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8/06 23:23:07
Name 카서스
Subject [일반] 미친사랑...
0.

안녕하세요.

pgr에 가입한지는 거의 7~8년 되가는데 그동안 거의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그동안 내공이 철철 넘지는 글들만 보다보니 글쓰기가 꺼려져서 몇번이고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취소했었는데

이번에 한번 용기내어 써보려 합니다.

이글은 제가했던 경험이고, 바로 어제 끝난 일입니다. 사회통념상으로 보면 제목처럼 '미쳤다' 라는 표현이 적당한 일이기 때문에 쓰기가 망설여지지만,

왕의 귀가 당나귀인것을 토로하고 싶어했던 사람의 심정으로, 넷상이라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한번 끄젹여 봅니다.



1.

그녀를 처음 만난건 대학 입학떄였습니다. 거의 햇수로는 6년전, 그러니까 05년도였습니다.

제 성격은 정말 모나고, 과묵하다 못해 냉정할 정도라 입학식에 참가해서도 mp3로 음악을 들으며 무신경하게 한쪽 구석에 있었습니다.

그떄 말을 걸어준게 그녀였죠. 그녀는 저보다 1살 더 많은 누나였습니다.

숫기가 별로 없어서 여자들과 별로 친해지지 못했지만, 먼저 다가와준 그녀와는 계속 좋은사이를 유지하며 같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저에게 고백을 했고,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떄까지 여자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저는 그녀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고, 전체적으로 잘 못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 역시 저에게 이성, 친한동생으로서의 감정이 뒤섞인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니가 남자로 잘 느껴지지가 않아' 와 같은 말을 하는 그녀를 보며 많이 힘들었고, 헤어지려 몇번이나 마음먹었지만 결국엔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는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2.

제 집은 제주도에 부모님은 일떄문에 바쁘셔서 입대하던날 오지 못하셨고, 그녀가 대신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2년동안 기다리지 못하겠다고 말했었지만 입대하는 순간 멀리서 보일정도로 흐느끼고 있는 그녀를 보며 희망을 가져봤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예고대로 곧 이별통보를 했고, 저는 그녀를 잊지못해서 당분간 매우 고생했었습니다.

사람을 잊는다는것, 정말 힘이드는 일이더군요. 잊기위해서 휴가기간동안 다른 여자와도 만나보고 그녀에게 나쁜감정을 가져보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제자신만 발견할뿐,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3.

그러던 어느날, 전역을 하고 복학을 해서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4학년이던 그녀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저는 2년만에 보게된 옛 남자친구일 뿐이였죠.

하지만 그녀는 그 남자친구와 사이가 매우 소원해진 상태였고, 아직 잊지못했던 저는 다시 그녀와 만나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거죠. 미친사랑이...


4.

소위말하면 임자있는 여자를 만난거죠.

그녀와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곧 군대가기전과 다름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로 사귀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녀는 여자친구가 있었으니까요.

그동안 저는 다시 사귀는게 어떤가.. 라고 몇번이고 말했습니다만

그녀는 한번 사겼다가 헤어진 사람과 다시 사귀는것은 힘들것 같다고 거부하더군요.

제대로 고백을 하지 않았던 제 잘못일수도 있고, 그녀가 저와 그저 이런 관계로 있는게 만족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위 말하면 세컨? 이런 느낌으로요.


5.

그러던중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나서, 저는 다시 사귀자고 했지만... 그녀는 한참동안 생각해보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좀더 지난후,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극심한 배신감을 느꼇고, 연락을 끊게되엇죠.

그후로 1달후? 다시 그녀가 찾아왔습니다.

제가 자꾸 생각나 미치겠다는군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다시 무너지는 저를 느꼈습니다.


6.

그 이후 일들은 예전의 반복이였습니다. 남자친구가 있지만 저와도 만나며 사귀는거나 다름없는 관계를 유지하는것.

주위 친한친구들은 당연히 저에게 온갖 욕을 난무하더군요. 미친놈이라고..

정말 제가 생각해도 보통미친짓이 아닌것 같더군요. 정말 미쳤습니다. 그녀에게..

그래도 시간은 점점 저를 힘들게 하더군요.

어쩔수 없이 그녀의 원룸에 늘어만가는 그녀의 남자친구의 흔적을 쓴웃음으로 바라봐야했고

통화하는 모습이나, 그외의 많은 사건들.... 점점 더 지치게 되더군요.

그럴수록 저는 더욱 더 스킨십같은것에 집착하게 되더군요. 뭐랄까.. 그녀가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걸 확인받고 싶어하는 느낌?

변명으로 보일지 몰라도 저는 그럴때만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미친짓이죠. 이것도...

그리고..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너무 힘이 들더군요.

그래서 어제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겠노라고 그녀에게 말했고, 바로 핸드폰을 꺼두었습니다.



7.

여기까지입니다.

글솜씨가 별로 좋지않아서 재미가 없으니 그동안에 있던 일들을 최대한 축약해보려했는데

내용도 듬성듬성하고... 별로 못쓴글이 되어버렸군요.

아마 글을 읽으면서 이런 미친x라는 말을 몇번이고 하신 분들이 많을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글을 써보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것 같습니다.

재미없고 황당한 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워3팬..
13/03/17 05:06
수정 아이콘
와 글쓰기 검색해서 이런글을 보다니 절절하네요.
10/08/06 23:29
수정 아이콘
정말이지, 칼부림이 안난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잘 숨겨오셨군요..

물론 다시 또 흔들리실거 같다는 불안감이 굉장히 높게 들지만,

지금이라도 제발 저 여성분에게서 벗어나시길..
10/08/06 23:32
수정 아이콘
힘드시겠습니다. 저 또한 아직도 그 미친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힘드시겠어요...
10/08/06 23:39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글쓴이님 잘못은 없다고 봅니다.
항상 바람피는 사람이 문제이지, 바람피는 사람의 '상대'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남친 있으면 알아서 주변 정리하고 한 사람만 봐야지, 양다리 걸치는 쪽이 나쁜 거죠.
바람피는 그 여자친구의 '상대'인 글쓴분은 그 분만을 사랑한 죄 밖에 없다고 봅니다.
아무튼 그 여자분 제대로 된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빨리 정리하세요. -_-; 이거 글쓴분이나 남자친구나 완전히 바보 만드는 짓인데요... 남친은 아무 것도 모르기라도 하지, 글쓴분은 뭡니까. 글쓴분 마음을 뻔히 알면서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_-; 새디스트인지 뭔지... 정말 이해가 안되는 여자네요.
진호vs요환
10/08/06 23:41
수정 아이콘
첫글이신데도 불구하고 조금 따끔한 충고를 해드리자면....
님이 그 여자분의 바뀌었던 남자친구들보다 매력적이었다면 님은 그 원룸의 흔적을 보고 씁쓸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흔적을 남기는 쪽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세컨드라는건 결국 그런거거든요.. 특히 여자들한테는 그런 거 같더군요..
떠나야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게 쉽지 않죠... 이번 결심이 굳어지길 바랍니다..
10/08/06 23:48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포도사과
10/08/06 23:54
수정 아이콘
내가 걸치기엔 모자라고 남주기엔 아쉽고
이건 무슨 장난감도 아니고..
빨리 그만두시고 좋은 사람 찾으세요
벨로시렙터
10/08/07 00:10
수정 아이콘
확실히 끊지 않으면, 다시금 연락하게 됩니다. 그 여자쪽이 아니고, 카서스님이요.

확실히 끊어야 합니다.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1년이고 2년이고 10년이고.. 지속됩니다.


이러는 저도 끊지 못해
전화기가 꺼져있는 그녀 폰에 자꾸 전화를 하는군요.

7년째입니다.
Fanatic[Jin]
10/08/07 00:23
수정 아이콘
"그녀의 원룸에 늘어만가는 그녀의 남자친구의 흔적" 여기가 엄청 공감가네요...

저도 잠깐 비슷한걸 했었는데...

어느순간 핑 돌더니 그 여자사람에 대한 증오밖에 안남게 되더라고요...

...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어장에서.
좋은풍경
10/08/07 00:32
수정 아이콘
남자든 여자든
사람 감정가지고 가지고 노는 사람은 정말 싫어합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본인도 아시면서도 마음이 가는 걸 막지 못해 질질 끌었겠지만,

제발 좀 정리하시는데 성공하시길.
10/08/07 00:36
수정 아이콘
사랑이 증오로 바뀌는 것만큼 위험하고 슬픈 것도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글쓴이분은 증오로 바뀌기 전에 마음을 굳게 잡으신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카서스님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깊히 박힌 상처 때문에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할 수도 있구요.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2)
9th_Avenue
10/08/07 02:1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그 사람에서 벗어나시면서 이성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조금 지나고 보니 참;; 그땐 글쓴 분 표현대로.. 미친~~이었습니다. 뒤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안붙이려구요.
자기 자신을 좀먹고 무너지는 감정이 어떻게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축하드리고 빨리 털어버리세요. 그리고 앞으로 예쁜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물론 일단 저부터요;; 후다닥;;
방어운전
10/08/07 08:56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똑같은 상황의 여자와 연락을 끊기로 했습니다..
남친이나 나 둘 중하나를 선택을 하라고 해도 싫다는군요.. 둘 다 가지고 싶다고....
이제 연락하지 말자 하니까 전화너머로 펑펑 우는 그녀를 뿌리치고
끊었습니다.
쿠루뽀롱
10/08/07 11:38
수정 아이콘
거기에 빠져있으면 '사랑'이지만 나와서 보면 그저 '미친짓'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지나 살펴보면, 그저 '계륵'에 불과한 존재로 남을려고 그렇게 발버둥쳤나 싶습니다.
좋았던 그 시절이 아깝습니다.
10/08/07 12:38
수정 아이콘
저는 어린시절(고1때부터 시작해서)부터 6번은 헤어졌던 제 첫사랑과 너무 알콩달콩한데요.

'한번 사귀었던 사람과 다시 사귀는 건 힘들 것 같다'라는 말은 그냥 '거짓말'입니다.

힘들 것 같아도 정말 카서스님에게 '미쳐'있다면 그 힘듦을 감수하고서라도 사귀고 싶은 게 사랑이죠.
감성소년.
10/08/07 14:51
수정 아이콘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게 이런 걸까요..? 내가 어떤 입장에 처한 것인지,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흠.. 어쨌든 이제 포기하셨다니 한편으론 다행이지만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 앞으로도 현명한 판단 내리셨

으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072 [일반] 주세혁의 세계 탑텐 재진입과 정영식의 랭킹 상승. (2010년 8월 남자 탁구 세계랭킹) [3] 김스크2940 10/08/07 2940 0
24070 [일반] 프로야구 중계 불판 올립니다. [368] EZrock4749 10/08/07 4749 0
24069 [일반] 아아..... 마음이 심란합니다. [44] Ascaron5775 10/08/07 5775 0
24068 [일반] 초짜들 리치왕을 잡다. [18] 전장의안개6398 10/08/07 6398 0
24067 [일반] 음주단속에 적발되었습니다. [12] 하수태란9294 10/08/07 9294 1
24066 [일반] 하얀거탑을 보고 있습니다. [17] workbee5541 10/08/07 5541 0
24065 [일반] 와우를 드디어!!?? 접게되었습니다. [25] rawfunk4772 10/08/07 4772 1
24064 [일반] 너에게 건배..(신경림시인 - 가난한 사랑노래) [5] sO.Gloomy3362 10/08/07 3362 1
24063 [일반] 미안하다는 말 꼭 하고싶었어...... [3] 클레멘타인3464 10/08/07 3464 0
24062 [일반] 우리은행 멀티 OS 멀티 웹브라우저 인터넷 뱅킹 실시 [10] sinfire3732 10/08/07 3732 1
24060 [일반] 안녕하세요~~ 참 좋은 밤이네요~~ [9] MrSunshine2629 10/08/07 2629 0
24059 [일반] 요즘 관심 갖는 공연들 [9] 곧고환하게2882 10/08/07 2882 0
24058 [일반] 역사는 반복된다(?) 위험한 선에 서 있는 MB의 외교 [46] 타테이시4870 10/08/07 4870 0
24056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6(금) 리뷰 & 8/7(토) 프리뷰 [22] 멀면 벙커링3259 10/08/06 3259 0
24055 [일반] 미친사랑... [17] 카서스3877 10/08/06 3877 0
24054 [일반] 용감한형제&박재범과 조성모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7] 세우실3756 10/08/06 3756 0
24053 [일반] 정보의 보고 pgr [18] inte_gral3974 10/08/06 3974 0
24049 [일반] 보아의 뮤직뱅크 컴백무대입니다. [51] 도시의미학6662 10/08/06 6662 0
24048 [일반] 프로야구중계 불판 [427] tnpfpr5795 10/08/06 5795 0
24047 [일반]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멸시가 존재하는 현실 속,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13] 해바라기3737 10/08/06 3737 2
24046 [일반] [8/7] 책읽기 모임 공지입니다. [14] 내일은2766 10/08/06 2766 0
24045 [일반] 역시 무한도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21] 아우구스투스6986 10/08/06 6986 0
24044 [일반]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83] 구하라7968 10/08/06 796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