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2/26 23:22:20
Name 라울리스타
Subject 마재윤이 더욱 무서운 이유
1) 프링글스 S2 4강전, 성전 1경기에서 마재윤은 유리한 경기를 강민의 믿을 수 없는 전투력에 이은 엘리전에 의해 1시간 짜리 경기를 패하고 맙니다.

과거 '우주배'에서 박정석에게 마엘 스톰 한방에 역전당한 조용호가 이후 하드코어에 무너졌고, 스니커즈 올스타 리그에서 이윤열과 임요환의 레이드 어설트 1시간이 넘게 펼쳐진 경기이후 3차전 루나게임이 한타 러쉬에 끝났듯이, 다전제에서 나온 장기전은 선수에게 너무나 큰 집중력의 손실을 가져옵니다.

강민이 왜 저그와의 다전제에서 맘먹고 정통 수비형 커세어-리버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1경기만 이긴다고 되는게 다전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시간만에 패배했고, 히어로 센터안, 그리고 모든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강민의 승리를 바라고 있던 그 분위기에서조차 마재윤은

그냥 '씨익' 웃었습니다. 이후 인터뷰 내용

▶경기가 대단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민이 형이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그래서 졌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고 즐거웠다. 그래서 웃었다. 원래 1경기를 지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는데 오늘 경기는 기분이 좋아서 그런 조바심이 나지 않았다. 연습 때도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이후, 3경기를 내리 따냅니다.

2) 신한은행 S3 결승 직후 해설진들이 마재윤에게 그동안 온게임넷 우승을 못해 마음 고생이 많았냐고 묻자.

'솔직히 신경은 안 쓰였는데, 우승하니 기쁘네요...'

마재윤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항상 느끼는 점은 8강까지의 인터뷰 내용은 대체로

'다음 경기도 준비 잘해서 꼭 이기겠다'

그리고 4강 이후엔

'이제 슬슬 욕심이 난다. 계속 다음 경기를 이길려고 하다보니, 결국 여기까지 왔다.'

이 선수에겐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 이란 '전혀' 없습니다. '우승'하려고 이길려는 것이 아니라, 이기다 보니 '우승'하는 선수입니다.

'본좌'가 되려 안간힘을 쓴게 아니라, 계속해서 이길려고 하다보니 '본좌'가 되어 지금은 그걸 즐기는 중입니다.

학창시절에 같은 100점을 맞더라도, 이런 애들이 더 무섭지 않습니까?

'그냥 차례차례 차분하게 풀다보니, 다 맞던데 뭘...'


3) 저는 여태까지 마재윤 선수의 2가지 표정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하나는 경기에 집중하는 표정이고, 두번째는 이긴후 활짝 웃는 표정입니다.

그리고 역시 2가지 표정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당황한 표정과 긴장한 표정입니다.

신한은행 S3 결승전 인터뷰.

'떨려요'라고 말한 마재윤과 '하나도 안떨려요'란 이윤열의 표정과 어조에서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떨려요'란 말을 덤덤하게 말하는 마재윤과,

'하나도 안떨려요. 전설로 남고 싶습니다'란 말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던 이윤열....


4) 이 선수에겐 다판제의 경기들도, 그냥 단판제들의 경기일 뿐입니다. 1-2로 밀려도 다음경기에서 전혀 압박감을 안느끼고, 2-1로 이기고 있어도 전혀 조바심을 내지 않습니다.

'졌네. 다음판 이기면 되지 뭐.'

'이겼다. 다음판 이기면 되지 뭐.'

'2-2네, 마지막 경기 이기면 되지 뭐.'

사상 최단 세팅시간을 자랑하는 이 선수.

변형태와의 4강전에서, 그 치열함 속에서, 그 정신복잡한 경기들 속에서, 그 팽팽했던 스코어 상에서

휴식 타임때 긴장을 풀러 화장실에 간 변형태의 행동과는 달리 마재윤의 행동은 우리를 더욱 경악케 합니다.



그는...

부스에서 고개를 돌려 온게임넷 광고영상을 재밌게 구경하고 있었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2/26 23:24
수정 아이콘
"부스에서 고개를 돌려 온게임넷 광고영상을 재밌게 구경하고 있었답니다" 저 사실 뒷담화에서 저부분에서 웃었답니다.
AgainStorm
07/02/26 23:24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 덜덜덜... 이 선수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 없는듯 합니다. 그냥 마인드 자체가 평안한듯-_-;;
07/02/26 23:25
수정 아이콘
결말부분이 완전 스릴러군요...
정말이지 광속조인만 보더라도 다음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없는 것 같더라구요.
07/02/26 23:27
수정 아이콘
이런 개테란맵사이에서도 진영수,변형태와의 다전제도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나 심리적 압박을 받은것 같지는 않더군요. 그냥 경기에서 차분하게 집중만 하는 그런느낌...만약 박명수 선수처럼 롱기누스에서 이윤열상대로 유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땀흘리며 긴장했다면 절대못이겼을듯...
07/02/26 23:41
수정 아이콘
전 정말로 아주, 아주 가~끔,
(말도 안되는 헛된 상상이라는 것도 알지만,)
데스노트의 사신과 거래하여 눈을 갖게되면 상대의 수명과 이름을 알 수 있듯이,
마재윤 선수가 스타계의 사신(마신?)과 거래를 하여,
상대의 빌드와 심리와 개인화면을 볼 수 있는 눈이라도 가진 건 아닐까...
이런 말도 안되는 의심도 해보았었습니다 -_-
퍼거슨
07/02/26 23:44
수정 아이콘
골수홍진호팬으로서 ..
나이는 어려도 배짱만큼은 두둑한 마재윤의 마인드를 배웠으면 좋겠다.

왜 5차전만가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프로브무빙샷
07/02/26 23:45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전에서 떨린다고 몇번이나 말하더니...
플레이에서는 떠는 모습이 전혀 안나오더군요...
반면 이윤열 선수는 인터뷰에서 전혀 안떨린다고 하더니..
플레이에서는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긴장을 어떻게 조절해내느냐... 상당히 중요한거 같아요..
그냥웃지요
07/02/26 23:46
수정 아이콘
스플래쉬 이미지 인터뷰가 있었는데.. 목표가 16강인데 이뤄서 기쁘고 이번엔 첫출전이니깐 떨어지든 올라가든 크게 신경 안쓴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진짜 목표는 이윤열, 최연성 선수랑 게임하는거라고 하더군요.. 대부분 선수들 목표는 우승이던데...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러디샤인
07/02/26 23:48
수정 아이콘
공방 양민인 저로선 1경기만 져도 분해서 마우스를 마구 책상에 두드리는데;;; 마인드 컨트롤 부럽습니다 -_-;;
오돌이
07/02/26 23:50
수정 아이콘
원종서 선수와 리버스템플에서 5드론러쉬 감행할때-
"와~"
부분에 인상이 조금 흐트러 졌었죠.(입술을 약간 무는듯한..)
나중에 인터뷰할때 뜨끔했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런거 보면. 그도 사람인가 봐요.
김연우
07/02/26 23:54
수정 아이콘
스타 노트에 이미 적어놨기에

'이윤열 : 2.24일 19시 결승전때 알카노이드에서 상대의 실수를 파고들고 승리하나, 나머지 맵에서는 압패당함.'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에 여유만만?
천사들의제국
07/02/27 00:12
수정 아이콘
플토와의 경기! 그것도 팀내 종족 상성이 뚜렷하다는 박영민 선수와의 경기에는 입이 헐어 올 정도로 준비를 하는 모습의 아이러니.
이것또한 무섭다고 느껴지네요. 긴장도 없지만 방심도 없어요.
S&S FELIX
07/02/27 00:16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홍진호 선수가 마재윤의 심장을 가지고 있었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항상합니다. 사실 홍진호 선수는 토스에게도 5차전 가면 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본 기량외적인 문제라고 밖에......
07/02/27 00:40
수정 아이콘
저는 마봉자가 경기시작하기전에 채팅창에서 장난스럽게
쉼표빼고 -> ㄱ,ㄱ,ㄱ,ㄱ,ㄱ(혹은 rrrrrrr)
ㄱ,ㄱ,ㄱ
ㄱ,ㄱ,ㄱ,ㄱ
이렇게 쳐대는거 보면 무섭더군요.상대는 잔뜩 긴장해있을텐데 말이죠;;
하야로비
07/02/27 00:40
수정 아이콘
뭐랄까, 이번 마재윤 선수에게 이번 스타리그는
"그 고난과 역경을 뚫고 마침내 우승배지를 달았습니다!!!"
...이런게 아니라
"아 맞다, 스타리그 우승 아직 안했네. 배지 찾으러(?) 가야지."
이런 느낌이더군요. 덜덜덜>_<

(마재윤 선수의 상대선수들을 무시하려는 건 아닙니다;;; 상욱아ㅠ_ㅠ)
07/02/27 01:25
수정 아이콘
진정 즐기는 자의 무서움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선수 같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성적이나 승패에 압박을 받으면 그것도 슬럼프가 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지금으로 봐선 그럴일은 없을 것 같지만..덜덜
meekchild
07/02/27 01:32
수정 아이콘
하야로비님// 실상은 그렇지 않지만(고난과 역경의 연속)
느낌이..기분이... 그러네요..흐흐
" 배지 찾으러 왔어"
하늘수
07/02/27 09:23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허허허..이선수 정말 오버마인드...
제가 이선수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인터뷰에서 "재밌을것같아요"이 말이 저를 떨게합니다. 저 말하고나서 진적이 없다죠...덜덜덜...
e-뻔한세상
07/02/27 10:25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는 경기 중에서의 심리전도 능하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심리전도 능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형이고 선배인데도 오히려 "윤열이 형이 그동안 여기서 너무 오래 해 먹으신 것 같은데 오늘부로 제가 여기를 접수하겠습니다!" 이래버렸죠.
말이 쉽지, 실질적으로는 이런 말을 꺼내는 것 조차 쉽지도 않습니다.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면요. 하지만, 그 자신감이란 것도, 서로 특A급 선수들 간의 경기에서 장담이란 있을 수가 없는 걸 생각하면 말이 안 돼죠.
이런 식의 도발을 통해 이윤열 선수를 도발하여 조금이나마 페이스를 잃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말... 나이에 비해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645 조금은 민감하다고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43] hysterical4645 07/02/27 4645 0
29644 조훈현과 이창호......... 와 마재윤 [11] People's elbow4662 07/02/27 4662 0
29642 마재윤이 더욱 무서운 이유 [19] 라울리스타5311 07/02/26 5311 0
29641 잊혀진 게이머들 - 전설의 저그킬러 김슬기 [17] 삭제됨4732 07/02/26 4732 0
29640 신한 마스터즈 맵의 향방 [20] 조용한밤에4276 07/02/26 4276 0
29639 결승전의 가장 큰 변수는 4경기에 데저트 폭스가 쓰인다는 점입니다. [28] 김광훈5067 07/02/26 5067 0
29637 곰TV MSL 결승전 관전포인트 [22] Altair~★4487 07/02/26 4487 0
29636 [PT4] 2차 예선 결과 [2] 캐럿.3654 07/02/26 3654 0
29635 임요환본좌 시절 김대건선수,김정민선수 [21] kips74400 07/02/26 4400 0
29634 테란이 마본좌를 무력화 시키려면 어찌해야 하나요? [26] 박대장4211 07/02/26 4211 0
29633 [펌]KeSPA, ‘2006대한민국e스포츠대상’ 후보 명단 발표 [24] 헤어지지 말자!6508 07/02/26 6508 0
29632 1.07버전의 에피소드들. [20] 남자의로망은5069 07/02/26 5069 0
29631 2.6% 그러나 무시할수 없는 조력자 [14] homy4527 07/02/26 4527 0
29630 마재윤 선수에게 최고의 고비는 바로 다음시즌. [12] 체념토스4512 07/02/26 4512 0
29629 선수들의 전성기들 [15] sinjja3831 07/02/26 3831 0
29628 이윤열vs마재윤 3경기 리버스템플 상대가 원하는게 있다면 [15] 그래서그대는4811 07/02/26 4811 0
29627 스타판은 마치 우리나라 역사 같군요.. [3] jjune3927 07/02/26 3927 0
29626 스타 제2의 전성기가 오려면? [9] Songha3626 07/02/26 3626 0
29625 마재윤선수는 언제쯤 무너질까요 [66] zillra6222 07/02/26 6222 0
29624 E-SPORTS 계의 트레이드의 어려움 [16] 반바스텐3850 07/02/26 3850 0
29623 오랫만에 글을 쓰게되네요 (마재윤선수 때문에) [8] 무라까미4425 07/02/26 4425 0
29622 임요환 선수는 은퇴하지 않은 아직 현역선수입니다!! [53] goodtime4335 07/02/26 4335 0
29621 내가뽑은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3 BEST10 [5] 메렁탱크3785 07/02/26 37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