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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1/03 00:01:5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4062444198
Subject [일반] <세계의 주인> - 온전히 상처받는, 온전히 아픈 세계의 모든 주인들. (노스포)
올해 본 많은 영화들 중에서, <세계의 주인>은 정말 멋있는 제목과, 멋있는 결말을 가진 영화가 아닐까요.
윤가은 감독의 2025년 작, <세계의 주인>은 이주인이라는 학생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녀의 세계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상처와 아뭄에 대한 영화이며, 지속에 대한 영화이기도 한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이 시작하는 '서명운동'에서 시작한 이 이야기는 누군가의 상처를 헤집는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것 처럼 느껴지면서도, 특별히 그 상처를 벌리거나 혹은 섣불리 위로하고자 하지 않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니까, 영화는 '그럼에도 이어짐'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면서, 그 연속성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화의 변곡점이 몇 군데 존재하고 있고, 그 순간들은 보통 의문의 쪽지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결말을 제외하고 세 장의 쪽지가 등장하기도 하구요. 그 세장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쉽게 하게되는 생각과 흔히 말하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영화는 그 순간을 포함하는 영화들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게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들이 있더라도, 그 모든 순간이 '좋거나' '나쁘진' 않다는 점을 잘 짚어주는 장면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순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서도 잘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윤가은 감독의 영화는 그 섬세함이 참 두드러지는 영화들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그래서,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동시에, 그 모든 순간과, 그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세상에서, 나의 현실에서, 상처받고, 아픈 모든 현실에 대해서, 그 세계의 '주인'들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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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25/11/03 00:54
수정 아이콘
개봉 다음날 바로 보고 왔는데 100접 만점에 99점 줄수있는 영화는 맞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연기 잘하고 초반에는 이게 무슨이야기지 하다가 서서히 뒤로갈수록 엄청나게 섬세한 영화라는걸 알수가 있습니다. 리뷰를 쓸까하다가..

이 영화는 진짜 아무런 정보 아무런 내용, 시놉시스도 모른체로 봐야 되는 영화라고 느껴지더군요.
저도 그냥 아무 정보 없이 봐서 영화를 더 몰입하고 집중해서 본거 같습니다.

근데 저는 2번을 못볼거 같고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선뜻 추천하지는 못할거 같습니다. 고구마 꽉찬 느낌이 꾸역꾸역 느껴지면서 그냥 제 개인에게는 뭔가 목구멍 계속 가시 걸린 느낌으로 등장인물중 한명이 말하는 너가 무슨 생각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어가 중후반까지 그런지라..

이게 관객이 그렇게 느끼도록 의도적 연출을 한거 같아 감독의 셈세함은 알겠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지만 하나하나 의미있는 사람들 아픔과 따뜻함도 느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출은 감독의 역량이 나오는 씬이였고
정말 단순하지만 뻔한 이야기가 안되게 해서 기억에 계속 남을거 같네요
aDayInTheLife
25/11/03 01:02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영화고, 정보가 없어도 좋은 거 같아요. 고구마.. 라고 하시는 게 어떤 말인지는 알거 같은데, 또 동시에 이 영화가 어떤 사이다였다면.. 그건 너무 판타지 스러운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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