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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07 18:37
제목만 보고 들어왔는데 제목을 넘어서는 좋은 글이네요.. 요즘 pgr 에서는 이런글이 점점 줄어들고 이런 좋은 글이 간혹 나와도 논쟁성 소모성글에 묻혀있는것이 안타깝습니다..
06/02/07 22:53
"나를 사랑할 줄 모르면 남을 사랑해봤자 그것은 오만이고 교만이며,
그 상황에서 다른 이를 사랑하려 아둥바둥해 봤자 허우적대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모적 감정의 신물만 짜내게 될 뿐이다." 이 부분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습니다. 저도 아이디를 이렇게 만들정도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던 사람이거든요. 아직 나이도 어릴 뿐더러 생각은 많이 하지만 뭐라 딱 정리가 되지 않더군요. 뭐라 느낌만 있을 뿐입니다. 확실한 건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혐오하거나 열등감과 패배주의에 물들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삶의 방식도 괜찮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음.... 이렇게 바로 리플을 달려니 말이 안나오는 군요. 좀더 생각해보겠습니다.
06/02/07 23:43
저도 어린 축이라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냥 경험과 생각을 짬뽕하다보니 그렇게 표현한 것 같아요. 저를 그냥 내버려두었을 때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잠시 불붙는 것은 마린 없는 스팀팩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상처 뿐이고, 고름만 흥건히 젖게 되는 거랄까요. 혐오, 열등, 패배주의. 저도 아직 저에게서 그것을 모두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들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자기애와 패배주의는 공존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스스로를 사랑함으로써 그것들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달까요. 뭐 대충, 혼자 생각이 그런 겁니다.. 표현이 너무 심오했던 것 같아요 ^^
06/02/08 01:01
메딕 없는 스팀팩 말씀이시죠? : )
패배주의에 빠져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인 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마저도 용납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게 정용욱님께서 말씀하신 상처인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지켜지는 데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깨어지는 것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섥혀 감정을 이루고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지금 말씀하신 이 이유하나만으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앞에도 그래서 힘든 길이라고 표현 한 것이구요. 불가능 하지는 않을 것이라 봅니다. 저는 '나'라는 존재가 있음,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을 긍정합니다. 왜 자살하지 않고 살고자 하는지도 분명합니다. 이것을 긍정하지만 저 자신은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이런 방식이 제 삶의 원동력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는 길이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해주고 더 고민하게 되고 더 겸손해지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왜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서로 비슷한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좀더 고민해야겠네요.
06/02/08 01:38
마린 없으면 스팀팩도 없 (...) 파벳이 있구나..
저 역시 상당히 겸손-공손함과 비굴함, 그리고 머뭇거림-고심의 애매한 경계선상에서 살아왔습니다. 어렸을 때는 겸손이라 생각한 것이 나중에 보니 오만한 겸손이었고, 예전에는 고심한 것들의 흔적을 보면 머뭇거림의 발자국 뿐이었어요. 말씀하셨든 아마도 전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관점이 다르지요. 그냥 제가 겪어오면서 느끼게 되어 저에게만 적용하는 이론이랄까요. 사랑으로 나 자신을 찾으려고 했었으나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 자신을 찾으면서 사랑을 갈구한 적도 있으나 그 역시 항상 목이 말랐으며,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빠질때는 비참했습니다. 모두 타인에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서로 사랑을 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사랑은 '받는' 명사가 아닌 '하는' 동사임을 망각했달까.. 이건 괜히 멋부린 말이고 -_- 여튼, 그래서 생각을 한 것이 내 가슴을 사랑으로 채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하고요. 그러다보면 넘쳐흐를 것이고, 사랑을 줄 수 있겠죠. 나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맹목적으로 사랑을 줄 수 없는 인간인 걸 깨닫고, 또한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가장 중요시하는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사람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나에 대한 사랑이 넘쳐 흘러 누군가에게 흐르면, 그보다 더 소중한 걸 줄 수 있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거죠. 저희 부모님의 경우를 보면서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기에 끄적여 본 것이구요. 고민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 그래도 기왕이면, 나를 사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시면 어떨까 하는 권유는 드리고 싶네요.
06/02/08 02:00
아........ 마린 없는 스팀팩. 이제 이해했습니다.하하;;;
음..... 자신을 사랑한다라..... 머리털나고 아무 생각없이 살던 때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저 자신을 사랑해 본적이 없어서 생경함이 앞서네요. 아직 고민해야 할 때이기에 좀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더 많이 경험을 쌓고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요. 지금의 마음은 그냥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고민하면서 살고싶은 마음이기는 합니다.^^;;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지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어려운 문제군요. 이제 밤이 늦었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06/02/08 02:01
저 역시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낯설고 생경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닥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 않고 나름 쌍콤하네요.. 허허 =_= 꿈에서는 고민하지 마시고 즐잠하시길..
06/02/08 10:30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어려운 법이겠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란 어려운 일이고, 또 주관적인 시선으로 보다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테니까요. 또한 사람마다 사랑의 방법이 다르 듯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꼭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느끼지 않아도 스스로에 대한 수많은 생각과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나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거죠. 자신이기 때문에 잊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항상 있는 공기의 존재를 평소엔 떠올리지 않듯이... 나보다 남을 먼저 사랑한 때도 있었고, 나를 잃어버린 때도 있었고, 그러다 다시 내게로 회귀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나는 나고, 전 제 존재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뭐 CF의 멘트처럼 "난 참 소중하니까요."^^ 지금은 그 소중한 존재인 나 자신을 어떻게 더욱 사랑하고 발전시켜 갈까 고민 중입니다. p.s. 본문에 (그 곳에서 이 글을 보시고 리플 달아주신 몇몇 분도 이 글을 보시리라 생각합니다)라고 글쓴이가 덧붙인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는 사이이기도 하고...^^;; 글쓴이와 lost myself 님의 대화를 보고 문득 생각나는 바가 있어 주절거려 봤습니다.^^;;
06/02/08 15:16
좋은 글과 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갓 스무 살이 되던 무렵, 어디선가 적어두었던 글귀가 생각나 이곳에도 옮겨 봅니다.
-----------------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싫은 것을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좋아해야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왜냐하면 이제부턴 내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테니까.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가까이 해야 한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잊지 않는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06/02/08 15:58
필자의 부모님은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전제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부모님은 무척이나 자신들을, 그리고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셨던 분입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열심히 살 수 있었던거죠.
06/02/08 17:00
김대선 님, 글을 자세히 읽어 보시면 그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텐데요. 분명 본문에도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 만족했지만 안주하지 않았으며, 사랑받으면서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라는 구절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각자의 그릇이 간장종지만하던 드럼통만하던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사랑했으며, 그 그릇에서 넘치는 사랑을 서로에게 주었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것 같아 보인다."라는 구절이 들어 있거든요.
글쓴이는 자신들의 부모가 서로를 사랑하고, 자기 자신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주기에 인색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글쓴이가 '우리 부모'라는 관계에서 보지 않고 '제3자적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려 했다는 것뿐이죠. 부모님이라는 자신과의 주관적 관계에 몰입하지 않고도 글쓴이의 부모님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자신들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데 아낌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06/02/08 18:19
예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저는 저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그런 의미는 아니겠죠?
06/02/08 22:48
artemis / ..아 그렇군요. 대충 읽는게 습관이 되다 보니... 그래도 한 3번 대충 읽었는데 ^^
그냥 부모님처럼 살고싶다 라고 하면 명쾌한데 복잡하게 쓰신건지 아니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행간의 의도가 있으신건지.. 조금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농담이나 빈정거림이 아니구, 요즘 책을 안읽었더니 이해력이 많이 떨어지네요)
06/02/09 01:43
김대선 님 //
행간의 의도까지는 아닙니다 =_=~ 거기까진 글빨이 닿질 않아서.. ;; 이번에 어머니께서 다시 일어나기 힘든 지주막하 뇌출혈로 인해 쓰러지신 이후의 두 분을 보면서, 그냥 제3자로써, 어떻게 원거리에서도 그리 사랑을 잘 이어왔으며, 왜 지금 그렇게 가슴아파할 수 밖에 없는가를 생각해보다 보니 나름대로의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이거든요. 부모님을 닮고 싶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그러한 사랑을 보면서, 그 아름다운 사랑이 무엇에서 왔는지 생각을 하다보니 글이 이렇게 좀 복잡다단하게 됐습니다..
06/02/09 01:46
You.Sin.Young. 님 //
'자의식'과 '자기애'의 구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사전적 의미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스스로의 존재를 느끼고, 모든 것의 중심에 자기가 있는 것을 자의식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자기애는 글에 기술했듯 조금 더 고차원의 무엇이랄까요..? 스스로의 존재를 깨닫고 판단하는 자의식을 넘어서서, 사랑을 하는 것이 자기애겠죠. 무엇이라 말로 똑 부러지게 표현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예전 여자친구분의 말씀은 자기애보다는 자의식 부분에 포인트를 둔 것 같습니다.
10/02/09 21:30
뒤늦게 읽었는데, 정말 좋은 글입니다.
자존심과 자존감이 다르고, 자기애와 자의식 역시도 너무도 다른 것이라는걸 조금 일찍 알았다면 넘치게 풍족하여, 주면서 더욱 풍족해지는 사랑의 영역을 체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잠시 해보지만, 글쓴님 말대로, '그 흉터까지 지우려 하지말고,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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