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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24 22:28:20
Name 김연우
Subject 신이 그를 버리기 이전에, 그는 이미 신이 되었다
전 지금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3:1로 이길꺼, 라는 소망섞인 예측을 하긴 했지만, 이토록 강할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역시 '마본좌, 의심해서 미안해요.' 모드군요.


1경기 시작 즈음,
엄재경 해설께서 경기 시작할때 농담하는 줄 알았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룽기누스는 연습 하다보니 할만하다고 하더군요.'


마재윤 선수의 매력에, 저그를 이해해 보려고 저그 플레이 몇번 해봤습니다.  그래서 대충 저그 하는 감이 익혀진다, 싶지만 그래도

게임 하기로 하는 상대가, 테란 골라놓고 롱기누스나 리버스 템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열받더군요.
동급을 넘어서 어느정도 실력차가 나도 테란이 좋다고 생각했고, 그건 마재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경기 시작하고 10분,
마본좌 가라사데, -롱기누스는 저그맵-

상대의 스캔 정찰을 농락하는 마재윤의 숨김 드론.
뮤탈과 마린메딕의 술레잡기로, 1시 멀티를 활성화 시키는 플레이.

이윤열 선수의 한방을, 양방향에서 쌈싸먹으며, 2럴커로 후속병력을 끊어주는 플레이. 그리고 침착하게 럴커로 1시 멀티 방어.




한마디로 무난 했습니다.

지금까지 9드론과 노스포닝 3해처리, 도박적인 수싸움을 벌이던 마재윤이 아니었습니다. 도박적인 수, 심리전, 절박한 상황에서 벌이는 비수까지 쓰며 버텨온 마재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인 결승전, 그리고 그랜드 슬래머 양대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이윤열을 상대로

'정면승부'

프로게임계 역사상 빛나는 양대 본좌가 겨룬 승부, 이윤열과 마재윤은 모두 정면 승부를 택했습니다.

이윤열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앞마당 먹은 이윤열'
마재윤은 자신을 거장으로 만들어준 '마재윤의 3해처리'

둘의 정면 승부는, '테란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맵'이라 불리우는 롱기누스2, 리버스 템플에서 조차 마재윤의 독식으로 막을 내리는 군요.



이번 시즌
개테란맵이 쓰인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찌 알았겠습니까, 이토록 무시무시한 마재윤의 실력을.



이제 슬슬 2006년 시즌이 저물어져갑니다. 이제 김택용 선수만이 남았군요.

신이 버리기 이전에, 신이 되어버린 마재윤.
이제 새롭게 열릴 2007년 시즌, 신을 죽일 라그나로크의 전사가, 과연 존재할까요?



...

본좌 논쟁, 많았습니다.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본좌에게, 본좌 논쟁은 무의미 합니다.


본좌란, 진정한 패왕이란
누군가를 설득하며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획득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자신의 반대세력을,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자신에게 반항하는 이들을 모두 베어버리고 핏빛 왕좌에 앉는 이가 본좌, 그것이 바로 마재윤입니다.



지금 엄청 감동하고 전율을 느끼고 있는데
이상하게 표현이 안돼네요.

신은 인간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높은 존재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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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07/02/24 22:31
수정 아이콘
있었으면 합니다. 이건 뭐......
MistyDay
07/02/24 22:31
수정 아이콘
+패러독스^^;
해도 마재윤은 2연속우승 할거같네요
밍구니
07/02/24 22:33
수정 아이콘
참 이상한 생각이지만.. 오늘 3해처리를 위해 9드론 노스포닝 3해처리 5드론을 하지 않았나하는 엉뚱한 생각을..
07/02/24 22:34
수정 아이콘
당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 압니까? 2.69%의 확률을 뚫고 김택용 선수가 뭔가 저지를지..
blackforyou
07/02/24 22:37
수정 아이콘
21승 3패 88.5%의 승률...
이건 프로토스는 그냥 마재윤에게 gg를 치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네여...
이 포스라면 라그나로크+패러독스라고 해도 최소4강은 갈꺼같습니다...
MistyDay
07/02/24 22:38
수정 아이콘
21승3패+2007시즌의 6승 →27승 3패..90%승률입니다
김택용선수가 PGTour에서 저그전승률 90%찍었다는데
마본좌는 방송경기에서 찍네요
카우리
07/02/24 23:16
수정 아이콘
의심해서 미안해 본좌...진영수선수 저그전만은 개인적으로 이윤열선수 보다 위라고 생각해서 괜찮다...괜찮다...속으로 주문을 걸었는데...그래도 천하의 이윤열선수라 불안하기 그지없었는데...의심해서 미안해 본좌...
펠릭스~
07/02/24 23:46
수정 아이콘
롱기누스는 저그 입장에서 저주스런 맵입니다..
그것 변함 없습니다만 ...
그래서 마재윤 선수의 전면목을 볼수 있었던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는 저 저주스런 맵이 쓰이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이윤열 선수가 너무 열심히 연습하고..
너무 데이터 대로만 분석해서 초반 도박적인
전략을 쓸거라는 생각에 집착한 것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데이터 대로만 했다면 이윤열 선수가 분명
마재윤 선수를 잡을 타킷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던 오늘 좋은 경기 잘 감상했습니다..
마스터즈도 매우 기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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