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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7 17:48:15
Name Xavier
Subject [일반] 헤어졌습니다
pgr에 온지 오랜시간 되었지만 글을 쓰는게 쉽지 않아 거의 쓰지 않았는데

이곳에라도 다 털어놓으면 좀 괜찮아질까 하고 글을 씁니다...


전 아직 학생인데 그녀는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죠

왠지 어려운 만남이 될 것 같지만 그때는 좋아서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활 패턴이나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자주 볼 수 있지는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언제나 좋고 즐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만나는 동안은 행복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조금씩 부딫히는 부분이 있었죠

그 중에 둘 다 20대 초중반을 넘어선 나이기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안할 수는 없었고

이야기를 할 때마다 분위기가 무거워져 지금은 너무 신경쓰지 말자며 넘어가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서로 많이 바빠 오랜만에 만난 날, 그녀는 밝은 얼굴로 저를 맞아주었고

저도 오랜만에 보는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난 후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요새 갖고있었던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대학원을 가서 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라는 고민을 했었다...(고민만 했습니다, 일을 할거라고 이야기 했죠)

이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급랭을 하면서 그녀도 뭔가 많이 쌓아두었는지 하나 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오빠가 좋아서 만났지만 사실 마음 한켠엔 불안함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그동안 그 불안함을 무시해가며 저를 만나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와 그녀가 갖고있는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저와는 많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그 불안함을 무시하기 힘들었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졸업이 가까워오며 이제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저에 대한 막연함을 참아가며 만나기엔 너무 어려웠나 봅니다.

아마도 제가 더 공부를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실망감이 더 밀려왔고

참아왔던것이 터져버린것 같았습니다

식당을 나서서 서로 말이 없다가

그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만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라고 합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고, 당황했습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어요

'내가 너무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구나' 라는 말만 되뇌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저를 역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

저와 그녀는 서로 짧게 잘 지내라며, 조심히 들어가라며 이야기하고 헤어졌네요...


오랜기간 모솔이던 제가 처음으로 만난 그녀이기에 아직도 실감이 전혀나지 않고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만날 수 있을것만 같네요 그래서 더 힘든거 같고...

사실 처음 만날 때 학생과 직장인의 만남이 시간이 갈수록 어려울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서로의 상황이 너무도 다르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주변에서 몇번 보았거든요..

하지만 그게 현실이 되어서 저에게 돌아오니까 너무도 슬프네요

사랑한다면 '나만 믿고 기다려줘!!' 라고 남자답게 붙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개인적으로 '내 사람' 에게 내가 갖고있는 욕심때문에 참아주고 기다려 달라는 부탁은 못하는 저이기에

도저히 그렇게 까지는 못하겠더군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까요...



아, 그리고 뭔가 다짐도 했습니다. 직장을 찾던 공부를 더 하던, 정말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싶어졌습니다


하...

뭔가 착잡한 주말입니다


개인적인 글 다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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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12/10/27 17:52
수정 아이콘
아~!! 피지알러...얻음이 있으면 잃는게 있더라고요. 조금만 이해해주면 좋겠지만 그건 영화속 여주인공뿐....힘네세여~~!!
12/10/27 17:54
수정 아이콘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불안했던 모든 게 다 추억이었다 말할 수 있도록.
Tristana
12/10/27 17:57
수정 아이콘
힘냅시다!
사티레브
12/10/27 17:59
수정 아이콘
서로의 생각과 길을 알지못하고 결국 터지게된 소통의 부족이 제삼자마저 아쉽게 만드네요
힘내시길
내조하는남자
12/10/27 17:59
수정 아이콘
그러면서 성숙해지는 거지요~

힘내시고 뭘 하시던 잘 되시길...
쉬바나
12/10/27 18:05
수정 아이콘
또래분들이 많이 겪을법한 일이네요. 이 또한 경험이니 이를 통해 뭔가 얻으실 수 있다면 손해라고만 말할수는 없지요. 힘들땐 마음껏 힘들어하시고 힘내야할땐 열심히 힘내시길 바랍니다
치코리타
12/10/27 18:09
수정 아이콘
..?
공부를 더 하고는 싶지만 안 하실거라는 말 아니신가요...?
그렇다면 불안해 하는 그녀를 잡아주시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안 사랑해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상황이 힘들어서 헤어지는 거라면요.
저는 저 여자분의 말이 정말 헤어지자는 말로 들리지 않아요.
결정을 하라는 말로 들리지.
Abrasax_ :D
12/10/27 18:42
수정 아이콘
힘내시고요.
그래도 한 번은 잡아보세요. [m]
12/10/27 18:45
수정 아이콘
Xavier 님//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야구 좋아하세요? 9회말 2사에도 살아날 길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 인연도 마찬가지입니다. 포기하는 순간 그냥 끝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그 여자분이 질기냐? Xavier 님이 질기냐? 누가 먼저 포기하냐의 싸움으로 갑니다. 그 싸움 참 지겹고 구질구질합니다. 그 것을 감내할 만큼 사랑하시고 그 여자분을 이길 만큼 사랑한다면 포기하지 마세요. 만약 포기하신다면 분명히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잘나가는 직장 어쩌꼬고 학업이고 모고 딱 Xavier 님은 딱 그 만큼만 사랑한 것입니다. 사랑이 힘이란 대단하다고 하죠? 그 사랑을 믿으신다면 그 기적을 한 번 느껴보세요. 안 믿으시면- 모 그냥 GG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믿고 성공하시고 더 좋은 여자 만나시길 바랍니다.
12/10/27 19:50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잔인한 시월이네요.
네오크로우
12/10/27 19:5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연애에 대해서는 오르락 내리락 하는 법이고..이 경우는 글쎄요. 서로에게 실망한 게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 (서로에 대한 미래)와 막연한 기대감 (나에 대한 미래, 혹시 이 사람, 이 상황말고 더 나은 앞 날이 있을지도)이 얽힌 상황이라 그냥 인연의 끈을 자르는 것은 제3자 입장에서는 좀 많이 안타깝네요. 정말 서로를 미워하고 지난 날이 후회가 된다면 '잘하셨어요, 좋은 인연 만나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럴 때는
한번 다시 한 번 붙잡아 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완전 내려놓으셨다면 여기에 글을 올리시지도 않았겠죠.

한번 더 손을 내밀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마타라엘
12/10/27 20:19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헤어졌습니다. Xavier님 처럼 저는 학생, 여자는 직장인...
그녀 때문에, 일본에서의 워킹홀리데이 까지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모든 일은 지나고 나서 깨닫는다 합니다. 그 깨달음이 어떤 것일지는 모르지만.
우선, 지금에 충실하세요. 잡을 수 있는 것도, 떠나보내는 것도 지금입니다.
바나나우유
12/10/27 20:23
수정 아이콘
에구.... 저 역시 오늘 헤어졌습니다... 착찹하네요. 정말이지 잔인한 10월이네요...
이명박
12/10/27 20:58
수정 아이콘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화이팅요.... [m]
12/10/27 21:02
수정 아이콘
꼭 자리 잘잡으시고 나름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여친의 마음도 이해는 가고.. 어쩔수 없는 거겠죠.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 준다는 너무도 당연한 위로 밖에 못드리겠네요.
공무원
12/10/27 21:17
수정 아이콘
저도 약 한달 전에 헤어졌습니다..
더 나은 더 이쁜 여자 만나시길 바랍니다
제랄드
12/10/27 22:06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심정이 글에서 고스란이 뭍어납니다. 그 심정 누가 알까요. 힘내십시오.
12/10/27 22:27
수정 아이콘
여자분은 아마 그런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을 겁니다.
또 주위에 듣는 얘기도 많이 있기 때문에 비교도 되구요..(여자들의 수다, 무서운 겁니다)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되신다면,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보다 꿈과 야망을 자신감(!!)있게 이야기 해주세요.
"내가 이렇게 할거야. 틀림없이 성공하겠지. 재테크는 이런 식으로 하고, 30세가 되면 얼마가 모여서 집을 마련할 수 있을거야. 집을 마련하면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싶은데..." 등등.
여자분이 같이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가 가만 보니까... 설사 그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현실을 같이 고민해주기 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며 행복해하는 여자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약간 허황되더라도 희망과 꿈을 주시고, 님도 그걸 이루도록 노력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12/10/28 00:13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정말... 힘내세요 드릴말씀은 이것밖에 없군요..

한가지 꼭 드리고싶은 말씀은.. 나중에 몇년,몇십년이 흘렀을때 지금 시기에 절대로 후회할 행동은 하지마세요..

이게 좀 아닌거같아도 이렇게 안하면 안되겠다 싶으면..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그때 꼭 하시길.
최종병기그녀
12/10/28 02:22
수정 아이콘
어제 학교 시험이 완전히 끝나서 오늘 고기부페 데리고 가준다는 직장인 여친에게 저도 할말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사람은 자신감 아닙니까 자신감 가지고 저도 취업준비 열심히 해볼려구요

힘내시고 너무 위축되지 마시고 자신감가지고 지금부터 하시는일 다 잘 되시길 빌께요
12/10/28 08:58
수정 아이콘
리플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추스르고 힘내야겠어요

그리고...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한 건 아니지만... 사실 이번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닌지라...
아직은 현실을 이겨낼 수 없을것 같은게 너무 싫네요 전 그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위닝은밀란으
12/10/28 13:27
수정 아이콘
저도 몇일전에 헤어졌는데...저랑 반대되는 상황이시네요. 저는 직장인, 여자친구는 학생...
이유야 조금은 다르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라는게 참 어렵네요.
Xavier님 우리 같이 화이팅 합시다!
김치찌개
12/10/28 18:2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화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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