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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21 22:45:17
Name 잉여잉여열매
Subject [일반] 첫인사와 고민 보따리 하나
#1 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8월달에 가입신청을 하고 드디어 글쓰기 버튼이 생겼네요. 하하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보고, 좋은 소식들 있으면 이야기보따리 하나씩 풀어내겠습니다.

#2 첫글부터 심각한 고민(?) 하나 내려 놓고가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워낙 주변 친구들과도 예기도 해봤고, 제 나름대로도 진지하게 고민도 해봤지만
답이란것 자체가 없겠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참! 물론 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는 조금 특이한 신념(?) 같은게 있는데 그건 바로 '지나간 사랑'에 대해 미련을 두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고 헤어지면 그립고 보고싶겠지만, 전 이상에게 헤어지게 되면 그 순간 딱! 선을 그어버립니다.
이게 무슨 미운감정이나 안좋게 헤어져서가 아니라 그냥 헤어지면 무의식중에 '이젠 안볼 사람' 이렇게 생각하나 봅니다.
또 지금까지 이게 맞다고 살아왔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별앓이에서 탈출하는것도 거의 하루?이틀? 금세 제자리로 찾아옵니다.
이렇게 예기하니깐 한 친구는 "정말 그 사람을 사랑했어?" 라고 오히려 되묻더군요.
물론 그 연애기간동안은 정말 정성을 쏟습니다. 그렇다고 냄비사랑 처럼 후끈달아오르고 금방식어버리는 그런 타입도 아니구요.
전 오히려 이런 연애를 상당히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또다른 친구는 부러운 성격이라고도 하더군요. 그렇게 실연의 상처에서 금방 회복되는 모습을 보구요.
그래서 저도 이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보고나 불편하다고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이게 몇달전에 한번 제대로 터진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첫사랑'한테서 전화가 왔더군요.
성격상 처음보는 전화는 잘 안받는 성격이라 그날도 그냥 전화를 안받을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그 전화가 받고 싶더군요.
아뿔사! 수화기로 넘어오는 목소리는 벌써 몇년이 지났지만 금세 누군지 알아채겠더군요.
간단히 안부 몇마디 주고받던 중 그 사람이 그러더군요. "오빤, 그동안 나 안보고 싶었어? 어떻게 한 번도 연락을 안할 수 있어?"
전화를 끊고는 심히 혼란에 빠졌습니다. '내가 연락을 안하는게 이상한건가?'
저는 헤어지면 더 이상은 얽히기도 싫고 그리고 막상 연락을 해도 할말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이거에 대해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는데,
상대편(전 여자친구)은 이거에 대해서 대단히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요며칠전에는 군대가기전에 만난 여자친구를 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이때도 "시간되면 차 한잔 할래?" 라는 말에도
"아니, 나 약속 있어서 가볼께" 완전 정색을 하고 돌아서버렸습니다. 물론 약속같은건 없었습니다.

최근 이런 일을 겪고나서 친구들에게 이렇다 이렇다 예기를 하니깐 어떻게 남자가 그렇게 차가울 수가 있냐며 냉혈인간 취급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원래 다 그런거 아니야?" 라고 하면 아니라고 하더군요. 보통은 그리워도 하고, 용기내서 전화도 해보고,
마주치면 어색하지만 시간있냐고도 물어도 보고 그런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들에게 미운감정이나 나쁜감정은 없어. 그런 마음조차도 안들뿐더러 막상 만나도 할말도 없어.
그리고 오히려 내가 이렇게 해주는게 그사람들도 편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면 몇명은 그렇다고 하고 몇명은 이해할수없다고 말하더군요.

글쓰고 있는 지금도 많이 혼란스럽네요.
이번 추석때 저희 형수님이 저에게
"도련님은 조금 독한 면이 있는 것 같에요. 자기한테 필요없는 사람이라면 그게 가족이라도 내칠 것 같아요" 라고 말하더군요.
그 당시에는 웃으면서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말이 자꾸 곱씹히네요.

아... 너무 앞뒤 없이 주저리 주저리 적은것같네요 하하하
요점은 '연인과의 헤어진 뒷이야기와 마음가짐(?)' 에 대해서 회원님들 이야기를 듣고싶네요.
아니면..... 진짜 제가 독한사람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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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10/10/21 22:49
수정 아이콘
제가 세상에서 가장힘들어하는 a/s문제군요. 제 경험상 무슨 a/s를 해줘도 욕은먹습니다.-_-/ 포기하면 편해요.
견랑전설
10/10/21 22:50
수정 아이콘
쿨한건 좋은겁니다. 크크크 질질끄는거보다야 모양새는 좋죠
헤헤헤헤
10/10/21 22:54
수정 아이콘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듯이
그냥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두지않는 부류인것 같습니다.
걱정하실 필요는없는것 같아요. 수많은 종류의 사람중 하나일뿐..
그러려니
10/10/21 22:49
수정 아이콘
제 기준으로는 정상이십니다;;
독한게 아니라 맺고 끊음이 정확한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자기도 편하고 주위도 편하고 그렇죠.
켈로그김
10/10/21 23:04
수정 아이콘
형수님한테 잘 해주시면 해결되는 문제이지 싶습셒습..;;
Aisiteita
10/10/21 23:34
수정 아이콘
그냥 듣고 흘려버리시길
한가지 가능성으로
사랑에 대한 아픔이 너무 크고 견디기 힘들까봐(또는 그랬던 기억때문에) 그리움이 아예 올라오지 못하게 무의식이 꾹꾹 누르거나 다른 방식으로 돌려서 해석해버리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데...
역시 흘려버리시길^^
비내리는숲
10/10/21 23:44
수정 아이콘
저도 한 번 이별하면 끝입니다. 제가 만났던 여성분들도 그런 경우 많았습니다. 제 친구(여성) 동생과 교제하다가 이별했었는데 길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습니다. 동생과 함께더군요. 연애할땐 정말 좋아 죽는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니 그저 그렇더군요. 결혼한다는 이야기에도 그냥 그랬습니다. 저는 교제하면서 상대편이 헤어지자고 하면 이야기 합니다. 만약 헤어지게 되면 그걸로 끝이다. 길에서 만나도 모르는 사람이고 눈인사도 안할꺼다. 구차하게 상대에게 협박하는게 아니라 저는 진짜 그렇습니다. 연애하던 사람이 친구로 지낸다는 거 이해하지도 못하구요, 아무리 감정이 깊었어도 다시 연락 안합니다.

사실 굉장히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아직도 좋아하면서도 연락 하지 않습니다.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관계라 생각하기도 하구요, 그 친구는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고 했지만 저는 그런 관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냥 끊었습니다. 아직도 좋아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은 좋아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연락 안한지는 7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먼저 연락 시도 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그리워하지만 연락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를 저버린 사람이고 이어질 가능성은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연락하진 않네요.

헤어지면 끝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미련만큼 미련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와 어떤 관계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구요, 당연하겠지만 가족과 연인과는 그 관계에서의 공통점을 결코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연인은 선택이지만 가족은 선택이 아니잖아요.
10/10/21 23:53
수정 아이콘
님이 차갑다던가 하는 걸 떠나서, 이제까지의 감정들이 그게 가능할 만큼만의 감정이었으니까 아닐까요.
와우처음이해��
10/10/22 00:34
수정 아이콘
보통 이런 경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진짜 사랑을 안해봤다' 이런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은데 잉여님처럼 행동하시는 분들 많아요. 그리고 헤어지면 끝이지 헤어지고나서 또 얼굴보면 서로 피곤하죠. 저야 연애를 몇번 안해봤지만 잉여님과 비슷한것 같아 써봐요.^^
릴리러쉬
10/10/22 03:04
수정 아이콘
오히려 부럽습니다.
순모100%
10/10/22 07:48
수정 아이콘
관계를 깔끔하게 맺고 끊는거는 좋은데 주위의 반응이 글쓴분의 생각과 다른 건...
그 모습이 부자연스러워보이기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관계가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상대를 대해야하는데 '의도적'으로 피하고 그러는게 눈에 보이면 좀 이상해보이죠.
뭔가 부자연스러우면 상대방이나 주위사람이나 그냥 안넘어가가고 불편해합니다. 왜저러지? 의문을 갖죠.
오히려 잊은 줄 알았는데 안좋은 감정 마음에 담아놓고 있구나.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을 걸요.
뭐...생각이 나쁜 건 아니니까 큰 문제는 아니구요. 주위신경안쓰신다면 그냥 지금처럼 행동해도 됩니다.
다만 더 나아가 오해도 줄이고 이미지도 신경쓰고 싶다면 행동을 조금 부드럽게 가져가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허심탄회하게 자기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 편해지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독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쿨하게 보이겠죠.

연애가 아니라 사회생활도 비슷합니다.
사람을 만날 때 말과 행동과 태도로 판단하지 속마음은 알 수가 없죠. 진짜 친한 친구가 아닌이상요.
윤수현
10/10/22 12:12
수정 아이콘
전혀 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럽습니다.(2)
10/10/22 12:55
수정 아이콘
헤어진 연인 관계는 흔히 보기 쉬운 케이스는 아닌 것 같지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장점이 될 수도 있구요.

그런데 형수님에게서 저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건 뭔가 생각해 볼 점이 있지 않나 싶네요.
헤어진 연인 이야기를 했는데 형수님이 저런 이야기를 한건지, 아니면 아무 이야기 없었는데 형수님이 평소에 그런 점을 느끼신 건지.

형수님이 그냥 보기에 그런 점을 느꼈다며 자신의 어떤 점이 그런 느낌을 주는지 한번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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