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7/27 23:41:12
Name addict.
Subject [잡담] 김동수-박정석 랜덤전에 대한 단견.
' 뭐, 이쯤 되면 스타리그는 사이버 공간에서 펼쳐지는 현대판 검투사들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집에서 느긋한 자세로 그 대결을 지켜보며 환호하는 우리는 어쩌면
엄지손가락의 방향으로 검투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로마시대 사람들과 시대적 벽을 뛰어넘어
정서적인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승부에 대한 야만적인 집착과 잔혹한 가학성을
이런 식으로 사이버 공간의 캐릭터를 통해 푸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 방법인지, 솔직히 주말마다 스타리그를 보느라 잠 설치는 필자는 장담을 하지 못하겠다.'

씨네21이라는 영화주간지에 올라 있는 스투 김재범 기자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진 모르겠지만, 저의 입장은 저 글과 동일합니다.
또한 전 김동수-박정석 선수의 팬이 아닌 관계로..
(박정석 선수에겐 많은 기대를 합니다만,
여기에 올라와 있는 팬론.을 읽어보면 저에겐 팬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동수-박정석 선수의 랜덤전에 대해 역시..
피터지게 싸운 글래데이터에게 열광하며 엄지손가락을 내리는 관객의 입장에서 쓰는 글입니다.

이번주 KPGA는 재방송으로 보게 되었는데,
마지막 경기 시작할 때는 TV를 끄고 다른 일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했듯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는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저에겐 말이죠.

예전에 그런 설문조사가 있었죠?
스타 한판에 당신의 목숨이 걸려 있다.
그 한판을 대신해줄 게이머를 찾는다면 누구로 할 것인가?

만약 한가지 정도는 당사자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양웬리 식으로 생각해보죠.
일단 가장 상책의 방법은 정치적인 해결로,
처음부터 그런 경기가 벌어지게 하면 안됩니다.
어떻게든 문제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겠죠.
(현실상의 많은 무력분쟁들이 정치적 타결을 우선으로 하길 바라는 것은
전 인류의 공통된 마음이겠죠. 소수의 전쟁상인들을 제외하고선.)

정치적 해결이 실패하면 그 다음은 전략적 선택입니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전장의 선택입니다.
나의 종족과 상대방 종족을 안다면, 가장 상극인 맵을 골라야 합니다.
내가 테란이고, 상대방이 저그라면 무조건 라그나로크가 경기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경기선수의 선택은 그 다음의 문제가 될 겁니다.

그리고 나면, 마지막 전술적인 문제들이죠.
나를 대신할 선수가 최선을 다해 싸울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주고..
상대 선수에 대한 각종 정보 수집 및 컨디션 조절을 도와 주는 등..

위의 세가지에 대해 최선을 다했을 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두선수의 경기는 최선을 다한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선택을 옹호하든, 비난하든, 무관심하든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랜덤이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김동수 선수가 자신의 종족을 밝혔을 때부터
명백했으니까요.


물론 평소에 김동수 선수가 승부자체에 큰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의 인터뷰는, 물론 우승이 목표입니다, 이번엔 기필코 우승입니다가 아닌,
좋은 경기 멋있는 경기 보여 드리겠습니다죠.
그러나, 저에게 좋은 경기, 멋있는 경기는 각자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서
(스타니까 마우스에 사정을 두지 않는.이 될까요? 훗) 최선을 다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머. 게임관은 각자 다를 수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조병호 선수와의 p vs p에서는 별다른 조정없이 경기를 진행했던 김동수 선수가
같은 팀이라고 해서 박정석 선수와는 다르게 한 것은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박정석 선수 또한, 이보다 훨씬 더 처절한 상황이었던,
이재훈 선수와의 듀얼 토너먼트 패자 부활전에서 그대로 게임했던 것은 왜 일까요.
그렇게 동족상잔이 문제가 된다면 말이죠.
(예전에 소울팀의 랜덤전과 이번 경우와 지금 케이스의 단순비교는..흠.
사실은 그렇게 비교하시는 분들이 두 경우의 다른 점을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전적으로 게이머의 권리입니다.
마찬가지로 보고 실망할 수 있는 것 또한 관객의 권리죠.
위에 밝힌대로 전 두 선수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그들에게 걸었던 기대는 접지 않으련다..류의
진정한 팬의 의무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그냥 이제껏 해오던데로, 보고 싶은 경기는 열심히 보고
재미 없는 경기면 티비를 끄면 되니까요.


그런데, 정말 이해가 안되고 궁금한 것은, 김동수-박정석 선수의 본심이 아니라..
KPGA TOUR의 운영방식입니다.
오늘 다시 PGR21의 대회 공지를 보다보니 눈에 띄더군요.

'....3. 종족 (종족을 바꾸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도 상세히 기재)'

같은 문구를 겜티비 스타리그 신청양식에서 본 것 같습니다.
온게임넷과 겜비씨의 경우....신청양식에 이런 조항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정작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점은 방송진행 하시는 분들도
김동수-박정석 선수의 결정을 그 자리에서 통보 받은 듯 하기 때문입니다.
별로 보고 싶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지만, 글들을 읽어보니 그런 듯 하네요.

만약 위와 같은 규정이 있었다면, 규정위반이었을 경우 무슨 패널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같은 팀 플토 선수와 경기시에는 상호합의 전제하의 랜덤전.이라고 적진 않았겠죠..)
아마도 그런 규정이 없었던 것 같네요.
아무리 생방송이라도 현장에 있는 PD의 허락없이 진행이 되진 않았을 테니까요.

여기까지 치고 PGR의 다른 게시판을 보다 보니 제 모든 궁금증이 풀리는군요.

Sir.Lupin (2002-07-25 19:34:36)  
지금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박정석 선수왈,
'랜덤전 할건데요..서로의 자존심에 상처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_-; 죄송합니다..쿨럭

SIr.Lupin이 겜비씨 피디분의 필명이라고 알고 있는데..
(수시아님의 리플을 보고 수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피디님께선 사전에 알고 계셨고.
용인하신 걸로 봐선 겜비씨엔 그런 규정이 없나 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이미 관객들이 김동수-박정석 선수의 p vs p 대전을
빅경기로 뽑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셨다는 뜻이고..
그럼에도 선수들의 선택에 개입할 순 없다는 입장으로 읽힙니다.
앞으로 그런 규정을 추가하실 용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두선수의 게임관은 저와는 다른 듯 합니다.
서로의 자존심이 관객들의 관심보다 더 중요하다...
주변의 지인들에겐 의리있는, 좋은 게이머의 자세일테고..
관객 입장에선 별로 환영하고 싶지 않은 게이머의 자세군요.

그런데, 그런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진 않은 듯 하네요.
같은 팀을 벗어나면 같은 종족의 게이머라도 굳이 자존심을 지켜줄 필요가 없어지는??




물론 프로게이머들이 저의 삐뚤어진 가학적 충동의 분출역으로서 역할을 해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선택하고 살면 될 것이고..
전 제 맘에 드는 사람을 응원하며, 그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며 즐기면 되는 거겠죠.
그저 맘에 안 드는 장면에선 티비를 꺼버리면..
경기장을 벗어나면 되니까요...

그래도 앞으론 티비를 끌 일이..시간내서 찾아간 경기장에서 먼저 나오는 일이 적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램입니다만..매우 이기적인 바램이므로 염치없이 실현되길 바라진 않습니다...

p.s : 허락없이 항즐님과 Sir.Lupin님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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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테란마린
02/07/27 23:55
수정 아이콘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는 혼이 없는 경기와 같다..
라는 생각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옹호론(?)을 내놓은 저로
써도요... 팀 이기주의라... 씁쓸합니다.. 두 선수 모두 자존심과 정에 사는 선수인데..
요정테란마린
02/07/27 23:56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김동수 선수 이제는 얼만큼 더 씹혀야 하는지..
설탕가루인형
02/07/27 23:57
수정 아이콘
음..매우 심오한 글이로군요.전 addict님처럼 멋들어지게 글을쓰는 재주는 없습니다마는, 전 가끔 사람들이 너무 그들에게 많은짐을 지우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드는군요.그들은 프로게이머이기도 하지만 20대의 어린 청년들이기도 한데말이죠.
그냥 하고싶어서 한건데,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해석을달곤하죠
물론 개인마다 견해가 틀리겠지만,적어도 제게있어서
'프로의식'이란 자신이 하고싶은,정말로 하고싶은대로
하는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이얘기..이젠 더안나왔으면 하네요.
혹시라도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하구요,항상 즐겜하세요~
02/07/28 00:00
수정 아이콘
소울팀의 랜덤전과 이번 랜덤전의 다른점을 다 알고 계실꺼라고 하셨는데,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고 그만큼 소포트 라이트를 많이 받는 두 사람의 경기 이므로 전과는 다르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그건 두선수의 팬이 아니라.. 족쇄 아닙니까...
더 팬이 많다는 더 유명하다는 게 속박을 받을 이유는 되지 않고 또 되지 않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에이취알
02/07/28 00:05
수정 아이콘
저도 두선수의 승부 정말 보고싶었는데^^ 참 아쉽더군요.
대회는 많고 이번경기에서 누가지든 다음에 상대할수있다면
리벤지형태로 하면 될텐데 자존심을 핑계삼아 r&r전을 한다는건
조금 실망스럽네요.
수시아
02/07/28 00:13
수정 아이콘
Sir.Lupin님은 장재혁 피디님일 거에요...addict.님 글 중에서 1)대회운영부분 지적한 것(랜덤전 가능, 반드시 종족 선택겜 하는 것은 대회주최측 권한으로 정하고) 겜비씨 측이나 여타 방송에서도 고려되었으면 하고요... 2)박정석 vs 김동수의 프프전 기대했던 팬들에게 채널 선택권은 존재한다는 점은 그리 이기적인 의견만은 아닌 듯 싶네요...
식용오이
02/07/28 01:02
수정 아이콘
뭐랄까.... 글이 좀 어렵군요. 하려고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요.
"앞으로 내가 TV를 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줘라?"
-_-;
유저들의 아쉬움이 이해된다고(저도 많이 아쉬웠으니) 저 아랫 글에 쓴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 후로도 죽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아쉬움'의 수준은 아닌 것 같네요. 더군다나 '팬'도 아니라고 밝히면서 왜 이런 글을 쓰시는 지 좀 이해는 안갑니다.

저는 한화이글스의 팬입니다. 현대와 한화가 수원에서 붙었는데 아주 삽질을 했다고 치자구요. 3루에 있던 저는 욕을 하고, 옆에 있던 열혈중년팬은 다른 방법으로 그 마음을 표시합니다. '물병투척'으로 표현되겠지요. 그건, 1푸로 이해되는 바 있어도, 아주 나쁜 행동이지요. 그런데 저를 따라왔던, 기아의 광팬인 울 집사람이 물병을 던진다면 그거 웃긴 일 아니겠어요?

프로게임 산업의 머리 위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며 고담준론을 펼치는 것도 좋습니다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펼치기 앞서 어떤 애정을 내가 보였나 정도는 차분히 성찰하고 의견을 내는 것도 좋겠군요.

단지 'TV를 켜는' 정도의 애정이라면, TV 앞에서 욕을 하거나 TV를 끄는 것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stargazer
02/07/28 01:19
수정 아이콘
addict.님이 '팬'이 아니다라고 한 것은 그 두 선수의 모든 행동을 다 좋게 볼 만큼의 '팬'이 아니다.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만...그간 addict.님의 글을 읽어보면 충분히 'tv 켜는 정도의 애정' 이상은 보였다고 느껴지네요. 그 선수의 '팬'이든 아니든 간에 "tv 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줘라"라고 말할 수 있는게 시청자의 권리가 아닌가요? 솔직히 쓰레기니 어쩌니 하며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들도 문제가 많지만, 너무 감싸려는 태도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랜덤하면서 상대방에게 종족을 알려주고 하는 경기는 비판받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식용오이
02/07/28 01:27
수정 아이콘
너무 감싸려는 태도라.
stargazer님이 글 쓴 분의 이전 글들을 읽고 '애정'을 확인한다면, 김동수 선수의 팬들이 수년간 그가 보여줬던 그 수많은 명경기의 아우라를 통해서 그를 보는 것도 수긍하시겠군요.
님이 몇 가지 팩트를 가지고 글쓴 분을 옹호해주는 것은 '좋은 태도'이고, 제가 무언가를 옹호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서정근
02/07/28 01:29
수정 아이콘
애정이 없으면 비판할 자격이 없나요?
식용오이
02/07/28 01:51
수정 아이콘
오해없기를 바라며 덧붙이자면 제 글의 '애정'은 프로게이머 '김동수, 박정석 선수'에 대한 글 쓴 분의 애정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서정근님/ '자격'이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나 엔터테인에서, 애정이 없으면 비판을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
stargazer
02/07/28 02:24
수정 아이콘
각자가 느끼는 '좋은 태도'와 '좋지 않은 태도'는 가치관의 차이이고, 답이 없는 문제겠죠. 그리고 개별 선수에 대한 애정이 없더라도, 게임팬이라는 입장이 비판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저같은 경우는 플토 유저 중에선 박정석선수를 아우라를 통해서 까지는 아니더라도 참 좋아하는데요...글쎄요...경기 보면서 그 진지하지 못한 분위기에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입니다. 선수들에겐 별 문제가 되지도 않는 듯한 일이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 보는 사람간의 생각 차이 때문에 꼬리를 물면서 계속 이어지는 듯 합니다만...이런 문제제기가 선수에게 크게 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실망이니 뭐니 해도 현재 그 두 선수 만큼 기대를 갖게 하는 플토 유저는 별로 없다는게 사실이죠.) 이런 종류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도 될 수 있구요. 물론 '골수팬들'에게는 분명 거슬릴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Dabeeforever
02/07/28 02:44
수정 아이콘
제가 소울팀 분들 경기와 이번 경기 첨 비교한 사람입니다...-_-;;

언제나 addict.님의 글은 논리정연하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저와 생각이 다소 달라서 글 올립니다...

소울팀 일과 이번 일이 다르다...뭐가 다르다고 하시는지 짐작은 갑니다.
제가 그 예를 든 건 대부분의 랜덤전이 진출 또는 탈락여부가 확정된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반면에 그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든 것입니다.
그 때 경기와 이번 경기의 공통점은 두 선수가 같은 팀, 같은 종족,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안다는 것이었겠죠.
경기의 중요성이라면 그 경기가 크면 더 컸겠죠? 지는 선수는 바로 탈락이었으니까...
다르다고 하는 것은 인지도 차이일텐데...
저는, 물론 그것이 누구와 누가 붙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경기 하나하나, 경기의 이름, 중요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두 선수의 인지도가 더 높기 때문에 이번 일에 더욱 실망하셨다는 걸까요?
네임밸류는 차이가 나더라도 경우는 틀림없이 같다고 봅니다. 경기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예를 들자면...
브라질 vs 독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월드컵 결승이기 때문에 흥미를 가진다는 얘기죠.
이것은 제가 특별히 팬이라 할 만큼 좋아하는 선수가 없고
프로게임계 그 자체에 흥미있어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같은 종족 싸움을 팬들도 좋아하지 않지만, 선수들도 싫어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게임계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그것은 누가 이러이러하게 잘해서 이기고 졌다
말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에서 박현준님이 말씀하셨듯이 플플전은 더욱 그런게 심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태규님의 경우 지난 주 컨트롤을 더 잘해서 지시는 이상한 일도 있었죠...
엄재경님께서도 그런 말 하셨었죠.
플플전 하다보면 "병력은 비슷한데 왜 내가 졌지?"하는 순간들이 있다고...

그런 플플전...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간에 지는 선수는 진 것, 약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두 선수 모두 그런 것이 부담이 되었겠지요. 두 선수의 네임밸류는 그 정도입니다.
조병호님 경기 때는 왜 플플전을 했는가 언급하셨는데,
그걸 같은 팀이 아닌 선수와 얘기하기는...좀 그렇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건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끝으로
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죠?
저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경기라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는 것도 조금은 어폐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보지 않았다"라고 하셨나요? 그렇다면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 경기, 박정석 선수가 공격타이밍을 확실히 잡아서 밀어쳤다면 이기지 않을까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종족이 나온 순간 그들은 웃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들은 땀흘렸습니다.

다시는 새벽에 글쓰지 않기로 했는데...논리가 잘 안 나오네요...
정리하자면...저는 두 선수의 랜덤전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의견의 분이 있다고 틀리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ps. 아...하나 궁금한게 있는데, PD님께서 글 올리신게 7시 30분이셨던가요?
그렇다면 해설자 분들께 콜이 갈 정도의 시간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02/07/28 06:49
수정 아이콘
습관대로 장문의 글을 쓰다 구차한 듯 해서 다 지워버렸습니다.
일단 소울팀 관련해서는 제가 착각한게 있습니다.
전 이상하게도 훨씬 예전 경기를 생각해 버리고 썼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지도외에도 다른 요소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분명 그 때보다 지금이 문제가 되는데에는
두선수의 인지도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경기는 최선을 다한 경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경기에서 땀을 한통을 쏟아 냈다 한들..
그것은 학기내내 놀다가 기말고사 전날 밤샘해놓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굳이 제가 정치-전략-전술 3단계로 나누었던 것은
그들의 전술적 최선에도 불구하고 상위의 최선이 없었다면,
그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은 순간적으로 두 선수들이 자신들이 항상 인터뷰에서 밝혔던
소신에 모순된 행동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전 관객들이 그들의 경기를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그들이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자존심을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느꼈다거나,
이렇게 함으로써 훨씬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한 결정이었다면..제가 했던 말들은 지나가던 개가 짖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소신은 나름대로 존중받아야 할 것이며..
저같은 사람들의 헛소리는 신경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실 제가 젤 하고 싶었던 말은 수시아님이 그 산만한 글속에서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프로게이머가 게임으로 모든 것을 말하듯, 방송인은 방송에서 모든 걸 말해야 합니다.

이번 상황이 리그 규정상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면,
진행자들의 미숙했던 대처가 문제일테고..
리그 규정이 미비했기 때문에 리그운영진의 의사에 반해 선수들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면..
리그 운영이 엉성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두 선수에게 가해진 비난의 2/3는 겜비씨에서 감당할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작정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깜짝쇼.를 보장하는 하는 형태의 리그라면..좀 더 유연한 진행이 되었으면 하고..
의외의 사태였다면 나름의 규정보충이 필요하겠네요.


이러던 저러던 분명 그들은 오랜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해왔고
설사 그들이 그 날 제가 가정하는 최악의 케이스로 경기를 했다고 한들..
여태까지 쌓아왔던 '아우라'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단지 의미없는 인신공격이 아니라,
저의 생각이 '조금이나마' 그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물론 그 선수들이 제 글을 볼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만..) 적어봤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단지 경기장에 물통 던지는 행위로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면..
다 제 능력과 생각이 짧은 탓이겠죠..

식용오이님의 말씀처럼 애정이 없다면 비판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 그들의 진정한 팬이라고 생각할 순 없습니다만..
나름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이틀 생각하고, 하루 완전히 투자해서 글도 쓰고 그러겠죠.
작년엔 안가겠다는 후배들 영화까지 보여주면서 경기장을 찾곤 했었는데..
올해부턴 제 방에서 전경기를 녹화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거의 가질 않습니다.
집에 이미 녹화 테이프가 산을 이루네요.
정리하기도 힘들고 다른 방식을 모색하는데 아직 잘 되는 편은 아닙니다만..
전 아직도 팬으로서 그들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려면..
지금 하는 것-전 리그경기 녹화 및 정리, 좋은 결과가 있을때 PGR에 격려리플 쓰는 것-이외에
어떤 게 더 필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경기장 직접가서의 격려..저보단 아리따운 아가씨들의 격려가 더 힘이 되진 않을런지..(훗. 최소한 저라면 그럴 것 같습니다 ^^;)

그렇지만, 식용오이님의 글중에 눈이 번쩍 뜨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프로게임 산업의 머리 위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며 고담준론을 펼치는 것도 좋습니다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펼치기 앞서 어떤 애정을 내가 보였나 정도는 차분히 성찰하고 의견을 내는 것도 좋겠군요.

꼭 이 글 말고도 여태까지 제가 쓴 글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비평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좀 재수없다.'고 요약한다면 식용오이님의 의도를 너무 비약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한텐 공감이 가는 표현이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 글이 좀 재수없다고 느껴왔으니까요. 이 글을 포함해, 별거 아는 것 없이 머리 꼭대기위로 기어올라서 떠들어 댔던 고담준론들 맞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과분하게도 좋은 글이다 칭찬해 주셔서 스스로를 많이 속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양식있다고 생각해온 식용오이님의 냉정한 평가를 접하고 나니 좀 후련합니다.(전혀 반어적인 표현이 아닌 제 진심입니다.) 실제로 PGR에 올리는 글보다 많은 글들을 쓰다 지우길 반복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제 필명처럼 PGR에 글 쓰는 것이 중독된 탓이겠죠. 이젠 냉정하게 제 삽질을 평가하시는 분이 있다는 걸 (명백하게) 알게 되었으니, PGR 중독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목표는 이런 잡담류와 PGR과 함께 밤새는 것은 근절하는 것이지만요. 짧게 줄인게 이정도네요. 앞으로는 이렇게 구질구질한 글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 그럼 모두 건승하시길.
박지헌
02/07/28 09:36
수정 아이콘
김동수선수의 까페에 가보면 글을 올릴수있는데..
김동수선수는..임성춘,박정석,박용욱,송병석,소두현등 모두 친한 플토게이머와 게임할떄는 랜덤전을 제의 할의향이 있따고 합니다..서로 같이 연구하는사이고..적이란생각이 들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서로 혈전을 하다보면 사이가 상당히 멀어진다고 하더군여..
김정민선수도 김동수선수와 연습마니해주다가 몇번의 혈전후..별로 사이가 안좋아진것같다고 하시더군여.
조병호선수는 알려지지 않아서 친하지 않았고
박정석선수는 김동수선수와 다른 마인드를 갖고있기떄문ㅇ.
전혀 문제 될것이없습니더ㅏ..대 이재훈전은 말이죠
식용오이
02/07/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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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땅님. 제 답글은 자신이 '김-박 선수의 팬이 아니다'라는 것을 두 번이나 밝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단언하는 글에 대한 댓글로 쓰인 글입니다. 시청자로써, 게임팬으로써 나왔던 아쉬움들은 며칠 동안 죽 여러 분들에 의해 표현되어 왔습니다. 자질론에 사생활문제까지 언급된 글들 안보셨나요? 저도 얼굴이 찌푸려지는 그런 그런 글들에 대해 반응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알 만한 분'이, 평소에 스타와 스타리그에 대한 커다란 애정을 보여 왔던 분이 너무 심하게 (제가 보기에) 표현하시길래 한 마디 한 겁니다. 마이 묵었다, 이제 고마하자, 는 외침소리를 들으셨을 법 한 분들이 그러면 더 섭섭하다는 말씀인 것이죠. '최선'이냐 아니냐, '정당한 승부'냐 '승부 조작'이냐, 방송사 규정이 문제냐 아니냐는 애초부터 제 관심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알아주시면 고맙겠네요.
그리고..... 목마른땅님의 글 중 몇몇 뉘앙스는 김동수 선수를 아끼는 사람들이 본다면 굉장히 언짢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러 글을 그렇게 쓰신 것이라면 상당하시네요. ^^

하여간 목마른땅님 댓글 보고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요. ^______^
목마른땅
02/07/28 15:54
수정 아이콘
아,, 식용오이님이 지적한 부분은,, 제 생각이 아니라, 저의 친구가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데이터를 추종하는 친구라서,, 저랑은 의견이 많이 다르고,, 제가 김동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더군요.. 식용오이님 말처럼,, 제 글에는 그 친구의 의견이 많이 담겨있습니다만,, 저의 이야기의 핵심은,,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순수한 의도와 상관없이 음모론과 비난에 휘말려 플게머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대회 주관자들과 주위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식용오이님 말대로ㅡㅡ 조금 그런 면은 있었던 것 같네요.. 팬이니 만큼,, 더더욱 비난과 음모에 대해 정당하게 맞서기 힘들더군요..
식용오이
02/07/28 16:02
수정 아이콘
아. 주변에서 그런 시각들을 보아서 하신 이야기군요. 제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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