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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7 10:50:37
Name 전장의안개
Subject [일반] 초짜들 리치왕을 잡다.
밑에 와우에 대해 상처 받으신 글을 보고 심히 공감이 갑니다.
예전에 끈기있게 트라이를 반복하면서 네임드를 잡아 내던 희열은 어디 간데 없고
실수하나하나에 목숨걸고 상대방을 차단하는 이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모든게 골드와 아이템에 게임의 목적을 두고 동료의식은 눈에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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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 새로운 섭에서 전사를 키워서 만렙을 달성하고 여차저차 파밍을 시작하여 딜전사 기코 5800대가 되었습니다.
탱커로는 경험이 일천하고 아이템레벨이 부족하여 계속 딜전사로만 다녔는데..아시다시피 딜전사는 10인던전 면역에다가
25인던전은 바로 귓말하지 않으면 가기가 힘듭니다.

새로운서버에서 처음캐릭을 키웠으니 어떻겠습니까?

지난주말 싸울쫑팟,교수쫑팟 이런 파티로 만족하기 싫은 저는 계정이 3일 남은 상태에서 먼가 하나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스펙으로 하드팟은 무리일 것이고...

그래 일반으로 리치왕을 잡아보자. 이렇게 목표를 두었습니다.
예전에 wow bj로 유명한 불양이 스펙이 낮은 사람들을 다수모아 3일간
엄청난 트라이끝에 리치왕을 잡은 것을 생각하며 나도 그렇게 해보자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파티를 모았습니다. 3~4시간 모았을겁니다. 리치왕경험이 없는사람..스펙은 낮아도 끝까지 해볼사람..
그렇게 10명이 모여서 출발했고 9명의 무경험자와 1명의 경험자로 출발하게 됩니다.

저는 마이크를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2번째 잡아봤습니다. 완전 초짜 공장입니다..

어찌어찌 신드까지 잡았습니다.
드림워커는 전멸 싸인 까지 냈는데도 갑자기 드림워커가 회복되면서 잡았고
신드라고사는 몇트끝에 탱커한명이 죽고 딜러도 2명 죽었지만 초인적인 힘으로 잡았습니다. 어떻게 잡았는지 설명이 잘안됩니다.
탱커가 어떻게 중첩을 견뎠는지 미스테리합니다.

30% 얼왕버프 덕분에 첫날 바로 리치왕을 대면했을때

리치왕앞에가서 /따귀 를 날리고
정말 너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널 잡아 보고 싶다 라고 전투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그러나 리치왕을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공략이야 보고 갔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닙니다.
총 6 페이즈로 되어있는 리치왕전투에서
1~2페이즈도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계속된 전멸 전멸...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작전을 짜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자리잡고 이렇게 해볼까요?
이렇게 해보죠
다들 힘을 냅시다
등등

아 눈물이 났습니다. 유기적인 팀이 되어가고 있었고 단점을 스스로 보완하고 다듬어갔습니다.
그렇게 리치 트라이 2시간이 지나갔고
내일을 기약했습니다.
2시간 동안 고작한 것이라곤 2페이즈를 넘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날 10명중 2명이 오지 못했습니다. 한분은 길드레이드와 시간이 겹쳐서,한분은 현실크리로(유일한경험자분이 흑흑)..
다시 인원을 충원하고 리치왕앞에 섰습니다.

어제의 경험으로 2페이즈까지는 다들 선수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발키리와 파멸이 난무하는 3페이즈에서 죽어나가는 사람이 많았고
4페이즈까지 가기도 힘들었습니다.

또 작전을 짜기 시작합니다. 자리도 새로 잡아보고
탱커의 임무를 바꿔보기도했습니다.

저 또한 파멸과 발키리 타이밍의 교차점순간을 깨달으면서 지시가 한결 정확해졌고
3페이즈를 넘기기 시작합니다.

4페이즈에서 별것아닌것으로 보이지만 생성되는 분노의 영혼 4마리 처리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5페이즈 새우와 서리한 속으로 소환에서 우왕자왕하며 시간을끌었지만

서리한 속으로 경험을 최대한 해보기 위해 빠른 전멸 싸인을 내지않고 버텨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공대의 최대 위기! 신기님이 현실크리로 나가보셔야했고
그렇게 힐러를 구하다가 정술님의 길드원이신 수사님 한분 오셨습니다.

몇트하시다가 그 분도 나가셔야되서 새로운 신기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현실크리나신 암사님의 사정으로
남은 트라이 횟수는 2트 였습니다.
그래도 길드원을 도우기 위해 2트라도 좋다고 신기님이 와주셨고

자잘한 실수는 트라이횟수로 치지말자고 하는 공대원들의 의견에
급사로 인한트라이 횟수 2트가 지나가고

마지막 트라이가 남았습니다.

마지막 전투를 앞서서
공장인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과 리치왕을 못 잡아도 좋습니다.
충분히 경험을 해보았고 이제 4페이즈까지는 다들 선수가 되어있지않습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트라이하는것이 즐거웠고
계속된 트라이 속에서 한분도 기분상하지않으시고 서로 의논하면서 하시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막트...

리치왕을 잡아보고싶은 열정에 사로잡힌 10명의 공대원의 마지막 트라이는
얼왕버프를 30%가 아닌 50%로 끌어올린거같았습니다.

환상의 딜과 무빙이 이어지면서 여태껏 해보지 못했던 깔끔함과 숙련이 묻어나왔습니다.
발키리와 파멸을 차례차례 이겨나가면서 새우처리 페이즈가 되고..
리치왕은 20%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고 아시다시피 리치왕이 10%의 생명력이 되면 전투가 끝납니다.

이틀내내 흥분하지않고 마이크를 잡았던 저는
흥분된 목소리로

9%남았습니다.
8%남았습니다.
.
.
.
.
3%남았습니다.
2%남았습니다.
1%남았습니다.

전멸!( 리치왕의 전투가 승리가되면 전 공대원이 전멸을 하게되고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순간 전율을 말로 다하지 못할겁니다.

저는 계속 여러분 정말 최고입니다를 반복했습니다.
정말 이틀간 버텨준 공대원들이 최고였습니다.

공대원분들도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이 맛에 와우한다 등등 너무너무 기뻐하셨고

그렇게 이틀간의 얼왕 레이드 그리고 5시간 넘게 한 리치왕의 트라이도 끝이 났습니다.
다 함께 왕쓰자를 달고! 스샷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와우의 초창기는 계속된 전멸에도 미지의 영역을 점령하는 희열에 하나가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계화된 움직임과 계산적인 골팟으로
진정한 재미가 퇴색된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얼마나 큰 기쁨을 누릴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공장에 대한 도전.
새로운 네임드에 대한 도전.
그 도전아래 모인 사람들.

순수한 도전이야말로 와우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줄거라고 믿습니다.

이제 대격변이 얼마 남지 않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능동적으로 레이드를 한다면
골드와 아이템보다 더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쌓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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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7 11:0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모험"이 사라지는 순간...와우는 더 이상 와우가 아닌 거죠...
래몽래인
10/08/07 11:06
수정 아이콘
10%일 때 리치왕 도전모드(하드)을 잡는데 딜이 모잘라서 회드 + 수사 2힐로 잡았습니다.
보호기사, 고술죽기, 도적, 징기(신기 하시던 분이 공대딜이 모자라서 징기로 변신), 흑마, 법사,냥꾼, 정술, 회드, 수사 조합이었는데
대부분 기어들이 조금 낮아서 (수사 5800 회드 5800) 고생을 많이 했네요.
저희는 새우를 모두 탱커가 스왑하면서 몸빵으로 터트리는 방법을 썼는데 회드 수사로 참 살리기가 힘들더군요.
그나마 기어가 낮아도 회드 수사라서 서리한방에 들어갔을 때는 힐하기가 너무 편했습니다.
얼왕버프가 30%으로 올라가고 암사 데리고 리치왕하드를 가니 이거 신세계더군요.
처음 잡을 때는 리치왕 드라이브 하면서 끝에서 끝으로 무빙 계속 하고 탱커가 새우컷하고 그 와중에 파멸을 쏘면 대응이 약간만 늦어도
바로 전멸로 이어지던 것(새우 유도를 위해서 뭉쳐야 함)이 리치왕 중간에 세워놓고 새우 나오면 수사 + 암사 정불로 나오는 족족 녹여버리니 탈력이 걸리더군요.
역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진리였습니다.
진작에 암사를 공대에 넣고 했엇으면 그런 고생 안했을텐데 말이죠.
눈물나게 리치왕 잡고나니 참 감개무량하더군요.
리치왕 킬 축하드립니다.
10/08/07 11:09
수정 아이콘
커흑... 갑자기 79레벨에서 접은 고술이 생각나네요.

같이하는 형님이랑 리치왕 잡겠다고 했는데 만렙까지 반 정도 남은 상태에서 접었습니다. 그 형님은 결국 80까지 찍었는데 만렙 찍고 얼마 안되서 저한테, "사람들이 와우는 만렙부터 시작이라고 하는데 그거 사실이더라-_-" 라고 말하더군요;; 레이드 뛰고, 기어 맞추고, 전문기술 찍고 하니까 정말 레벨 1부터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1달치 끊고 80까지 찍으라고 했지만 거절했습니다. 분명 학기 시작하고 계속 할게 훤히 보였기 때문에...
10/08/07 11:14
수정 아이콘
멋진 레이드 하셨네요. 와우는 이렇게 해야 제대로 즐기는 거죠.
십자군 나오고 울두아르 일반 팟이 멸종했을 때, 미경험자들을 모아서 울두 즐기기 팟 만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일반인데도 하나하나 힘들게 잡고 전멸도 무수하게 했지만, 웃고 떠들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레이드는 골드를 벌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모험하는 것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higher templar
10/08/07 11:16
수정 아이콘
제가 다 짜릿하네요. 화산심장부에 라그나로스 잡던 때가 새록새록...
10/08/07 11:24
수정 아이콘
저도 제일 재밌었던 때는 울두 나온지 몇일 안됐을때

길원 7명과 낙스를 깻던 기억입니다.

당시 스펙은 낙스 10인낙스+25인 낙스템 위주로 되있었고 스펙이 낮은 길원들도 있었는데

어찌어찌 켈투까지 잡았을때의 희열이란...물론 한 8시간걸린거 같아요;;

레이드는 정말 스트레스 안받고 하는게 재밌는거 같아요.
학교얘들
10/08/07 11:34
수정 아이콘
저도 왕몰 처음 성공했을때
이벤트끝난후 10%남은 리치왕에게 영혼의딜을 시전했던게 기억나네요.
' 날 이렇게 고생시다닛 !!! 죽어 !!! '
이제 여빛만 남았는데 과연 언제 성공할 수 있을지...
10/08/07 12:32
수정 아이콘
요즘은 세기말이라서 그런지 글쓴분과 같은 도전을 못하겠네요.

그냥 어영부영 골드나 모아둔다음에 대격변때 질러야지하면서 지겨운 얼왕스핀중입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왕을 쓰러트린 자(왕쓰자) 호칭을 달고 길드창에다가 EE! EE! 할때가 엇그제 같은데 사람맘이 참 간사하네요^^;
10/08/07 13:17
수정 아이콘
저도 한 때는 십자군 10인하드 50트를 하고도 학원팟에 일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진정한 와우 레이드의 재미는 그 속에 있거든요.
빨리 쉽게 잡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조금 어렵게 잡더라도 많은 트라이를 하지만 서로 택틱을 이렇게 저렇게 맞춰보고 결국엔 목표를 성취하는 그 즐거움!
그렇게 했을 때 공대원은 동료가 되죠.
지금의 와우의 공대원은 동료라기보다는 하나의 같은 목표를 위해 달리지만 경쟁자 같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뭐라고 할수는 없지만..
in-extremis
10/08/07 13:34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맛에 불성때부터 정공을 하게됐죠.

지금은 머 ..
여빛을 달고 나니 와우 접속하는 시간이 확 줄더군요
대격변때는 제발 레이드가 망해서 제가 관심을 두지 않게 되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진지한겜블러
10/08/07 14:27
수정 아이콘
몇달전에..와우 접어서...

아는지인한테 캐릭빌려줬는데.. 요즘 전정실가서 보는재미가 쏠쏠하더군요;;크크
10/08/07 14:37
수정 아이콘
일명 막트버프... 레이드 뽕맛
헤르젠
10/08/07 15:49
수정 아이콘
4캐릭 25 10인 11하드 완료하고 여빛 트라이중입니다

길원들 데리고 10인 리치 일반 잡았을때의 쾌감..나이드신 형님들이 수고했다고 왕쓰자 달게해줘서 고맙다고 하실때

저도 모르게 뿌듯함이 느껴지더군요..30% 버프때문에 4트만에 잡긴했습니다만

공략모르는 10분 데리고 잡을 엄두는 안나네요

정말 대단하세요~앞으로도 즐 와우 하시길 바랄께요 이상 레인얼라 였습니다
사랑해미니야
10/08/07 17:15
수정 아이콘
in-extremis// 노르간논 호드신가보다.
10/08/07 21:31
수정 아이콘
즐거우셨겠습니다^^
저도 몇 달 전에 그 기쁨을 느꼈지요.
5퍼센트 때 우연히 리치왕만 남은 팟에 초청이 되어 갔다가 몇 시간을 고생했지요.
나랑 리치왕은 인연이 없나보다 하고 포기했는데, 얼마 뒤에 가볍게 가자 하는 생각으로 손들었던 곳이 리치왕까지 가는 10인팟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긍정적인 공장님이었습니다. 길원들 몇 분을 같이 데리고 하는데, 길원 중 반은 경험이 없었지요. 물론 길원이 아닌 분들 역시 대부분 경험이 없었습니다.
3트쯤 해보고 솔직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용기를 북돋워주시더군요.
"우리는 이미 잡아본 경험이 있다. 잘 따라주기만 하면 된다. 지금 여기 있는 분들 센스와 스펙이면 잡고도 남는다. 이미 잡은 거나 같다." 등등
사람들은 힘을 냈고, 드디어 3페이즈까지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힐러님 한 분이 사정이 생겼고, 그 길드의 길원 분을 초청해서 결국 다시 트라이...
새로운 분을 맞이하고 5트 정도 했을 때, 뭔가 예감이 좋더군요. 딱딱 맞아떨어지고, 발키리는 저를 자꾸 채가구요(흑마)
그리고 처음 5페이즈에 들어갔고, 그대로 리치왕의 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벽 4시가 가까울 무렵이었지요. 그 때의 감동이라니^^
지금도 그 공장님과 길드원분들에게 감사하고 있지요.
그 뒤로 바빠서 레이드를 가지 않았었는데, 다시 그 감동을 느껴보고 싶네요^^
그린님
10/08/07 22:21
수정 아이콘
정말 부럽네요;;

저도 리치왕 얼굴한번 보고 싶은데 역시나 인맥이 없으니 힘들더군요ㅠㅠ
(물론 파티장을 잡으면 되겠지만 리딩을 할 여건이 안되니)

몇달째 4마리만 잡는팟...혹시 운좋으면 교수이상까지 가는팟도 한두번가보았습니다만 역시 그 이상의 파티는 구하기가;;

그래도 꾸준히 간 덕분에 요즘 유행하는 기어점수인가는 6050~6100점 정도이긴한데...
10인 일반 리치왕도 구경 못해봤고 25인 일반은 며칠전에 라나텔을 잡아봤습니다-_-;;
루비성소는 당연히 입구도 못가봤;;
10/08/07 23:06
수정 아이콘
10인 일반으로였지만 여하튼 국내에서 전섭 최초킬 달성할 때 기분이 꽤 좋았어요.
밤새 술마시고 놀아도 안지친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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