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11 00:39:30 |
Name |
분수 |
Subject |
PgR21의 사람들... |
예전에 아주 한참전에(기억력이 나빠져서 한참전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 PgR21
의 정체성에 대해 아주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죠...
그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대장정의 토론이 제 예상보다는 짧은 시간에 끝이 났습니다.
사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토론과 어우러진 비난을 보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전투에서 상처받고 또는 패해서 이곳을 떠날 것인가 하는 우려를 정말 많이 했었습니다.
이곳을 아끼는 많은 분들에게서는 전에 느껴보지 못한 따듯한 글들, 감동을 주는 글들이
올라와 저에게 눈물이 핑돌게 할만큼 감동을 주었고, 읽어보고 싶지 않은 비난의 글들과
저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을 보면서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운영진 분들도 자주 보였죠. 그 사태를 정돈해보려, 수습해보려 했던 모습을 보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저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도 이곳 PgR21에, 이 곳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운영진분들에게 많은 상처
를 주었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이곳을 아주 떠난 분도 계실 것이고, 아직도 이곳
에 남아 있는 분들도 계실 줄로 압니다.
사실 떠나지 않길 바랬던(저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분들은 특히나 더) 분들도 그때 이곳
을 등진 분들도 계셨죠.
하지만 그래도 그 전투에 많은 분이 참여하셨고 또 살아남은 분들로 인해 이곳도 많이
안정화가 되는 걸 보며, 전 그때 PgR21의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이 사람들이 있는 한에는 이곳은 PgR21로 남겠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것이 밀려왔죠.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위기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쓰기 위해 가입
을 하고 또 그 작업이 끝난 후 바로 이곳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배신감입니다. 또 그로 인해 떠나간 분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절망감입니다.
PgR21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곳은 결고 리더가 이끌어 가는 곳이 아닙니다. 더구나 어떤 문제에 있어 결코 다수가
존재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제발 글 쓰시면서 '다수의 생각' '전문가라면 누구나' '내 주위
의 사람들은 거의 다'라는 표현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 PgR21에서는 여러분 한분한분 모두가 다 소수입니다. 여러분의 하시는 말씀은 여러
분의 주관적인 의견일뿐입니다. 그 의견에 대한 반박역시 여러분의 주관적인 의견일 뿐입
니다. 객관적이고자 하는 저역시 주관적인 소수의 의견을 올릴 수 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곳은 동일한 다수가 모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가 모이는 곳입니다. 제발 내용을
한 방향으로만 이끌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젠 성숙해집시다. PgR21의 사람들은 충분히 그럴만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곳을 좋아하고 또 이곳을 인터넷의 터전으로 삼았던 분들은 소수의 의견으로
상처받고 이곳을 떠나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바로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숨결로 만들어진 '따듯한 공간'입니다.
그 공간을 포기하지 맙시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숨을 쉬고, 웃고, 가슴 찡한 글을 읽으며 행복해 하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터전인 이곳을 잠시 스처간 바람에 날려 이곳을 떠나려 하십니까?
여러분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곳은 더이상 PgR21이 되지 못할 것이며 또한 그런
PgR21은 어느 누구도 살 수 없는 황량한 사막으로 변해 영원히 이곳에서 살았던 분들의
기억으로만, 마치 게임큐가 그랬듯이, 남게될 것입니다.
이곳을 사랑한다면, 이곳이 여러분의 터전이라고 느낀다면 떠나지 맙시다.
여러분은 바로 PgR21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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