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유명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괴롭습니다.
왜냐고 묻는다면,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욕먹어야 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서 이유를 갖고 있어야 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그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굳이 싫어할 이유가 없는데 의도적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주위에 대해 완전히 무감각해지기도 합니다.
즉, 주목받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꾸만 자꾸만 철인이 되어 갑니다. 자신의 심장에 철갑을 두른 것처럼 스스로의 문을 닫고 자신의 주위만을 믿게 됩니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무시하면서, 스스로를 닫아보이고, 진실된 자신을 남에게 보이기 힘들게 됩니다.
결국,, 이전의 자아를 상실하고,, 새로운 인간이 됩니다. 유명인으로서 적합한 인간형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팬을 관리하고, 안티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거리감을 둘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을 때 주위 사람들은 그를 '공인'으로서 성숙했다고 부릅니다. 본인에게는 괴로운 일일지라도, 주위 사람들은 어른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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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주목받는 가수와 연예인, 정치인들이 하나의 공인으로 정형화되는 과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TPZ에 나와 솔직한 자신의 성격을 보여주는 임선수를 보면서 아직은 젊은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자신의 종족에 대한 애착과 플레이에 대한 애착,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들이 임요환 선수를 위와 같은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와 이번 글을 써봅니다.
최근 임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게임계를 짊어진 사람으로서의 각오가 보입니다. 보다 많은 대회, 보다 좋은 대우를 게이머 사회에 안기기 위해서, 그는 자신이 노력해야 한다는 노력할 수 밖에 없다는 사명감을 갖고 모든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안티팬의 저열한 글에 대해서도 나름의 예의를 갖추어서 답변하는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공인으로서의 한발 한발을 딛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볼 때 대견하다는 말을 안할수가 없군요.
사실 어느 사회나 인기인은 존재하며, 인기인은 필연적으로 골수팬과 안티팬을 양산합니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비슷한 개념의 비논리적인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이 그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것처럼,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감정이 선 이요, 논리가 후 입니다.
임요환 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 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한 선수를 싫어하는 삐딱한 시선에서 바라보면, 그 선수의 특징을 문제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단 '정석'이냐 '변칙'이냐의 논쟁은 조금 경우가 다르므로 차치하도록 하지요.)
만약 임요환 선수처럼 모든 선수를 해부해본다고 한다면,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게이머가 과연 있을까요... 유명한 선수 일수록 개구리처럼 해부되고 결점이 하나씩 드러납니다. 모든 사람에게 괜찮은 게이머라고 알려진 홍진호 선수의 경우도 임요환 선수처럼 해부된다면,, 몇 몇 약점이 드러날 수 있을 거라는 말이지요.
즉,, 현재 게임판의 구도상 안티팬들의 글은 대부분이 '싫다'는 감정에서 출발한 비이성적인 글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안티 팬들의 글이 존립할 수도 있고 의기양양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의 주적이며 동반자인 '광적인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지나친 것을 싫어합니다. 지나치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보통 사람들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게 됩니다. 안티팬들은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서 광적인 팬들의 지나친 행동들을 최대한 알려냅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잠재적인 지지자가 생겨나며,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게 됩니다. 즉 안티팬에게 있어 광적인 팬들은 존립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티팬과 광적인 팬들의 게시판 충돌은 보는 사람들에게는 불쾌한 일이지만, 그들 각자에게는 내부적인 유대감을 쌓게 되며 서로의 존립 근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사자인 '유명인'만이 크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유명인은 일부 팬들에게 불만도 있을 수 있지만, 절대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나아가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 자체는 아예 거부하게 되는 가슴아픈 상황에 봉착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아집대로 행동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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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임요환 선수 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난 속에서 진정한 비판을 취하고, 자신을 진정으로 염려하는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공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는 임요환 선수에 관한 논쟁도 이제 그만 했으면 합니다.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글이라면 대꾸보다는 무시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티와 광적인 팬이 함께 존립하게 되는 분위기를 계속해서 조장하는 것은 제발 지양하도록 합시다...
요즘 pgr21에서의 합리적 의사소통의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몇 몇 분들은 민주주의와 자기정화능력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저도 가끔은 그런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로간의 대화와 교육으로서 자기 정화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왔고, 앞으로도 그것을 믿어나가려고 합니다. pgr21에 새롭게 들어오신 친구들도 함께 고민해봅시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