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처럼 유튜브를 뒤적거리는데 알고리즘으로 천수의 사쿠나히메 라이브 영상이 뜨는 겁니다. 사쿠나히메는 게임을 해보지도 못했고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어서 아마추어가 커버곡을 부르는건가 싶었더니 어라, 생각보다 엄청 잘 부르네요? 혹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까 주제가를 부른 가수 본인이 맞더군요;;
아사쿠라 사야는 1992년생으로 일본 민요와 jpop을 접목시킨 노래를 선보이는 가수입니다. 어릴때 어머니와 증조 할머니의 영향으로 민요와 샤미센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 민요 전국대회에서 두번이나 최우수상을 타낸 경력을 지니고 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세 나이에 도쿄로 상경한 그녀는 가수 데뷔를 목표로 하여 음악 학원에 다니며 오디션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전통 야마가타 민요와 샤미센 연주를 어레인지한 창작곡 영상들을 니코동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네요. 서서히 인지도를 쌓은 끝에 2013년 본인이 작사, 작곡한 '도쿄'로 가수 데뷔를 합니다.
이후 민요에 랩, 펑크, 보사노바 같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퓨전 시키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 가수 경력을 쌓다가 2020년 발표한 앨범 고금패집(古今唄集) ~Future Trax BEST~로 메이저 데뷔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아는 게임 천수의 사쿠나히메 타이업 곡을 발표하게 되죠. 아사쿠라 사야의 고향 야마가타현에선 지역을 홍보한 공로를 인정하여 그녀를 야마가타현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합니다.
일단 위키에서 본 가수 경력은 저런데, 민요를 전공한 가수라서 그런지 성량이 대단히 뛰어나더군요. 사쿠나히메 주제가를 들어보니 신비하면서도 이국적인 멜로디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가수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다른 노래들을 찾아 봤는데 좋더군요. 천수의 사쿠나히메를 플레이 해보거나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한 번 노래 감상을 해보세요.
콘서트 영상
꽃모자 타령 花笠音頭
찻잎 따는 노래 茶摘み唄
아사쿠라 사야의 공연 영상입니다. 샤미센 연주를 하는 하나가사 온도가 개인적으론 좋네요. 직역하면 꽃삿갓인데 뭔가 이상해서 꽃모자로 의역해봤습니다. 일본어를 애매하게 아니까 번역하기도 어렵군요 ; 예전에 샤미센 주제로 자게에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그때 일본 민요 몇 곡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악과 비슷하면서도 이질적인 감성이 느껴지는게 독특하네요.
천공의 성 라퓨타 - 너를 태우고
모노노케 히메 주제가
마녀배달부 키키 - 따스함에 안겨진다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제가도 불렀더군요. 원체 성량이 좋은 가수라 그런지 애니 노래도 잘 부르네요.
터치 주제가
스피츠 - 로빈슨
나카모리 아키나 - 눈물은 장식이 아니야
쿠보타 사키 - 이방인
일본 가요 커버 영상입니다. 터치는 애니 주제가이긴 한데 이와사키 요시미가 원래 가수이기도 하고 워낙 히트한 곡이라 가요로 쳐도 될 거에요. 원곡도 뽕삘인데 민요가수가 부르니 더 찰진 느낌이네요 크크크. 스피츠나 나카모리 아키나는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쿠보타 사키는 80년대 이전부터 활동하던 일본 가수라 좀 생소할 것 같은데, 대표곡 이방인은 일본에서 상당히 히트한 곡이라 유명한 자드 같은 가수도 커버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선 유명한 대중가요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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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노래 너무 좋네요. 이건 딱 엔딩곡이라는 느낌이 나는 노래.
사실 지금 사쿠나히메 플레이 도중에 멈춰서 아직 저 노래를 못들었습니다. (티저 영상에서 앞부분만 들어서 친숙하기는 하네요) 모내기노래라고 하니 이 노래를 떠올린게 아니라... 플레이 도중에 모두가 부르는 모내기 노래가 따로 있거든요. 그거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얼른 해야 하는데 디아블로3 시즌 달리느라... 큼큼...
여하튼 와후라고 하던가요? 외부인의 입장에서 일본민요풍의 퓨전곡들은 처음에는 신선하다가 금방 식상해버리는게 문제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그 맛이라는게 참 독특해요. 이런 노래들이 무조건적으로 거부당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된게 어찌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이방인 많이 기대했는데 믹스가 많이 되어 약간 묘하네요. 오리지널 스타일로 부르면 더 잘할 것 같았는데 허허
노래가 너무 좋아서 사쿠나히메 게임도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일본 민요풍 노래는 왜색이 짙다고 옛날 같았으면 배척 당했을 건데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 않는 사회 풍조로 바뀐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일제의 만행은 절대로 잊지 말아야겠지만 타 국가 문화에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겠죠. 이방인 원곡은 중동풍 멜로디가 들어간 노래라 본문에 있는 영상은 좀 느낌이 다르긴하죠. 기왕부르는거 다른 가요곡처럼 야마가타 지역 방언으로 구수하게 불렀으면 더 좋았을거 같은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