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연말, PGR21은 함께하는 한숲이라는 지역아동센터에 대규모로 쳐들어간 일이 있습니다.
명목상 봉사활동이었고,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반 회원들은 사실상 그 뒤의 안양예고 학생들을 보러갔지말입니다. 무용과가 그렇게 이쁘다던데..
당시 준비과정이 상당히 빡셌던걸로 기억하는데
특히 선물을 1:1로 매칭해서 주는게 준비의 90%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근무시간에 하스스톤 등급전 5등급에서 10승 하는 정도의 난이도였습니다.
힘들어서 이성을 잃은 저는 급기야 범죄에 손을 대게 됩니다.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55588&divpage=12&sn=on&ss=on&sc=on&keyword=%ED%95%9C%EC%88%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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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때의 인연으로 저는 PGR21 운영진과 올 8월까지 아무런 교류가 없었습니다.
멀리하고 싶었겠죠..
그러다, 8월에 쪽지가 하나 날아옵니다.
"9월 초에 한숲에 한 번 더 갈건데. 너에게 마지막 회개할 기회를 주겠다. 이번에도 사고치면 영구벤이다."
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침 비슷한 날짜에 잡힌 제약 발표회를 핑계삼아 참석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정 후, 제약 발표회는 연말로 미뤄졌습니다;;
이번엔 준비할거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냥 몸만 가면 되는거였습니다.
그래서 당일 몸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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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9월 5일 당일. 한숲.
전날 저는 평소에 잘 먹지않던 59피자 새우들어간걸 라지로 한 판 다 먹고,
KBS 종영드라마 "너를기억해" 를 1.2배속으로 완결까지 다 보면서 밤을 새고는
새벽 5시 첫 차를 타고 수도권으로 향했습니다.
기차에서는 푹 잤어요.
안양역 가는 지하철에서도 푹 잤고.
문제는, 안양역에서 내려서 한숲에 도착할 때 쯤 해서
[ 장이 깨어났습니다 ]
한숲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대충 드리고 "저 알죠?"
당황하는 한숲 관계자들을 무시하고는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일단 똥부터 쌌습니다.
(PGR21을 대표하여 제가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찾아보면 새우도 있어요.)
3-2.
여튼 다른 분들 다 오셔서 애들데리고 영화관 가서
[ 앤트맨 ]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토마스기차의 압도적인 질량이 선사하는 스펙터클함이 그야말로 일품..
최근에 극장에서 봤던 트랜스포머1만큼 센세이션하지는 않았지만,
잔재미와 감동이 잘 버무러진 훌륭한 가족오랄영화였습니다.
3-3.
그리고 옆에 롯데백화점 지하에 뷔페에 가서 뷔페를 먹는데,
저는 저녁에 술약속이 있어서 먹다 중간에 옆에 내과가서 주사맞고 왔어요.
뷔페를 앞에 두고 배탈때문에 서러웠지만..
생각해보면 육회, 초밥, 탕수육도 없는 뷔페라 그리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떻게 뷔페가 육.초.탕이 없었던건지... 이거 밥값 아껴서 어디 딴데 쓴거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4.1
그리고 저는 고등학교 동창들 만나서 천호동에서 신나게 양갈비를 뜯고 왔습니다.
5. 왜 나였을까?
가보니 저 빼고 다 운영진이었습니다.
비록 제가 활동에 비해 운영진에 테클을 거의 걸지 않는, 친운영진 성향이기는 해도
공짜로 영화보여주고 밥먹여줄 정도는 아닐텐데..;;
아마도, '운영진만으로는 머리 수가 부족하니, 2014년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서 한가한 사람을 물색하다 보니' 제가 당첨된 것 같습니다;;
동시에, 한숲 아동들에게 필요한건 단순히 먹을거, 선물, 용돈이 전부가 아니라
'진로' 와 '정신적 고충' 도 큰 이슈이기에
아무래도 "불우한 삶을 살았던 경험" 과 "직업인으로서 특강같은거" 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뭐.. 아님 말고요.. 제가 너무 영화도 못 보고 살고, 밥도 맨날 59피자같은거 먹고 사니
저에게도 기부의 손길을 배풀어주신걸지도 ㅡㅡ;;
6. 그래서 이후의 계획은?
제가 기다/아니다 말을 할 수는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운영진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2015년에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기회를 만들고 싶다'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행사와는 별도로 저는 직업인으로서 아동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잠시 언급된 직업인 특강같은거.. 저는 지방에 거주하니 여차하면 아프리카 방을 파서 비아그라 먹방으로 별풍구걸을 해야겠지요?)
뭐.. 그랬다고요.
이번에도 역시 고1짜리 여학생들은 저를 오빠라고 부르겠다고 했지만,
저는 여자가 있어서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해 줄 수 없었네요..
마지막으로 선전영상 쨔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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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 어제 누가 약국 뒤에 테러를 저질러놨네요.
아마 한숲 관계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