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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16 12:22:50
Name 글장
Subject 띨띨한 남자가 본 황우석 박사와 엠비시 피디

에.. 황우석 박사와 엠비시는 지난 몇 주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문제였는데요.

사실 전 그 어느 게시판을 막론하고

황우석 관련글에 단 하나의 댓글도 달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게시물 자체를 한번도 클릭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

그건 황우석 박사 전에도

그 어떤 과학 관련 게시물도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과학 관련 게시물중에서 관심가는 건

몇십년만에 혜성 쇼..뭐 이런겁니다.

(그게 과학 기사냐--;)

그나마도 며칠이었는지 까먹어서

정작 한번도 밤하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네, 전혀 내용을 몰라서입니다.

황우석 박사가 사실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과정에 대한 지식도 없고 사실 관심도 없어서 ...--;

황우석 박사 관련 피디 수첩도 한번도 안봤어요.

피디 수첩 방송 직후였는지

인터넷상의 게시판이 난리가 났더군요.

제가 자주 다니는 스타관련 게시판에서도

여러차례 황우석..관련 글을 봤으니까요.

물론 클릭도 안했습니다.

'엠비시 피디수첩이 뭔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게 비전문가인 피디가 전문가인 황우석 박사를 걸고 넘어진

도무지 말도 안되는 사건이다.'

단 이 세줄이 제가 파악한 황우석 사건의 전말입니다.

어느 자리에 가서도 이 이상은 말 못합니다--;

(게시물 제목만 살피는 제목 인생의 한계입니다)

그 이후엔 모 저도 흐름은 대강 압니다.

눈을 감아도 들릴 정도였으니..

엠비시 광고 떼이고 엠비시 피디가 연구원을 협박 어쩌고..

피디 수첩이 프로그램이 불방처리되더니 아예 폐지되고

엠비시가 사과하고...

엠비시 뉴스까지 광고가 몇 개 떼였다..

속으로 엠비시 망했구나...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더 정확한 건 엠비시가 망하는게 아니라

그 pd하고 해당 cp는 인생 젖됐다.)

몇밤 자고 났더니 이젠 황우석이 사기꾼이라고 하네요--;

전 방송국에서 일합니다.

작가로 일하죠.

그것도 드라마 작가입니다.

(kbs에서 hd tv문학관 쓰고 있습니다

올 12월 22일 방송입니다. 연말에 별로 할거 없는 솔로들 많이 봐주셈--;)

그러니 체세포 복제니 뭐니하고는 거의 상관없이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의 주 관심사는

세상이 어찌 변하던

줄창 고부간의 갈등이요
부부간의 갈등이요..
애인끼리의 갈등이요
형제끼리의 갈등이요 장애인 욜라 힘든 인생이요..
시한부 삶의 투쟁이요..
돈 없는 넘의 서러운 인생....

뭐 주로 이런 겁니다--;

제 하드에도 인간시대 한 백회쯤은 그냥 찍을 수 있는

사람들 스토리가 담겨있죠.

말아톤이 영화화 되기도 전에

배형진군의 스토리도 물론 들어있죠.

아마 어느 작가 컴에도 다 저장되있을 휴먼 스토립니다.

이번 황우석 사건도 사안의 본질과 전혀 관계없이

제 스토리에 추가될 거 같습니다.

많은 작가 스토리 파일에도 들어가게 될겁니다.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데 이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을 듯합니다.

어제 피디 수첩 미방영분을 보면서 참 잼있더군요--;

왜 진작 안봤을까 하는 후회까지..

(방송 보니 참 스릴있었습니다)

물론 황우석 박사 입장에서는 제가 쓸게 없죠--;

과학도의 삶이라는걸 맛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피디 입장이라면 말입니다. 정말 쓸게 널렸어요.

저도 방송국 물을 몇 년째 먹고 있어서

방송국 생리는 조금 짐작은 하는데요.

피디도 꽤 하드한 일입니다.

황우석 박사는 세계인이 공감하는 위대한 목표가 있지만

피디는 그거랑 상관없이 특종에 목숨거는 사람들입니다.

방송사 사람들 생리가 주로 그래요.

나도 한번  떠보자..시바..

(황우석 박사는 과학도니까 한번 떠보자란 생각은
설마...없었던 걸로 간주합니다.)


방송가는 워낙 별볼일 없던 사람들이 한번에 뜨는 걸 많이

보는 곳이라서리

좀 졸렬한 바닥입니다--'.

뭐 과학도에게만 멋진 수식어를 쓸 권리를 갖는게 아니라면

이쪽도 멋진 수식어는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언론은 사회의 목탁아닙니까..

(그간의 잘못으로 비아냥 대상이 돼서 이런 말하기가
자기들이 스스로가
쑥스러워 하는 처지같습니다만--;)

여튼 세상을 요동치게할 초유의 제보가 들어왔다.

그것도 어중이 떠중이가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도 아니고

황박사 팀의 전 연구원이...

연구원을 만나고 구체적인 얘기를 듣는다.

'이거 물건이다!!'란 확신이 선다면...

그 피디는 잠을 못잤을 거 같습니다.

그 설레임과 쪼이는 맛...

특종을 예감하는 형언키 어려운 희열과

잘못하면 황박사 잡기전에 자기 인생이 골로 갈수 있다는 그 서스펜스..

(말이 서스펜스지...환장할 지경)

동료 피디들과 시피들과 긴급 회의

격론..

그리고 마침내 취재 결정

여기까지는 그래도 쉽습니다.

(모 맨날 보는 방송사 사람들끼리 한 얘기니까요..)

하지만 다음 단계부턴 장난 없죠.

정말로 과학분야 그것도 황교수 사단과의 인터뷰 제의와

(만약 그들이 정말로 거짓을 공유한다면..

그들의 목숨줄이 왔다갔다 하는 일이기에


이건 난공불락입니다.

죽여도 입 안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거기다  취재기간의 한계.

여론의 동향...도 계산해야하고.

여하튼 취재는 시작이 됩니다.

압권은 피디의 강압이라는 부분이더군요.

사실 피디가 강압이라고 했던 건 드라마도 만들면

수정해서 다시 써야합니다.

그건 강압 축에도 안들어갑니다.--;

상대는 사실 황교수 팀의 일원.

국가적 관심의 프로젝트.

그 시발이 조작된(그게 사실이라면) 논문.

자신도 연구원 자신도 핵심적으로 가담한 조작.

생사 여탈을 쥐고 있는 황교수를 은사(아니가--?)로 둔 제자.

그런 사람을 상대로

"황교수님 논문은 조작되었나요?"

"(순간 당황하며) 어떻게 아셨죠? "

"다 알고 왔으니 말씀해주시죠."

"그게 사실 어떻게 된거냐면.."

이렇게 드라마를 쓴다면 드라마 작가가 총맞죠--;

암튼 실제 피디수첩의 피디의 강압이라는 부분은

제가 보기엔 강압도 아니었다는게 결론입니다--;

그 정도도 안하고 어떻게 조작이라는 말을 끌어냅니까.

상대는 목숨걸고 거짓을 수호하려는 황교수 팀의 일원아닙니까.

(개도 목숨이 위험하면 주인을 뭅니다--;)

암튼 고도의 전문가 집단의 끈끈한 학맥과

그들의 난해한 언어와 지식의

세계를 어렵사리 헤집고 다녀서 몇 달만에 취재 완료.

그 이후엔 특종이라고 가슴 설레여가며 밤샘 편집

방영...

이젠 뜰거야라고 좋아라했는데

여론의 역풍을 맞아서 다 털린 피디의 심정..

그 피디의 개인사의 전부였던 프로그램을 스스로 폭파해버린...

미틴넘이 되어 거릴 방황하고 자살하는 설정..

그 이후에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여론을 주도했던 이들의 말바꿈..

그리고 며칠 지나면 다시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식의 일상...

그리고 크레딧이 떠오르면서..엔딩


이쯤이 되겠네요.

이번 사건을 달리보면

한 피디의 영웅적인 취재담도 될 수 있어요.--;

황박사의 고뇌도 고뇌지만...

이 피디의 고뇌도 장난아니었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암튼 이게 정말 희대의 대 국민 사기극이라면...

우리 대다순 그토록 경멸해마지않았던

영화속 악역을 능숙하게 해냈다는 거죠.

왜 영화보면 많이 나오잖아요.

"주인공:  뭐시여, 저눔을 막아라!"

"엑스트라: 넵!!! (칼들고 마구 달려간다)"

저 역시 지나가는 행인 1.2.3을 하고 말았네요.--;

이번 황우석 파동에서 여러분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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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모드개발
05/12/16 12:38
수정 아이콘
심히 공감가네요

저 역시 지나가는 행인 14쯤?
05/12/16 12:44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전 이번 줄기세포 게시물은 뭐 죽어라까진 아니더라도 여기 PGR21과 포탈 사이트등을 드나들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클릭해서 읽었던 사람입니다. 다양한 의견과 극단적인 의사표명을 읽으면서 난 과연 어디에 서 있어야 하나? 갈팡질팡 하던 사람이구요. 사실 원래 중도라는 거에 중독이 되어 있던 터라 이번에도 양쪽 깊은 낭떠러지에 나 있는 좁다란 길에 의지하여 살얼음 걷듯이 조심조심 걷기만 했지요. 아마 이번 시나리오에 등장한다면 지나가는 사람 1천만번째 사람쯤 되었을려나요? 그래도 늘 바람은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한다는 거죠.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다 잘 될꺼야라는 희망을 원했던 거죠. 아래 게시물중 링크된 게시물에 나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저 희망을 원했을뿐이라는 내용이 가슴에 와 닫네요.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어요. 그나마 이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할 수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결말이 아닐까요? 주인공은? 결국 희망을 이야기 하긴 너무 힘들겠지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주변인들이라도 다시 그들만의 주인공이 되어 희망으로 가는 결론을 내는 수밖에요. 그렇지 않아요?
05/12/16 12:48
수정 아이콘
뭐저두 줄기세포 이런데 관심두 없었고... pd수첩이 폐지되던 mbc가 망하던 관심없었는데.. 인터넷 기사에서 pd수첩 스텝(?)가족 까지 인터넷에 사진 공개 되면서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는 기사는 봤는데.. 진짜 나라가 미쳐 돌아갔죠..-_-;
아큐브
05/12/16 13:06
수정 아이콘
죄송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무수한 악역은 있는데 결국 '영웅'은 없을것 같습니다
그 mbc피디들도 결코 영웅일순 없습니다
제발 이 어둡고 쓴 코메디에서 또다른 거짓 신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피디 수첩역시 책임질건 책임지고 이제는 잠시 엑스트라를 해보는것도...
김홍석
05/12/16 13:12
수정 아이콘
참.. 미쳐 돌아가기 까지야..
이러든지 저러든지 자기 할일 잘해내는 거의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이 있는한 끄떡없습니다. 항상 정답만을 강요받은 우리들에게 이런 혼란속에 항상 문제점만 보이기 마련이지만, 획일화된 사회에서 다양화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진통이고 사회 성숙의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혼란과 갈등은 기꺼이 받아들여야지요.
지난 탄핵때 성숙한 사회 구조를 확인할수 있었다면, 이번 황교수 사건에선 '다름'을 이해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결코 이번 사건은 어느 쪽의 일방적 오류에서 기인한게 아닙니다. 줄기세포허브의 주도권을 위해 새튼측과의 모종의 합의속에 다소 무리한 진행으로 앞서나갔던 것이 문제였지만, 그것을 굳이 추궁해서 문제 자체만을 부각하려했던 성급한, 그러나 의무를 다한 언론의 예상치 못한 견제로 인해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었던 혼란이 야기된 사건입니다.
그래요. 모든 사업이 그러합니다. 과학자가 사업을 해서야 되겠습니다만, 현실은 냉엄합니다. 완벽한 비즈니스 세계입니다. 자신이 가진 상품을 포장하고 기능의 최대치를 홍보하는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이 과학의 자본종속에서 비롯된 이기심입니다. 그러나 어쩔수 없는겁니다. 그런 관행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전 역사를 통해 이루어 집니다. 법과 원칙이 있고 그것을 따라야 함을 다 알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님은 모르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지요.
법은 교양과 자율로 해결이 안되는 판단을 위해 필요하고, 정치는 법과 원칙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판단을 위해 필요하듯이,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원칙이란, 생존 그것뿐입니다.
과학자로서 순수한 연구의 자세에만 매달려야 했음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느 분야나, 책임자의 입장이 되고, 사회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되면서 내가 이미 나 혼자가 아닌 그런 자리에 오르게 되면, 내 스스로 어떤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법입니다. 그럴때 오로지 원칙만을 강조한다면, 때로 그것은 조직을 죽이는 일일수 있습니다. 이런것은 여러분들이 조금만 더 높은 계단을 밟아가시다 보면 얼마든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일입니다.

진실은 조작되는게 아니라, 의도되는 겁니다. 다만, 알릴 필요가 없을 뿐이지요.
05/12/16 13:14
수정 아이콘
영웅은 브릭의 젊은 생명과학도들이 아닐까요? 그 중에서도 자신의 신상이 거의 공개되어서 사이버 테러를 당하며, 혹시 잘못되면 자기 밥줄은 끊길 각오를 하고 하고서 증거를 찾아내서 공개적 토론의 자리로 올린 아롱?이란 분이 그야말로 영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연 몇 분이나 이런 자신을 희생하면서 이런 제보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저같은 겁쟁이는 절대 못합니다.
거부할수없는
05/12/16 13:25
수정 아이콘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한 사리판단을 잃은 군중들도 글쓴님 드라마에선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것 같은데요?
아무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다 데도 그들은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때문에 부정탔다는 식으로 박해를 하지요.
예전에 그런 단편드라마 본기억이 있는데 산머리에 빛을 만든다는 무당이 있다는 마을로 조사를 하러간 목사이야기인데요
우여곡절끝에 그 빛의 진상은 무당의 신기가 아니라 추락한 비행기 잔해가 특정 기후에 반응해 강한 빛을 내뿜는 것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걸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습니다. 무당의 "감히 나의 신을 의심하다니 앞으로 이 마을에 악재가 겹칠것이다" 란 말한마디에
목사는 개처럼 끌려가고 사람들은 무당에게 재물을 바치며 제발 신의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하죠.
어렸을때 본거지만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겼던 드라마였는데 이영하씨가 주연했다는 것 외엔 제목도 어느방송사였는지도 생각안나네요.
어쨌든 무엇을 믿고 선택해야하느냐는 언제나 어려운 문제이지만 뭐든 맹목적인건 좋지 않겠죠. 아니, 좋지 않은정도가 아니라 무섭죠.
05/12/16 13:26
수정 아이콘
황박사님 열풍이 불때도 난자취득윤리가 묻히는게 불만이었고, 지금 기세등등해졌을 PD수첩팀들이지만 취재윤리가 묻히는건 불만입니다.
난 불만분자1 쯤..인가.-_-
05/12/16 13:28
수정 아이콘
김홍석// 김홍석님께 미쳐 돌아가는 느낌을 줄려면 어느 정도가 되야 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합당한 의혹의 증거를 대는 사람들에게 집단 사이버 테러를 하고 신상을 공개해서 협박하며 나라 전체가 국수주의로 똘똘 뭉쳤던 이게 이게 미쳐 돌아간게 아니라면 과연 어떤게 미쳐 돌아간것이지요? 히틀러 시절의 독일이나 일본쯤 되면 미쳐 돌아갔다고 인정하시렵니까? 김홍석님의 논리를 따르면 히틀러 조차도 충분히 이해해줘야 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05/12/16 13:30
수정 아이콘
지금 이런 상황에선 영웅이 필요하지않아요.
상황이 이렇게 꼬여버리기만 하는데 일조한 영웅은 영웅이 아니죠.
05/12/16 13: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볼 때도 강압취재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일 때문에 탐사 보도의 싹이 아예 잘릴까 걱정 되네요.
그럼 비리는 어떻게 파헤치나요?
05/12/16 13:33
수정 아이콘
어제 방송 보고서도 아직 취재윤리 말씀하시는 건 너무 이상론 아닌가요?
우리 사는 세상이 텔레토비 동산도 아니고 말입니다.
몽키매직
05/12/16 13:54
수정 아이콘
이상론이 아닙니다. MBC는 크게 반성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취재윤리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랬다'라고 하더군요. 메이저 방송사가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차라리 절차상의 문제를 깔끔히 인정했으면 나았을 겁니다. 더불어 PD수첩의 문제제기도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실을 밝히려 했다기 보다 자신이 영웅이 되고 싶어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더 풍깁니다. 어떤 사실을 알자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터뜨린 것은 '내가 먼저 하겠다'라는 의도가 다분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조사에서도 PD수첩의 문제제기가 사실로 나타났지만, 확실한 것은 충분히 알아본 다음에 보다 철저하게 공개해야 했습니다. 첫 PD수첩 방영은 오히려 혼란만 대폭 불러일으켰죠.
땡님 말씀은 위험합니다. 비리를 파해치기 위해서 언론은 불법을 자행해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님께서 말씀하시는 '언론' 역시 힘을 쥐어주면 부패할 수 있는 조직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런 힘은 함부로 주어져서 되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김테란
05/12/16 14:34
수정 아이콘
몽키매직님/
제가 보기에도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가볍게 제기하긴 했습니다.
1,2부를 한꺼번에 충분한시간을 편성해서 보도하는것이
보다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현재로선, 이런 사안에 대해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싶네요.
은밀하게 여러과학계인사들로부터 처리방법에 대한 자문을 구해가며 판단할 상황도 처지도 아녔구요.
취재윤리에 대해선, 옳은것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사과를 했습니다.
철저히 반성하고 있는지, 다소 성급한 보도의 이유가 무엇였는지 등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 어느정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불법이라 하심은 단지 예를 드신것이겠죠?
05/12/16 14:58
수정 아이콘
몽키매직님. 참 답답하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utopia0716
05/12/16 16:17
수정 아이콘
글장 // 반가워요. 오랜만에 쓰셨네요. 말투가 옛날과 많이 다르네요. 그간 결혼도 하고 애도 두엇 놓은 건 아닌가 몰라요? 아무래도 심증이 가기는 담배하고 술만 늘었을 거 같긴해요 ^^
속으론 수사반
05/12/16 16:47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황우석 사건을 지켜봤었습니다. 속으로 진실을 밝혀져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었습니다. 한학수피디가 승리하고 엠비씨는 말그대로 기세등등하겠죠. (전 참고로 완전히 한학수피디빠입니다. 완전소중한학수) 아시는 분이 엠비씨와 관련이 있어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학수 피디가 취재과정중에 줄기세포를 하나라도 봤거나 줄기세포를 확인할만한 자료를 얻었으면 취재를 그만뒀을거라고 지인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확신이 있었다는것이지요. 황우석박사는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급했고, 그렇게 급하게 굴었던 이유중에 많은 부분이 언론이나 정계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릅니다.) 일단은 엠비씨의 역전 버져비터가 터졌는데,
자 이제 엠비시에 대해서도 한학수 피디님에 대해서도 어떤 납득할만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생명윤리, 방송윤리를 비교했을때, 전 세계인을 기만할만한 조작된 논문발표와 방송윤리를 비교했을때, 저는 방송윤리의 중요성이 더 낮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었기에 숨어서 인터넷에서 찌질거리면서 엠비씨를 응원해왔었습니다.
불법적으로 입수한 증거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못 합니다. 단순히 참고자료가 될뿐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것이 더 중요하므로써 어떤 원칙을 거슬러도 된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런 문제에서는 사안의 경중을 따져서, 어느 한쪽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건 정말 너무 위험합니다.
물론 한학수 피디, 피디수첩, 엠비씨등에게 면죄부가 주어진건 아닙니다. 너무하다싶을정도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피디수첩의 협찬광고는 모두 취소되었고, 보도국의 상징이라고 할수있는 9시뉴스 광고도 몇개가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한주애 한해서지만)
문제는 이런 국민들에 의한 반강제적인 처벌이 아니라, 엠비씨 자체적인 합당한 수준의 징계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겁니다. 한학수 피디는 확실하다는 의견을 종종 개진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껏 피디수첩제작진에 대한 징계가 미루어졌던 것은 엠비씨의 의도적인 행동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농담으로 '내년쯤에 학수형 퓰리쳐상 받는거 아냐?'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받게 된다면 분명히 받아야죠. 제 친구들도 처음부터 안티황우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원칙적으로 해결하자는 겁니다.
몽키매직님도 그런 의도로 말하시는거 같습니다. 원칙적으로 해결해야됩니다. 잘한부분은 칭찬하고 상주고, 잘못된부분은 고치고, 벌을 줘야됩니다. 의도적인 엠비씨의 징계 미루기는 지탄받아야될것입니다. 피디수첩제작진에게 적절한 징계가 이루어지고, 현재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깨끗하게 칭찬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매스컴이라는건 정말 엄청난 힘이 있잖아요? 이번 사건에 대해서 현재상황만 놓고 볼때 잘한 일이라고, 약한 처벌을 받는다는건 후에 이런 사실을 빙자해서 중요사실을 취채한다는 구실 아래 온갖 불법적인 취재방법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과장하면 그렇다는겁니다.
엠비씨에서 이런 발표가 나기전에 취재내용과 취재사실유무를 떠나서 방송윤리,취재윤리를 어겼다는 사실에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정말 깔끔했을텐데요.
어쨌든 한학수 화이팅


여담입니다만, 저는 후에 매스컴계통에 종사하고 싶어서 준비중인 학생입니다. 저한테 한학수 피디와 같은 상황이 주어졌다면 전 더 과격하고 취재를 했을것 같습니다.
수줍은술잔
05/12/16 17:06
수정 아이콘
취재어투가 그냥-_-;;옆집아저씨 목소리 같더군요.솔직히 실망이었습니다.황우석 죽이러왔다<---이 대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말입니다.
몽키매직
05/12/16 18:18
수정 아이콘
앞의 리플에서 상당히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주장의 요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사건이 PD수첩의 문제제기가 사실로 나타났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질 수는 없습니다. 문제제기에 대한 상은 상이고, 취재윤리에 대한 처벌은 따로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PD수첩 말이 맞았으니 취재윤리쯤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취재윤리와는 다른 문제로, PD수첩은 보다더 깔끔하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음에도 그리 하지 않은 것은 의문입니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생각하는 바를 한 번에 그리고 근거가 무엇인지 철저한 준비를 했어야 합니다. 물론 이점은 이러한 일에 서투르고 이런 문제제기는 처음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예상되는 파장을 생각해보았을 때 보다 신중하게 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얼마동안 혼란을 가져왔고, MBC자체적으로 본 손해도 얼마입니까...
불멸의저그
05/12/16 20:43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황우석편이였습니다. 지금은 그저 분하고 화가 나 미칠 지경입니다.
난자채취문제가 터지고, 사진중복이 나왔을때만 해도, 황박사를 못 살게 구는 나쁜 한국사람이라는 그런 생각만 가졌습니다.
단순한 사고로 정말 글장님과 똑같은 생각뿐이였습니다.
새튼이라는 사람이 논문철회를 요구하면서부터 뭔가 대형사고가 터졌구나 싶었습니다.
새튼이라는 알려진 교수가 fabricated란 단어까지 써가며 논문 철회를 권고하고 논문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한 것은 정말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뒤부터 많은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이 사건에 관한 수많은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자 회견.. 정말 아찔합니다.
과학자로써 하는 기자회견인지 꼭 정치인이 하는 기자회견 같았습니다.

황박사가 논문 취소한 것은 알고 계십니까? 다시 제출하면 된다고 어떤 분이 그러시는데,
어떤 잡지가 그렇게 취소했던 과학자의 논문을 다시 올려주나요?
황박사는 세계 학계에서 매장입니다.
결론적으로 PD수첩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뭣도 모르고 마구 마구 흥분했습니다.
PD수첩이 강압적이다 아니다란 논란이 있는데, 언론의 권력을 물론 경계해야겠지만,
PD수첩으로 대한민국은 그나마 자존심 살렸습니다. PD수첩없었다면 더 큰 재앙이 왔을 것입니다.
만약 황박사가 없는 줄기세포로 논문조작하고, 영롱이부터 진위가 의심되는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저조차도 김선종연구원에게 더 심하게 말했을 것입니다. PD수첩은 정말 신사적였습니다.

글장님 오랜만입니다. 저는 LA에서 가정을 꾸미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방송국작가시라고요?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피지알 잘 안 들어오는데 오랜만에 글장님 글을 보고 눈물이 다 납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착잡합니다. 생명공학대국, 줄기세포허브.. 다 꿈인가 봅니다.
05/12/16 23:33
수정 아이콘
불멸의 저그님 잘 계시지요.
그때 메일로 인사드린게 언제였는지..
그만큼 오래됐군요.
저도 무척 반갑습니다.
늘 게시판에서 친하게 지냈던 분을 보면
옛 지기를 만난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올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너무 이른 감이 있지만요^_^)
05/12/18 08:25
수정 아이콘
오옷 글장님 글이다. ^^ 늦었지만 흔적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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