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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07 16:51
동감합니다.
저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했구요. 비단 이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예술계나 기타 여러분야가 그렇죠...
06/02/07 16:58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1,2,3번 중 3번쪽으로 내려가는 재능을 가질수록 고등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기 용이하고 대학교때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심지어 직장에서도 핵심박사급 인력이 아닌이상 3번쪽 능력을 가져야 평균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1번능력과 3번능력이 서로 양립불가한 것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되는 상황을 누구나 원합니다만 그러기엔 너무 할 것이 많고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것도 많은 사회라는 점이 걸림돌이죠.
06/02/07 17:00
Go_Top님/
사실 이런 반응이 나올까 두려웠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제 이야기를 위주로 글을 적은 이유는, 결국 자기가 아는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글의 논점은 2가지 입니다. 결국 '기존 교과과정을 거치면서 자기가 형성해 나가는 자기 능력에 대한 이미지'라는 게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교과 과정이란건 그야말로 기존 사회에서 쌓아올린 지식 체계와 가치관을 머리속에 쑤셔넣어주는 거죠. 이런걸 사회화라고 하고, 윤리관을 통일하는 데는 유리할 지 모르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최첨단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의 배양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 첫번째 요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배워놓은 도둑질을 써먹긴 해야겠으니.. 자기 자리가 어딘지는 알아야겠죠. 해서 두번째 부분을 작성했습니다. 저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교과 과정이 이렇게 짜여있는 이유는, 결국 연구 과정의 피라밋 구조에서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인력이 그런 능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가 두번째 논점입니다. 이렇게 냉소적으로 쓰고싶진 않았지만, 뭔가 긍정적으로 써보려고 했던 제 글이 별로 설득력이 없는 듯하니.. 어쩔 수 없군요. 다음에는 좀 더 잘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난폭토끼님께서는 저와 비슷한 좌절의 경험이 있으신듯 하네요. 결국 한번씩 부딪히는 벽인 듯 합니다.
06/02/07 17:07
제가 아는 벤처기업의 CTO인 분이 CEO를 자처하다가, 한계를 느끼고 CTO로 스스로 몸을 낮추셨죠. 누구나 CEO가 되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되는거 맞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CTO가 되는것도 아닙니다. CTO는 말그대로 그 분야에서는 방대한 연구자료를 줄줄 꾀고 있죠. 그저 저같은 하찮은 공돌이는 그분 앞에선 주저 앉고 맙니다. 그런그런 직장에 그런그런 일에 그런그런 월급으로 조그만 삶의 행복을 느끼면서...
06/02/07 17:15
글에 상당히 동감합니다. 머릿속으로 뭔가 뭉개뭉개 피어는 오르나, 핵심을 몰라 고민했던 내용이군요.
그리고 1,2번을 결정짓는 것은 재능이기도 하나, 또한 시스템의 역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을 막고 이미 존재하는 모범 답만 찾으라는 강제적 교육 방식이요. 외국 녀석들과 이야기 해보면, 발상의 자유로움의 격차가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껴지더군요.
06/02/07 17:18
영재를 천재로 키우지 못하는 ... 구조 ...
어찌보면 ... 아직은 이 나라가 ... 극소수에 불과한 그들을 위해 손을 뻗어 줄 ... 여유가 아직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
06/02/07 17:20
이제 막 대학(정통대)에 들어가는 저에겐 뭔가 생각 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글 올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
06/02/07 17:37
감사합니다. 이공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늘 느끼던 추상적 문제를 글로 명확히 적어주셨네요. A, B 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C 의 일을 강요 받는일도 매우 불합리하고 비경제적인 경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C 의 일을 맡은 사람은 훨씬 좋은 재능이 있음에도 스스로는 평범하지도 못한게 아닐까 고민하게 될 수도. -_-;;
06/02/07 17:49
아.. 잠시 일 좀 하다 오니 나름대로 만선을 이루었군요. 감사합니다. ㅠ.ㅠ
농담이구요, 김연우님/미국놈들 특유의 연구 방식이랄까..?? 그런게 분명 있는거 같습니다. 대충 들어보면 '아 뭐 저딴걸 아이디어랍시고 내냐 정말.. 나같으면 쪽팔려서 가만히 있겠구만' 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중에 분명 '어랏? 그럴듯한데?' 의 아이디어가 튀어나옵니다. 가능성 10% 지만, 분명 존재하죠. 반면에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은 '그럴싸한데?'의 가능성을 1% 로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뭐 저딴걸' 의 경우만큼은 없애겠다는 각오로 이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결국.. 평준화와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건 또 민감한 부분인지라 나중에 따로 얘기해야겠군요. 마술사얀님/저도 동감합니다. 얼핏 1,2의 재능은 좋고 3의 재능은 천박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죠. 1,2의 재능만 풍부하고 3의 재능이 없는 사람은 3의 일을 하면 안됩니다. 회사 망합니다 ^_^. 게임회사에 다니는 친구놈이 있는데, 프로그래머중 한놈때문에 골치를 썩는다고 하더군요. 이유인 즉슨, 서버 프로그래밍을 맡겨놓으면.. 최우선 과제가 안정적 연결인데도 불구하고 패킷 효율성을 올려놓겠다는 의지에 불탄다던지.. 항상 그런 식이라더군요. 이거 곤란합니다.
06/02/07 18:05
글 잘 읽었습니다. 이공계 출신으로(학과 공부는 반이 예-_-술 쪽이었지만), 주위에 아직까지 보이는 공학부 후배들에게 한번쯤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06/02/07 18:43
이야..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글도 상당히 기대되고요.
일단 3의 능력은 기본 베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3의 능력 없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표현해내거나 정리해내지 못하고 남의 좋은 아이디어를 이해하기도 힘들거든요.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툴이 결합해야 하죠. 그런의미에서 토론과 co-work가 중요한거 같고요.
06/02/07 19:32
지금 현재 진로 고민중인 저에겐 정말 좋은 글이네요. 언제 한번 만나뵈서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키즈에도 이런 개념글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06/02/07 19:46
재미있는글이네요 공감도 가구요
물리학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물리학은 천재들만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인슈타인이나 뉴턴같은 천재들은 일부다. 나와 같은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평범하지만 개미처럼 열심히 노력으로 물리학에 일부를 기여한다"고.. 이공계에 진학하는사람들중 분명 천재(혹은 그에 준하는 능력을 가진 자) 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흥미를 느낀다면 열정과 노력으로도 자신의 위치를 다지고, 인류에 공헌할만한 업적은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벨상같은건 운이 따라줘야 하는거지만..^^;; 적성에 맞는다면 이만큼 매력적인 학문도 없지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06/02/07 19:58
예술+공학 뒤덤벅분야(이러면 대략 알 사람들은 다 아는 바로 그 3D업종) 종사자가 보기에도 이건 맞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착상과 기획력을 가진 사람들과 그것의 구현을 위한 노동력의 제공에서도 실제로는 각각의 위치에서 각 섹터의 능력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한 법입니다. 대체로 회사의 구성은 3번에서 1번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가지기 마련이기는 하지만 궁극의 3번도 때론 나쁘지 않은 모형이지 않나...하고 생각해봅니다.
06/02/07 21:48
제가 과학고를 다니면서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본래 특수목적고를 만든것이 글쓴님이 말씀하신 1,2번의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많이 만들어내기위해 세워진것 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3년째 접어들면서 이러한 특목고가 그저 경쟁이 치열한 강남 사립고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사실을 점점 느껴가고 있습니다. 실험도 많이하고 한학기에 한번씩 논문도 쓰고 하지만 체계적으로 비상한 머리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보다는 3번의 능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내신성적은 높게 받아 좋은 대학에 가는 경우가 더 많고 상위권의 아이들도 이공계쪽 보다는 의대, 약대 쪽 진학에 더 힘을쓰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이 물론 학생들의 생각과 의지도 문제지만 그렇게 밖에 할수없게 만드는 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해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듯 하지만, 글쓴님이 말씀하신 1,2 번의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기위한 정부의 개선방안도, 또 우리의 인식개선도 시급하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요즘 진로고민이 상당한데 가끔씩 Orbef님이 느끼셨던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06/02/08 12:37
일단 글쓴분의 의견에 심히 공감합니다. 창의력도 분명 중요하지만 실무단계에서는 기존의 자료들을 활용한 응용력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름길이 있는데 굳이 길을 만들며 가는건 개발사들 입장에서 바른 선택이 아니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기술쪽이라기보단 과학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두시는것이 중요하기두 하구요. 창의력과 응용력은 분명 다른 개념이지만 가치는 동등합니다. 그리고 요새 쳥소년들보며 부쩍 느끼는 거지만 꿈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자신이 특별한 기술력을 소유하지 못한 평범한 인문계 학생이라면 적어도 꿈이라도 확실해야하는데 점수되는대로 학교가야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점수가 되면 자신이 관심이 있는 지방대 인기과보다 관심없더라도 수도권 비인기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구요. 저도 공대생인지라 그냥 남들오는대로 공대 온 친구들 몇명 보았는데(특히 여학생) 그친구들 지금 회사다니면서 진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재능도 관심도 없기에 그냥 하루하루 버틴다는 기분.... 울면서 전화하는 목소리 들을때는 진짜로 안타깝더군요. 권해드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일단 파악되었다면 관련분야를 파고들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를 알아야합니다. 부모님께 무엇을 기대할수있는 상황은 고등학교까지입니다. 성인이되면 사회적응력부분에서는 부모님께 기대할게없습니다. 기대해서도 안되구요. 능동적인 삶의 자세만이 대성공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정착을 보장합니다. (이런말 하면서도 저도 참 앞이 막막하군요. 나름대로 준비해온 진로가 최근 이상하게 꺾이는 기분이.......쩝...)
06/02/08 12:44
이학쪽을 목표로 하는 저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글이군요..-_-;;
제 능력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필요할듯 합니다..ㅠ_ㅠ 논술을 해보면서 느낀건데, 집에 혼자 할일없이 뒹굴때 빼고는 전 남의 생각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만 익숙해져 있더군요..
06/02/09 09:25
잘 읽었습니다. 저는 1,2,3번 모두 부족했던 것 같은데 어찌어찌 취업하게 된 공대 석사생 출신입니다. 글쓴분께서 통찰력있게 그 능력들을 언급해 주신 것 같군요.
06/02/09 09:50
그게 그렇죠... 이공계하면 늘 어렸을적 지구 대기행 아인쉬타인 전기
에디슨 전기 우주란 어떻게 등의 티비 프로그램과 책을 보면서 꿈을 키웁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거창한 연구를 하면 밥 굶기 딲 좋습니다. 아니 거의 하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상에서 글쓰신분 말마따나 창의력은 말살되고 숫자 경쟁에만 매몰됩니다. 사실 저는 공학적인 생각이나 이학적인 생각법은 대학에와서 다시 새로 배웠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이나 물리학은 왜 배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S 모사가 아주 뜨고 있지만 그 기업의 한계는... 테크롤로지 기업으로서 기술은 있으돼 창의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늘 남이 하던거 따라가서 남이 좋다는거 들이대서 돈이나 벌어 오는 거죠. 머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사실 공돌이 습성상 대단히 좋아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결국. 3번 처럼 살다가 이게 아닌데 를 연발하다 그만두고 치킨집 사장이 최고의 꿈이 되어 버립니다. 늘 생각하는게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개중 하나를 고르는 교육이 아닌 틀려도 자기 생각을 말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6/02/09 09:57
직장인으로서의 생각은 월화수목 금금금하는데 무슨 창의적인 사고나
자기 개발이 있겠습니까? 그저 3번을 답습하면서 소모되어가는거죠. 부속품처럼... 그래서 구글같은 회사가 좋아 보입니다. 능력에 따라 일과의 20-50%이상의 시간을 자기 연구에 쓸수 있게 한다더군요. 어떤 로봇 공학자의 책에서 본건데...(이름이 기억이 잘안납니다. CMU의 로봇센터 소장을 역임했죠.) 미국에서 가장 큰 이/공계 돈줄중 하나인 국방부의 연구 과제 중 하나의 내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를 제시하라는 것입니다. 전혀 돈될것 같지 않은 분야에 매해 엄청난 돈이 투입된다고 하더구요.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일어 나지 않는 일입니다. 같지 않은 연구
06/02/10 01:36
브라보~~ , 나이스... 저도 이공계 졸업생으로서 그리고 그 길을 완전 포기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하는 글들을 올려주신거라고 생각합니다.
06/02/10 14:07
아고.. 뭔가 다른 분들의 울분을 대변한 듯한 느낌이 드네요. 사실 뭐 그정도로 암울하기만 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압도적 재능이란게 없다고 해서 인생이 불행하다는건.. 좀 극단적인 생각이니까요. 올려주신 댓글들은 다음 글에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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