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 2000~2002년에 육군으로 전역한 남자임을 밝힙니다.
영화 '해안선'에 나오는 부대와 거의 흡사한 부대였죠.
실탄과 수류탄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민간인과의 접촉도 잦은 편이었고,
자대와 분리된 독립부대형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군기는 정말 강한 편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제 군생활이 쉽진 않았으나, 만족하면서 생활했었죠.
하지만!!
전 예전 구타와 욕설이 난무하는 군대를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전역하는 순간까지 신병들에게 이유없이 나쁜 행동한 적 없었고,
하늘에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26개월 보냈다고 자부합니다.
누가 내 군생활 전체를 몰카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다한들 어느 한 부분도
떳떳하지 않은 부분이 없달까요. (좀 과장인가...;;;)

여튼 그렇게 생활하고 전역했습니다.

내가 군생활 힘들게 했으니 내 후임병들도 최소한 나만큼 힘들게 해야한다는 생각
내가 후임병일때 고참에게 빼앗긴 것들을 내가 고참이 되면 다 보상받겠다는 생각
이런 생각이 군대를 좀먹게 하는 것이라고 항상 생각했기에
전역한 후 들려오는 군대의 변화에 내심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이 변화들이란 다들 아시듯이 이등병의 권리 강화 이런 부분이죠.

근데 변화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방향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봅니다.

욕한마디가 겁나는 군대라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군인으로써의 책임감, 이런 것을 제일 먼저 배워야 할 신병들이
들어오자마자 편함과 권리부터 가집니다.

적어도 사람이 나라를 지켜야 할 의무를 가지고 온 것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자신에게 요구되는 행동을 적절히 행하고, 책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이행하지 못했다면 그에 따르는 대가도 받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근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신병들은 안 그렇다더군요.
지가 잘못하고도 떳떳하고, 배째라 식으로 나오고, 뭐라하면 상부에 고자질해서
뒷통수나 때리구요.

물론 윗 내용이 모든 요즘 군인들에게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나쁜 건 극소수겠죠.

전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군대는 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로 돌아가죠. 이게 효율적이니까요.

하지만 차가운 머리는 높은 자리에 있는 군인들만 가지면 됩니다.

사라져야 할 것은 이유없이 행해지는 권위의식적이고 형식적인 관례들이지
선임병들의 권리가 아닙니다.
신병들이 보장받아야 할 것은 그들의 행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이지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런 군대의 자유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심심찮게 들려오는 군대에서의 사고소식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계십니까?
군생활에서 이건 진짜 아니다라는 생각 가져본적 없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