위는 있어도 지식이 가지는 부당한 권위는 없는거죠.
12/11/06 21:47
수정 아이콘
내용의 가치는 내용의 절대성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상대성으로 평가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생각으로 끄적여 봤는데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제 생각은 가치없다는 것을 방증하네요. 하여튼 그런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부족한 게 좋고, 그 이상이 되면 확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번에 변할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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