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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08 13:07:56
Name 슬픈신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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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이 고양이들을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대전에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때는 엊그제, 6월 6일 이었습니다.

이르게 시작된 더위에 버스를 기다리기가 힘들어서 지하철을 타러가기 위해 대동역을 향해 가던 중이었죠.
우송대방면에서 대동역쪽으로 가던 중, 오른편에 고양이를 분양하는 샵이 보였습니다. 무심결에 지나치다가 더위에 늘어져서 자고 있는 고양이가 귀여워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양이를 구경했습니다. 공휴일이라 쉬는 날인지 불은 꺼져있고 안에 주인도 없더군요. 그러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고양이를 전시(?)하는 곳에 먹이통도 물통도 배변통도 없고 문도 열려 있습니다. 먹다 버린 음료수통도 보이네요.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서 입구쪽에 가서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난리도 아니더군요. 고양이는 죄 나와서 돌아다니고 있고 온갖 잡동사니에 쓰레기 봉투까지. 고양이들의 미용이나 건강상태도 그다지 좋아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이점에대해서는 제가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적어도 이러한 상태 그대로 분양을 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안쪽방에도 케이지와 방바닥에 고양이들이 상당수 널부러져 있습니다.

고양이가 얼마나 더위에 잘 견디는지 몰라도 냉방은 당연히 되지 않는것 같았고, 입구문위에 달려있는 환풍기만 덩그러니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냉방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저 협소한 공간에 스무마리는 되보이는 고양이가 갇혀 있다면, 얼마나 더울 것이며 쓰레기와 씻기지도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녀석들의 냄새는 얼마나 고약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도무지 이게 영업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옆의 꽃집에 들어가 사장님께 옆집이 영업을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영업을 한다고 대답해주시며 주인이 아직 안나왔냐고 묻더군요. 아마도 제가 고양이를 분양받을 의도라고 생각하신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양이를 저렇게 방치해두고 분양을 한다는게 말이 안됩니다. 혹시나 가게를 하다가 망해서 튄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꽃집 사장님이 영업을 한다고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어 보이고...

일단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다음 날이 됐지만 영 녀석들이 눈에 밟히더군요,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차를 얻어타고 다시 그 곳으로 행했습니다. 역시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지저분한 상태는 그대로. 다만 쓰레기 봉투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누군가 출입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안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옆에 철공소 사장님이 저를 보시더군요. 그분께 이곳이 영업을 하냐고 여쭈었더니 역시 한다고 그러십니다. 그런데 주인이 보통 오후 다섯시나 넘어서 나온다고. 인터넷으로 판다는데 뭐 전화번호도 가게에 안적어 놨다고 덧붙이십니다. 혼잣말로 그렇게 전화번호를 붙이라고 얘기했는데 말을 안듣는다고 하시더군요.

음...
정황상으로 미루어 생각해보면 대충

고양이를 분명히 분양을 한다. 전에는 매장형태로 보아 직접 했지만 경영악화나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매장에서 직접 분양하진 않고 온라인으로만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돌보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한 상태? 온라인에서는 어여쁘게 미용을 시켜서 찍은 프로필이 올려져 있을테지만 현실은...대충 위생도 건강상태도 시망인 고양이를 판매직전에나 열심히 다듬어서 분야을 한다.

라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단 두 번 방문에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야도 제한이 되어 있어서 확실히 안의 상황을 알 수는 없습니다. 또한 주인이 어떤 사정이 있을수도 있는거고 말입니다. 일단은 몇 번 더 들러보고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주인이 나온다는 다섯시 이후에 가서 그분께서 어떻게 이곳을 관리하는지도 봐야겠지요.

사람도 돈 몇 만원이 없어서 굶고 또 죽어 나가는 마당에 고양이가 웬 대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 눈으로 이걸 보고나니 그 뭔가 찝찝한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더군요. 오지랖이 넓은 편은 아닌데 직접 보고도 그냥 외면하기에는 아직 뭔가 양심(?)이란게 있나봅니다. 15년을 함께 살다가 재작년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했던 우리 강아지도 생각이 나고 뭐 ^^;

아직은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몇 번이라도 더 들러서 지켜볼 생각입니다. 어떤 특별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만약 제가 생각한 상황이 맞다면 녀석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법적으로 어떻게 키워서 분양을 하든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은데 말입니다. 병이 있는 걸 속여서 분양하지 않는 한 말이죠. 버려진 거라면 동물보호단체에 어떻게든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엄연히 주인도 있고 당장 죽을 상황에 처해 있는 것도 아니고...하지만 저렇게 키워서 이득을 취한다는건 상도에도 맞지 않고 생명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씁쓸하게 뒤돌아 가다 뒤를 돌아보니 간판조차 없습니다. 여긴 뭡니까 도대체가.

덧) 이거 질게에 어울릴 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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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사라비아
11/06/08 13:33
수정 아이콘
사진으로만 봤을때.... 매장이 많이 불결하긴 해도 고양이의 상태가 나쁘진 않은것 같은데요...

만약 아픈 고양이가 있으면 무언가 법적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대가있던계절
11/06/08 13:49
수정 아이콘
현실적으로는 동물보호협회나 시청, 구청에 민원넣는게 전부더군요...

주위 환경에 비해서 애들 상태는 그럭저럭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네요...좋은 가족 만났으면 합니다.
11/06/08 13:51
수정 아이콘
흠...뭔가 문제가 있는 모습이네요.
저도 고양이쪽은 잘 모르지만 아마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 한번 그대로 올려보시면 보다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 크고 살아가는게 고양이들이겠지만 돈받고 분양하는 고양이를 저렇게 관리하다니요.
11/06/08 13:56
수정 아이콘
저 아는 후배가 고양이 전문가인데
좀 큰 고양이 커뮤니티가 네이버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라는 곳이랍니다. 거기 올려보시면 보다 정확한 의견을 들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의왼발
11/06/08 13:56
수정 아이콘
냥이들이 사는 환경이 불편해보이는것은 맞지만, 학대나 굶어죽이는 것은 아닌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신고를 해서 될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게에 대한 정황파악을 좀 더 정확하게 하신후,, 정 마음에 걸리시면 분양해보려는 사람처럼 나타내서 주인과 대면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구요
유기묘는 아닌것 같은데 거의 다를바가 없어보이네요ㅠ 동물에 대해 걱정을 많이하지만 책임에 있어서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으지라-
추이를 지켜보시고 알려주셨으면하네요~ 대전사는 1人
11/06/08 15:05
수정 아이콘
고양이들 건강상태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그냥 가게주인이 좀 게으른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장정리는 전혀 하지않는 상태에서 사료주고 건강상태만 살펴보다가 인터넷으로 주문오면 깨끗하게 씻겨서 판매하는... 그런 가게가 아닐까 싶네요.
홍길또옹
11/06/09 01:24
수정 아이콘
사진으로 봤을때 저도 주인이 좀 게을러서 지져분해 보이는 것이지 고양이를 학대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우선 그이유는 첫번째로는 고양이 모래화장실이 깨끗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완전 더럽지는 않네요. 두번째로는 사료통에 사료는 충분히 들어 있네요. 하지만 저 가게에서는 고양이를 사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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