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테러를 일으키며 죄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 무슬림도 싫고, 미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총기범죄를 일으키는, 그리고 아프리카를 영원히 못살게 만드는 흑인도 싫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중국인도 싫고, 맨날 신사참배나 하는 일본인도 모두 싫다. 좌도 싫고 우도 싫다.
싫다. 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가끔 물어보고 싶다. 난 정확히 누구를 싫어하는건가.
난 해외에 오래 있었다. 자의보다는 타의로.
고등학교 시절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들은 흑인들이었다. 나타샤 반다, 데럴 카문가, 안토니오 예보예, 클리프 예보예. 이 친구들과 랩배틀 하던때가 그립다. 당시에 영애롭게도 N-word single pass도 받았다. 처음 한 번은 용서해 준다고 했다.
내 삶에 큰 영향을 주고, 대학시절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는 무슬림이었다. 그 친구는 술도 안마셨고 돼지고기도 먹지 않았다. 그래도 항상 할랄을 찾진 않았던 것 같다. 나름 혈기왕성하던 시절 내가 겪은 모든 보잘것 없고 비루한 연애상담을 이 친구에게 했다. 내가 군대에 있으면서도 영국행 비행기표 끊어서 굳이 결혼식에 참석한 그런 친구다.
난 네명의 중국인 여자친구와 사귀었다. 정말 많이 좋아했던 친구도 둘이나 있었다. 아마도 셋. 이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만추"다.
내 삶에 최고의 조언을 해준 것은 일본인이었고, 내가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줬다.
가까운 관계에 피부색이 뭐가 중요하고, 종교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총알이 빗발쳐도 국경을 넘는 것이 사랑일진데, 왜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잡혀있어야 할까.
그런데도, 난 왜 싫어하는걸까. 왜 이렇게 싫을까. 쓸모 없는 기래기와 미디어가 날 이렇게 만든 것 아닐까. 아니면 그냥 정치라는게 싫어하는 사람을 강제로 만들어내는건가.
내 곁에 있는 것에게 더 소중히, 나와 멀리 있는 것에는 조금 더 거리를.
초점을 다시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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