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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27 16:26:00
Name 피플스_스터너
Subject 박지성~ 더 자유롭게 뛰어라~!
어제 TV를 보며 다시 한 번 벅찬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세계 최고의 팀에서, 그것도 당당한 주전급으로 뛰는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보며 그가 골을 넣든 못넣든, 어시스트를 하든 못하든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맨유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입니다. 박지성 선수를 제외하고도 이루 셀 수 없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사실 박지성 선수가 이런 선수들 틈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활동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람 욕심이란게 끝이 없는지라...^^;; 어시스트를 더 많이 하길 바라고 골을 더 많이 넣길 바라고...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어제 경기에서는 맨유가 오래간만에 4-4-2 전법으로 나왔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포지션은 오른쪽 미들이었구요. 저는 퍼기옹의 4-3-3 고집보다는 4-4-2가 맨유에게 훨씬 이득이라고 봅니다. 좌긱스-우지성 라인은 겉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굉장히 특이(?)합니다.

먼저 좌측을 보면... 긱스는 나이를 먹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의 왼쪽 공격수입니다. 정확한 크로스와 순간적인 돌파력, 게임을 지배하는 능력 등은 이미 검증되고도 남은 선수죠. 또한 요즘 한창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오셔가 뒤를 받치고 있습니다. 긱스가 수비를 헤집고 다니며 쉴새없이 펑펑 크로스를 올리고 그 빈 자리는 중앙 미들과 수비수 오셔가 뒤를 받쳐준다... 이는 전형적인 측면 공격의 모습을 보여주는 바입니다.

한편 오른쪽은 조금 다릅니다. 박지성 선수는 솔직히 대형윙어는 아닙니다. 맨유의 전설 좌긱스-우베컴 라인에서 베컴의 뒤를 이을만한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얘기죠. 그래서 퍼기옹이 맨유 전통의 4-4-2를 버리고 계속 4-3-3을 고집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호나우두 선수는 잉글랜드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에 100% 적합한 선수는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축구에는 윙어만 있는게 아닙니다. 박지성 선수는 중앙에 있을 때 가장 빛납니다. 박지성 선수가 기록한 5개의 어시스트를 보면 대부분 중앙을 거친 도움입니다. 이는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가장 큰 능력인 공간창출능력. 이것은 공간이 한정되어 있고 한쪽으로 쏠려있는 측면보다는 중앙에 위치했을 때 그 위력이 배가됩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 보면 측면에서는 박지성 선수의 움직임을 어느정도 제한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방이 뻥 뚫려 있는 중앙에서 박지성 선수의 움직임을 봉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입니다. 또한 박지성 특유의 원터치 킬 패스와 지치지 않는 체력 역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그의 존재감을 더하게 해줍니다.

중요한 얘기는 이것입니다. 맨유의 오른쪽 윙백 게리 네빌 선수가 부상을 털고 복귀했습니다. 저는 네빌의 복귀야말로 4-4-2 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네빌의 플레이를 보셨죠?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진짜 괴물같이 정확하고 빠른 크로스를 구사합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정말 지나치리만큼 정확합니다. 저는 네빌의 복귀야말로 박지성 선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크로스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박지성 선수는 크로스 생각하지 말고 자유롭게 플레이해야 합니다. 강인하게 돌파하고 공간으로 치고 달리며 중앙의 스콜스와 스미스,플레쳐, 혹은 루니에게 패스를 한 후 빈 공간으로 달려야 합니다. 그러한 패스들이 킬 패스가 되면 좋은거고 안되도 충분히 상대를 흔들 수 있습니다. 또한 오버래핑 능력이 탁월한 네빌이 알아서 크로스를 해주니 전방의 루드와 루니는 한결 편하게 공격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게다가 박지성 선수가 체력이 좋다보니 수비도 잘합니다. 공간을 비워두는 실수만 범하지 않는다면 오른쪽은 왼쪽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스콜스와의 부조화는 별로 걱정할거리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스콜스는 중앙에서 진두지휘하는 입장이고 박지성 선수는 측면과 중앙을 오고가며 동료들을 살리는 역할이기 때문이죠. 전진패스에 능하고 가공할 중거리슛 능력을 지닌 스콜스가 중앙에 시즈모드 되어 상대를 찍어누르는 탱크라고 치면 박지성 선수는 쉴새없이 견제를 해주는 벌쳐라고나 할까요?

물론 박지성 선수에게 화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크로스까지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솔직히 욕심이라 봅니다.^^ 게다가 박지성 선수가 그러한 능력까지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면 이것은 4대 미드필더 계보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한 일이겠죠. 허허~

저는 박지성 선수의 현재 플레이에 95점 이상을 주고 싶습니다. 신인이 이렇게까지 해줄거라 정말 생각 못했습니다. 점점 맨유 플레이에 녹아들고 있으며 동료들의 신임이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언급한 플레이를 지금도 잘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가끔씩 상대 윙백과의 무리한 충돌이나 개인기를 부리다 볼을 빼앗기거나 백패스로 일관하는 모습이 보여서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하는 얘기일 뿐입니다. 누가 뭐래도 현재 박지성의 모습은 제가 상상했던 모습보다 몇배는 높은 곳에 있습니다.

축구의 본고장에서 뛰면서도 한치도 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알리는 대한의 청년 박지성. 맨유는 당신을 정확한 크로스를 하라고 데려온 것이 아닙니다. 베컴의 후계자로 데려온 것도 아닙니다. 포지셔닝에 얽매여 정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데려온 것도 아니고 무수히 많은 골을 기대하고 데려온 것도 아닙니다. 지금처럼 천방지축 날뛰십쇼. 필드가 놀이터인양 쉴새없이 뛰어다니십쇼. 루드한테 패스했다가 루니한테도 하고, 스콜스랑 2:1 패스하다가 네빌한테 리턴 패스 하세요. 찬스가 나면 주저없이 중거리슛도 날리고 빈 공간이 보인다 싶으면 이게 왠떡이냐 하고 달려가세요.

당신의 주위에 있는 선수들은 전부 각 국가의 대표급 선수들이고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들 사이에 껴서 함께 울고 웃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입니다. 자부심을 갖고 더 날뛰세요. 그만큼 당신의 위치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겁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GO~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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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27 16:32
수정 아이콘
Good!! 좋네요^^
Yourfragrance..
05/12/27 16:32
수정 아이콘
박지성화이팅!!!!!!!!!!!!!!!!!!!!!!!!!!!!!!!!!!!!!!!!!!
용의나라
05/12/27 17:25
수정 아이콘
포탈 사이트 찌질성 낚시 글에 비해 훨씬 좋군요^^
저도 박지성 선수가 부상없이 이대로만 뛰어준다면 더 바랄께 없을 것 같네요
Slayers jotang
05/12/27 17:3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렇게 잘 할 수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다는..
그저 맨유가서 첫시즌에 10게임만 선발로 나오면 대 성공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경기 출전에 벌써 5어시스트...
이대로만 뛰어준다면 프리미어리그 신인 최다어시스트인 베컴의 11개도 가볍게 넘어설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박지성 화이팅~~*
비롱투유
05/12/27 17:36
수정 아이콘
처음 이적했을때 벤치에만 앉아있지 않을까 많이 걱정들 했었는데..
이젠 과연 몇 어시 몇 골을 기록할 것인가!!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네요.
짜증나는 일이 있다가도 박지성 선수만 보면 마냥 기분이 좋습니다 ^ㅡ^
[NC]...TesTER
05/12/27 17:44
수정 아이콘
지성 선수가 왠지 버밍엄전에서 2골 넣을 것 같네요.
바카스
05/12/27 17:54
수정 아이콘
에인세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아웃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 맨유는 챔스에서 탈락하지도 않았으며 리그내에서도 더욱 더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였을 겁니다... 윙백엔 좌에인세 우게리네빌. 미들엔 좌긱스 우지성 그리고 크날도... 정말 덜덜덜
FantAsista
05/12/27 21:21
수정 아이콘
네빌이 크로스를 못해준다면 박지성은 이미 후보입니다 덜덜;;
(농담섞인 말입니다^^)

어제 네빌은 양발 가릴것없이 사정없이 날카롭게 크로스를 찔러주더군요..리오가 바로 뒤에서 백업해주고 수비도 탄탄햇습니다~
플래쳐는 최후방미들로 공격가담을 줄이고 패싱어로써 좋은모습을 보여주고잇네요..
맨유 4-4-2 앞으로 쭉지켜바야죠ㅋ
루니 박지성의 활동량;;
05/12/28 01:47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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